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빛길 시문학(낭송)회
2023년 11월 4일(토) 개최한 제1회 시 낭송회에 참가한 분들의 시입니다.
낙엽이 곱게 물드는 가을, 시를 통한 서정과 명상의 마당...
많은 분들이 공유하여 뜻깊은 시간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낭송순으로...)
치유의 노래
ㅡ박보경(빠미라)
내 안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하모니
근원에서 시작하여
창조의 과정을 거쳐
운율이 되고 가락이 되어
흘러 넘친다
가락이 파상되어
노래가 되어 나오면
천상의 평안이 나를 통해 퍼져나간다
나로부터 시작하여
정화가 이루어지고
마음의 상처들이 사라지며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나를 보듬어 안는다
연보라빛 황금빛 오라들이
나를 감싸고
은은한 빛의 회오리는
기쁨 가득한 흐름으로
나를 치유한다
나의 입에서
감사와 평화의 노래가 끝없이 흘러 넘친다
추억여행
ㅡ박보경(빠미라)
낙엽이
한 조각씩 물들어가는
어느날 오후
지나온 여정을 되밟아 떠나보았다
천고마비의 계절이지만
오늘따라 하늘은
찌푸른 얼굴을 하고 있고...
몇 년 만에 다시 찾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지난 날의 기억들을 따라
회상에 잠기었다
수년간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이곳은
또 한 해의 새로운 가을을 맞아
예전보다 훨씬 활기차고
생명력 넘치는 곳으로 회복되고 있다
우리네 인생도
계절과 함께 변화하면서
단풍잎처럼 하나씩 하나씩 물들어
황혼의 지혜로 무르익어가는 듯하다
아직도 문밖에 서성이는 아이야
ㅡ박진양(도르도)
모두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가
얼마나 아픈지
그렇게 토해 낸
감사합니다
마지막 극미세한 경계의 언어까지도
아리랑 고개로
너울너울 춤추며
노래하며
너머간다
잃어버린 조각들
쓰레기통에 버려버린
경계 밖으로 유배보내버린 조각들이
가슴에 돌아와 웃는다
미안해
참 고생했다
무서웠지
남의 일처럼 이야기하는 것
괜찮은 척 하느라
힘들다고 무섭다고 두렵다고
말도 생각조차 못했던 아이야
내가 두 팔 크게 벌려
내가 나를 끌어안는다
미안해 고마워 고생했어
당연히라고 했던
죄의식의 감옥에서 살아내느라
수고하고 짐진 나를
이제야 ~~~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아이가 "예" 한다
정한수 한 그릇
내 안에 힘이 있다
ㅡ박진양(도르도)
힘이 솟는다
허허벌판에도
고향집 싸리문 밖에도 서 있던
솟대처럼
바람과
햇살과
눈보라와 함께
그렇게
우뚝 서 있다
네 안의 솟대힘은
그렇게 살아 있다
나는 사랑입니다
나는 근원의 빛입니다
나는 경계 그 너머의 것을 봅니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축복을 줄 수 있습니다.
네 안의 솟대힘은
그렇게 살아 있다
절정에 피우는 것
ㅡ여서완
꽃 피우는 것은 목숨 거는 일이다. 꽃 피우지 못하고
사그라지는 꽃송이를 보며 꽃 피운다는 것은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꽃송이들에 잔뜩 붙어 있는
진드기들에 오그라드는 꽃대들에 절대자의 잣대로
꽃 피웠다. 꽃 피운다는 것은 목숨 거는 일이다.
꽃봉오리 주위에 사방으로 도사리는 벌레들...
절정의 그대여
쇠약을 두려워 마라
절정 후의 포근함도 알게 되면
절정도 그대 품 안에 있음이니
사랑할 때도
꽃 피울 때도
목숨 걸듯
삶은
치열하게 피워야 하는 꽃송이인 것을
절정에 피우는 것이 꽃이다
천축행
ㅡ이은심
사립을 나서서
외길 타는 아씨
정초에
천산으로 가는 눈길이랴
푸른 댓잎 사각이는 소리를 밟고서
오라버니가 떠날 때 주신 아끼는 비단신은
첫봄 들인 가슴으로 꼬옥 품고서
섬돌 아래 핀 눈꽃을
사박사박 밟는 하얀 고무신아
너는 도무지 어디로 가고 있느냐?
