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白頭大幹 그 끝나지 않은 終點에 서다
[백두대간종주(지리산 천왕봉-진부령)]
◆ 산행후기
※ 2008년 3월 20일 지리산 천왕봉 등정을 시작으로 출범한 중앙산악회 백두대간 종주산행은 지난 2010년 11월 18일 설악산 진부령 정상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나라를 사랑하고 산을 아끼며 심신단련을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백두대간 종주길에 나서지만 단일 산악회 동호인 들이 2년 7개월이라는 짧지않은 세월 동안 60여회에 걸처 연인원 2,500여명이 참가하여 1,800리 대간 길을 단 한건의 사고도없이 무사히 완주한 사실에 산행에 참여한 회원의 한사람으로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며 아직도 철조망으로 막혀있는 반쪽의 금강산 낭림산맥을 넘어 백두산 까지 진정한 한반도의 대간길을 종주할 날을 간절히 기원 하면서 이 산행을 기획하고 실천하기 위하여 자기 희생과 봉사로 일관한 회장님과 산행대장님 그리고 열심히 뒷받침을 해준 집행부 면 면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한마음으로 뜻을 모두어 참여 해준 모든 회원님 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이 그리움으로 남아 기억을 더듬어 그날을 회상하면서 산행권역별로 나누어 생각나는 대로 적어 봅니다.
근거 자료 및 사진은 http://cafe.daum.net/jungang4050에서 가져 왔으며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있더라도 너그럽게 보아 주시기바랍니다.
만인의 마음속에 완벽을 헤아리며 떠나는 시간 우리는 행복했다.
2년 7개월의 짧지 않은 과거는 꿈에 부푼 영광의 장표를 따라
아침이 싱그러운 고개마루를 춤추며 삶의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운다.
먼 둘레에서 모두어 지는 한 타래 불빛이 눈에 저리고
길지 않은 어제와 이어지는 오늘의 참한 너의 가슴에
나는 이렇게 맑게 물드는 피로가 나른한 오후를 맞는다.
감개가 솜사탕 처럼 피어나는 망각의 하늘 아래
시련의 바퀴는 멀고 환희의 입마춤은 달콤 하였다.
교과서 없는 학습에 짜 맞춘 세월의 그림자는 돌고
의도된 내일의 꿈속으로 축복의 징소리는 영원 하리라 !!!
백두대간 종주 산행을 마치면서 竹峴
◆ 백두대간 이란 ?
백두산에서 남으로 맥을 뻗어 낭림산·금강산·설악산·오대산을 거쳐 태백산에 이어 다시
서쪽으로 소중심 이며, 국토를 상징하는 산줄기로서 함경도·평안도·강원도·경상도·충청
도 ·전라도에걸쳐 있다. 우리고유의 백 산 ·월악산·속리산·덕유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
는 한국 산의 큰줄기를 망라한 산이다. 한반도 산계의 산에 대한 관념과 믿음의 중심에 자
리하며, 두만강·압록강·한강·낙동강 등을 포함한 한반도의 많은 수계의 발원처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자연적 상징이 되는 동시에 한민족의 인문적 기반이
되는 산줄기 이기도하다 <출처 : 백과사전>
◆ 백두대간 전도
◆ 백두대간 산행개요
♣ 산행구간 : 백두대간 종주(지리산 천왕봉-진부령 정상)
♣ 산행기간 : 2년 7개월(2008. 3. 20 ~ 2010. 11. 18)
♣ 산행회수 : 총 61회 차
♣ 산행거리 : 총 965.5 km / 대간 거리 735.5km
♣ 참여회원 : 연 인원 2,528명
♣ 산행시간 : 총 370 시간
♣ 산행주관 : 중앙산악회
◆ 산행일정
◐ 백두대간 산행 일정표
