禮書 (예서)
太史公曰 : 「洋洋美德乎! 宰制萬物, 役使群眾, 豈人力也哉? 余至大行禮官, 觀三代損益, 乃知緣人情而制禮, 依人性而作儀, 其所由來尙矣.
태사공왈 : 「양양미덕호! 재제만물, 역사군중, 기인력야재? 여지대행례관, 관삼대손익, 내지연인정이제례, 의인성이작의, 기소유래상의.
[解釋] 태사공은 말한다. 「그 얼마나 한없이 넓은 아름다운 덕인가! 만물을 주재하고 군중을 영도해나가는 것이 어찌 인간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겠는가? 나는 大行의 禮官에 가서 三代에 걸친 禮制의 증감을 살펴보고 나서야 비로소 인간의 성정에 따라 예의가 제정되고 인간의 습성에 의거해 예의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이러한 예는 그 유래가 이미 오래되었다.
人道經緯萬端, 規矩無所不貫, 誘進以仁義, 束縛以刑罰, 故德厚者位尊, 祿重者寵榮, 所以總一海內而整齊萬民也.
인도경위만단, 규구무소불관, 유진이인의, 속박이형벌, 고덕후자위존, 녹중자총영, 소이총일해내이정제만민야.
[解釋] 인간의 사회 활동은 복잡다단해 규칙이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다. 이를테면 인의로써 이끌고 형벌로써 속박하는 까닭에 덕이 두터운 사람은 지위가 높아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俸祿이 많은 사람은 은총을 입어 영화를 누리는데, 이것이야말로 천하를 하나로 모으고 만민을 잘 다스리는 기본 원칙이다.
人體安駕乘, 爲之金輿錯衡以繁其飾. 目好五色, 爲之黼黻文章以表其能. 耳樂鐘磬, 爲之調諧八音以蕩其心. 口甘五味, 爲之庶羞酸咸以致其美. 情好珍善, 爲之琢磨圭璧以通其意.
인체안가승, 위지금여착형이번기식. 목호오색, 위지보불문장이표기능. 이악종경, 위지조해팔음이탕기심. 구감오미, 위지서수산함이치기미. 정호진선, 위지탁마규벽이통기의.
[解釋] 사람의 몸은 수레를 탐으로써 편안한데, 그 위에 또 수레를 황금으로 장식하며 車轅 위의 橫木에는 현란한 문양으로 상감까지 해서 더욱더 수레를 미화하고, 눈은 五色이 있음으로 이미 좋은데 그 위에 꽃무늬를 수놓고 문채를 냄으로써 그 자태를 더욱 드러내고, 귀는 악기 소리로 인해서 이미 좋은데, 그 위에 八音을 조화시킴으로써 마음속을 맑게 하며, 입은 五味로 인해 이미 맛남을 느끼는데 그 위에 또 여러 맛으로써 훌륭한 맛을 다 내고, 감정은 진귀한 물건으로 인해 이미 흡족한데 그 위에 다시 圭와 璧을 쪼고 갊으로써 그 마음을 더더욱 흡족하게 한다.
故大路越席, 皮弁布裳, 朱弦洞越, 大羹玄酒, 所以防其淫侈, 救其彫敝. 是以君臣朝廷尊卑貴賤之序, 下及黎庶車輿衣服宮室飲食嫁娶喪祭之分, 事有宜適, 物有節文.
고대로월석, 피변포상, 주현동월, 대갱현주, 소이방기음치, 구기조폐. 시이군신조정존비귀천지서, 하급려서거여의복궁실음식가취상제지분, 사유의적, 물유절문.
[解釋] 그러므로 이에 大路에 풀로 자리[席]를 짜고, 皮弁에 천으로 만든 저고리를 입으며, 거문고와 비파의 붉은 현에 구멍을 더하고, 大羹에 玄酒를 쓰는 것이니, 이는 그 지나침을 막아 피폐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런 까닭에 군신의 조정에서의 높고 낮음과 귀하고 천함의 순서에서, 아래로 백성의 수레와 의복, 집, 음식, 혼례, 상례, 제례의 명분에 이르기까지 일마다 각기 의당함이 있고, 물건마다 저마다의 문채가 있는 것이다.
仲尼曰 : 「褅自既灌而往者, 吾不欲觀之矣.」 周衰, 禮廢樂壞, 大小相踰, 管仲之家, 兼備三歸. 循法守正者見侮於世, 奢溢僭差者謂之顯榮. 중니왈 : 「체자기관이왕자, 오불욕관지의.」 주쇠, 예폐악괴, 대소상유, 관중지가, 겸비삼귀. 순법수정자견모어세, 사일참차자위지현영. [解釋] 공자가 말하기를, 「禘 제사에서 灌酒를 붓는 의식이 포함된 이후의 제사는 내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周나라가 쇠한 이후, 예악이 무너지고 위아래가 구분이 없어, 管仲의 집안에서는 한꺼번에 세 명의 정실을 두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법을 따르고 바른 것을 지키는 사람이 세상 사람들의 욕을 당하고,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하고 대소 상하의 구분을 두지 않는 사람들을 顯達하고 光榮되다 일컫는다.