세파에 얼어붙은 심장을 녹여 일어서는
무지개 비단길을 펼치시니
시어로 고문의 품새로 여는 문
저 멀리 떠오르는 사해의 붉은 햇덩이
새해의 하늘문 여는 조신한 걸음걸음
장엄한 천축국 돌이키는 샛길을 만드느뇨?
바다
ㅡJenny Park (CosmosGalaxy)
바다는 나를 시원하게 젹셔줍니다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때마다
나는 바다를 바라봅니다
나의 좁은 마음을 넓게 해주는 바다가
나는 참 좋습니다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파도
두 팔 벌려 나를 환영하는
이 아름다운 바다가
나는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바다여...
사람들도 바다처럼
한없이 넓은 아량으로
서로를 감싸안으면
세상이 더욱 빛나고 아름다울 텐데...
복본, 나에게로 또다시
ㅡ강병천(태얼랑)
돌맹이들은
크거나 작거나 둥글거나 모나거나
모두가 한 바위로부터 왔음을 알고 있다
꽃들은
풀숲에서나 시냇가 길가 모래밭에서나
모두가 한 그루에서 왔음을 알고 있다
물들은
강이든 샘이든 호수든 웅덩이든
모두가 한 바다로부터 왔음을 알고 있다
새들도
잘 날거나 못 날거나 잘 울거나 못 울거나
모두가 어미새의 품에서 왔음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모른다
감각과 관념으로 물든 가상의 무대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며 공부 중이라 정신이 없다
사람들은
이정표 아래 너무 오래 앉아 있다가
이정표를 목적지로 여기며 잠들어 있다
사람들은
메뉴판만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메뉴판을 음식으로 여기며 굶주리고 있다
하늘이 돌고돌아 세상이 바뀐다고
북소리 천둥소리 매일같이 들려오니
화들짝 놀라며 알게 되는 소식
목적지도 음식도 내 안에 이미 있었네
내 안에 있는 줄 모르고 밖으로만 돌아다녔네
근원의 신은 만물 속에 이미 있으니
안에서 그를 찾으면 순식간에 알게 되리
목적지는 내 안에서 문을 열어 나를 반기고
니르바나의 진수성찬을 아낌 없이 내어준다네
그러니 사람들이여
내 안의 나에게 경배하자
너 안의 너에게 경배하자
우리 안의 우리에게 경배하자
바위와 강물과 나무와 새들에게 경배하고
해와 달과 별들과 은하수에게 경배하고
생로병사 흥망성쇠에 담긴 섭리에 경배하자
정성으로 경배하는 사람들에겐
하늘 땅 사람 모든 곳 모든 것에서
거룩하고 아름다운 빛의 문이 열린다네
한없는 기쁨으로 빛의 축제가 열린다네
나에게로 또다시
빛 속에서 빛이 되어
얼~~~쑤~~~
***후기를 올리며...
참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2014년 가을 영성단체 신문명이 영성콘서트 첫 모임을 가질 때도
지금처럼 단풍이 물들어가던 가을이었고, 그 때도 시 낭송회로부터 시작했는데
시는 그만큼 우리 마음의 정수를 표현하고 전해주는 멋진 도구이기에
마치 하늘문을 여는 의식을 치루듯 그렇게 첫 회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로는 시즌1에서 시즌5에 이르기까지 간간이 시 낭송이 있긴 했지만
빛길 시문학회의 발족과 함께 시낭송 모임을 독립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두근거리고 설레는 마음이었습니다.
첫 모임을 기쁨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준 님들께
사랑과 감사를 드리고, 시들을 읽으며 공유해 줄 빛의 가족들에게도
영감 가득한 빛의 파동을 보냅니다.