산행 회차 | 산행 일자 | 산 행 구 간 | 거리(km) | 산행 시간 | 참여 인원 | 비고 | |
산이름(m) | 세부산행(백두대간) 구간 | ||||||
1 | 2008 3. 20 | 지리산 천왕봉 (1,915) | 중산리-천왕봉-제석봉-장터목-홈바위-중산리 | 12.0 | 7.0 | 43 | 산행 시작 |
2 | 4. 3 | 고남산(846) | 주촌리-수정봉-여원재-고남산-통안재-권포리 | 15.0 | 5.0 | 42 | |
3 | 4.17 | 지리산 휴게소 | 통안재-매요리-지리산휴-사치재-복성이재 | 14.0 | 5.0 | 40 | |
4 | 5. 1 | 만복대(1,433) | 성삼재-고리봉-묘봉치-만복대-정녕치-고리봉-주촌리 | 13.9 | 4.5 | 40 | |
5 | 5.15 | 봉화산(919) | 복성이재-꼬부랑재-봉화산-광대치-월경산-중재 | 11.8 | 4.3 | 39 | |
6 | 6. 5 | 지리산종주 영신봉(1,651) | 성삼재-노고단-임걸령-삼도봉-토끼봉- 벽소령-칠선봉-영신봉-세석대피소-거림 | 29.3 | 12 | 25 | 무박 산행 |
7 | 6.19 | 백운산(1,278) | 중재-중고개-백운산-영취산-무령고개 | 8.3 | 4.0 | 38 | |
8 | 7. 3 | 영취산(1,075) | 무령고개-영취산-민령-깃대봉-육십령 | 11.3 | 3.5 | 46 | |
9 | 7.17 | 남덕유산 (1,507) | 육십령-할미봉-서봉-남덕유산-영각사 | 12.0 | 6.0 | 33 | |
10 | 8. 7 | 덕유산 삿갓 (1,418) | 남령-남덕유산-월성재-삿갓봉-삿갓재-황점 | 13.2 | 5.0 | 45 | |
11 | 8.21 | 덕유산 무룡 (1,491) | 황점-삿갓골재-무룡산-동업령-병곡리 | 15.0 | 5.0 | 41 | |
12 | 9. 4 | 덕유산 향적 (1,614) | 안성자연학습원-동업령삼거리-백암봉- 중봉-향적봉-백련사-삼공리 | 16.8 | 6.0 | 41 | |
13 | 9.18 | 덕유산 백암봉 (1,503) | 무주리조트-설천봉-향적봉-중봉-백암봉- 횡경재-못봉-갈미봉-1039-신풍령(뼈재) | 15.0 | 4.5 | 38 | |
14 | 10. 2 | 대덕산(1,290) | 신풍령(뼈재)-수정봉-삼봉산-소사고개-삼도봉(초점산)-대덕산--덕산재 | 15.2 | 6.0 | 44 | |
15 | 10.16 | 삼도봉(1,172) | 덕산재-부항령-암릉-삼도봉-해인동 | 17.0 | 7.0 | 33 | |
16 | 11. 6 | 화주봉(1,207) | 우두령(질매재)-화주봉(석교산)-밀목재-삼도봉-석기봉-물한리 | 17.0 | 6.5 | 43 | |
17 | 11.20 | 용문산(710) | 추풍령-작점고개-용문산-국수봉-큰재- 옥산초등 안성분교 | 20.0 | 7.0 | 33 | |
18 | 12. 4 | 백학산(615) | 큰재-회룡재-개태재-위왕실-백학산-개머리재 | 17.2 | 6.0 | 38 | |
19 | 12.18 | 윤지미산(548) | 개머리재-지기재-신의터재-무지개산-윤지미산-화령재 | 17.8 | 5.0 | 39 | |
20 | 2009 1. 1 | 황악산(1,111) | 우두령(질매재)-바람재-황악산-백운봉- 궤방령 | 12.9 | 4.7 | 41 | |
21 | 1.15 | 눌의산(743) | 궤방령-가성산-장군봉-눌의산-추풍령 | 10.9 | 4.0 | 38 | |
22 | 2. 5 | 봉황산(740) | 화령재-봉황산-비재-못재-갈령삼거리 | 13.9 | 5.0 | 42 | |
23 | 2.19 | 속리산 천황봉 (1,058) | 갈령-갈령삼거리-형재봉-피앗재-천황봉-천황석문-법주사 | 13.0 | 6.0 | 43 | |
24 | 3. 5 | 속리산 비로봉 (1,032) | 화북매표소-밤티재-문장대-신선대-입석대-비로봉-천황석문-법주사 | 16.2 | 5.0 | 46 | |
