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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해에도 교사연수를 계획하고 있으니 또 뵐 수 있겠네요.^^
올해 첫 연수는 좀 특별한 내용으로 준비했습니다.
입시가 다변화되었는데요 의외로 학부모들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예전의 방식대로 공부 잘하는 순서로 대학에 간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듯 한데요 새로운 입시, 특히 상위권 대학의 30%이상을 차지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해서 설명하면 그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 많은 분들이 고교등급제를 언급하시는데요 진위 여부를 떠나, 몇몇 고등학교들이 수시전형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에 대해 대중이 이해하기 가장 쉬운 해석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서울대학의 경우만 보면 정시보다는 수시합격자의 고등학교가 더 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본 분들 중에는 아주 소수이기는 하지만 수시로 대학을 잘 보내는 고등학교는 고교등급제 때문이 아니라 그런 학교는 대학이 신뢰할만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대학입장에서는 고교등급제라는 일반의 인식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일반 평준화 고등학교에서 뭔가 설득력 있는 활동을 하고 기록해서 가져온다면 상대적으로 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것도 같습니다.
내신은 결국 수능의 연장이라고 보자면 다변화 입시의 특별한 점으로 남는 것은 결국 비교과 활동입니다.
좀 먼 나라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세계를 놀라게 한 고등학생들의 비교과 활동
2008년도에 뉴욕타임즈는 고급 스시레스토랑의 진실(?)에 대해서 보도했습니다.(http://www.nytimes.com/2008/08/22/science/22fish.html?_r=0) 고등학생 둘이 뉴욕의 참치회의 진실을 파헤쳤는데요 뉴욕의 고급 스시레스토랑 4개와 쇼핑몰에서 파는 10개 브랜드의 참치회를 수거해 DNA 분석을 해본결과 1/4이 참치가 아니라 싸구려 생선이었다는 거죠.
한 학생의 아버지가 과학자로서 DNA 검사장비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관여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연구의 아이디어도 그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니, 아버지가 얼마만큼 주도적 역할을 했을지는 상상에 맡기지 않아도 좋을 것 같긴 합니다. 아버지는 주로 새의 DNA를 연구했는데 생선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딸의 질문에 ‘왜 안돼?’라고 답했다는 거지요.
학생들이 한 일이라곤 30만원 상당의 돈을 투자해서 스시를 사먹고 몇 조각을 알코올에 담가 봉인해서 인근 대학의 실험실로 보낸 것이 다입니다. 기사에는 나오지 않지만 DNA 검사를 해준 대학 실험실은 아마도 아버지가 연결하지 않았을까요?
학생들은 연구소로부터 결과를 받아서 글로 정리하여 어업관련 잡지에 기고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뉴욕타임즈 같은 메이저 언론에 소개되었고 결국 TV 방송에 게스트로 불려 다녔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이 학생들은 과학자가 꿈이 아니라고 합니다. 각각 역사와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고 당시 존스홉킨스 대학에 원서를 낸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후 자료를 찾아보니 두 학생 모두 그 해 존스홉킨스 대학에 합격을 한 것 같습니다. 존스홉킨스 대학 누구누구라고 밝히는 2009년도 자료가 인터넷에 올라있네요. (http://slidegur.com/doc/5932011/presentation)
저는 2008년도에 명지외고에서 논술을 강의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입시도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하면서 이 기사를 복사해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뉴욕타임즈의 기사의 초점은 입시가 아니었습니다. 여러 언론에 반복 인용되기도 했던 이 뉴스의 포인트는 고등학생들의 방과 후 활동을 소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소녀들의 참치 DNA검사 이야기가 메인 뉴스로 오른 이유는 첫째, 뉴욕커들이 참치로 알고 비싸게 사먹는 생선이 사실은 참치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 자체의 가치 때문이며 둘째, 범죄수사에나 사용되는 DNA 검사가 일상 생활화 되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며 셋째는 개인적으로는 가장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지만 어쨌건 신문은 암튼 과학의 발전은 아마추어들의 과감한 실험정신에게도 빚을 지고 있다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이 기사를 입시라는 관점에서 읽었습니다. 그것도 약간 삐딱한 관점으로 보게되더군요. 이 학생들은 대학에 가는 데 도움을 받고자 부모의 도움을 받아 비교과 활동을 한 셈이지요. 뉴욕타임즈조차 학생들은 이 연구를 대학원서에 언급했다는 점을 맥락과 무관하게 살짝 말하고 있습니다. 입시를 위해 했던 활동이 운 좋게도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원하던 명문대학에 쉽게 들어갔다는 행간이 유난히 크게 읽히더군요.
