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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사 아래의 가을 형각강(금강): 끝부분에 양공공 산소
미호서원 신사 상량문, 신사년 (渼湖新舍上樑文, 辛巳) 제월당집 (霽月堂先生集) 7권
미호의 이 깊고 그윽한 곳이야말로 실로 아름다운 경치로 특별한 절경이다. 계룡산이 형수를 만나 끌어당겨 겉과 속의 옷과 띠가 되었다. 노산의 봉우리가 구룡산까지 이어져서 멀고 가까운 병풍이 되었다. 뭇 봉우리들이 사방에 모여 있고 아지랑이가 천 겹이나 쌓여 있다. 서쪽에 들녘이 펼쳐져서 십리에 푸른 황무지가 보이고, 맑은 강 흰 돌은 어부들이 낚시질하기 좋다. 노을 지는 긴 하늘은 자주 목동의 피리소리 속에 들어오고 주변의 형세는 저절로 호리병 속 같은 천지가 되는구나.
惟玆渼湖之深幽。實是佳境之特絶。鷄山會荊水控。表裏之帶襟。魯岫聯懸峯列。遠近之屛障。群巒四集。挹翠嵐於千重。一郊西開。望靑蕪於十里。淸江白石。摠宜漁子之釣磯。落照長天。幾入牛童之牧笛。周遭體勢。自作壺裏之乾坤。
● 지은이 송규렴( 宋奎濂 : 1630∼1709) 호 제월당(霽月堂) 송준길 문인. 성균관 전적과 삼사언관, 용담현령. 대제학, 이조판서 역임. 시호 문정(文貞). 회덕현 미호(댐 밑 왼쪽)에서 학문에 열중. 신임사화 때 강진으로 유배되어 죽음. 미호서원(渼湖書院, 왼쪽)에 배향.
○ 미호서원은 각회와 오가리 사이 강건너(왼쪽)에 있었는데 취백정(翠白亭)만 남아 있다. 위 글은 제월당 송규렴이 미호서원(왼쪽)에서 형강이 구룡산(오른쪽) 밑으로 오가리를 거쳐 병풍같이 깎아 지른 하석의 산 절벽 밑을 감아 돌며 노산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읊은 것이다.
대청댐 밑 미호의 취백정. 뒤는 구룡산
현암사가 걸려 있는 현도산(구룡산)
문의 지나는 길에 현사를 보며 (文義道中見懸寺) 남해유배일기(南海流配日記)
작은 암자 푸르고 높은 봉우리에 있고 小菴高在碧峯巍
암자 아래로 푸른 물 구비구비 흐르네 菴下淸流曲曲戱
붉은단풍 흰 모래사장 남쪽 가는 길 紅葉白沙南去路
가을 생각에 배회하며 어쩌질 못하네 下禁秋思暫徘徊
● 지은이 박성원(朴聖遠 1697숙종 23~1767영조 43) 본관 밀양. 자 사준(士濬), 호 포암(圃菴). 진사로서 예학(禮學)에 뛰어나고 음운학(音韻學)에 밝았다. 1744년(영조 20)에 기로사(耆老社) 사건으로 남해로 귀양가면서 현암사를 보고 지은 시이다.
문의현사 (文義懸寺) 백담집 (栢潭集) 3권
꽂힌 듯한 강물이 좁은 계곡을 헤쳐나가고 挿漢撑孤峽
강가에 작은 암자 걸려 있네 臨流掛小庵
고기는 소나무 아래 바위에 놀고 魚遊松下石
스님은 물 가운데 감실에*누워 있네 僧臥水中龕
골짜기의 기운은 길어서 비가 되고 壑氣長成雨
강의 물기는 저절로 아지랑이가 되는구나 江霏自作嵐
아마도 금산의 옛 경치인듯 하여 金山疑舊境
시 짓고 싶은 흥취를 감당할 수 없구나 覓句興難堪
● 지은이 구봉령(具鳳齡 1526 중종 21∼1586 선조 19). 본관 능성(綾城). 호 백담(栢潭). 이퇴계의 문인. 병조좌랑, 이조참의, 충청도관찰사, 대사간, 부제학, 대사성, 이조참판, 대사헌. 전라도관찰사 역임. 당쟁에서 중립을 지킴. 저서에 《백담집(栢潭集)》. 시호 문단(文端).
* 감실은 신주를 모셔두는 집모양 장.