25 | 3.19 | 청화산(934) | 밤티재-늘재-청화산-갓바위재-조항산-고모령-삼송리 | 15.0 | 7.0 | 36 | |
26 | 4. 2 | 대야산(930) | 버리미기재-곰너미봉-대야산-밀재-고모령-농바위-삼송리 | 14.0 | 4.5 | 46 | |
27 | 4.16 | 장성봉(915) | 버리미기재-장성봉-악희봉-은티재-구왕봉-지름티재-은티마을 | 16.0 | 5.5 | 45 | |
28 | 5. 7 | 희양산(983) | 은티마을-지름티재-희양산-시루봉-이만봉-사다리재-분지리 | 12.8 | 5.0 | 45 | |
29 | 5.21 | 백화산(1,063) | 이화령-황학산-백화산-사다리재-상괴리 | 14.5 | 4.5 | 42 | |
30 | 6. 4 | 조령산(1,025) | 이화령-조령산-신선암봉-치마바위-조령3관문 | 9.0 | 5.0 | 45 | |
31 | 6. 8 | 마패봉(1,027) | 하늘재-월향삼봉-부봉-마폐봉-조령3관문 | 9.4 | 5.0 | 44 | |
32 | 7. 2 | 포암산(961) | 하늘재-포암산-관음재-꼭두바위봉- 부리기재-밖마을 | 13.5 | 5.0 | 43 | |
33 | 7.16 | 대미산(1,115) | 안생달-차갓재-백두대간절반지점-새목재-눈물샘-대미산-부리기재-밖마을 | 12.0 | 3.7 | 42 | |
34 | 8. 6 | 황장산(1,077) | 안생달-작은차갓재-황장산-폐백이재-벌재-옥녀봉-저수령 | 16.0 | 6.7 | 45 | |
35 | 8.20 | 촛대봉(1,081) | 저수령-촛대봉-시루봉-싸리재-솔봉- 묘적령-사동리 | 14.4 | 6.8 | 32 | |
36 | 9. 3 | 도솔봉(1,314) | 죽령-삼형재봉-도솔봉-묘적봉-묘적령- 고향치 | 12.4 | 5.0 | 40 | |
37 | 9.17 | 지리산 연하봉 (1,721) | 거림-세석평전-촛대봉-연하봉-장터목-천왕봉-중산리 | 16.5 | 7.3 | 46 | |
38 | 10.15 | 설악산 대청봉 (1,708) | 한계령-중청-대청봉-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설악동 | 22.0 | 10.7 | 39 | 무박 산행 |
39 | 11. 5 | 소백산 비로봉 (1,439) | 죽령-연화봉-비로봉-국망봉-상월봉-늦은맥이재-어의곡리 | 22.5 | 4.7 | 43 | |
40 | 11.19 | 선달산(1,236) | 도래기재-옥돌봉-박달령-선달산-늦은목이- 생달리 | 15.0 | 5.0 | 42 | |
41 | 12. 3 | 구룡산(1,345) | 도래기재-구룡산-고직령-곰넘이재-참세골-애당리 | 14.5 | 4.2 | 37 | |
42 | 12.17 | 갈곶산(966) | 좌석리(트럭)-고치령-미내치-마구령-갈곶산-늦은목이-생달리-물야저수지 | 18.0 | 5.0 | 39 | |
43 | 2010 1. 7 | 고루포기산 (1,238) | 닭목재-제1쉼터-제2쉼터-고루포기산-전망대-행운의 돌탑-능경봉-대관령 | 13.0 | 5.2 | 47 | 폭설 변경 |
44 | 1.21 | 태백산(1,567) | 애당리-곰넘이재-신선봉-깃대배기봉-차돌배기재-부쇠봉-태백산-화방재 | 21.7 | 6.5 | 49 | |
45 | 2. 4 | 함백산(1,572) | 화방재-만항재-함백산-은대봉-두문동재--금대봉-비단봉-매봉산-피재 | 21.5 | 7.0 | 45 | |
46 | 2.18 | 소백산 국망봉 (1,421) | 배점리-죽계계곡-초암사-돼지바위-국망봉-상월봉-늦은맥이재-여의곡리 | 15.0 | 5.7 | 44 | 폭설 변경 |
47 | 3. 4 | 덕항산(1,071) | 피재(삼수령)-건의령(한의령)-푯대봉- 구부시령-덕항산-예수원-하사미동 | 16.5 | 6.5 | 30 | |
48 | 3.18 | 환선봉(1,080) | 닷재-황장산-큰재-고냉지체소밭-자암재-환선봉- 쉼터-덕항산-대이리매표소 | 13.5 | 6.3 | 47 | |
