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詩人: 文響 이정임
문학세계 203호 등단
2011년 6월 신인문학상
한빛문학, 남강문학 운영위원
한국 서예협회, 진주 문화원 회원
개천 미술대상 문인화 추천작가
*머리말*
어릴 때
생각나는 대로
끄적거리던 습관이 있어
낙서 수준의 글을
노트 한 권에 다 채운 후 읽어보면
다른 사람이 볼까 부끄러워
얼른 찢어 태우고
다시 한 권을 채웠다 태우길
반복하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불혹에 드디어 컴퓨터에
글을 저장하게 되니
더 이상 태우지 않고
수시로 읽어보며 수정하고
홀로 퇴고의 과정을 거친 후
2011년에는 시인으로
등단하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그동안
여러 문예지와 동인지
문화지에 실었던 글들을 모아
이제 첫 시집을 발간하게 되니
참으로 행복합니다
하여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이 책의 글귀 한 자라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시집 발간에 이모저모
용기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22.02
*차례*
<1부. 인연>
12 어머님
14 자귀꽃
15 연포
16 시월의 노래
18 억새의 소곡
19 잎
20 모산
22 망중유한
23 강가에서
24 여름
26 가을
28 남과여
30 그대오소서
31 옷자락
32 가을사색
33 꿈꾸는 구월
34 만남
35 남가람 당신
36 행복
38 인연
<2부. 들꽃처럼 살다간들 어떠리>
42 3월 단상
44 들꽃처럼 살다간들 어떠리
46 산고
47 지천명
48 가시연사랑
49 순환의 고리
50 세월
51 서리꽃
52 말
54 자문자답
56 성추
57 꽃잔치
60 호수
61 연蓮
62 당신의 종
64 풀잎
65 참
66 만추
67 그날
68 마음은 봄
70 보석같은 마음
<3부. 심원>
74 이기적인 사랑
75 깨침2
76 그대는 꽃
77 낙엽
78 미련
79 청춘목
80 언니
82 말발도리꽃 그녀
84 묵우
85 그대여
86 설아
87 오월이 오면
88 심원
90 5月
91 인연 2
92 어머님 2
94 그해 여름
96 부부
98 매헌선생님
100 소강
102 가호
104 혜림선생님
<4부. 천연의 사랑>
106 보우
108 비망록
110 기도
112 눈동자
113 귀천
114 소하
116 천연의 사랑
118 시현
120 덕계
122 지당
124 마음
126 진주예찬 1
127 진주예찬 2
128 진주예찬 3
130 진주예찬 4
132 그대는 (미영)
134 그대라는 이름의 꽃
136 채안
138 효산
140 경아를 위한 기도
142 너 또한!
<1부. 인연 因緣>
*어머님* 12
넓고
따스한 당신 품에서
나는 언제나 응석둥이 됩니다
호기심에
무엇이나 톡 톡 건드리다
꾸지람에 울음보 터트리면
바다 같은
가슴 펼쳐 꼬옥 안아주시고
난데없는
심술로 떼쟁이 되면
날개처럼
팔베개 펼쳐주시니
심술은 봄 눈 녹듯 사라집니다
그리움에
뒤척이며 잠 못 드는 날
먼 곳에 있어도 함께인 듯한
어머니!
당신의 아늑한 품을
나 언제나 사랑합니다.
*자귀꽃* 14
여름은
천상의 선녀
자귀나무 잎으로 소풍오는 달
너울너울
살포시 날개 펼치는
아찔한 홍(紅) 나비
매혹의 향연
그 고운
자태에 넋 잃을세라
혼미한 정신 다듬어 보며
사람의 인연도 자귀잎 처럼
가지런히 마음에 내려앉기를
오늘도 나는 두 손 모으네.
*연포* 15
달무리 곱던 밤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소리 들으며
순백의 모래펄에
허전한 가슴팍 살며시 묻었다
별빛
어깨 위로 살포시 내리고
서늘한 밤 공기 귓전 가르더니
날 여기에 버려두고
계절은 또 어디론가 달음질친다
아'
경인년 연포 여름 끝자락
저 혼자 저리 바삐
달려갈 곳 있는 줄 진즉 알았더라면
이토록 허전함에 목메임은 없을걸.