自子夏, 門人之高弟也, 猶云 : 「出見紛華盛麗而說, 入聞夫子之道而樂, 二者心戰, 未能自決.」 而況中庸以下, 漸漬於失教, 被服於成俗乎?
자자하, 문인지고제야, 유운 : 「출견분화성려이설, 입문부자지도이락, 이자심전, 미능자결.」 이황중용이하, 점지어실교, 피복어성속호?
[解釋] 공자의 門人 가운데 고명한 제자인 자하부터도 오히려 말하기를, 「나가서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고 기뻐하고, 들어와서는 선생님의 도를 듣고 즐거워하나니, 두 마음을 스스로 어쩌지 못하겠노라.」고 하였으니, 하물며 보통 사람들이 점점 가르침을 잃어버리고 세상의 풍속에 감화 되었음에랴?
孔子曰 : 「必也正名.」 於衛所居不合. 仲尼沒後, 受業之徒沈湮而不舉, 或適齊、楚, 或入河海, 豈不痛哉! 至秦有天下, 悉內六國禮儀, 采擇其善, 雖不合聖制, 其尊君抑臣, 朝廷濟濟, 依古以來.
공자왈 : 「필야정명.」 어위소거불합. 중니몰후, 수업지도침인이불거, 혹적제、초, 혹입하해, 기불통재! 지진유천하, 실내륙국례의, 채택기선, 수불합성제, 기존군억신, 조정제제, 의고이래.
[解釋] 공자는 말하기를, 「반드시 이름을 바르게 하겠노라.」고 하였으나 衛에 거함이 마음 같지 않았고, 공자가 죽자 그 도를 받은 무리들이 묻히어져 쓰이지 않았으니, 어떤 이는 齊, 楚로 가고 또 어떤 이는 황하 강가나 바닷가로 가버리고 말았으니 어찌 통탄스럽지 않겠는가? 秦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고 여섯 나라의 예의를 모두 받아들여 그 잘된 것을 채택하였다 하여 비록 前代의 聖君이 만든 禮制와 맞지 않으나 임금을 높이고 신하를 아래로 하며, 조정의 次序가 정연한 것은 여전히 옛날과 같았다.
至于高祖, 光有四海, 叔孫通頗有所增益減損, 大抵皆襲秦故. 自天子稱號下至佐僚及宮室官名, 少所變改. 孝文卽位, 有司議欲定儀禮, 孝文好道家之學, 以爲繁禮飾貌, 無益於治, 「躬化謂何耳?」 故罷去之.
지우고조, 광유사해, 숙손통파유소증익감손, 대저개습진고. 자천자칭호하지좌료급궁실관명, 소소변개. 효문즉위, 유사의욕정의례, 효문호도가지학, 이위번례식모, 무익어치, 「궁화위하이?」 고파거지.
[解釋] 高祖에 이르러 널리 四海를 영토로 하였는데, 예제는 叔孫通이 자못 더하고 뺀 것은 있었으나 대체로 모두 진나라의 옛 제도를 답습하였다. 그리하여 천자의 칭호에서 아래로 모든 관리 및 궁실과 관직명에 이르기까지 변한 것이 적었다. 孝文帝가 즉위하고 담당관이 상소를 올려 의례를 정하려 하였으나, 황제는 道家를 좋아해, 예를 번다하게 하고 모양을 꾸미는 것이 다스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겨 「몸소 절약 검소해 교화를 이루는 것이 어떠하냐?」고 이를 뿐이었으므로 결국 담당관의 상소를 내치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孝景時, 御史大夫晁錯明於世務刑名, 數干諫孝景曰 : 「諸侯藩輔, 臣子一例, 古今之制也. 今大國專治異政, 不稟京師, 恐不可傳後.」 孝景用其計, 而六國畔逆, 以錯首名, 天子誅錯以解難.
효경시, 어사대부조착명어세무형명, 수간간효경왈 : 「제후번보, 신자일례, 고금지제야. 금대국전치이정, 불품경사, 공불가전후.」 효경용기계, 이륙국반역, 이착수명, 천자주착이해난.
[解釋] 孝景帝 때에는 御史大夫 晁錯가 세상의 일과 刑名에 밝아, 누차 효경제에게 간하기를, 「제후국이 모두 신하가 되는 것은 고금을 막론하고 통행하던 제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제후국 가운데 큰 나라는 황실의 명에 거스르는 정치를 마음대로 행하고, 조정에 고하지도 아니하니 후세에 법을 전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고 하였다. 그러나 효경제가 그 계책을 받아들이자, 여섯 나라가 반역해 조조를 가장 큰 구실로 삼으니 천자는 조조를 베어 난을 해결하였다.