49 | 4. 1 | 두타산(1,352) | 닷재-두타산-박달령-용추폭포-삼화주차장 | 13.7 | 6.5 | 25 | |
50 | 4.15 | 청옥산(1,403) | 이기동-이기령-갈미봉-고적대-연칠성령-청옥산-박달령-무릉계곡-삼화사 | 17.5 | 7.7 | 45 | |
51 | 5. 6 | 상월산(980) | 이기동-이기령-상월산-원방재-백봉령 | 14.0 | 5.0 | 42 | |
52 | 5.20 | 석병산(1,055) | 백봉령-생계령-석병산-두리봉-삽답령 | 18.4 | 6.7 | 45 | |
53 | 6. 3 | 소백산 신선봉 (1,389) | 고치령-마당치-늦은맥이재-신선봉-구인사 | 16.5 | 6.7 | 63 | |
54 | 6.17 | 석두봉(982) | 삽답령-석두봉-화란봉-닭목령 | 14.2 | 5.0 | 48 | |
55 | 7. 1 | 황병산(1,407) | 대관령-선자령-곤신봉-매봉-황병산-소황병산-노인봉-진고개 | 25.7 | 7.8 | 46 | |
56 | 7.15 | 신선봉(1,204) | 미시령(별점)-상봉-신선봉-대간령-마장터-물굽이골-46번국도 | 16.0 | 8.7 | 46 | |
57 | 8. 5 | 설악산 황철봉 (1,381) | 미시령-갈림길-너덜지대-황철봉-저항령-마등령-오세암-만경대-백담사 | 15.5 | 11.0 | 40 | 무박 산행 |
58 | 8.19 | 오대산 동대산 (1,433) | 진고개-동대산-두로봉-신배령-만월봉-응복산-마늘봉-약수산-구룡령 | 23.5 | 10.2 | 40 | 무박 산행 |
59 | 9.16 | 점봉산(1,424) | 한계령→암벽구간→망대암산→점봉산→단목령→북암령→조침령 | 24.4 | 10.4 | 32 | 무박 산행 |
60 | 10.7 | 갈전곡봉 (1,204) | 구룡령-갈전곡봉-방동리-왕골사거리-조침령 | 23.4 | 7.7 | 46 | |
61 | 11.18 | 마산(1,052) | 창암-소간령-마장터-대간령-병풍바위- 암봉-마산-알프스리조트-흘리-진부령 | 15.3 | 5.0 | 46 | 대간 종료 |
합 계 | 965.5 | 370.2 | 2,528 |
■ 어리석음을 께우치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백두대간 산행일기 [1] 지리산권)
◆ 산행개요
♣ 산행목표 : 백두대간 종주(지리산 천왕봉-중재)
♣ 산행기간 : 2008. 3. 20 ~ 2009. 9. 17)
♣ 산행회수 : 총 7 회
♣ 산행거리 : 총 112.5 km / 대간 거리 82.1 km
♣ 참여회원 : 연 인원 275 명
♣ 산행시간 : 총 45.1 시간
♣ 산행주관 : 중앙산악회
◐ 산행지도
◐ 산행일정
산행 권역 | 산행 회차 | 산행일자 | 산행구간 | 산행거리(km) | 참여 인원 | 산행 시간 | 비고 | ||
기점 - 종점 | 중요 산명 | 전체 구간 | 대간 구간 | ||||||
지리 산권 | 1 | 08.03.20 | 천왕봉-장터목 | 천왕봉 | 12.0 | 1.6 | 43 | 7.0 | 시작 |
37 | 09.09.17 | 세석-장터목 | 연화봉 | 16.5 | 3.3 | 46 | 7.3 | ||
6 | 08.06.05 | 성삼재-세석 | 지리산 종주 | 29.3 | 23.3 | 25 | 12.0 | 무박 | |
4 | 08.05.01 | 성삼제-주촌리 | 만복대 | 13.9 | 13.9 | 40 | 4.5 | ||
2 | 08.04.30 | 주촌리-통안재 | 고남산 | 15.0 | 14.2 | 42 | 5.0 | ||
3 | 08.04.17 | 통안재-복성이재 | 지리산 휴게소 | 14.0 | 14.0 | 40 | 5.0 | ||
5 | 08.05.15 | 복성이재-중재 | 봉화산 | 11.8 | 11.8 | 39 | 4.3 | ||
합 계 | 7 일 | 112.5 | 82.1 | 275 | 45.1 |
▶ 시작은 반이요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 !!
