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인 후 쇠고기 살짝 익혀 계란노른자에 찍어 먹는 맛 일품 끓인 육수에 쇠고기 살짝 익혀 계란노른자에 찍어 먹는 맛 일품
육식금지가 풀렸지만 대다수 일본인들은 1천200년 동안 기피해온 육식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으며, 육식의 조리법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반면 영주들은 천황의 육식장려와 더불어 육식을 좋아했습니다. 따라서 외국조리법을 배워서 일찍부터 육식을 시작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고기와 채소를 넣어 끓이는 스페인의 전통요리 '코시도(Cocido)’라는 설이 있습니다. 코시도는 여러 종류의 고기와 채소를 큰 냄비에다 오랜 시간 끓이고 마지막에 식초를 넣어 먹는 방식입니다.
이런 요리법들이 유행하면서 서민들도 육고기 조리법을 습득했습니다. 쇠고기에 파, 곤약, 두부 등을 넣은 뒤 된장, 간장, 설탕 등으로 양념해서 끓이는 일본 특유의 관동식 스키야키의 시초격인 쇠고기 전골이 탄생하게 되죠.
관서식은 쇠로 만든 냄비에 기름과 간장을 두르고 고기를 달달 볶다가 고기는 다른 그릇으로 옮겨 계란 노른자에 찍어 먹습니다. 고기 육즙이 흘러나온 냄비에 파, 쑥갓 등 채소와 두부, 곤약 등도 익혀 먹기도 해요. 그 후 육수를 부어 우동이나 실곤약 등을 익혀 먹기도 하고 죽을 끓이기도 합니다.
스키야키의 어원은 육고기를 쟁기(鋤·스키) 위에서 구운데서 나왔다는 설, 삼(杉·스기) 나무판자에 끼워서 구웠던 '스기야키’설, 얇게 저민 어욱(스키미)에서 왔다는 등 여러 설들이 있죠.
1923년의 간토 대지진 이후 관서 지방의 스키야키가 관동지역에 전해지면서 쇠고기전골이 변형되어 '스키야키’로 불립니다. 처음에는 양고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육고기와 된장을 베이스로 한 육수로 만들어졌으나 1877년부터 간장을 베이스로 한 육수, 그리고 쇠고기만 사용한 전골 요리로 바뀝니다. 이후 두부나 실곤약 등을 쓰기 시작하죠.
간장을 베이스로 하여 설탕, 맛술 등으로 육수를 만들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입니다. 육수를 끓인 후 채소를 먼저 익히고 얇게 썬 쇠고기를 살짝 익혀 계란노른자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죠. 쇠고기 육수의 간이 스며들기 때문에 다른 소스에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 육수에 우동 사리나 실곤약 등을 넣으면 맛이 그만이죠.
요즘처럼 날씨가 무덥고 입맛이 없을 때 일본식 별미 스키야키 나베요리로 입맛을 돋우는 게 어떠세요.
<일본음식 전문 '가츠라’ 대구·경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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