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석(蠟石)은 흔히 화산암이 뜨거운 물과 반응(열수변질작용)하여 형성된 것으로 밀랍 광택을 지닌 촉감이 부드럽고 경도가 낮은 암석이다. 주로 엽납석,견운모 및 명반석 등의 광물로 구성되며,백색,적색,황색,녹색 등 다양한 색을 띤다.
납석은 요업원료를 비롯하여 제지,농약,유리섬유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또 옥과 같이 치밀한 미결정질의 납석은 가공이 쉽고 색과 광택이 아름다워 조각이나 도장 재료로 사용된다. 납석은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특히 많이 나는데,동래와 양산,김해,밀양지역 등지가 우리나라의 대표적 산지이다. 또 진해 보배산은 보물이 묻혀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양질의 납석이 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고대의 유물,특히 신라의 유물 중 납석을 재료로 한 것이 많은 편이다. 부산시립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국보 233호인 통일신라시대의 납석 항아리,보물 742호인 납석삼존불비상 및 충남 연기군 비암사에서 발견된 국보 제106호 아미타불삼존석상을 비롯하여,납석여래좌상과 김유신묘에서 출토된 납석제십이지상 등 불교문화와 연관이 깊은 것이 다수이다. 한편,1800년대 말 네팔의 국경에서 발견되어 석가의 실재를 증명하는 글이 새겨져 있는 항아리도 납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한 조직의 천연 납석은 희소성과 공예 가치가 크기 때문에 옥이 쓰이기 이전부터 장신구나 공예품의 재료로 이용되어 왔으며,지금도 옥으로 분류되고 있다. 납석 중에 중국의 푸젠성에서 생산되는 노란색 금빛의 전황석(사진)은 돌의 황제라는 의미로 '중화 석제'로 불리며,그 가치가 같은 무게의 금값보다 비싼 매우 귀한 돌이다.
납석으로 된 역사 유물들은 오랜 기간 풍화로 인해 광택을 잃어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원래는 어떤 옥에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것들이다. 고대에는 경도가 높은 경옥과 연옥의 가공이 쉽지 않아 다루기 쉽고 아름다운 광채가 뛰어난 납석이 많이 이용되었다. 그러므로 납석 유물의 가치는 오늘날의 기술기준이 아닌 고대의 기술수준에 비추어 평가될 때 그 진가가 올바르게 인식되리라 생각된다.
*자료출처: 박맹언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