事在<袁盎>語中. 是後官者養交安祿而已, 莫敢復議. 今上卽位, 招致儒術之士, 令共定儀, 十餘年不就. 或言 : 「古者太平, 萬民和喜, 瑞應辨至, 乃采風俗, 定制作.」
사재<원앙>어중. 시후관자양교안록이이, 막감부의. 금상즉위, 초치유술지사, 영공정의, 십여년불취. 혹언 : 「고자태평, 만민화희, 서응변지, 내채풍속, 정제작.」
[解釋] 이 일은 <袁盎>이라는 책에 나와 있다. 이후, 관리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고 녹봉에 만족하고자 할 뿐, 더 이상 감히 의론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의 上이 즉위해서 유학자들을 초치해 함께 의례를 정하게 하였는데, 10여 년이 되도록 성취를 이루지 못하였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옛날에는 태평해 만민이 화합하고 즐거워 상서로운 하늘의 감응이 두루 이르렀는데, 이에 풍속을 모아 예제를 정하였다.」고 하였다.
上聞之, 制詔御史曰 : 「蓋受命而王, 各有所由興, 殊路而同歸, 謂因民而作, 追俗爲制也. 議者咸稱太古, 百姓何望? 漢亦一家之事, 典法不傳, 謂子孫何? 化隆者閎博, 治淺者褊狹, 可不勉與?」
상문지, 제조어사왈 : 「개수명이왕, 각유소유흥, 수로이동귀, 위인민이작, 추속위제야. 의자함칭태고, 백성하망? 한역일가지사, 전법부전, 위자손하? 화륭자굉박, 치천자편협, 가불면여?」
[解釋] 상이 듣고는 御史에게 制詔를 내리기를, 「대개 하늘의 명을 받아 왕 노릇을 함에는 각기 흥하게 하는 것이 있는데 저마다 길은 다르지만 그 귀결은 같으니 백성의 뜻과 풍속을 따라 예제를 만드는 것이리라. 그런데 논자들은 모두 태고의 예제를 일컫거늘 백성들이 어떻게 그것을 본받을 수가 있겠는가? 漢 또한 한 집안에 의해서 세워진 朝代인데, 典章과 법도가 후세에 전해지지 않는다면 자손에게 무엇을 말하겠는가? 교화가 창륭하면 전장과 법도는 크고도 廣博해지나, 다스림에 깊이가 없다면 전장과 법도는 편협해지고 말 것이니 면려하지 않을 수 있으랴?」고 하였다.
乃以太初之元改正朔, 易服色, 封太山, 定宗廟百官之儀, 以爲典常, 垂之於後云. 禮由人起. 人生有欲, 欲而不得則不能無忿, 忿而無度量則爭, 爭則亂. 先王惡其亂, 故制禮義以養人之欲, 給人之求, 使欲不窮於物, 物不屈於欲, 二者相待而長, 是禮之所起也.
내이태초지원개정삭, 역복색, 봉태산, 정종묘백관지의, 이위전상, 수지어후운. 예유인기. 인생유욕, 욕이부득칙불능무분, 분이무도량즉쟁, 쟁즉란. 선왕오기란, 고제례의이양인지욕, 급인지구, 사욕불궁어물, 물불굴어욕, 이자상대이장, 시례지소기야.
[解釋] 이에 太初 원년에 正朔을 바꾸고 服色을 바꾸었으며, 太山에 단을 세워 하늘에 제를 올리고, 宗廟 百官의 의례를 정해 典常으로 삼아 후세에 전하게 되었다. 예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데, 사람의 삶에는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 하고자 하였으나 이루지 못하면 忿이 없을 수가 없게 되며, 분함에 한계가 없으면 다투게 되고, 다투게 되면 어지러워지게 된다. 先王은 그 어지러움을 싫어해, 예의를 제정함으로써 사람의 욕구를 적절하게 제어하고 만족시켜, 欲으로 하여금 物에 대해서 다함이 없도록 하고 사물로 하여금 욕망에 의해서 다 고갈됨이 없도록 해 양자가 서로 보완하게 하였으니 여기에서 예가 생기는 것이다.
故禮者養也. 稻粱五味, 所以養口也. 椒蘭芬茝, 所以養鼻也. 鐘鼓管弦, 所以養耳也. 刻鏤文章, 所以養目也. 疏房床笫几席, 所以養體也. 故禮者養也.
고례자양야. 도량오미, 소이양구야. 초란분채, 소이양비야. 종고관현, 소이양이야. 각루문장, 소이양목야. 소방상자궤석, 소이양체야. 고례자양야.
[解釋] 그러므로 예라고 하는 것은 [욕구를] 적절히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벼와 기장 등의 오곡의 다섯 가지 맛은 입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며, 胡椒와 난초 등의 향기는 코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며, 종, 북과 管, 弦 악기는 귀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며, 조각과 문채는 눈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며, 탁 트인 방과 침상의 자리 및 책상과 자리[席]는 몸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니, 그러므로 예라고 하는 것은 욕구를 적절히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君子既得其養, 又好其辨也. 所謂辨者, 貴賤有等, 長少有差, 貧富輕重皆有稱也. 故天子大路越席, 所以養體也. 側載臭茝, 所以養鼻也. 前有錯衡, 所以養目也. 和鸞之聲, 步中武象, 驟中韶濩, 所以養耳也. 龍旂九斿, 所以養信也. 寢兕持虎, 鮫韅彌龍, 所以養威也.