***공지사항
매월 첫째주 토요일(2시 30분-5시 30분)은 빛길 시문학회 시 낭송의 날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분은 평소 준비한 자작시를 낭송하면 되고, 시에 재주는 없지만
함께 하고 싶은 분은 좋아하는 동서고금의 기존 시를 낭송하면 됩니다.
제2회 모임은 12월 첫째주 토요일(12월 2일)이며, 12월은 올해 마지막 달이라
송년회를 겸하여 <1부 시 낭송>에 이어< 2부 가곡의 밤> 행사를 인근 노래방에서
가질 예정으로, 시를 노래로 부르는 즐거움을 누려보고자 합니다.
참여를 원하는 분은 매월 모임 한 주 전까지 의사를 표현해주시면 됩니다.
(이름 닉넴 성별 연령 등 간단한 자기소개를 문자, 카톡 또는 메일로)
nhne1371@hanmail.net
첫댓글 금번 낭송회는 창립 모임이어서 우리 단체의 취지가 많이 반영되어
발표된 시들의 주제가 대체적으로 명상에 대한 것이었는데
앞으로 회수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표현으로
갈수록 감동적인 시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낭송회가 기대됩니다~^^
박보경님의 시는 자신의 실제 체험에 의한 얘기를 쉽고 자연스런 언어로 나타내어
듣고 보는 이로 하여금 해석하기 위해 애쓰지 않고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았고
박진양님의 시도 자신이 살아온 실제적인 내면의 문제를 명상으로 승화시켜가다가
종내에는 내면의 솟대로서 우뚝 서게 되기까지의 흐름을 간결하게 잘 나타내 주었습니다.
여서완님의 시는 수행이란 목숨을 걸어야 할만큼 중대한 여정임을 잘 표현해 주었고
이은심님의 시도 구도의 길을 가는 이의 다짐을 서정적으로 잘 전달해주고 있으며
LA에서 보내온 제니님의 시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교포 2세로서 한글시를 짓기엔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다에 이입된 자신의 마음을 잘 나타내주었습니다.
함께 한 모든 님들께 좋은 시들 공유할 수 있게 해 주어 감사의 말씀 드리는 바입니다.
처음으로 열리는 빛길 시문학회를 즐겁고 행복하게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단풍잎이 마음까지 물들이는 가을날 오후...
뜻깊은 시간 함께 하여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
낭송회 현장은 또 다른 생방송에 열기와
살아있음의 장이 되었습니다.
시를 통해
만납니다
메뉴를 보는것도 필요하지만
맛나게 먹는것~~내게는 최고의 장날입니다♡
내 안의 나들이 함께 모여
스스로를 축하하고 축복한 신나는 날이었습니다. ^^
몸과 마음이 함께 살찌우는 장 날인 것 같습니다 ~^^
제가 느낀 감상을 쓰겠습니다.
박진양님은 자신의 내면의 아이에 대한 아련한 슬픔과 치유의 과정을 진솔하게 그려내면서도, 승화시켜 힘으로 솟아나는과정을 표현 하셨습니다.
여서완님은 꽃피우는 과정에 우리들의 삶을 대입시켜 절정을 멋지게 장식하는 시를 써주셨습니다.
이은심님은 불교의 혜탈에 이루는경지를아름다운 시어로 표현하여 가슴을 시리게 하는 시를 쓰셨습니다.
제니박님의 시는 들을때에 넓은 바다가 내 눈앞에 펼쳐지며 제가 그 곳에 있는 듯 한 착각을 느끼게 해주는 시였습니다.
강병천님의 시는 돌맹이.꽃. 물.새와 같은 모든 자연들을 의인화 하여 인간과 같은 근본의 창조주에게서 왔음을 알리며, 기쁜마음을 빛의 축제를 다함께 열며 하나가 된다는 깊은 수행에서 나오는 시를
써주셨습니다.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도서출판 빛길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름다운 가을날
풍요롭고 멋진 시들을 남기신 분들께 축하와 감사를 전합니다.