*시월의 노래* 16
시월 하늘
흘러가는 구름은
사람의 인연 닮아
쉼 없이 흐르다
緣 닿은 산마루에
다리 뻗어 숨 고르고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흐르다 멈추어선 자리에
온갖 그림 그려내다 흩어진다
창문 밖
펼친 하늘은 언제나 설레임
오늘은 저 하늘에
어떤 그림 그릴까
때로는
파란 여백인 채 마냥 좋은
그 공간에
오늘도 그리움 하나 담는다.
*억새의 小曲* 18
노을 한 자락
도란도란 머물다 간 자리
양지 녘
늦깎이 억새꽃 피워올리니
햇살 아래
살랑 나부끼는 은빛 머릿결
삭풍(朔風) 손 흔들며 떠난
비탈에 서서
산 모퉁이 휘돌아 간
그대 바라보다 고개 떨구며
기약없는 만남을 위한
억새의 노래
윙윙윙
처연하게 들리어 온다.
*잎(葉)* 19
연분홍 꽃잎
눈인 양 내리는 날
그대 오시다
땀방울 수(繡) 놓은
푸른 치마폭
불면의 백야 넘어
상기된 얼굴로
삼천리금수강산 휘 돌아와
엄동(嚴冬) 긴 잠들기 전
농염(濃艶)한 몸짓 부르르 떨며
실루엣 옷가지
허물처럼 벗으매
아득히
정신줄 놓아 버리는
동짓달 무르익은 山川.
*모산(母山)* 20
피부에 와 닿는 계절은 현실이지만
시야에 펼쳐지는 계절은
언제나 자연과의 짜릿한 밀어(密語)
높다란 산
나지막한 산
아득히 먼 산
허튼 발길 가로막은 산
거리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하는
늘 꿈틀거리나 그대로인 山
어릴 적
아득히 높아
그 눈길 바라볼 때면
하늘문 함께 열리고
그 품에 안길 때
바다보다 넓은 가슴 열리고
멀어지면
아련한 그리움 자아내고
한발 다가서면
어느 사이 초롬한 미소
기대려면 등 내밀고
앉으려면 자리 펴주시니
그 발아래 무릎 꿇을 제
온갖 내음 물씬 풍겨와
가느란 안도의 숨 내쉬는
지리산(智異山)은 바로 어머니의 품.
*망중유한(忙中有閑)* 22
통곡인양 이어지는
장한 빗줄기
애통한 무에 있어
비는 그리도 잦고 잦은가
태풍에 까무러친
해님 고개 드는 날
쩌렁쩌렁
애달픈 매미의 연가
하릴없는 (忙中閑)
오매 가매 먹장구름 한 꺼풀 벗겨
백두산 천지연에서
한라산 백록담에서
사나흘 설렁설렁 헹굼 질 하면
푸른 물 흠뻑 들인
가을 하늘은
뽀송한 솜이불 펼쳐 들리라.
*江가에서* 23
江
넌 흘러야 멋!
까치발 하였다
슬금슬금 기다가
떼구루루 구르다
잠든 척하더니
내닫는 달음질 단숨에 백 리
江
넌 흘러야 멋이건만
징검다리 건너듯
아슬한 우리네 일상
매양
쫓기듯 살다가 보니
참말로
멋 부릴 틈 꼬물도 없네.
*여름* 24
달아오른 열정
감추지 못해
부르르 떨다
기억 하나 죽이고
분신 하나 떨구며
낭자한 눈물 속에 너를 묻는다
너를 떠올리면
격정의 불꽃 주체할 수가 없어
광란의 밤길 하얗게 펼치니
통곡처럼 흐르는 빗줄기로
눈 부신 빛 속으로 자멸하는 너
매일
너를 죽이며 걷는
하얀 꿈길 끝자락에 서면
너는
이름 모를 꽃무덤에서
산천의 넋으로 피어나리라
단풍 겨운 산하(山河 )로 환생하리라.