현사 (懸寺) 서당사재 (西堂私載) 1권
강물 따라 돌다리 맴돌고 緣江石磴轉
걸음마다 붙잡고 오르기도 지치네 步步倦躋攀
위험한 난간에서 가을해 바라보니 秋日危欄望
맑은 아지랑이 속에 고을과 산이 몇인가 淸嵐幾郡山
범종과 목어는 하늘의 반을 울려 퍼지고 鍾魚半天吼
구름과 나무는 절위에서 한가로워라 雲木上方閑
벼슬살이 누가되어 끝내고 대나무 짚고 符竹終爲累*
돌아가는 깃발에 석양빛이 남았네 敀旗夕照殘
● 지은이 이덕수(李德壽 1673 현종 14 ~1744 영조 20). 본관 전의(全義). 호 벽계(蘗溪)·서당(西堂). 문의현감, 이조좌랑, 간성군수. 대제학 역임. 경종실록 편찬에 참여. 경묘행장(景廟行狀) 찬진(撰進). 당나라 《여사서 女四書》를 언해. 《국조오례의》 수정. 저서로 《서당집》·《서당사재》. 시호 문정(文貞).
*군수(郡守)에게 주는 동호부(銅虎符)와 죽사부(竹使符)
대청댐을 내려다보는 현암사
문의현사를 바라보며 (望文義懸寺) 용주유고 (龍洲先生遺稿) 1권
강물은 산의 아래를 삼키고 江水呑山足
푸른 언덕에 옛 절이 매달려 있네 蒼崖古寺懸
고기와 용은 범어를 의심하고 魚龍疑梵語
갈매기와 백로는 꽃자리를 훔치네 鷗鷺掠花筵
땅이 험하여 나그네 적고 境絶行人少
연기 일어 불이 불법을 전하는데 煙生法火傳
아아 나의 긴 나그네길 절박하여도 嗟余迫長道
스님의 참선과는 인연이 없도다 禪榻却無緣
● 지은이 조경 (趙絅 1586 선조 19 ~1669 현종 10). 본관 한양(漢陽). 호 용주(龍洲)·주봉(柱峯). 형조좌랑, 목천현감. 이조좌랑, 이조정랑, 형조참의, 김제군수, 전주부윤, 대제학 및 각 조의 판서를 두루 역임. 남인으로 활동. 척화론(斥和論)을 주장 . 저서로 《동사록》·《용주집》. 포천 용연서원, 흥해 곡강서원, 춘천 문암서원에 배향. 시호 문간(文簡).
*禪榻: 참선할 때 앉는 의자
현도산(구룡산) 장승공원
양공공 산소 노산리앞 대청댐의 보조댐 밑 형각강(금강)
회덕경계 문의현의 형강진에서 (荊江津文義懷德界) 백담집 (栢潭先生文集) 4권
중원의 명승지와 우연히 이름이 같은데 中原名勝偶相侔
만경창파는 맑아서 푸른 기름을 뿌린 듯하고 萬頃粼粼潑綠油
번구의 구름산은 악현의 물가를 둘러싸며 樊口雲山圍鄂渚
형문의 연기낀 나무는 오주를 안고 있네 荊門煙樹擁吳洲
노을 속의 외로운 오리는 긴 하늘 밖에 있고 落霞孤鶩長天外
버들은 온화한 바람에 너른 들머리에 늘어졌네垂柳和風大野頭
근심하고 즐거워하던 범공은 이제 안 보이니 憂樂范公今不見
이 사이에 누가 악양루에 오겠는가 此間誰着岳陽樓
● 지은이 구봉령(具鳳齡 1526 중종 21∼1586 선조 19). 본관 능성(綾城). 호 백담(栢潭). 이퇴계의 문인. 병조좌랑, 이조참의, 충청도관찰사, 대사간, 부제학, 대사성, 이조참판, 대사헌. 전라도관찰사 역임. 당쟁에서 중립을 지킴. 저서에 《백담집(栢潭集)》. 시호 문단(文端).
*번구는 유비가 적은 수의 군사로 조조군사를 물리친 곳으로 호북성 악성이다.형문도 호북성에 있으며, 유비와 조조가 싸운 곳이다. 오주는 오나라로, 유비가 손권과 연합하여 조조를 물리친 것을 의미한다. 악양루는 동정호에서 수군을 조련하려고 세운 누각이고, 범공은 악양루를 읊은 시인 범중엄을 의미한다. 이 시는 형각강을 당시의 적벽강에 비유한 것이다.
양공공 산소 노산리앞 대청댐 보조댐
형강에서 (荊江) 용주유고 (龍洲先生遺稿) 2권
일년에 세 번이나 형강을 건너니 三渡荊江一歲中
모래밭 갈매기가 응당 이 노인을알아 보리라 沙鷗應識此衰翁
세월 속에서 물결이 흘러감을 배우며 光陰學水波瀾逝
명승지는 오고 가며 마음에 감상하네 名勝賞心來去同
언덕 위 어촌은 노을을 머금고 岸上漁村含落照
나루의 뱃사공은 가을 바람에 의지하네 津頭舟子倚秋風
힘을 다해 애씀을 내 어찌 한탄하리 驅馳道路吾何恨
새로운 시구를 얻는 법 솜씨가 좋아졌네 嬴得新詩句法工
● 지은이 조경(趙絅 1586 선조 19~1669 현종 10). 본관 한양(漢陽). 자 일장(日章). 호 용주(龍洲)·주봉(柱峯). 대제학, 이조판서. 병자호란 때 척화를 주장, 숙종 때 청백리에 녹선. 저서에 《용주집》.
