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純)스포츠 : 홍순국. 일요신문 : 이영미 ] 오늘(11월 6일)은 대표팀 선수들이 광저우로 떠나기 전 마지막 휴식을 가졌습니다. 모처럼 호텔을 벗어나 부산 부모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부모님과 전 양산의 천주교 공원묘지에 잠들어 계시는 고 조성옥 감독님을 찾아뵈었어요. 감독님을 뵈러 가기 전 절대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감독님 사진을 대하니까 조금씩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추신수가 부산고 은사 고(故) 조성옥 감독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순(純)스포츠 |
이번에도 감독님은 마치 절 오랫동안 기다리고 계신 것처럼, ‘신수야 잘 왔대이’하시며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감독님 앞에 서니까 비로소 전 메이저리그 추신수가 아닌 감독님께 가장 많이 혼나고 독하게 훈련받았던 부산고 야구부 선수였어요. 아니 여전히 배울 게 많고 실수도 잦고 감독님의 지도가 필요한 아마추어였습니다. 힘들 때마다 감독님 생각이 절실하고 감독님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데 감독님은 사진 속에서 밖으로 나오실 생각을 안 하시네요.
감독님께 부탁드렸어요. 도와달라고요. 부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목에 걸고 다시 감독님을 찾아뵐 수 있도록 저한테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시라고요. 감독님이 살아계셨을 때 제가 한국에 들어오면 항상 하셨던 말씀이 병역 문제였습니다. ‘신수야, 니 군대 어케 할래? 미국서 야구하려면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정말 큰일이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하나도 없어 마음이 아프다’시며 당신의 건강보다 제 미래를 더 많이 신경쓰셨습니다.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려서 감독님의 근심을 덜어드리고 편안히 주무실 수 있게 해드리는 겁니다.
고(故) 조성옥감독 생전 함께 하였던 야구인들을 만나고 있는 추신수. 순(純)스포츠 |
솔직히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기 전에는 이런저런 고민과 걱정이 컸습니다. 무엇보다 몸 상태가 짧은 시간 안에 올라올 수 있는지 의문스러웠거든요. 예상보다 많은 훈련량도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도 제 몸과 마음을 잔뜩 움츠러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주 만족스런 상태에요. 대만과의 첫 경기가 일주일 정도 남아 있는데 그 동안 컨디션을 조금씩 더 끌어 올려 경기 당일에는 최고의 몸 상태로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훈련하는 동안 아버지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제가 야구하는 모습을 직접 경기장에서 지켜보실 수 있었어요. 아버지도 그렇고 저 또한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박)정태 삼촌을 야구장에서 유니폼 입고 만나니까 삼촌 키가 아주 작아보이더라고요. 옛날에는 삼촌이 무척 큰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새 삼촌이 작아진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제가 컸다는 사실은 생각지 못하고 말이죠. 아버지, 저, 그리고 삼촌이 사직구장에 같이 서있는 모습은 다시 떠올려 봐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입니다.
며칠 전 애리조나에 있는 아내가 미국에서 제가 쓰던 방망이를 급히 한국으로 보내왔습니다. 후배들이 저한테 방망이를 달라고 해서 한두 자루씩 내주다보니 정작 남은 방망이가 두 자루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내한테 SOS를 쳤죠. 그 방망이는 마루치란 야구 용품회사에서 저를 위해 특수 제작한 방망이입니다. 방망이에는 모델명이 있는데요, 그 배트의 모델명이 뭔 줄 아세요? 바로 ‘SWMG'. 무슨 이니셜인 것 같죠? S는 신수, W는 아내 원미, M은 큰아들 무빈이, G는 둘째 건우를 의미합니다. 만약 셋째가 태어난다면 또 다른 이니셜이 붙을 겁니다. 넷째도? 하하..
다음 일기를 쓸 때쯤이면 대만전 결과가 나온 이후가 되겠네요. 솔직히 아직 아시안게임에 대한 실감이 나진 않는데요, 아마도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광저우에 도착하면 제대로 긴장하지 않을까요? 야구 팬들 외에도 축구 농구 배구 빙상 등등 모든 팬 여러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 모두 땀 흘린 것 이상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격한 응원 좀 보내주세요. 대한민국 만세라고, 모두 파이팅이라고, 가슴으로 외쳐주세요. 저 또한 그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태극마크를 달고 뛸 것입니다.
부산에서 추신수 setFontSize(0);
[일요신문] 이영미기자
[순스포츠] 홍순국기자
[Copyright ⓒ 순(純)스포츠 soonsport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ports.news.naver.com/ag2010/newsRead.nhn?oid=316&aid=0000004933&from=latest
[위 링크를 클릭하시면 기사 원문을 보실수 있습니다]
첫댓글 SWMG라 ㅋ 좋군
전 DEMMM 또는 DEM*3 이넹
좋은 아이디어다...흉내내서... 난 DHSS(동우+형주+세정+수정)....
근데 유명인이 아니니 써 먹을데가 없네..ㅎㅎ
최상의 컨디션으로 부디 좋은 성적내서 병역문제 해결됏으면..더 바람이 없겟다...간절한 기원...
잘하고 돌아 오세요~~열심히 응원할께요^^!!
남자이야기님 늘 여기에 계시는군요ㅎㅎㅎ...좋은글 잘읽었읍니다.
자신감님이 올리신글 보는재미로 자주오는데, 요즘 안올리시네요. 바쁘신가봐요?
추신수 선수의 각오가 느껴지네요 ~ 환하게 웃으며 귀국하시리라~~ 퐈이팅!!
우리는 SMJS(상구+미숙+지현+서현) 이거 괜찮네요.
스윙메커니즘인줄 알았당,,ㅋㅋ
조성옥감독님이 함께 응원하실것 같습니다.광저우에서의 좋은 결과 기다립니다.화이팅!
꼭 금메달 따시어 병역문제 해결하시길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