군자기득기양, 우호기변야. 소위변자, 귀천유등, 장소유차, 빈부경중개유칭야. 고천자대로월석, 소이양체야. 측재취채, 소이양비야. 전유착형, 소이양목야. 화란지성, 보중무상, 취중소호, 소이양이야. 룡기구유, 소이양신야. 침시지호, 교현미룡, 소이양위야.
[解釋] 군자가 욕구의 적절한 만족을 얻고 난 뒤에는 또 그 차별을 좋아하게 되는데, 이른바 차별이라고 하는 것은 귀천에 등급이 있고, 노소에 차별이 있고, 빈부의 크기에 모두 그 본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자의 大路에 풀로 자리를 만드는 것은 몸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며, 곁에 향기로운 향초를 두는 것은 코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며, 앞에 아름다운 무늬를 새긴 橫木을 두는 것은 눈을 만족시켜주는 것이며, 和鸞소리와 천천히 걸을 때 武와 象의 節奏에 맞추고, 빨리 달릴 때 韶와 濩의 절주에 맞추는 것은 귀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며, 용을 수놓은 旂와 아홉 개의 斿는 믿음을 길러주는 것이며, 寢兕와 持虎, 鮫韅과 彌龍은 위엄을 길러주는 것이다.
故大路之馬, 必信至教順, 然後乘之, 所以養安也. 孰知夫[士]出死要節之所以養生也. 孰知夫輕費用之所以養財也, 孰知夫恭敬辭讓之所以養安也, 孰知夫禮義文理之所以養情也?
고대로지마, 필신지교순, 연후승지, 소이양안야. 숙지부[사]출사요절지소이양생야. 숙지부경비용지소이양재야, 숙지부공경사양지소이양안야, 숙지부례의문리지소이양정야?
[解釋] 그리고 대로의 말은 반드시 길들여 순해지고 난 다음에야 타나니, 이는 편안함을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저 죽음에 처해서도 이름과 절개를 지키는 것이 養生하는 것임을 잘 알며, 대저 비용을 절검하는 것이 재물을 기르는 것임을 잘 알며, 대저 공경하고 사양하는 것이 편안함을 만족시켜주는 것임을 잘 알며, 예의와 文理가 정을 길러주는 것임을 알겠는가?
人茍生之爲見, 若者必死. 茍利之爲見, 若者必害. 怠惰之爲安, 若者必危. 情勝之爲安, 若者必滅. 故聖人一之於禮義, 則兩得之矣. 一之於情性, 則兩失之矣.
인구생지위견, 약자필사. 구리지위견, 약자필해. 태타지위안, 약자필위. 정승지위안, 약자필멸. 고성인일지어례의, 즉량득지의. 일지어정성, 즉량실지의.
[解釋] 사람은, 목숨을 보존하는 것만을 구차히 보려고 하기도 하는데, 이런 자 반드시 죽을 것이요, 이익만이 구차히 눈에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자 반드시 손해를 볼 것이요, 게으름으로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런 자 반드시 위태로워질 것이요, 정에 내맡기는 것으로써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런 자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예의에 귀결시켜 두 가지를 모두 얻었으나, 情性에 귀결시킨다면 두 가지를 모두 잃게 되는 것이다.
故儒者將使人兩得之者也, 墨者將使人兩失之者也. 是儒墨之分. 治辨之極也, 彊固之本也, 威行之道也, 功名之總也. 王公由之, 所以一天下, 臣諸侯也. 弗由之, 所以捐社稷也.
고유자장사인량득지자야, 묵자장사인량실지자야. 시유묵지분. 치변지극야, 강고지본야, 위행지도야, 공명지총야. 왕공유지, 소이일천하, 신제후야. 불유지, 소이연사직야.
[解釋] 그러므로 유학자는 사람으로 하여금 두 가지를 모두 얻게 하고, 墨家는 사람으로 하여금 두 가지를 모두 잃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유학과 묵가의 차이이다. 예제는 국가를 다스리고 명분을 변별하는 원리요, 나라를 강성하고 견고하게 하는 근본이요, 권위를 행하는 방법이요, 공명을 세우는 강령이다. 王公은 이를 말미암음으로써 천하를 통일하고 제후를 신하로 삼는 것이나, 이를 말미암지 않는다면 社稷을 버리게 되는 것이다.
故堅革利兵不足以爲勝, 高城深池不足以爲固, 嚴令繁刑不足以爲威. 由其道則行, 不由其道則廢.
고견혁리병부족이위승, 고성심지부족이위고, 엄령번형부족이위위. 유기도즉행, 불유기도즉폐.
[解釋] 그러므로 단단한 갖옷과 날카로운 무기로써 승리를 이루기에는 부족하며, 높은 성과 깊은 못[池]으로도 견고히 하기에는 부족하며, 엄한 令과 번다한 법률로써도 위엄을 세우기에는 부족하나니, 그 도를 말미암는다면 행해지거니와 그 도를 말미암지 않는다면 廢하게 되는 것이다.
楚人鮫革犀兕, 所以爲甲, 堅如金石. 宛之鉅鐵施, 鉆如蜂蠆, 輕利剽遫, 卒如熛風. 然而兵殆於垂涉, 唐昧死焉. 莊蹻起, 楚分而爲四參. 是豈無堅革利兵哉? 其所以統之者非其道故也.