양공공 산소 노산리앞 대청댐 보조댐 물안개
군사를 거느리고 형강을 지나니 이순 고경명이 생각남. 8월 11일 (師渡荊江 有懷高而順 敬命○八月十一日) 중봉문집 (重峯先生文集) 2권
우리나라의 비휴짐승 같은 백만 군사 있어도 東土豼貅百萬師
어렵고 위태로움 구제할 방법 어찌 없겠나 如何無術濟艱危
형강에서 약속한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지 荊江有約人何去
가을 바람이 노를 칠 때 견딜 수 없구나 不耐秋風擊楫時
● 지은이 조헌(趙憲 1544 중종 39~1592 선조 25). 본관 배천(白川). 자 여식(汝式), 호 중봉(重峯)·도원(陶原)·후율(後栗). 문신·학자·의병장. 임진왜란 때 금산에서 700명의 의병을 이끌고 분전했으나 중과부적으로 모두 전사하여 700 의총에 묻힘. 기호학파에 많은 영향을 줌.
* 비휴: 호랑이 또는 곰과 비슷하다는 맹수로 용맹한 군사를 의미
대청댐
형수를 건너며 (渡荊水) 다산시집(茶山詩集) 2권
숲 속에는 초가집 여러채이고 林裏重茅屋
모래밭 머리엔 나룻배 하나 沙頭一桁船
골짜기 사이로 기러기 바르게 돌아가고峽開歸雁直
따뜻한 물결에 멱감는 오리도 곱구나 波暖浴鳧娟
외로운 구름 밖에는 상당(청주) 上黨孤雲外
첩첩 산중 언저리에는 화양동이다 華陽疊岫邊
바쁘면 언제나 일을 그르치니 每從忙處誤
산천 구경을 어찌 두루 할고 得領山川
● 지은이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자 미용(美鏞). 호 다산(茶山)·사암(俟菴)·여유당(與猶堂)·자하도인(紫霞道人). 문장과 경학에 뛰어나 유형원과 이익 등의 실학을 계승하고 집대성. 지평·수찬, 경기도암행어사 동부승지·병조참의 좌부승지·병조참지··부호군·형조참. 규장각의 편찬사업에 참여.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저서가 있다.
대청댐 백로
형강의 길 위에서 (荊江道上) 화당집 (化堂先生集) 1권
맑은 강 흰 비단 같아 밝고 빈 하늘 잠겨 있고 澄江如練蘸晴虛
붉은 나무 푸른 산 그림도 이만 못하네 紅樹靑山畫不如
흰 갈매기 되어 세상 밖에서 놀고싶네 願化白鷗遊物外
물과 구름 빈곳을 날아서 오가며 飛來飛去水雲墟
● 지은이 신민일(申敏一 1576선조 9∼1650효종 1) 본관 평산(平山). 자 공보(功甫). 호 화당(化堂). 성현도찰방, 감찰, 연서도찰방, 은계도찰방, 동부승지, 우승지, 대사성. 정묘호란 때 청나라와 화의에 반대, 유배.
형각강(금강) 하류 시목리
형강의 죽창 이시직이 있는 곳을 지나다 보니 느낌이 있어 지음 (過荊江 李竹牕 (時稷) 所藏有感) 초려문집 (草廬先生文集) 9권
끝없이 길게 흐르는 강은 십리까지 소리 들리고 衮衮長江十里聲
청산은 말없이 석양에 밝구나 靑山無語夕陽明
누가 알리요 한 조각 충청도 땅에서 誰知一片西湖土
동방의 예와 의 명성이 최고였음을 收盡東丘禮義名
● 지은이 이유태(李惟泰 1607선조 40~1684숙종 10). 자 태지(泰之), 호 초려(草廬) 참봉·대군사부, 이조참의, 동부승지, 이조참판 등에 제수되었으나 나가지 않음. 송시열 등과 북벌 계획에 참여. 이차 예송(禮訟)때 남인의 배척을 받아 영변으로 귀양감. 문집으로 《초려집(草廬集)≫.
* 이시직: 병자호란 때 현도면의 보성 오대남 등과 함께 강화도에서 분사하여 죽은 충신이다. 대전 송촌동에 정려가 있다.
西湖: 西는 호서, 즉 충청도를 의미, 湖는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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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교수님! 좋은 집안이네요!
대청댐의 아름다운 풍경이 좋습니다.
산소 주변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