*가을* 26
가을,
들판은 황량한 기운 감돌고
참새 한 마리
떨어진 나락 톨 씨 줍는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
깃털 스치니
포로롱 날아오른 전깃줄 위에
따슨 햇살 받으며
참새는 꾸벅 졸음 중
구름은 누가 더 높이 날아오르나
가을 운동회 한창이고
스치는 비행기 날갯짓에
소스라쳐 흩어지다 다시 모인다
산등성이 걸친 구름은
달리기에서 일등 한 여유 맘껏 부리고
산 아래 소나무는
구름의 휴식에
솔가지 세워 윙윙 자장가 부추기는데
이리 좋은 날
맘껏 여유를 부린 나들이 가고 싶다
그대와 둘이서.
*男과 女 * 28
관심 깊어지면
애욕(愛慾)을 품고
애욕은 집착 낳게 되거늘
집착과 관심의 차이
대체 무엇이관데
한 사람
관심(關心)이라
한 사람
집착(執着)이라 달리 말한다
좋은 시절
살갑다던 세세한 관심
열정 식어
집착이라 우기니
오, 애재라!
결코
일직선 상에 설 수 없는
男과 女
사랑 그 영원한 갈망(渴望).
*그대 오소서* 30
삭풍(朔風) 속
성에 꽃 창 가득 피운 날
푸른 달빛 받으며
그대 오소서
여린 햇살
화로(火爐)처럼 정겨운 날
매화향 녹아내린 텅 빈 가슴에
버들개지 눈망울로 그대 오소서
남녘 창으론
쉼없이 계절 흘러드는데
서슬퍼런 동장군 눈치 살피며
시린 발길 주춤 거리는
봄은 아직 일러라!.
*옷자락* 31
엄동(嚴冬) 끝자락
설핏 햇살 비친 날
살얼음 헤집으며
속 살 드러낸 개울
몰아치는 삭풍에
세상 뒤덮던 폭설
겹겹으로 감싸고 웅크린 채
냉랭한 하늘 보며 기다렸더니
섭리에 순응한
계절 물러앉으며
저만치
꿈같던 봄날 옷자락을 보이네.
*가을 사색(思索)* 32
채워진 곳간
황량한 들판
알알이 영근
황금 이삭으로 눈길 주며
오가던 길목엔
이제
여유로운 추스름의 갈바람만
겨울 향해 휘파람을 날린다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지 모를 세월은
시간에 떠밀려 종종걸음 바쁘고
멍하니 걸어온 길 돌아보는
11월의 망중한(忙中閑)
달랑거리는
한장의 달력으로 시선이 머문다.
*꿈꾸는 구월* 33
푸른 물감
남김 없이 풀어헤친
붉은 해 잉태한 만삭의 산야
녹음에 지쳐 깊은 잠에 빠지니
만산홍엽 꿈꾸는
구월 하늘은
산꼭대기 나무 한 그루
선명한 곡선까지 그리고
깊고 오묘한 채색으로
산등성이 넘나드는 구름
백훼(百卉)로
짙고 옅은 명암 새겨 넣으며
녹음의 계절이
절정에서 물러날 태세 갖춘 날
한 계절을
배웅하고 맞이하는 구월은
삼킨 노을 서서히 토해낼
아름다운 산천 꿈꾸는 중.
*만남* 34
조여들어 숨 차 오던
그 이름
파도로 밀려온 날
그립던 그 이름
해월정(海月亭)
바람으로 승화한 날
한땀 한땀 수(繡)놓은 기다림
포말(泡沫) 펼치니
겹겹의 베일 사르르
빗장 걸었던
마음의 門 하염없이 열린다.
*남가람 당신* 35
가없이 펼쳐진 정경에
넋을 놓으며
자연의 줄기 따라
흘러 다다른 이곳
무채색 오묘한 신비로움에
태고(太古)의
고른 숨결 들려오는 곳
당신은
생명의 젖줄 잉태한 江
주야(晝夜)로 한줄기
쉼 없이 달려
이제야 당도했습니다
나 당신께... ...
*행복* 36
온전한
내 것 하나 없는 세상에
어느 날
해일처럼 밀려온 인연 하나가
사랑의 부피만큼
팔팔한 행복 안기니
세상은 모두 내 것이 된다
삶의 가장자리에
百, 千, 萬, 명이 있단 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지구가 되고 바람이 되고
달님이 되고 햇님이 되는
아무나 대신할 수 없는 자리
채워지는 날 비로소
온 세상 모두 내 것 되는 날
그대 있으매
한치 앞
천 길 낭떠러지라 해도
이 순간
다만 나는 행복하여라.
