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 나주시 시내버스 노선 개편 계획 관련 시민대책위 입장문
- 마을버스와 마을 택시 기능중복과 예산 낭비 우려, 양자의 기능과 역할 확정될 때까지 마을 버스사업자 지정 중단해야
- 주요 정류장만 운행하는 원도심-혁신도시 간 급행버스 도입 큰 의미 찾을 수 없어.
- 혁신도시 수요응답형 버스, 택시업계와 경쟁 및 갈등초래 우려. 수용 응답형 버스 도입 취지에 안 맞아
- 혁신도시 주민들과 공론화 또는 협의 통해 혁신도시에 적합한 교통체계 선택하게 해야
나주시가 6월 26일 오후 4시에 시내버스 노선 개편 관련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용역 마무리 시점에 콜센터 사업자도 결정되고 마을버스 사업자도 모집 중으로 이미 답을 정해 놓고 시행하는 때늦은 설명회이긴 하지만 일단 주민과의 소통의 일환으로 보고 환영해 마지않는다.
나주시 대중교통 혁신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2023.4.26.자 나주시의회 보고자료에 근거해 대책위의 입장을 개진하고자 한다. 나주시에는 수차례 용역 결과에 대한 공개를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음을 밝혀 둔다.
첫째, 마을 택시시범도입의 문제다. 보고서에 의하면 1개면 4대의 택시로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간 6억9천만 원, 택시 1대당 1억 7천만 원 든다. 주민 수 3천 명의 읍면을 가정할 경우 3천 명 모두가 이용하면 1인당 23만 원, 10%가 이용한다면 1인당 230만 원 드는 고비용 교통시스템이다. 1개 읍면 3개월 시범도입계획이지만 이것을 13개 읍면에 동시 도입한다면 연간 53억 원이 소요된다.
나주시는 마을버스와 마을 택시를 동시 도입할 것인지? 마을버스와 마을 택시 중 더 나은 교통수단을 선택할 것인지 밝혀라. 마을버스와 마을 택시의 동시도입은 높은 재정부담과 기능중복의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마을 택시가 마을버스보다 효율적이라면 현재 모집하고 있는 마을버스 사업자와 새로 구입한 마을버스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의문이다. 아니면 마을 택시는 어차피 없어질 3개월짜리 맛보기 시범사업인가?
둘째, 급행버스문제다. 당초 급행버스는 광주-나주간 신속한 이동을 위해 검토된 사안이다. 윤병태 시장도 선거 때 광주-나주간 급행버스 도입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나주 급행버스는 온데간데없고 대신 원도심과 혁신도시 간 구간에 “중요 정류장만 정차”하는 급행버스를 도입한다고 한다.
원도심과 혁신도시 간 거리가 8~10km에 불과해 10~15분이면 오가는 구간인 데다 기존 버스들과 중복노선도 많은 실정에서 어떤 정류장은 서고 어떤 정류장은 서지 않는 급행버스가 과연 필요한지 궁금하다. 보여주기식 급행버스가 아닌지 모르겠다.
현재 계획된 급행버스 노선은 2만 5천~3만 명이 거주하는 나주시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인 혁신도시 남측을 통과하지 않는다. 그만큼 주민 불편이 해소되지 않거나 외면받게 될 것이다. 크게 우회가 어렵다면 적어도 호수공원 남측을 짧게 도는 노선이라도 반영돼야 한다.
셋째, 혁신도시에 수요응답형 마을버스 4대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요응답형 버스는 읍면 농촌 지역처럼 시내버스 이용이 불편한 지역을 위해 우선 도입하는 교통체계다. 인구 4만 명이 밀집 거주하고 주간활동인구가 매우 많은 혁신도시에 이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천원 요금으로 원하는 곳에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다면 근거리 교통수단으로서 수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택시업계와의 경쟁 또는 갈등 관계를 어떻게 해소할지? 이용수요가 많아지면 계속 추가 공급할지? 추가 공급하면 버스 1대당 연간 2억 원가량의 높은 재정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에 대한 답변이 필요하다.
