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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트 뭉크의 골고타 언덕
[교회미술 산책] 골고타 언덕
- 1900년,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 캔버스에 유채, 80×120cm, 오슬로 뭉크미술관, 노르웨이.
골고타 언덕 위에 홀로 덩그러니 서있는 가녀린 십자가가 있고, 거기에는 발가벗겨진 연약한 그리스도가 비참하게 매달려있다. 이는 뭉크 자신의 처지를 서양문화 깊이 자리 잡은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에 비유한 것이다. 그리스도는 광야에서 악마로부터 세속적인 부와 명예를 위해 영혼의 고결함을 버리라는 유혹을 받는다. 이런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예술을 위해 부, 명예와 사랑을 포기하려고 몸부림치는 작가의 예술가로서의 운명을 표현한 것이다.
예수님의 결백한 선한 모습과 대조적으로 언덕 위를 가득 메운 군중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진 음흉하고 악한 모습이다. 화면을 뒤덮는 깊은 푸른색은 앙상한 모습의 고독한 예수님을 더욱 처참하고 드라마틱하게, 그러면서도 고귀하게 보이도록 연출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통적으로 성스러운 아우라로 포장된 구세주는 온데 간데 없고 단지 뼈저린 외로움으로 고통 받는 인간 예수님의 모습이, 그리고 고독한 예술가 뭉크의 모습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