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만으로도 멈춤⋅채움⋅비움⋅기쁨이 되는 명물 공간
- 별마당도서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센트럴플라자 B1. -
책이 있는 공간이 자꾸 사라진다고 염려한다. 어찌 공간뿐인가. 요즘 젊은 세대들은 손안의 핸드폰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한다. 그러니 부피가 있는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이나 펼쳐보는 일조차 거북해한다. 그래도 책은 수없이 출판된다. 하지만 옛날처럼 책을 소중히 여기거나 귀히 여기는 풍토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 많던 헌책방은 다 어디로 갔는가. 그 많던 서점은 또 다 어디로 갔는가.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사던 시대도 변했다. 검색해 보고 집에서 주문하면 이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이면 받아볼 수가 있다. 발품 눈품을 팔지 않아도 얼마든지 책을 사서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서점이나 헌책방은 말할 것도 없고 도서관까지도 종이책을 꺼려한다. 전자책, 오디오 북 등으로 대신하여 공간을 다른 용도로 쓰고자 한다. 그럼에도 책이 있는 공간을 사람들에게서 떠나보낼 순 없다. 추억의 공간이 될지라도 사람들 속에 책이 있는 공간은 정겹고 아름다운 공간이다. 결코 없어질 수 없는 공간이다. 그런 공간을 찾아보는 마음은 그래서 즐겁기만 하다. 오늘은 그런 안타까움과 새로운 기대감으로 서울 강남의 책이 있는 명소인 삼성동 스타필드 코액스 몰 별마당 도서관을 찾아본다.
별마당도서관에 들어서면 그 웅장한 위용에 먼저 놀라고 만다. 뿐인가 서울의 강남 중심지답게 화려함도 그렇다. 별마당 도서관은 2017년 5월 31일 개관했다. 코엑스 센트럴플라자 중심에 총 2,800㎡ 복층으로 구성된 대형 서고다. 서가의 높이가 무려 13m나 되며 서가마다 은은히 불빛이 내려 신비로운 안온한 분위기를 갖게 한다. 다양한 테이블들이 놓여있고 노트북 작업도 가능케 콘센트도 있다.
5만 여권의 장서가 1층엔 문학⋅인문학, 지하 1층엔 취미⋅실용 관련 서적으로 채워져 있고, 외국 원서 코너, 유명인의 서재 코너, e 북 코너, 해외 잡지까지 600여 종의 잡지를 모아놓은 잡지 특화 코너도 있으며, 특히 1층은 지하 1층을 내려다보면서 여유로운 독서가 가능한 독립적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접근성도 좋다.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270미터, 충분히 대중교통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며, 코엑스몰도 함께 구경할 수 있어 멋진 눈요기도 가능하다. 단순한 서고의 기능만이 아니라 별마당도서관만의 가치와 철학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한 아트프로젝트 공간으로 명사나 작가 초청 특강, 컬쳐 클럽, 북 토크나 도서관 콘서트, 메타버스 특강같은 특별강연과 각종 공연을 위한 공간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휴식과 여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 힐링 공간이다.
별마당도서관은 멈춤(space)⋅비움(healing)⋅채움(books)⋅기쁨(events)의 4가지 주제로 이루어진 문화감성 공간이라고 한다.
"멈춤(space)" 공간은 가장 넓은 공간으로 약 850평 규모의 복층 구성에 13미터의 서가가 부드러운 조명 속에 우리를 안내한다. 복층구조라서 윗층에서는 아래가 움푹 들어간 Sunken 공간으로 내려다 보는 조망이 가능한데 바쁜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서가와 조명 앞에서 잠시 멈춰 보라는 의미일 것 같다.
"비움(healing)" 공간은 책자형 도서와 e-book 저널과 다양한 학회지 등 세대별 직업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무거워진 우리 생각 주머니를 잠시 비워 healing케 함으로 새로운 마음의 자양분을 채우라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런가 하면 "채움(books)" 공간은 별마당의 자랑인 5만여권 책을 통해 모자라는 부분들을 채워보자는 의미일 것 같다. 내가 처음으로 보는 책들, 감히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이 많은 책들의 모음, 그리고 다양한 그런 책들 속에서 도전도 받고 새로운 각오도 다지는 나를 채우는 공간으로의 의미일 것이다.
또 하나 "기쁨(events)" 공간은 ‘EVENTS=ART PROJECT’로 별마당도서관의 가치와 철학을 표현한 예술작품들을 만나는 기쁨을 맛보는 곳이다. 오늘도 열린아트 공모전 수상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이처럼 단순히 책만이 있는 거대한 공간이라는 것만이 아니라 책과 함께하는 공간으로서의 아름다움과 유익함을 골고루 보여주고 나누고 있는 별마당도서관이기에 분명 이 시대 우리에게도 많은 공감과 감동으로 함께 해주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열린 무대를 통해서는 뜻깊은 문화행사를 원하면 이용할 수 있다 하며, e-book 탭만 하더라도 검색용이 아니라 수록되어 있는 리스트에서 원하는 잡지를 클릭해서 볼 수 있게 되어있는 등 실용적이다.
그 외에도 별마당도서관의 취지인 복합문화감성과 공감대를 같이 하는 소규모 출판사들의 도서와 각종 굿즈들도 진열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 많은 책들이 기증으로 이뤄졌다니 그 또한 놀랍기만 하다. 매주 화요일은 ‘책 나눔의 날’로 다 읽은 책이나 더이상 필요치 않은 책을 가져와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하며 나누기도 한다고 한단다. 이런 대단한 공간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가.
별마당도서관의 위치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스타필드 코엑스몰 B1 (02-6002-3031) 이며, 도서관 운영시간은 공식적으로는 연중무휴로 10:30-22:00까지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서 보는 것만으로도 멈춤⋅채움⋅비움⋅기쁨이 되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공간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최원현 nulsaem@daum.net
《한국수필》로 수필,《조선문학》으로 문학평론 등단. 한국수필창작문예원장·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월간 한국수필 발행 겸 편집인⋅국립세계문자박물관 이사⋅사)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역)·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수필문학상·동포문학상대상·현대수필문학상·구름카페문학상·현석김병규수필문학상·조연현문학상·신곡문학상대상⋅펜문학상 수상 외, 수필집《날마다 좋은 날》《그냥》《누름돌》《고용, 그 후》등 18권, 문학평론집《창작과 비평의 수필쓰기》등 2권, 중학교《국어1》《도덕2》등에 수필 작품이 고등학교 《국어1》《문학 상》등에 수필 이론이 실려 있다.
계간 문장 2023년 가을호(통권 제6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