초인교혁서시, 소이위갑, 견여금석. 완지거철시, 첩여봉채, 경리표칙, 졸여표풍. 연이병태어수섭, 당매사언. 장교기, 초분이위사삼. 시기무견혁리병재? 기소이통지자비기도고야.
[解釋] 楚나라 사람들이 상어의 가죽과 무소의 가죽으로써 만든 갑옷은 단단하기가 쇠나 돌 같으며, 宛의 강철로 만든 창은 뾰족하기가 벌침이나 전갈의 침과 같고 가볍고 날카롭고 민첩하기가 마치 질풍과도 같았다. 그러나 그 군대가 垂涉에서 패해, 당매가 죽고 莊蹻가 일어나 초 나라는 서넛으로 분열되었다. 이 어찌 견고한 갑옷과 날카로운 무기가 없어서였겠는가? 그 다스림이 도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汝潁以爲險, 江漢以爲池, 阻之以鄧林, 緣之以方城. 然而秦師至鄢郢, 舉若振槁. 是豈無固塞險阻哉? 其所以統之者非其道故也.
여영이위험, 강한이위지, 조지이등림, 연지이방성. 연이진사지언영, 거약진고. 시기무고새험조재? 기소이통지자비기도고야.
[解釋] 또한 汝와 潁으로써 험난한 요새로 삼고, 江과 漢을 못[池]으로 삼고, 鄧林으로써 방어하고 方城으로써 근거를 삼았다. 그러나 秦나라의 군대가 이르자 鄢郢은 마치 마른 나뭇잎이 바람에 떨리듯이 함락되어버렸으니, 이것이 어찌 견고하고 험난한 요새가 없어서였겠는가? 그 통치하는 바가 도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紂剖比干, 囚箕子, 爲炮格, 刑殺無辜, 時臣下懔然, 莫必其命. 然而周師至, 而令不行乎下, 不能用其民. 是豈令不嚴, 刑不陖哉? 其所以統之者非其道故也.
주부비간, 수기자, 위포격, 형살무고, 시신하름연, 막필기명. 연이주사지, 이령불행호하, 불능용기민. 시기령불엄, 형부준재? 기소이통지자비기도고야.
[解釋] 紂가 比干의 심장을 도려내고, 箕子를 감옥에 가두고, 炮格刑을 가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형벌로 죽이니 이때에 신하들은 모두 두려워 감히 자신의 목숨을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周나라의 군대가 이르니, 紂의 명이 아래로 전해지지 않고, 그 백성들을 군사로 쓸 수가 없었다. 이 어찌 왕명이 엄격하지 못하고, 형벌이 준엄하지 못해서였겠는가? 그 통치하는 바가 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古者之兵, 戈矛弓矢而已, 然而敵國不待試而詘. 城郭不集, 溝池不掘, 固塞不樹, 機變不張, 然而國晏然不畏外而固者, 無他故焉, 明道而均分之, 時使而誠愛之, 則下應之如景響.
고자지병, 과모궁시이이, 연이적국부대시이굴. 성곽부집, 구지불굴, 고새불수, 기변부장, 연이국안연불외외이고자, 무타고언, 명도이균분지, 시사이성애지, 즉하응지여경향.
[解釋] 옛날의 병기는 창, 활, 화살일 뿐이었으나, 적국이 그것을 써보지도 않고 투항하고, 성벽을 높이 쌓지도 않으며, 도랑과 못을 파지도 않고, 견고한 요새를 세우지도 않으며, 機變을 펼치지도 않았으나, 나라가 평안해 외적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동요하지 않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도를 밝혀 균등하게 나누고 때에 맞추어 백성을 부리고 그들을 진실로 사랑하니, 이에 아랫사람들이 마치 그림자가 따르듯 응하는 것이다.
有不由命者, 然後俟之以刑, 則民知罪矣. 故刑一人而天下服. 罪人不尤其上, 知罪之在己也. 是故刑罰省而威行如流, 無他故焉, 由其道故也.
유불유명자, 연후사지이형, 즉민지죄의. 고형일인이천하복. 죄인불우기상, 지죄지재기야. 시고형벌성이위행여류, 무타고언, 유기도고야.
[解釋] 그러다가 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있고 나서야 형벌로 대하면, 백성들이 죄를 알게 되리니, 한 사람에게 형벌을 내림으로써 온 천하가 복종하게 되어, 죄인은 윗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죄가 자기에게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형벌은 감소되었으되 위엄은 물이 흐르는 듯하였나니, 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도를 따르기 때문이다.