*인연(因緣)* 38
그 깊이와 넓이 헤아릴 길 없는
당신과 나의 인연
속살 훤한 개울로
끊일 듯 이어지다
천 길
폭포로 내려꽂히다
어느새
물결 잔잔한 호수가 되니
그 끝 가늠할 수가 없네
한 치 앞 예측 못 하는
나약한 인간 인지라
묵묵히 자리 지키며
후회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는 것
초라 하지만
나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네
당신과 나의 인연에 대해.
<2부.들꽃처럼 살다간들 어떠리>
*3월 단상(斷想)*42
무색한 동풍(凍風)
꽃샘바람 눈치 살피는 한낮
얼음 녹아
속살 드러낸 섬진강 변엔
실눈 뜬 버들강아지 뽀송한 얼굴
절기는 경칩 지나
완연한 봄 펼쳐지는데
동면한 개구리 흔적도 없고
재잘재잘 새소리 아련한
춘삼월 단상(斷想)
슬금슬금 물오르는
강변 버드나무
도로변 산수유
양지 녘 매화
고혹적인 자태로 시선 사로잡으니
지천으로 흐드러질
개나리 노란 꽃잎 이제 목전(目前) 이렸다.
*들꽃처럼 살다 간들 어떠리*44
저 넓은 들판 어딘가
홀로 피어나
이름 없는 꽃으로
살다간들 어떠랴!
일생
사람다운 사람의
눈길 한번 받지 못하고
'너 참 예쁘다!'
그 말 한번 듣지 못한 채
시들어 간들 또한 어떠랴!
청명한 하늘아래
향기를 자태를 맘껏 뽐내면
온갖 새들과
벌, 나비, 풀벌레
밤 낮 없이 모여들고
꿀처럼 달콤한
비에 흠뻑 젖은 날
행복에 겨워 하는 나는 꽃인걸!
훗날
바위 틈 사이 발아한 씨앗
이 세상 살다 갔노라 전해줄 터
지금
이름 모를 들꽃으로 살다간들
정녕 어떠랴!.
*산고(産苦)* 46
혈관 속 맴도는
봄날 잉태의 기억
겨운 가지 아랑곳없이
찬란한 만삭의 여름 넘어와
툭 툭
뼈 마디마디 열리는 소리.
선홍(鮮紅)빛
보드라운 볼 부빌제
산고의 고통 물러 앉으며
바스락 바스락 옷 갈아입는
철철
발치에 묻어난 가을의 소리.
*지천명(知天命)* 47
발아(發芽)한 그리움
청솔가지로 앉아
백설(白雪)로 싹 틔우는
그곳에 가면
솔바람 타고 흐르는
맑은 물소리
잔설
햇살에 녹아내릴 제
졸이는 마음
아직 예닐곱 되는
그곳은
반백 년의 전환점
낙관(落款)처럼 선명한 지천명 언덕.
*가시연 사랑* 48
칠월 뙤약볕 아래
낭자한 푸른 선혈(鮮血)
그곳
나락(那落)의 늪
절절한 슬픔
수중심처에 두고
의연히 홀로
피워올린 사랑꽃
잉태의 아픔 아랑곳없이
오롯이 솟아오른 가시연 앞에
스치듯 쉬운
아픔 없는 사랑일랑 우리 말하지 말자.
*순환의 고리* 49
후두둑
바스락
농익은 붉음 잉태한 동지(冬至)
휑하니 떠난 그대
노랗게 물든 원망
검붉은 피멍마저 떨구어 낸 후
아찔한 나신(裸身)으로
창백한 겨울 뜨락 서성거리다
아!
올해도 어김없이
연록(軟綠) 순산한 산천
초록 철철 넘친 날 달려온
늦둥이 연둣빛 마저
짙푸름으로 키워나가는
대지의 여신 저 신비로운 입술.
*세월* 50
세월은
냇물 얼음장 밑 물처럼
소리 없이 흐르고
나도 그렇게
오늘 하루
물처럼 흘렀습니다.
