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호국원이장 ㆍ분묘개장이전
개장유골 화장이라는 좀 색다른 경험이라고 공유 차원에서 작성해 보았습니다.
아버지 명의의 선산이 있습니다.
그 선산에 할아버지, 할머니 즉 아버지의 부모님 묘지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멀리 계시고 선산은 제가 사는 광역시의 행정구역 안에 있습니다.
아버지는 연세도 많으시고 다리도 불편하셔서 제가 매년 사람 사서 벌초도 하고 명절에 조부모님 묘지에
부부가 함께 다녀옵니다.
그런데 조부모님 묘지가 올라가는 길이 산이라서 길도 제대로 없고 올라가기 가파르고 실제로 아내가 발목을
다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조부모님 묘지를 개장해서 화장하고 두분 위패를 절에 모시는 게 어떠냐고 하더군요.
아버지께 그 말씀을 드렸더니 본인도 오래전부터 그렇게 하고 싶으셨다고 하시면서 진행하라고 하셔서
그 부분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먼저 절차가
1. 개장신고서 작성 (묘지가 있는 곳의 동, 읍, 면 혹은 구청에 가서 작성해야함)
두 분이면 각각 한장씩 작성해야함. 이때 돌아가신 분의 제적등본 필요함.
2. 2-3일 뒤에 개장신고필증 받기.
3. 해당지역 화장 시설에 15일 전 예약하기.
원활한 예약을 위해서 해당날짜 15일 전 밤 12시 넘어가면 인터넷으로 예약함.
업자들이 대행함.
4. 예약일날 아침에 개장 하고서 유골 수습후 화장시설에서 접수후 화장하기
5. 화장시설내 산골하는 곳에서 산골하기.
대충 이렇게 됩니다.
일단 개장하기 위해서 여러 업체를 검색하고 후기도 보고 하다가 어느 한곳에 전화하니
친절하게 전화도 받고 화장장 예약도 업자분이 예약하고(이건 원래 업자들이 대행함)
위에 절차도 알려주시더군요.
비용을 물어보니 적당한거 같아서 예약하는데 미신이지만 좋은 날들을 고르라고 날짜를
보내줍니다. 그런 날들은 대개 손 없는 날, 대공망일 등등이 있습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날로 골라서 예약했습니다.
그게 어제 10월 15일 이었습니다. 일요일이라 저희 부부가 쉬는 날이고 해서 골랐습니다.
아침 9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정확하게 시간 맞춰서 오시더군요.
산아래에서 인부 두명과(우즈벡 출신 남자 두분 이었음) 그 업자분이랑 같이 올라가서
작업 시작하고 끝나니 한 2시간 정도 흘렀더군요.
그 업자분이 유골을 담는 유골함과 화장후 재를 담는 유골함을 가지고 오셨더군요.
처음에 묘지 앞에서 간단히 제를 올리고서 개장을 시작합니다.
작업중에 좀 신기한 일이 있었는데 할머니 묘지에서(돌아가신지 30년 넘음) 관이 그대로 보이더군요.
나무가 썩지 않고 그 형태를 온전히 가지고 있어서 놀랬는데 이런 경우 아주 아주 드물게 시신이 썩지 않고
미라화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추가 비용이 든다고 하시더군요. 이건 처음에 상담시에 얘기한 내용이었습니다.
조심스레 뚜껑을 열러보니 다행히 유골만 있었는데 나무 뿌리가 관 아래에서 파고 들어 시신을 자양분으로(?) 썼더군요.
대퇴골 골절로 수술하신 철심도 박혀 있고 틀니도 있고 ...
나무뿌리가 시신을 파고 들면 후손에게 안 좋은 일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희 집안에 우환이 많았는지....ㅠㅠ
반면에 할아버지 묘지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아버지께 전화해보니 아마도 관을 쓰지 않고 시신만 묻은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관은 상여와 함께 태우신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화장장 시설에 두분 예약을 했으니 할아버지 묘지에서 머리부분 몸통 다리부분 정도로 가늠되는 부분의 흙을 조금씩 담아서
유골함에 대신 넣었습니다.