故由其道則行, 不由其道則廢. 古者帝堯之治天下也, 蓋殺一人刑二人而天下治. ≪傳≫曰 : 「威厲而不試, 刑措而不用.」
고유기도즉행, 불유기도즉폐. 고자제요지치천하야, 개살일인형이인이천하치. ≪전≫왈 : 「위려이불시, 형조이불용.」
[解釋] 그러므로 그 도를 따르게 되면 행해지고, 그 도를 따르지 않는다면 폐하게 된다. 옛날 堯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한 사람을 죽이고 두 사람에게 형벌을 내렸을 뿐임에도 천하가 다스려졌다. 그리하여 ≪傳≫에서 말하기를, 「위엄은 준엄하되 사용되지 아니하고, 형벌은 있으되 쓰지를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天地者, 生之本也. 先祖者, 類之本也. 君師者, 治之本也. 無天地惡生? 無先祖惡出? 無君師惡治? 三者偏亡, 則無安人. 故禮, 上事天, 下事地, 尊先祖而隆君師, 是禮之三本也. 故王者天太祖, 諸侯不敢壞, 大夫士有常宗, 所以別貴始, 貴始, 得之本也.
천지자, 생지본야. 선조자, 유지본야. 군사자, 치지본야. 무천지오생? 무선조오출? 무군사오치? 삼자편망, 즉무안인. 고례, 상사천, 하사지, 존선조이륭군사, 시례지삼본야. 고왕자천태조, 제후불감괴, 대부사유상종, 소이별귀시, 귀시, 득지본야.
[解釋] 천지라는 것은, 생명의 근본이며, 선조라는 것은, 동류의 근본이며, 임금과 스승이라는 것은, 다스림의 근본이다. 천지가 없으면 어떻게 살 것이며, 선조가 없으면 어떻게 세상에 날 것이며, 임금과 스승이 없는데 어떻게 다스려지겠는가? 셋 가운데 하나라도 없다면, 사람은 편안해질 수 없다. 그러므로 예는 위로 하늘을 섬기고, 아래로 땅을 섬기며, 선조를 받들고 임금과 스승을 존숭하는 것이니, 이것이 예의 세 가지 근본이다. 그러므로 왕이 된 사람은 太祖를 配天하는데 제후라도 감히 이를 어그러뜨릴 수 없으며, 大夫와 士는 자기들만의 불천위의 祖宗이 있는데, 이는 귀천을 구분하는 것이니, 귀천을 잘 다스리는 것이 덕의 근본이다.
郊疇乎天子, 社至乎諸侯, 函及士大夫, 所以辨尊者事尊, 卑者事卑, 宜鉅者鉅, 宜小者小. 故有天下者事七世, 有一國者事五世, 有五乘之地者事三世, 有三乘之地者事二世, 有特牲而食者不得立宗廟, 所以辨積厚者流澤廣, 積薄者流澤狹也.
교주호천자, 사지호제후, 함급사대부, 소이변존자사존, 비자사비, 의거자거, 의소자소. 고유천하자사칠세, 유일국자사오세, 유오승지지자사삼세, 유삼승지지자사이세, 유특생이식자부득립종묘, 소이변적후자류택광, 적박자류택협야.
[解釋] 郊는 천자에게서만 행해지고, 社는 제후에게까지 행해지나 士와 대부를 포함하는데 그럼으로써 구분을 지어 존귀한 사람은 존귀한 귀신을 섬기고 낮은 사람은 낮은 귀신을 섬기고, 커야 할 것은 크게 하고 작아야 할 것은 작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하를 가진 사람은 7世를 섬기고, 나라를 하나 가진 사람은 5世를 섬기며, 5乘의 땅을 가진 사람은 3世를 섬기며, 3승의 땅을 가진 사람은 2世를 섬기며, 犧牲을 하나 가지고 있는 사람은 종묘를 세울 수가 없는 것이다. 공업을 두텁게 쌓은 자는 그 은택이 널리 흘러갈 것이며, 두텁게 쌓지 않은 사람은 그 흐르는 은택이 좁으리라.
大饗上玄尊, 俎上腥魚, 先大羹, 貴食飲之本也. 大饗上玄尊而用薄酒, 食先黍稷而飯稻粱, 祭嚌先大羹而飽庶羞, 貴本而親用也. 貴本之謂文, 親用之謂理, 兩者合而成文, 以歸太一, 是謂大隆. 故尊之上玄尊也, 俎之上腥魚也, 豆之先大羹, 一也.
대향상현존, 조상성어, 선대갱, 귀식음지본야. 대향상현존이용박주, 식선서직이반도량, 제제선대갱이포서수, 귀본이친용야. 귀본지위문, 친용지위리, 양자합이성문, 이귀태일, 시위대륭. 고존지상현존야, 조지상성어야, 두지선대갱, 일야.
[解釋] 大饗에, 먼저 玄尊을 올리고 俎에 비린 생선을 올리며 大羹을 올리는 것은 음식의 근본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태향에 현준을 올리고 나서야 薄酒를 쓰고, 黍稷을 먼저 진설하고 나서야 稻粱을 놓으며, 제를 올릴 때 태갱을 먼저 해 입에 가져다 대고, 庶饈로 배를 불리니, 이는 모두 근본을 귀하게 하고 나서 실용을 가까이하는 것이다. 근본을 귀하게 하는 것을 일러 文이라고 하고 실용을 가까이하는 것을 理라고 하나니, 양자가 합해 문을 이룸으로써 太一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를 일러 大隆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尊에 백주를 올리고, 조에 비린 생선을 올리고 豆에 태갱을 먼저 올리는 것은 한 가지 이치이다.