*서리꽃* 51
채 마르지 않은
풀 꽃 나무 잎사귀마다
지난밤
사뿐히 내려앉은 꽃
햇과일 내음
솔솔풍기며
알맞게 익은 싸아한 계절
채마밭
배추 무 당근 상치 마늘
여직 푸른 당귀잎
올해 두 번 피운
하얀 보라 도라지 꽃
들판에서 달려와
살얼음 위로 널 피운 날에
설화(雪花) 예보하는 듯
자분자분 들리는 발자국 소리.
*말* 52
지저귀는 새소리
냇물 흐르는 소리
아름다운 음악처럼
그대의 말엔
귀 절로
기울이게 됩니다
향기로운
언어의 마술,
배고픔도 잊게 하고
좋은 책 읽은 듯
오래도록 여운 남으니
말은
많이 하기보단
잘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말을
참 잘하는 그대!
내가
정말 닮고 싶은 사람입니다.
*자문자답(自問自答)* 54
하루
이틀
스쳐 가니 한 달이고
돌아보니 일 년이라!
한 장 한 장
습관처럼 넘기던 달력
달랑 한 장 남을 때
따라붙는 아쉬움의 긴 꼬리
나 정녕
게으름에 물든 것은 아닌지?
까닭 모를
한숨 몰아쉴 때면
그래 이것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
열심히 살았으니
아서라
무슨 미련 또 남기랴?
모진 세파에 휘청거리는
마음의 칼날 거듭 세우며
또박또박
하루를 채울 것이다!.
*성추(盛秋)* 56
세월은
千年之愛 情人 찾아
짚신짝 동여매며
바쁜 걸음 재촉한다
단풍의 유혹에
곁눈질 않고
낙엽의 속삭임
귀머거린 양 하니
이 몸
귀 열고 눈 열어
자연의 소리 대신 들으며
눈가에
빛깔 고운 단풍 물 들이련다.
*꽃 잔치* 57
이른 봄
매화 가지 물오를 때
함께 물오른 목련
뽀송한 얼굴 내밀어
매화의 눈부심에 걸맞은 단장을 하니
노오란 개나리와 더불어
연분홍 진달래 고개를 들고
산에 들에
나물케는 아낙네 치맛단으로
봄바람 들며 날 제
벚꽃은
사방으로 축복의 꽃눈 뿌린다.
철쭉 연달아
산천 붉게 물들이니
꽃들의 축제 절정에 이르고
계절의 여왕
오월 열리며
화려한 장미 맘껏 자태 뽐낸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카시아 배꽃
화사한 봄꽃축제 막이 내리면
복중(伏中)
아름다움 한껏 자아내는
채송화 맨드라미 다알리아 백일홍
키 작은 여름꽃들이
정겨운 동심 부르며
앙증맞게 인사를 하고
담장을 수놓은
능소화 나팔꽃
모든 줄기 꽃들이 시들해질 무렵
우뚝한 키 해바라기
해님의 사랑 듬뿍 받으며
가을로 배턴을 넘긴다.
소녀를 떠올리는
코스모스 등장에 이어
무르익은 국화
한해의 마무리 잔치 벌이니
대국(大菊)의 위엄과
소국(小菊)의 그윽한 香
엄동 지나는 길목에 서서
못내 그리움 자아내리라.
*호수* 60
일렁이는 물결은
그대 심연의 언어
주술처럼 토하는
내면의 속삭임
오직 한마디
.
.
.
.
.
변화무쌍한 표면
바람의 리듬 타고
하염없이 흐느적
언제부턴가
호수에 떠도는 작은 배 하나.
*연(蓮)* 61
아득한 심연(深淵)에 발 돋우어
열두 폭 푸른 치마
단장한 고운 얼굴 쏘옥 내민 너
지난밤
달빛 흐르는 강가에서
다투어 씻어낸 뽀송한 얼굴
단아한 맵시는
규수 댁 앞마당
양귀비보다 영산홍보다
뭇 사람의 시선 사로잡으니
너!
수줍은 홍련이던가
해맑은 백련이던가
새초롬 수련이던가
농염한 몸짓의 황련이던가
앙증스런 자태 가시연이던가
금은련화(金銀蓮花) 어리연이던가.