참석못해 많이 아쉬웠지만
이렇게 님들의 시를 대하니 가슴 가득 행복이 밀려오네요.
아이디어 내시고 실천에 옮기신 태얼랑님, 시내신 님들, 참석하신 님들
👍💞
나중에 멋진 시집들이 쏟아지겠네요 ^^♡
직장일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네요.
아리화님도 평소에 시도 쓰고 그림도 잘 그리는데...
여건이 되면 언제든 또 함께 할 수 있을 걸로... ^^
모든 분들의 시 잘 읽었습니다...우선 빠미라님의 시는 웅장한 느낌을 주었슴니다...웅장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이해되는 시였습니다....
치유의노래는 마치 저를 가리키는 느낌을 많이받았습니다.....왜냐면, 저는 살아오면서 상처 투성이고 저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상처투성이라.....우리 인류는 모두 치유가 필요하다는걸 요즘 들어 절실히 느끼고있어 치유의노래라는 시는 마음과 심금을 울리는 그런 시였다고 생각합니다.
빠미라님의 추억의 노래는 가을의 냄새를 물신풍기는 시였고 근 3년간에 우리 인류의 경험과 그리고 현재 우리가 다시 밖에서 가을을 즐길수있음을 말해주는 희망적인 시였다고 생각합니다.
박진양님의 내 문밖에 서성이는 아야는 재 자신에게 말하는 시같았습니다....빠미라님의 치유의 노래와 비슷하게 상처 투성이인 저의 내면의 아이의 아품을 달래는 시같았습니다. 내안의 힘이있다는 희망적이고 저의 내명의 빛을 찾아가는 밝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서완님의 절정에 피우는것은 삶에 대한 과정을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았구요....제가 바다라는 시 를 안썼다면 이와 비슷한 주제에 시를 썼을것입니다.
이은심님의 천축행은....천축국은 인도를 말하는거죠? 왠지 불교적인 느낌이있고...발걸음, 도 (길)....올바른 길은 가고자하는 느낌을 받았구요.....
마지막으로 강병천님의 시는 우리의 광활한 우주, 인간의 삶, 자연, 천지만물이 다 하나에서, 혹은 근원에서 비롯된것임을 말하고, 우리 인류는 배우는 과정에 있기에...우리의 3차원 물리적인 차원에서는 그저 모든게 대립하는것같은대, 상위차원으로 올라갈수록,,,우리의 고차원 자아의 입장에서는 대립구도가 아니고...모든게....다 하나에서 왔기 떄문에......좋고 나쁘고가 아니고 우리는 신의 모든면을 경험하라 온 위대한 존제임을 인간의 언어로 잘 표현한것같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멋진 시로 함께 해 준 것도 고마운데
한 수 한 수 정성껏 소감 적어주어 더욱 더 고맙습니다.
집단명상 때도 멀리 LA 바닷가에서 홀로 시공간을 넘어
국내 회원들 못지 않게 적극 공명해주고 있는데
시에 대한 공감 역시 깊고 섬세하게 느껴집니다.
제니님의 다음회 창작시도 기대하겠습니다.^^
@태얼랑 감사합니다 태얼랑님......글짓기 아니 한글로 시쓰는거 재미있내요.....다른분들의 시들도 기대가 되내요...다음에는 어떤시를 들고 나올지 무지 기대됩니다...태얼랑님의시도 잘읽었고 다른 참가자들의 시도 잘읽었습니다.....재가 바닷가 긑처에 살다보니..갑자기 바다라는 시를 지어야갰다는 생각을했습니다...순간적으로......
@CosmosGalaxy
축복합니다
함께 하여 늘 고맙습니다.^^
너무 감동입니다. 내 영혼 깊은곳에 솜 같은 포금함을 느끼게 하는군요!
실체를 전할 수 있는 시의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
공감해주어 고맙습니다. ^^
왕대밭에서 쑥쑥 올라오는 죽순처럼 ,멋진 시에 취해 신문명연합에 애착을 느낌니다,........감사히
죽순의 약효가 늘 싱싱하도록 노력해야겠지요.
함께 하여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