◆입시다변화의 키워드는 선전공, 후대학
입시 다변화의 의미는 다양합니다. 그러나 저는 ‘선전공 후대학’이 입시 다변화의 키워드라고 꼽고 싶습니다. 대치동에서 예비 고3 엄마들에게 5학기까지도 독서와 소논문을 밀어 넣을 수 있고 생기부에 하나라도 전공과 관련한 활동이 있어야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으며 그래야 늦여름에 학생부라는 30%의 넓은 관문을 버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어떤 엄마들이 따라 나와 질문합니다. 아직 고3도 안됐는데 전공을 정한 학생이 있냐고 말이죠.
이것이 현실입니다. 대학서열이 화석처럼 굳어진 기성세대는 어쩔 수 없이 점수를 보고 대학을 고른 다음에 과를 정합니다. 전공은 그 대학에 진입하는 통로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은 터라 전공적합성이라는 스토리라인을 갖춘 자기소개서를 만들기 어려운 거지요. 정말 그 소개서나 이 소개서나입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이런 풍토이기 때문에 전공에 대한 진정성이 묻어나는 활동을 대학은 쉽게 분별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서베이와 리서치 그리고 통계처리를 중심으로 하는 소논문은 전공적합성이라는 측면에서 학생에게 전략적으로 유용한 도구입니다. 특수한 전공을 제외하고는 대학의 대다수 전공분야가 통계를 기초로 논문을 쓰기 때문에 통계처리가 중심인 소논문활동은 어떤 전공에도 맞는 스토리라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상경계열 희망학생이 학교 매점의 1년 매출을 추론한다면 정치, 외교학과 지원학생은 총선을 전후해 학생들의 정치인식 서베이를 할 수 있습니다. 교육관련 전공희망자는 선생님들의 교수법에 따라서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들의 빈도가 변하는지를 조사할 수도 있고 의료나 보건계통 지원학생들은 아침식사여부와 체중과의 상관성에 대해 연구할 수 있겠죠. 또래집단과 흡연의 관계는 인류학, 심리학에 걸쳐서 해볼 만한 연구이고 고등학생들 스스로 한 흡연에 대한 조사결과는 메이저 언론이 가십으로 받아줄 만한 연구이기도 합니다. 또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또래들에 대한 추정을 표본을 통해 해볼 수도 있고 이공계 학생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들을 확장해서 통계처리로 보고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전공에나 끼워 맞춰도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게 통계조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설명을 하면 돌아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누군가 대신 써줄 수도 있는데 대학이 소논문 활동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게 이상해서 믿기 어렵다는 거지요. 너무나 한국적인 이 의문에 대한 답은 멀리 뉴욕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통계는 본질이 아닙니다.
스시의 스캔들을 파헤친 여고생들이 한 게 무엇입니까? DNA 검사를 했습니까? 통계처리를 했습니까? 통계처리를 직접 했다 치고 14개 표본의 평균을 냈는데 그게 어렵습니까? 무엇 때문에 존스홉킨스 대학과 뉴욕타임즈는 이 학생들을 높이 평가했을까요? 심지어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통계처리 자체는 본질이 아닙니다. 이 학생들이 칭찬받을 만한 점은 스시집의 참치가 진짜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데 과학적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문을 가졌던 것이고 그것이 누구의 도움이건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의문에 대한 답까지 나아갔다는 데 있습니다.