*당신의 종* 62
먼 옛날
사그라진 불씨 일구어
혼(魂)불
살며시 지피는 당신
버들개지
실눈 뜬 이른 봄날에
성큼성큼 다가와
손 덥석 잡으며
나의 하루에
풀물 들이는 당신
미웁다 하지 말아라
다친다 가지 말아라
세심한 배려
한마디 툭 던지며
마른 눈물샘 자극하는 당신
'예쁜 말 하거라
예쁜 짓 하거라
고운 네 모습 간직하련다'
한마디 툭 던지면
어김없이 따라야 하는
당신의 종 이어도
행복한 것을 어찌합니까.
*풀잎* 64
바싹 여윈 몸
미풍에도 바스락
동장군 용트림에
목숨 줄 놓을 듯
깔딱거리던 풀잎
먼 산 솔가지
묵은 때 벗고
샛강 수양버들 머리 푸는 날
핼쑥한 얼굴
춘설(春雪)에 생기 돌아
고개 드시네 단장하시네.
*참* 65
타조 알보다
단단한 껍질
참
잘난 사람들 틈에
편한 숨 한번
쉬지 못한 참
출렁이는 세파(世波)
묘한 행방의
참 기억 찾아
가식과 허영 벗어 놓고서
하냥
참하게 살고 싶어라!.
*만추*66
단풍 줄기 뻗어
땅끝 해남 닿은 날
두 빰 발그레
치맛자락 사르락
황망한 걸음
다투어 가며
추풍에 버선발로
동짓달 끝자락 당도한 그대
아픈 열정
내려놓은 빈 가슴으로
또다시
겨울 뜨락 넘어가자는 그대.
*그날* 67
꽃구름 펼쳐지는
4月의 초입 (初入)
몇날 며칠째
안개비 짓궂게 뿌리는 하늘
아마도
맹골수도 맴돌며
떠나지 못한
슬픈 영혼의 눈물이리라
하 수상한 시절
필시,
못다 핀 꽃들의
피눈물 맺힌 통곡이리라.
(갑오년 4월 16일 돌아올 수 없는 수학 여행길 떠난 꽃들에게)
*마음은 봄* 68
비 내린 후
시야(視野)에 거울처럼 펼쳐진 봄
눈(目)을 통해
민감하게 반응한 마음
꽃동산 만들어 손짓하니
이제
겨울 커튼 활짝 걷고서
北을 향한 창으로
햇살 가득 들이고
오가는 구름 잡아타야지
南을 향한 창으론
스치는 인적에 귀 기울이며
잣나무의 새소리와 벗해야지
화단에 눈길 주어
꽃봉오리 열리는 날
그윽히 바라보며 뿌듯해야지
올해 영산홍 꽃잎은
또 얼마나 붉을지 두근거리는 가슴
마음아!
이런 마음 네가 참 고맙다.
*보석 같은 마음* 70
햇볕 한줌
바람 한점
처마끝 고드름과 빗방울
솔가지에 쌓인 눈
사철 피고 지는 꽃
흙
초목
밤하늘의 달과 별
강
호수
바다
시냇물...
하나하나 떠올리면
눈물겹도록 아름답지만
이 모든 걸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그대 맘에 어이 비할까!.
_나의 벗 옥희에게_
<3부. 심원心圓>
*이기적인 사랑* 74
훗날,
지금 더 많이
사랑하지 않아서
아파하지 않도록
후회하지 않도록
이 순간
그대를
더욱 사랑하겠습니다.
*깨침2* 75
사랑한 날보다
사랑할 날들이
얼마큼 남았는지
우린,
누구도 알지 못해요
인연의 매듭
풀어질 그날까지
후회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해요!.
*그대는 꽃* 76
그대에게선
이름 모를 꽃향기 나네
그대 수다 꽃 피면
세월 마저
사춘기 소녀로 뒷걸음치고
감성感性의 꽃물 자아내
감동 한 아름 안길 땐
시인詩人보다 더 시인 같은
그대 심성
부디 세파에 흔들리지 말기를
언제나 주위 환히 밝히는
꽃불이 되길 바라나이다!.
_친구 윤현숙에게_
*낙엽* 77
잎 맥(脈)마다
아로새긴
푸르른 날 기억 있으니
말라 바스라진
이내 몸
그대 발아래 거름 되어도
골백번
고쳐 죽는다 해도
연록(軟綠) 봄날을 다시 꿈꾸리!.