■ 2008년 3월 20일 (맑음) 제 1일 차 지리산 백두대간 종주 발대식
오늘은 백두대간 종주 첫 날이다. 산행 버스의 좌석을 모두 체우고 자리가 부족하여 세 사
람의 산우가 간이 좌석 신세를 면치 못하는 성황리에 상상의 날개 속에 그리던 영봉 지리
산 천왕봉을 하룻길로 오른다.
▶ 봄이 저만치 달려오는 청명한 날씨도 우리들의 산행을 축복하여 준다.
▶ 40년을 한결 같이 산과 살아온 베테랑 선배들도 어제 입문한 초보 등산객도 눈에 보이
는 정상을 두고 가뿐 쉼을 몰아가며 옮겨가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 같다. 지난여
름 북 알프스 산행 때 야리가다케 정상을 눈 에 두고 인내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등정하던
기억이 되 살아난다. 그러나 단련된 체력과 무언의 격려로 한마음이 된 산우들은 고난의
장정을 이겨 내고 모두들 정상에 올랐다.
▶ 아 ! 천왕봉
세상을 내려다보는 눈길에 거칠 것 없이 시원한 一 望 無 際,
산과 산 강과 바다와 육지가 오로지 발아래 조아리는 가슴 벅찬 환희,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산천을 만나 볼 수 있도록 허락해준 神에
게 감사드린다.
■ 2008년 4월 3일 (맑음) 제 2일 차 고남산 (주촌리-통안재)
▶ 백두대간 제 2 일 째 연이어 찾아가는 남도길 정해진 코스를 따라 10 : 45 지리산 자락
이 끝나는 고리봉 건너편 730번 지방도를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게 걷는다.
▶ 유별나게 치자 돌림이 흔한 동네 이름을 헤어보며 주촌리를 기점으로 산행은 시작된
다. 오른쪽으로 덕산저수지를 끼고 올라가면 고려 말 전라, 경상도 순찰사를 지내던 이 성
계가 뛰어난 전술로 왜구를 크게 무찌른 공을 세워 조선 왕조 개국의 꿈을 잉태하게 한 황
산대첩 사적지인 운봉읍에 이르는 길이다. 야트막한 산을 넘으면 그림 같이 정다운 마을이
양지쪽으로 모여 있고 약간의 땀이 솟는 고개를 오르니 수정봉이다.
▶ 시작부터 산행이 끝나는 곳 통안재까지 온통 소나무가 시위하듯 길 양편으로 도열하고
서있는 정수리 마다 옥자란 진달래가 아직은 꽃망울을 피울 생각도 잊은 채 도사리고 앉아
있다. 먼저 다녀간 산우들의 깃발이 울긋불긋 매달린 길목을 때로는 혼자 때로는 정든 얼굴
을 마주하며 봄날의 조용한 자연 속으로 흠뻑 빠져든다.
■ 2008년 4월 17일 (맑음) 제 3일 차 (통안재-복성이재) 산행이다.
봄이 오는 가 했는데 어느 새 낮 기온이 영상 20°를 훌쩍 넘어선 여름 문턱이다.
천사 회장의 아침 인사도 계절을 뛰어넘는 정감이 묻어난다. 10시 50분 지난번 산행 끝자
락 권포리 공터 마당을 지나 쇠똥 냄새가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통
안재 고개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낮은 구릉과 봉우리를 오르내리니 철없던 긴긴 봄날 진 뺏
기 물놀이로 하루해를 보내고 해거름에 삐쩍 마른 세살 박이 암소 등을 타고 유유히 귀가
하던 고향 뒤 산마루가 생각나서 콧잔등이 시큰거린다.
▶ 동서 화합 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성급하게 개통한 88고속도로 민족의 아픈 상처를
달래고자 하든 세월도 이제는 망극의 뒤안길로 잊혀지고 명분 보다는 실용을 앞세워 선진국
으로 도약하겠다는 새로운 역사가 매끄럽지 못한 출발을 서두르고 있다.