작업이 끝나니 시간이 약 11시 30분 정도 되더군요.
화장시설 예약 시간은 오후 2시 20분 이이서 절에 먼저가서 두분 위패 모시는 걸 신청하고 화장시설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절에 갈때 두분 유골을 제차에 직접 싣고 가는 드문 경험을 했는데 두분이 돌아가신지 각각 30년과 50년이 넘어서인지 특별한 악취나 그런것은 일절 없었습니다.
생전에 좋아하시던 절에 두분 위패를 모시게 되어서 좋았고 특히나 유골이나마 다시 그절에 들르시게 되니 아마 좋아하셨겠지요.
절에 도착해서 종무소에 들러서 위패 신청을 하고 금액을 입금하면 끝이 납니다.
화장시설에 도착해서는 제일 먼저 할 일은 접수를 하는 겁니다. 예약했다고 바로 화장을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접수실에 가서 개장 신고필증을 보여주고 신청서 두분 걸 각각 한부씩 작성해서 접수합니다.
화장시설에 가 보니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이 너무나도 많더군요. 장례차를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모여있는걸 보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사랑하던 부모님을 떠나 보낸 분들,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
화장장의 분위기는 엄숙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둡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느낀건데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다들 너무나도 친절하셨습니다.
나중에 화장이 끝나고 산골하는 곳을 물으니 화장된 유골을 담아서 주시는 분이 직접 30여 미터를 따라 나와서 길을 보여주시면서
안내해주셔서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직원이 작은 팻말을 들고 나와서 고인인 된 분들이 입장하는 통로로 나오시고 직원이 길다랗게 생긴 카트를 가지고 싣고서 이동합니다.
화장시설 문앞에서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옆에 대기 시설에 가면 실시간 모니터에 고인이 되신 분 이름이 모니터에 각각 나오면서 화장 과정을 보여주고 수골하는 과정도 모니터로 보여줍니다.
화장과 수골하는 과정이 끝나면 방송으로 몇번 수골 과정이 끝났으니 유골함을 가지고 오라고 방송을 합니다.
그러면 유골함을 들고 가서 받아오면 됩니다.
이제 화장된 유골함을 산골하는 곳으로 가져가서 그곳에 부우면 모든 일이 끝납니다.
물론 납골당에 모실 분은 그 유골을 예쁜 유골함에 담아서 미리 신청한 납골당에 모시면 되겠습니다.
모든게 처음이라서 어리버리 하고 서툴렀는데 직원분께 물어보고 해서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화장시설을 다들 혐오시설이라고 하는데 그곳의 냄새는 전 딱히 아무런 냄새도 없었고 시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라 그런지
깨끗하게 잘 관리된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든 직원들이 친절한 것도 또한 좋았습니다.
삶이 끝나고 나서 가는 곳이라 그런지 다양한 사람들이 가족을 잃은 것을 보았고 저희 부부가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계기가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상 개장유골 화장한 경험이었습니다.
추가 사항 팁 조금...
1. 개장후 유골 수습후 땅을 다시 덮는 과정에서 "땅을 잘 썼습니다." 라고 말하며 동전을 홀수로 던져서 땅을 덮습니다. 동전 몇개 (십원 짜리든 백원 짜리든 상관 없답니다)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없었는데 아내가 짊어진 등산 가방에서 우연히 동전이 발견되어 잘 썼습니다.
2. 저희 선산이 가팔라서 선산에 갈때는 등산복을 입고 가고 미리 검은색 정장을 차에 두어서 화장시설 화장실에서 검은색 정장으로 갈아 입었습이다.
개장 유골 화장이지만 엄연한 간소한 장례이니 검은색 정장을 지참하시는것이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