利爵弗啐也, 成事俎弗嘗也, 三侑之弗食也. 大昏之未廢齊也, 大廟之未內尸也, 始絕之未小斂, 一也. 大路之素幬也, 郊之麻絻, 喪服之先散麻, 一也. 三年哭之不反也, "清廟"之歌一倡而三嘆, 縣一鐘尙拊膈, 朱弦而通越, 一也.
이작불쵀야, 성사조불상야, 삼유지불식야. 대혼지미폐제야, 대묘지미내시야, 시절지미소렴, 일야. 대로지소주야, 교지마문, 상복지선산마, 일야. 삼년곡지불반야, "청묘"지가일창이삼탄, 현일종상부격, 주현이통월, 일야.
[解釋] 利爵에 제물을 맛보지 않고, 제사를 마친 뒤 俎의 제물을 맛보지 않으며, 三侑가 먹지 않는 것, 大昏에서 齋戒를 아직 發하지 않는 것, 太廟에서 아직 尸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 막 절명하였을 때, 小斂을 하지 않는 것 또한 모두 한 가지 이치이다. 大路의 하얀 장막과 郊를 지낼 때 쓰는 삼으로 만든 면류관, 상복을 입을 때 먼저 散麻를 쓰는 것, 이것들은 모두 한 가지 이치이다. 또 3년을 곡함에 목 놓아 우는 것, "淸廟"의 노래에서 한 사람이 唱하면 세 사람이 和應하는 것, 종을 하나 걸어놓고 종의 받침대를 두드리는 것, 붉은 현이 있는 큰 비파의 아래에 작은 구멍을 내는 것들이 모두 한 가지 이치이다.
凡禮始乎脫, 成乎文, 終乎稅. 故至備, 情文俱盡. 其次, 情文代勝. 其下, 復情以歸太一. 天地以合, 日月以明, 四時以序, 星辰以行, 江河以流, 萬物以昌, 好惡以節, 喜怒以當. 以爲下則順, 以爲上則明.
범례시호탈, 성호문, 종호열. 고지비, 정문구진. 기차, 정문대승. 기하, 복정이귀태일. 천지이합, 일월이명, 사시이서, 성진이행, 강하이류, 만물이창, 호오이절, 희노이당. 이위하즉순, 이위상즉명.」
[解釋] 무릇 예는 거친 것에서 시작해 文에서 이루어지고, 기쁨에서 끝을 맺는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것은 情과 文이 모두 다 발휘되는 것이요, 그 다음은 정과 문이 번갈아 발휘되는 것이요, 그 다음은 정을 회복해 태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천지가 합하고, 일월이 빛나며, 사계절이 순서에 따라 찾아오고, 별들이 운행하고, 강물이 흐르고 만물이 창성하고 좋아하고 싫어함이 절도가 있고, 즐거움과 성냄이 합당함을 얻게 되는데, 그리하여 백성 된 사람은 순종하고, 왕이 된 사람은 명철해지는 것이다.」
太史公曰 : 「至矣哉! 立隆以爲極, 而天下莫之能益損也. 本末相順, 終始相應, 至文有以辨, 至察有以說. 天下從之者治, 不從者亂. 從之者安, 不從者危. 小人不能則也.
태사공왈 : 「지의재! 입륭이위극, 이천하막지능익손야. 본말상순, 종시상응, 지문유이변, 지찰유이설. 천하종지자치, 부종자란. 종지자안, 부종자위. 소인불능칙야.
[解釋] 태사공은 말한다. 「지극하도다! 위대한 예를 세워 법도로 삼으니, 천하가 감히 덜고 더하지 못하는도다. 本末이 서로 따르고 始終이 서로 응해, 지극한 文으로써 차등을 나누고, 지극한 살핌으로 시비와 선악을 구분한다. 천하가 그것을 따르면 잘 다스려지고, 따르지 않으면 어지러워지나니, 따르는 자 편안하고 따르지 않는 자 위태롭게 될 것이다. 이는 소인이 본받을 수 없는 법칙이다.
禮之貌誠深矣, 堅白同異之察, 入焉而弱. 其貌誠大矣, 擅作典制褊陋之說, 入焉而望. 其貌誠高矣, 暴慢恣睢, 輕俗以爲高之屬, 入焉而隊. 故繩誠陳, 則不可欺以曲直. 衡誠縣, 則不可欺以輕重. 規矩誠錯, 則不可欺以方員. 君子審禮, 則不可欺以詐僞.
예지모성심의, 견백동이지찰, 입언이약. 기모성대의, 천작전제편루지설, 입언이망. 기모성고의, 폭만자휴, 경속이위고지속, 입언이대. 고승성진, 즉불가기이곡직. 형성현, 즉불가기이경중. 규구성착, 즉불가기이방원. 군자심례, 즉불가기이사위.