▶ 싸리재를 넘으면서 등산로 양편에 눈높이와 맞추어 진달래와 억새로 가득한 비좁은 길은
타잔의 아끼던 썬 그라스를 집어 삼키고 침묵에 잠긴 사이 허물어진 돌무더기에 백제의 한
이 서린 아막성 터를 지나 5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복성이재 도로 위에서 내장탕 뜨거운 국
물에 취해 참 이슬을 적신다.
■ 2008년 5월 1일 제 4일 차 (맑음) 만복대(성삼재-주촌리)
남원 땅 지리산 북쪽 끝자락을 찾아든다.깊은 골 맑은 물 싱그러운 봄 냄새 가득히 퍼지는
뱀사골을 지나고 달궁계곡 구비치는 산모퉁이를 돌고 돌아 지리산 종주 길의 관문 성삼재
에 내리니 언재 어느 곳에서 왔는지 산행 버스가 가득하다.
▶ 신발 끈을 다시 매고 1100m 고지의 천정 도로를 가로질러 모진 풍상을 이겨내며 작달막
하게 눌러 앉은 떡갈나무 숲을 지나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면 양편에 전개 되는 멀고 긴
계곡과 눈앞에 솟아오른 반야봉의 후덕한 자락을 따라 중첩된 봉우리로 연결되는 영산의 위
용에 숨이 막힌다.
▶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만복대(1433.4m)에 오르니 막혔던 숨이 풀리고 내리막을 달려 관
광객들이 한가롭게 쉬고 있는 정령치휴게소(1170m)를 곁 눈길로 헤어 보며 바쁜 발길을
큰 고리봉(1305m)에 멈추고 똑바른 능선으로 열려진 세걸산 바래봉을 비켜선 대간길을 따
라 주촌마을로 내려온다.
▶ 2008년 5월 15일 (맑음) 제5일 차 봉화산(복성이재-중재)
아줌마 기사가 운전하는 산행 버스를 조심스럽게 타고 의기 논개의 출생지 장수군을 지나
며 “거룩한 분노는 종교 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의 사랑보다 강하다......“로 시작 되는
번영로 시인의 논개 찬가를 떠 올리며 반암면 논곡리 산 고개를 굽이돌아 철쭉제 산행을 따
라 나선 수많은 관광버스가 산중턱에 기다리는 사이를 빠져나오면 지난번 하산한 복성이재
에서부터 산행은 시작된다.
▶ 등산로 양편에 키를 맞추고 빽빽이 도열하고 선 철쭉꽃 가지마다 소담스럽게 피어난 꽃
잎이 이잰 내년을 기약하고 하나 둘씩 떨어져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여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만을 위한 아귀다툼으로 숱한 세월 순리를 배반하며 살아남으려는 간사
한 인간의 지혜가 부끄러울 뿐이다.
▶ 산천은 푸른색 새 옷으로 단장하고 끝없이 넓고 변함없는 속마음으로 산행 객을 맞는
다. 꼬부랑재를 넘으니 왼편 산아래 재방을 산높이로 쌓아올린 동화댐의 파아란 물빛이 보
이며 포근하게 밟혀 오는 흙바닥 길은 물 한 모금 마시고 단숨에 봉화산(920m)에 이른다.
■ 2008년 6월 5일 (비후 흐림) 제 6일 차 (지리산종주 무박산행)
http://daum.net/anapana에서 퍼옴
▶ 언젠가 한번 실행 하리라 마음속에 꿈꾸며 기다려온 지리산 종주 산행의 때가 왔다.
조금은 두려움과 설렘으로 밤 열한시 20분 죽전간이정류소에서 무박 장거리 산행의 피곤함
과 궂은 날씨 탓으로 좌석이 반쪽만 채워진 분당 항공 버스 메아리 옆 좌석에 올랐다. 본격
적인 무박 산행에 처음 참석한 감회가 새로운 가운데 조용히 달리는 차창을 내다보며 걱
정 없는 머리 속에 슬며시 찾아드는 잠을 맞는다.
밤새워 달려온 버스는 곤히 잠들은 지리산을 흔들어 깨우며 새벽 4시 성삼재 주차장에 닿는
다. 머리에 랜턴을 붙이고 비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깜깜한 시멘트 포장도로 위에서 배당
받은 선지국으로 맛있는 아침을 채운다.