*미련* 78
우리 한때
만남 앞에
설렘으로
잠 못 이룬 날
있었거늘
끝내 오해로
미워하며 돌아섰단들
가물거리는
기억 들추어 내면
입가에 미소
눈가에 물기 말랐다 해도
어찌,
미련 한 조각
남지 아니했으랴!.
*청춘목(靑春木)* 79
주체할 수 없는 녹음(綠陰)
척척 늘어진 가지위로
장마와 태풍,
열병 회오리 처럼 스치면
잎새 한층 여물어진다
일찍 피거나
늦게 피거나
나무의 꽃은
제 몫만큼 머물러
자리에 연연하지 않으니
청춘들이여!
부디
자연에 순응하여
느리다 낙담 말고
빠르다 으스대지 말지어다!.
_이 시대 청춘들에게 _
*언니* 80
소슬바람에
가로수 은행잎
황금비로 내리는 계절
짙어진 산그림자
우수에 찬 눈망울 굴리며
한 해
마무리 준비로 여념 없는 날
섬광처럼 스치는
애잔한 추억 더듬거리면
파르르 눈썹 떨리며 떠오는 얼굴
모진 세상
잘 살아 보겠단
고집하나로
견뎌낸 세월속에
육십갑자 돌아온
언덕배기 그 곳에
솟대 처럼 우뚝한
이 세상 하나 뿐인
나의 언니가 있다!.
*말발도리꽃 그녀* 82
화원(花園)의 요정
꿈꾸는 계절
식물들의 겨울나기
묵묵히 바라보는 그녀
다소곳 미동도 없이
조곤조곤 밀어 올리는
꽃대와 함께
앞마당
따슨 햇살 기다리는 그녀
약속의 봄!
부풀어 오르다
불시에 터진 순백의 개화
만개한
말발도리 꽃 속에
말갛게 웃는 그녀가 있네.
_영진 화원 벗님께_
*묵우(墨友)* 84
경호강 덕천강
흘러 당도한 이곳
진양호 산들 바람 쉬어가라니
노을공원에서 숨 한번 고르고
망진산 허리
돌아난 기적소리
강변 철길을 달려올 듯한 날에
묵묵히
진경 산수화 그려내는 남가람에서
훗날,
우리도
유연자적(悠然自適) 하여 봅시다!.
*그대여!* 85
사람 향기
풀 향기 어우러진
깊은 골
맑은 샘 같은 그대
사바(娑婆) 소리
그득히 담아 낸
그대
심연(潭淵)의 미소
달무리진 하늘
아릿한 사연 풀어헤치며
별꽃으로 피어난
그대는
오직 한송이
이승의 고귀한 꽃 이랍니다!.
*설아(雪芽)* 86
그대
화선지(畵宣紙) 여백으로
풀어낸 것이
단지 묵화(墨花) 뿐이랴!
섬세한 손끝으로
일상의 농담(濃淡)
겸허한 미소 함께 우려냈으니
그대 삶의 빛깔도
잘 어우러진
수묵 담채화처럼
오래도록
은은하고
단아(端雅) 하며
정갈하기를 기구(祈求) 합니다!.
-문인화 동인 雪芽에게-
*오월이 오면* 87
소멸하던 불씨
되살아 나듯
오월이 오면
나뭇잎 생기 돌아
푸른 보석
사방팔방 흩어 놓은 듯
눈부심 선사하는
에메랄드빛 산천
그 황홀함!
오월이 오면
나는
천석꾼 만석꾼도 부럽지 않네.
*심원(心圓)* 88
나뭇잎 흔들리는 까닭
바람이 알듯
자갈돌 둥근 사연
냇물이 알고
달 차고 기우는 법칙
살다 보면 알게 되느니
땅밑
소리 없는 아우성과
젊은 날 처절한 몸부림
신(神)께서
부러, 외면한 까닭
더 큰 무게의
보상 위함이란 걸
세월 흐른 후
너와 나
또한 알게 되리라!.
(문인화 동인 心圓에게)
*5月* 90
열두 살 난
까만 애마(愛馬) 위로
살며시
송화(松花)가루 날리니
5月인 줄 알겠네
창문 열고 달려보는
한적한 시골길
아카시아 향내음
코끝으로 스치니
바야흐로
봄 떠날 줄 나는 알겠네.
