구리잔[銅盞]
安東有山城, 朴參判彛敍之子一魯, 斲山石修築之. 釘一巨石剖之, 石中有銅盞四箇, 狀如今民間恒用之燕器. 皆鍛鍊可愛, 可客三合, 銜石內, 石之着銅處, 表裏滑澤如磨礱. 一魯得其二失其一. 盖天地初判, 融而爲山, 流而爲水, 結而爲石. 今此銅盞, 形制不異於今, 何哉? 抑古人所藏於塚中, 而土化爲石乎?
안동유산성, 박참판이서지자일로, 착산석수축지. 정일거석부지, 석중유동잔사개, 상여금민간항용지연기. 개단련가애, 가객삼합, 함석내, 석지착동처, 표리골택여마롱. 일로득기이실기일. 개천지초판, 융이위산, 유이위수, 결이위석. 금차동잔, 형제불이어금, 하재? 억고인소장어총중, 이토화위석호?
[解釋] 安東에 山城이 있는데, 참판 朴彛敍의 아들인 一魯가, 부사가 되어, 산의 바위를 깎아 다듬어 세웠다. 한 큰 바위를 못질하여 쪼개니, 바위 속에 구리잔 네 개가 있는데, 그 모양이 지금 민간에서 항용하는 燕器 같았다. 모두 단련이 되어 있어 소중히 여길 만 하였는데, 바위 속에 품겨져 있었고, 구리가 닿은 곳의 바위는, 안팎이 마치 연마한 것처럼 바드럽고 윤이 났다. 일로는 그 가운데 두 개는 얻고 한 개는 잃었다. 하늘과 땅이 처음 나누일 때, 융합하여 산이 되었고, 흘러 물이 되었으며, 응결하여 돌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의 이 구리잔의, 형상이 오늘 날의 것과 다르지 않음은, 어찌 된 것인가. 옛사람이 무덤 속에 갈무리해 둔 것이, 흙으로 변했다가 바위가 된 것인가?
或曰 : 「石灰歲久成石, 安知藏於石灰而仍成石中物也?」 俗傳明川七寶山, 石中得蛤, 未可知也. 時萬曆天啓間云. 其明年一魯渰水拯死而生, 又明年, 彛敍使中國, 漂海而不返.
혹왈 : 「석회세구성석, 안지장어석회이잉성석중물야?」 속전명천칠보산, 석중득합, 미가지야. 시만력천계간운. 기명년일로엄수증사이생, 우명년, 이서사중국, 표해이불반.
[解釋] 혹자는 말한다. 「석회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 바위가 되니, 석회 속에 갈무리해 있다 인하여 바위속의 물건이 된 것 아닐까?」 민간에 전하기를 明川 七寶山에서는, 바위 속에서 대합 개를 얻었다 하는데, 알 수 없는 일이다. 구리잔을 얻었던 때는 萬曆 天啓년 간이었다 한다. 그 다음 해 일로는 물에 빠졌다가 죽음에서 구해져 살아났고, 그 다음 해 이서는 중국에 사신으로 가다가, 바다에 표류되어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