대학은 소논문의 품질이나 사용한 통계방법론의 적절성 혹은 그것을 100%로 스스로 했는가에 초첨을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통계는 분명 수학단원에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으며 각 교과서에 실험연구와 관측연구에 대한 사례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학교 안팎에서 만나는 세상을 책으로 배운 이론이라는 틀로 바라보며 관찰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구해서 한편의 글로 완성했다는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하는 거지요. 전문가의 코치나 지도를 받는 건 이상한 것이 아니고 도리어 권장될 수도 있습니다. 석박사 논문을 쓸 때도 다 누군가의 코치를 받는 것이기도 하고 사회에 나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묻고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문제해결 능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적 특성상 저 같은 학교 바깥의 자원에 의지하면 그건 무한경쟁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으니 될 수 있으면 학교 내부의 자원 즉 학교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점이 미국과의 차이라면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선생님들의 지도를 받으며 친구들과 팀을 이뤄서 학교안팎의 현상이나 교과서에 나오는 심화 탐구에 대해 리서치활동을 하고 그 결과물을 문서로 만드는 일련의 연결된 활동이야말로 대학이 매우 높이 평가하는 교육의 변화방향입니다.
◆통계, 견습사원처럼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통계는 본질이 아니지만 통계처리가 빠질 수도 없습니다. ‘데이터가 없다면 당신은 의견을 가진 허다한 사람 중 한명에 불과하다’는 통계학 격언이 있습니다. 데이터에 대한 통계처리가 없으면 소논문은 수필로 전락합니다. 그것도 재미 하나 없는 수필이지요. 소논문을 썼는가 안 썼는가 자체가 당분간 구분점이 될 수 있음에도 통계라는 비본질이 하나의 장벽이 되고 있어 아직 소논문 활동이 다양한 학교의 다양한 성적층위의 학생들 사이에 퍼져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논문활동을 지도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소논문에 들어가야 하는 서베이와 리서치를 액셀프로그램을 활용해 분석해서 결론을 얻고 그래프나 수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걸 연습하는 과정입니다. 통계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해도 좋지만 통계학을 배우는 과정은 아닙니다. 즉 통계를 학생처럼 배우는 대신 견습사원처럼 배우는 과정이지요. 사실 논문을 쓰기 위해 통계를 배우는 통계비전공 석박사과정들이 통계처리를 배우는 과정도 바로 견습사원훈련과 비슷합니다. 데이터를 통계프로그램으로 읽고 이런 저런 통계모형으로 돌려서 결과를 내고 그 의미를 익히는 방식이지요. 통계이론보다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이 먼저이고 경우에 따라 더 중요합니다.
통계학에서는 ‘statistician’과 ‘statistical practitioner’를 엄밀하게 구별해서 쓰고 있는걸 아는 분이 많지 않습니다. 전자는 통계학자로 번역합니다. 통계모형의 원리를 수학적으로 따져서 모형을 개발하거나 개선하는 분들을 가리키지요. 일반적으로 대학의 통계학과 교수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자는 한국말로 번역하면 통계실무자가 되겠죠. 괜히 통계전문가라고 번역하기도 하는데요 지식인들의 전형적인 아우라 덫 씌우기 전략이지요. 일반적으로 통계를 가지고 뭔가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이 범주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통계모형의 수학적 원리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통계학자들이 제시한 모형을 활용해서 자신에 주어진 문제를 푸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SPSS, minitab 같은 통계프로그램을 이용해 보고서나 논문을 작성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박사논문을 쓰는 사람 대다수는 통계학자가 아니라 통계실무자 과정을 거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으며 이들은 통계를 안다기 보다는 SPSS를 이용해 자료를 처리해서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혹시 논문을 썼거나 논문을 쓰고 있는 분들이라면 제 말에 반감이 생기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제가 지어낸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오죽했으면 practitioner 라는 약간 비하적인 단어를 썼겠습니까? 그러니 누가 카이제곱분포를 이용해 논문을 썼으니 그가 카이제곱분포 같은 어려운 개념을 알고 있다고 주눅 드실 필요는 없습니다. 카이제곱분포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계산할 수 있는 거뿐이죠. 좀더 치사하게 말하자면 통계페키지가 권장하는 대로 카이제곱분포를 사용한 것이지 자신의 데이터를 왜 카이제곱분포로 분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엑셀로도 충분합니다.
요새는 컴퓨터가 날로 발전해서 엑셀로도 매우 훌륭한 통계꾸미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액셀자체가 많이 개선된 것도 있고 액셀에 붙여 쓸 수 있는 패치 프로그램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화번호부를 정리할 때나 사용하는 엑셀이 얼마나 다양한 통계보고서를 만들어 주는지를 경험해보지 않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제가 알기로 통계실무자들이 사용하는 통계기법의 90% 이상이 엑셀로 가능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고등학교 학생들의 소논문에 사용하기에는 엑셀은 이미 차고도 넘치는 프로그램입니다. 누군가 엑셀로 통계처리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낌새가 보이면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 사람은 통계를 안 다기 보다는 SPSS를 사용하는 데 자부심을 갖는 statistical practitioner 구나. 자기가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걸!’