[解釋] 예의 모습은 진실로 깊어 堅白同異의 설은 들어가 빠지게 되고, 그 모습이 진실로 커 함부로 典章을 짓는 좁고 비루한 설은 들어가 부끄럽게 되고, 그 모습이 진실로 높아 난폭하고 방자하며 오만해 현실을 가볍게 여기는 것을 고고하다고 여기는 무리들은 이에 들어가면 떨어지고 만다. 그러므로 먹줄이 진실로 펼쳐지기만 하면 굽거나 바른 것을 속일 수가 없으며, 衡이 진실로 드러나기만 하면 가볍고 무거움을 속일 수 없고, 規矩가 진실로 놓이기만 하면 모나고 둥근 것을 속일 수 없고, 군자가 예를 살피게 되면 거짓과 허위로써 속일 수가 없다.
故繩者, 直之至也. 衡者, 平之至也. 規矩者, 方員之至也. 禮者, 人道之極也. 然而不法禮者不足禮, 謂之無方之民. 法禮足禮, 謂之有方之士. 禮之中, 能思索, 謂之能慮. 能慮勿易, 謂之能固.
고승자, 직지지야. 형자, 평지지야. 규구자, 방원지지야. 예자, 인도지극야. 연이불법례자부족례, 위지무방지민. 법례족례, 위지유방지사. 예지중, 능사색, 위지능려. 능려물역, 위지능고.
[解釋] 그러므로 먹줄이라는 것은, 곧은 것의 지극함이요, 형이라는 것은, 평평한 것의 지극함이요, 규구라는 것은, 모나고 둥근 것의 지극함이요, 예라는 것은, 사람의 도리의 지극함이다. 그러나 예를 법으로 삼지 않는 자는 예가 족하지 못하니 이를 일러 方正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하고, 예를 법으로 삼으면 예가 족해지니 이를 일러 방정한 사람이라고 한다. 예에 들어가게 되면, 사색을 잘하게 되는데, 이를 일러 能慮라고 하고, 사색을 잘하게 되면 가볍게 바꾸지 않으니, 이를 일러 能固라고 한다.
能慮能固, 加好之焉, 聖矣. 天者, 高之極也. 地者, 下之極也. 日月者, 明之極也. 無窮者, 廣大之極也. 聖人者, 道之極也. 禮者, 以財物爲用, 以貴賤爲文, 以多少爲異, 以隆殺爲要. 文貌繁, 情欲省, 禮之隆也. 文貌省, 情欲繁, 禮之殺也. 文貌情欲相爲內外表裏, 并行而雜, 禮之中流也.
능려능고, 가호지언, 성의. 천자, 고지극야. 지자, 하지극야. 일월자, 명지극야. 무궁자, 광대지극야. 성인자, 도지극야. 이재물위용, 이귀천위문, 이다소위이, 이륭살위요. 문모번, 정욕성, 예지륭야. 문모성, 정욕번, 예지살야. 문모정욕상위내외표리, 병행이잡, 예지중류야.
[解釋] 능려와 능고를 더하게 되면, 성인이 되는 것이다. 하늘이라는 것은, 높음의 극치요, 땅이라는 것은, 낮음의 극치요, 일월이라는 것은, 밝음의 극치요, 무궁이라는 것은, 광대함의 극치이며, 성인이란, 도의 극치이다. 예라는 것은, 재물로써 쓰임을 삼고, 귀천으로써 文을 삼고, 많고 적음으로써 차이를 내고, 성대한 것과 조촐한 것으로써 요령을 삼는다. 文은 번다하나, 情欲은 담담한 것이, 예의 융성함이요, 문은 조촐한데, 정욕은 번다한 것이, 예의 질박함이다. 문과 정욕이 서로 안팎을 이루어 나란히 행해져 뒤섞이는 것, 이것이 예의 합당함이다.
君子上致其隆, 下盡其殺, 而中處其中. 步驟馳騁廣騖不外, 是以君子之性守宮庭也. 人域是域, 士君子也. 外是, 民也. 於是中焉, 房皇周浹, 曲[直]得其次序, 聖人也. 故厚者, 禮之積也. 大者, 禮之廣也. 高者, 禮之隆也. 明者, 禮之盡也.」
군자상치기륭, 하진기살, 이중처기중. 보취치빙광무불외, 시이군자지성수궁정야. 인역시역, 사군자야. 외시, 민야. 어시중언, 방황주협, 곡[직]득기차서, 성인야. 고후자, 예지적야. 대자, 예지광야. 고자, 예지륭야. 명자, 예지진야.」
[解釋] 군자는 위로 그 융성함을 이루고, 아래로 그 조촐함을 다해 그 합당함에 안주하는 것이다. 천천히 걷거나 빨리 달리거나 밖으로 벗어나지 않으니, 이런 까닭으로 군자의 性은 宮庭을 지키고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의 영역이 그 영역이니 이것이 士와 군자요, 그 밖에 처하고 있으니 이는 곧 평민이다. 이 가운데에 처해, 두루 들고 나고 언행거지가 그 次序를 곡진히 하는 것은 성인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그 두터움을 이룬 것은, 예의 쌓임 때문이며, 큼이라는 것은, 예의 넓음 때문이며, 높음이라는 것은, 예의 융성함 때문이며, 밝음이라는 것은, 예의 곡진함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