▶ 빗속을 뚫고 60리 지리산 종주 길을 신들 린듯 간다.
▶ 오늘은 후미로 처지는 것이 왠지 불안하여 타잔과 양복쟁이와 함께 중간 대열에 자리
를 잡고 꾸준히 발걸음을 곤두박질 친다.. 조금 무겁게 느껴지는 배낭을 추스르며 비안개
속으로 노고단을 지나고 등산로에 굵은 돌을 촘촘히 밖아 놓아 발 딛기가 거북스럽지만 민
족의 혼이 숨쉬는 지리산 대간을 머리 속에 꼭꼭 씹으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2006년 초행길에 찾아왔던 피아골 갈림길 임걸령을 지나 종주길에 비켜선 지리산 10경의
으뜸 풍광인 반야봉 낙조를 아쉽게 돌아서니 길섶 만듯한 평지 위 작은 동판에 새겨진 전
라, 경상 3도의 이름을 짚은 삼도봉 이더라.
▶ 비옷을 벗어 넣고 물 한 모금 마시며 조금 여유를 찾아 걷는데 지친 걸음의 변화를 잊어버
리게 하는 550여개의 나무 계단을 밟으며 만나는 고개는 북쪽 뱀사골 사람들이 남쪽 화개장터
를 넘나들던 화개재더라.
▶ 감로수 한잔과 생오이 한 조각에 힘을 얻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잉태하면서 푸른 숲 위
로 뜨는 흰색 투명한 달빛의 명암이 또 하나의 10경을 빚어내는 벽소룡 넓은 길을 훨훨 잘
도 걸어 넘는다. 열 두 시간의 형벌이 끝나는 순간 삶은 백숙도 맛을 잃어버리고 다만 무사
히 종주를 끝냈다는 생각이 잔잔한 감동으로 남는다. 천사 회장을 비롯한 모든 산우들 가슴
에 지리산 종주의 자랑스러운 훈장을 달아 주고 싶다.
■ 2009년 9월 17일 (맑음) 제 37일 차 지리산 종주 완료(세석-장터목)
http://daum.net/anapana에서 퍼옴
계절이 잘도 바뀌어 가는 2009년 9월 또다시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찾아 나선다.
지난해 3월 백두대간의 첫발을 내딛은 중산리 천왕봉 장터목 코스와 6월 성삼재 세석평전
의 지리산 종주코스에 이은 세석평전 장터목 의 미답 구간을 완주하는 날이다. 산우들 가
득태운 일류 관광버스는 이른 아침 바람과 같이 달려와 산행객이 뜸한 거림주차장에 내려주
고 다시 중산리로 B팀 10여명을 태우고 돌아간다.
▶ 10시 20분, 작은 바윗돌을 발받침으로 깔아 놓은 거림골 오르막을 무거운 발걸음으로
골라 밟고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을 떠올리며 내친김에 천왕봉까지 돌아오기로 작정을
하니 마음은 가벼워진다.
▶ 12시 50분, 세석평전 산장에서 점심을 먹고 거칠 것 없이 광활한 능선을 따라 해발
1,703m 촛대봉에 허리를 펴본다.
▶ 13시, 연하봉(1,721m)올라가는 연변에는 여린 단풍이 산뜻하게 가을맞이 준비를 끝내
고 산행객을 반기고 포근한 양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산우들의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 14시 10분, 삶의 방편이 얼마나 단순 하였기에 이 높고 험준한 산정에 장이 섰던 그날
의 광경을 상상해 보면서 이재 여가를 즐기려고 밤잠을 설치며 기를 쓰고 오르는 산우의
휴식처로 변한 장터목에는 어린 구상나무가 먼 훗날 또 변화를 부린 세월을 지켜보며 서
있을 것이리라.
▶ 장터목산장을 굽어보는 이 대장과 여러 산우둘의 모습에서 오랜 산행으로 단련된 여유가 묻어난다.
▶ 15시 10분, 비안개가 쉼 없이 육중한 몸체를 휘감고 돌아나간 천왕봉 정상에서 가슴
득한 오늘의 환희를 몇 번이나 맞을 수 있을까를 생각 해 보면서 어김없이 돌바닥으로 단장
한 중산리 길을 시큰거리는 무릎을 다독거리며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