그도 그럴 만한 것이 통계실무는 자동차 운전과 비슷하지요. 자동차 내연기관과 소재의 물리 화학적 특성을 아는 것은 자동차 운전에 조금의 이익이 있겠지만 그런거 모르고도 얼마든지 자동차 몰고 산으로 들로 다닐 수 있지요. 그러나 통계를 모를수록 자신이 모는 자동차에 대한 자부심은 높아만 가는 거죠. 장인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가 연장에 목숨거는 거니까요.
◆학생수준에 맞는 분석이라도 좋습니다.
경영학과를 지원하는 학생이 학교매점의 매출을 통계적인 방법을 사용해 추정해보기로 했다고 가정하면 이해하기에 편합니다 .
이 학생은 먼저 학생들 30여명에게 지난 1주일 동안 매점에 소비한 액수를 묻습니다. 그리고 그 수치를 엑셀에 기록하고 엑셀로 하여금 평균을 계산하게 합니다. 엑셀은 평균만이 아니라 분산도 계산해주기 때문에 상한값과 하한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수치에 전교생의 학생수를 곱하고 40주를 곱해주면 매점 1년 매출의 상한값과 하한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칭찬받을만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매점의 매출은 계절마다 다를 수 있고 시험기간과 시험기간이 아닐 때가 다를 수도 있지요. 또 여학생과 남학생의 이용습관이 다를 수 있으며 1학년과 2학년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또 선생님들을 비롯한 교직원들도 무시할 수 없을 지도 모르죠. 표본의 평균에 학생 수를 곱해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작업이 의외로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걸 확인하기 위해서는 집단들마다 차이가 있는지 계절마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검정이 필요합니다. 상위권 학생들이라면 이런 보완까지 해서 논문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수준이 다르긴 하지만 누구나 단순한 계산을 이용하면서 차차 리서치와 통계처리의 폭과 깊이를 넓혀갑니다. 일종의 나선형 피드백을 통해 보고서의 수준이 올라갑니다. 능숙한 사람은 이 과정이 짧고 빠르지만 초보자는 길고 느린 것이 다를 뿐 단순함에서 복잡함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현상에 대한 통계분석이라는 업무의 본질적 특성입니다. 이런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면 누구나 흥미로운 보고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통계는 정답이라는 게 애초에 불가능하단걸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는 학문입니다. 지나치게 거친 표현이긴 해도 단순한 계산과 복잡한 계산이 있는 거지요.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보고서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상위권 학생들만을 타겟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리서치활동을 통해서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권장될 뿐 아니라 모든 레벨의 대학에서 소논문 활동은 높게 평가하고 있으니 수능과 내신에서 열악한 학생들에게 이런 비교과가 더 절실할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들과 하는 연수도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하는 리서치활동을 전제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직접 자료를 조사하면 시간 걸리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100여개의 데이터세트를 이용해 단순한 계산에서부터 복잡한 계산까지 반복해서 연습합니다. 시행착오를 압축적으로 겪으며 하나의 완성된 보고서로 접근해 가지요. 학기가 시작되면 선생님들의 권위를 이용해 다양한 서베이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해서 실제의 데이터로 재미난 분석을 해볼 수도 있을 거고 학교간의 차이도 분석해볼 수 있을 겁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단 한 번도 수학을 접한 적이 없던 분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통계처리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가져가다 학교 서베이 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 실 수 있습니다. 새학기에는 반드시 서베이 동아리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
‘부모소득과 과목 점수와의 상관성 비교’, ‘시험전후의 우울증 빈도의 변화 검증’등 매우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참치회가 진짜 참치일까 아닐까라는 의문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연구주제를 학생들 스스로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잘하면 신문에서 선생님들을 볼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럼, 새해 아무쪼록 건강하십시오.
오태민 드림
※ 강의안내는 첨부 자료에 있습니다.
※ 그래도 강좌진행에 감을 갖지 못하실 것 같아 제1강 교안과 강좌 시 돌려볼 가상 데이터세트들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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