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기공에 대한 고찰
Ⅰ.서론
기공(氣功)이란 진대(晉代) 도교(道敎)에서 처음으로 유래된 단어로, 진기(眞氣)를 단련하고 새로운 원기(元氣)를 양성하여 정기(精氣)를 튼튼하게 하는데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한의학의 양생법과 같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단순한 진리에서 볼 때 가장 자연에 가깝도록 인체를 만들면 질병의 발생을 막을 수 있으며 질병상태에서 회복될 수 있는 것이다. 질병의 발생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른 생활에서 발생되는 것이므로 기공의 단련에 의해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근래에 들어 전세계적으로 기공이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기공의 역사와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기공양생공법이 의학, 무학(武學), 요가, 선도, 불가, 유가, 카톨릭 등의 각 종교의 심법 속에 내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각 문파들의 수행법들이 모두 기공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이런 수행법들이 각 문파에 따라 서로 달리 이름지어졌다. 예컨대 유가(儒家)에서는 정공(靜功) 또는 정좌공(靜坐功), 존심양성법(尊心養性法) 등으로, 불가(佛家)에서는 선, 좌선, 참선, 명심견성법(明心見性法) 등으로, 도가(道家)에서는 연단법(煙丹法), 성명쌍수법, 수심연성법(修心煉性法) 등으로, 카톨릭에서는 정좌묵상, 요가에서는 관법, 내관법, 무가(武家)에서는 내공(內攻), 의가(醫家)에서는 양생법(養生法), 도안안교(導引按蹻), 도인행기(導引行氣) 등으로 불리웠으나, 오늘날의 사고방식으로는 모두 기공의 전신이라 할 수 있다.
기공양생공법(氣功養生功法)에는 그 수련 방법으로 호흡법과 체조법, 안마법(按摩法) 등의 내용이 있다. 이 양생법에 있어서 호흡법 등은 바로 불교에서 오랜 기간 동안 구도를 위해 행해져 왔던 수련 방법인 선과 같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기공의 체조법과 안마법 등에 해당되는 부분 역시 불교에 포함되어 있다. 남북조시대에 인도로부터 불타의 정법을 전하러 왔던 달마대사가 가지고 온 역근경(易筋經)과 세수경(洗髓經) 등에 있던 불교 방법중 체조법과 안마법에 해당되는 도인법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불교의 도인법(導引法)의 내용이다.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것은 기원전 1세기 말 또는 기원후 1세기 초인 것으로 되어있으나 4~5세기경에 이르러서야 각 종파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불교의 주요한 수도 방법은 선정(禪定)이며, 이는 선(禪)이라는 단어로 포함되어진다. 선의 목적은 구도에 있으나 그 구체적 방법은 호흡조절(調息)과 정신통일(調心)로 고래의 양생법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동한말(東漢末) 안세고(安世高)가 역(譯)한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은 전통의 기공을 결합하였는데, 이것이 역사상 가장 처음에 유행된 불경이다. 기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불교종파로는 천태종, 선종, 밀종 등을 들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천태종의 실제적인 창조자로 알려진 지의(智顗, 智者大師)는 지관법문(止觀法門)과 육묘법문(六妙法門)을 펴내어 조신(調神), 조식(調息), 조심(調心)을 구체적으로 체계 있게 기술함으로써 현대 기공의 이른바 3조(三調)의 기틀을 마련했다.
소승불교, 대승불교, 천태종 등은 지적(知的)인 이론체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밀교(密敎)에서는 수행자의 신비적 체험이 그 이론적 체험만큼이나 수행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신비적 체험이 비록 보통 사람들이 체험하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체험일지라도 종교 교의의 기초를 구성하는데 매우 큰 부분들을 차지하고 있다. 대승불교의 정점에 위치한 밀교는 그 이론체계와 수행방법에 있어 타 불교 종파들과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그 차이의 주된 내용은 밀교가 심리적 체험을 매우 중시한다는 것이며 그로 인해서 밀교는 실천적 주술경향을 강하게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보면 불교기공은 선으로 대표되는 불교의 명상법과 달마대사로부터 유래되기 시작하여 현대의 무술공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불교도인법 그리고 주술적 경향을 나타내는 밀교의 독특한 수련방법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본 논문을 통해 불가기공의 범주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에 입각해 불가기공의 개념과 역사, 내용을 고찰해 보겠다.
또한 불교기공은 현재에 이르러 여러 가지 기공공법 속에 녹아 들어가 전해진다. 현대기공에서 잡념배제를 위해 사용되고 있는 청식법(聽息法), 수식법(數息法), 목관비준법(目觀鼻準法)과 앉은 자세 수련의 결가부좌법 등은 불교기공에서 전해진 것이며, 근래 유행되어지는 내경일지선공(內徑一指禪功)과 공경기공(空經氣功)은 불가의 도인법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본 논고에서는 불교기공의 개념과 그 내용 그리고 역사를 살펴보고 현대의 기공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고찰해 보겠다.
<불교기공에 대한 고찰/ 이승기⬝김광호 경희대학교 예방의학교실/ 대한기공의학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