수요응답형 버스를 먼저 도입한 청주 흥덕구 오송읍 경우 도시지역 안에서 높은 이용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농촌 지역과 도시지역, 농촌 지역과 농촌 지역을 오가는 곳에만 수요응답형 버스를 적용하고 있다. 혁신도시를 예로 들면 혁신도시 안에서는 수요응답형 버스를 적용하지 않고 혁신도시와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데 수요응답형 버스를 도입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혁신도시 경우 주변 농촌 지역과의 연결은 도외시한 채 혁신도시 안에만 수요응답형 버스를 도입한다고 하니 의아할 수밖에 없다.
넷째, 혁신도시에 셔틀버스 2대를 배차한다고 한다. 과거 6대의 셔틀버스로도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아 왔는데 2대의 셔틀버스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비용만 지급하는 구조가 될 것이 뻔하다. 수요응답형 버스와 셔틀버스의 기능중복의 문제도 따른다.
다섯째, 혁신도시는 인구 4만 명의 나주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이자 신도심이다. 그러나 보고서에 의하면 혁신도시와 주변 농촌 지역 간 연결은 여전히 매우 미흡하다. 농촌 지역에서 원도심 간 연결은 어떻게든 여러 노선이 있지만, 혁신도시와 주변 농촌 지역 (봉황, 다도, 산포, 세지, 남평 등) 간 연결은 거의 없거나 매우 미흡하다. 시민 의견조사에서도 혁신도시와의 연결에 대한 요구가 매우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섯째, 예산 절감이다. 나주시의 나주교통 재정지원금은 전라남도 모든 시군 중에서 가장 많다. 주민 1인당 재정지원금은 전남의 시나 인구가 많은 군과 비교해 2~6배에 달한다. 인구 만 명당 차량 대수는 전남 4개 도시의 2~4배 수준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나주시는 운송원가를 189억 원에서 144억 원으로 45억 원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금액은 운송원가일 뿐 지금까지 시민들이 알고 있는 재정지원금과는 다른 개념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189억 원의 운송원가에는 혁신도시 셔틀버스 2대 운영비용 4억 원이 빠져 있다. 마을 택시를 13개 읍면에 확대 적용할 경우 연간 53억 원이 추가 소요된다. 마을 택시/수용 응답형 버스 도입에 따라 수억 원이 예산이 충분한 콜센터 운영비용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요약하자면 현재 제시된 방안은 운송원가를 절감하겠다는 것일 뿐 버스회사에 대한 재정지원금을 얼마를 줄일지? 또는 몇%를 줄일지 목표가 불분명하다. 버스회사에 대한 재정지원금 절감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시민대책위의 요구사항>
1. 마을버스와 마을 택시의 도입 목표와 역할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기능중복과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강구하라. 양자의 기능과 목표가 정립될 때까지 마을버스 사업자 지정 절차를 중단하라.
2. 주요 정류장만을 운행한다는 원도심-혁신도시 간 급행버스 도입의 실효성이 의심된다. 솔직하게 급행버스라는 타이틀을 떼는 것이 좋겠다. 운행하더라도 혁신도시 남측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수정하라.
3. 혁신도시 수요응답형 버스 도입은 택시와의 경쟁과 갈등이 예상되고 이용자 수와 비교해 고비용 구조이며 자칫 수요 과잉으로 재정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혁신도시 주민들과 협의 또는 논의과정을 거쳐 셔틀버스와의 통합 등을 비롯해서 운영방식, 노선 등 대안을 마련하라.
4. 혁신도시는 인구 4만 명의 나주시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이자 신도심이다. 주변 남평읍이나 주변 농촌 지역과 혁신도시를 직접 연결하는 노선을 신설 또는 확충하라.
5. 운송원가 절감이 아닌 시내버스회사에 대한 재정지원금 기준으로 예산 절감 목표와 수단을 명확하게 제시하라. 45억 원 운송원가 절감을 내세우고 있지만, 혁신도시 셔틀버스 운행 비용, 콜센터 운영비용 누락, 마을 택시 확대 적용 시 비용 증가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
2023.6.19.
나주시 대중교통 혁신 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