*(愛馬)=자동차
*인연(因緣) 2* 91
인연은 강물 같은 것
인연은 바람 같은 것
그
길고 짧음에
연연하지 않으며
매양
최선을 다해
세월 따라 흘러가리라
인연의 끈
길다고 소중할 것이며
짧다고 가벼울 것인가
인연은
제 각각의 무게로
한껏 소중한 의미인 것을.
*어머님 2* 92
맑고 그윽한
미소 지으며
보름밤
휘영청 달빛으로 오시는
은빛 머릿결 곱던
마알간 얼굴 우리 어머님!
서편 먹장구름
하염없이 흐르던 날
자식 위해
기도로 일관하신
세월 내려놓으며
정월 대보름
달빛 밟아 가신 어머님!
사랑하는 아들딸
하시라도 보고파
날마다
달마다
고운 빛 안고 오시는
어머니!
천상에 계신 우리 어머님!.
*그해 여름*94
세상 녹여버릴 듯
기세 펼친 뙤약볕
덩실대는 폭염에
장단 맞춘 태풍
슬며시 고개 들어
오물 한바탕 쓸어버린다
가뭄으로 애태우다
성난 폭우로
애먼 사람 여럿 잡더니
천불
화닥닥 일으켜 놓고
시침 딱 떼며
구월 턱밑에서
말간 얼굴 내미는 하늘
참 얄궂다
꿋꿋이
일상 되찾으려
몸부림치는 이들에게
심신의 안정
건강 기원하며
소망등(所望燈) 걸었더니
벌개미취 더불어
연보라 꽃눈 틔우는데
쪼르르 달려와
난데없이 품에 안기는
그 어느 해 여름 참 얄궂다!.
*부부* 96
나이테 겹겹이
벼슬처럼 두르고
오색 옷 차례로 갈아입더니
바람에 말갛게
목욕재계한 가지
멋스레 늘어뜨린
눈빛 사뭇 깊어진
한 쌍의 나무 바라봅니다!
세상 낮은 곳에서
서로
치켜주고 다독이며
헌신적인 바라지로
높은 자리에 올라
가지마다 옹이 박인
서러운 세월
도란도란 들려주시니
해질 녘 산 그림자
한달음에 달려와
배경 되고저 하는
두 분은
먼발치 큰 산 고목古木입니다!.
_이윤형 조말연님께 드립니다_
*매헌(梅軒) 선생님* 98
양지 녘 들꽃은
꾸밈없이 고웁고
석공의 흘린 땀은
세월 흘러 빛납니다!
사람이
또 한 사람을 낳고
계절이
또 다른 계절 낳으며
시간 부둥켜안고
흐른 세월 돌고 돌아와
여기!
노송처럼 우뚝한
선생님과 맺은 인연
떼는 걸음마다 축복입니다!
왕성한
서화(書畵) 활동으로
제자들의
귀감(龜鑑)이신 선생님!
부디,
백세 무병(百世 無病) 하시어
문인화의 본(本)으로
길이길이
기억 되시길 염원 합니다!.
*소강(素崗)* 100
맑은 날 흐린 날이 교차하며
쉼 없이 순환하는 계절속에
연륜보다 소복이
서화(書畵) 담아낸
선생님의
금쪽 같은 순간들 존경합니다!
오래된 장맛이
깊은 맛 우러나듯
세월 무색한
곱디고운 선생님과의 인연
날이 갈수록
짙고 그윽하기를 바라오며
온화하고 건강한 미소
오래도록 곁에서
뵐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_素崗 선생님께_
*가호(佳湖)* 102
무지개 동산
순백의 화선지에
피어나는 꽃보다
다정한 눈길
베풂의 미덕이
아름다운 당신!
털털한 미소
구수한 입담으로
하룻길 열며
따신 손
먼저 내밀 줄 아는
마음 씀씀이
유난히 돋보이는 당신!
더도 말고 이대로
손에 든 붓
내려놓을 때까지
동산 길 함께 걸으며
묵향(墨香)의 인연 타래
솔솔 풀어가기를
그 사람*과 함께
두 손 모으겠습니다!.
그 사람*_그림 그리는 사람들
_佳湖 선생님께_
*혜림(蕙林) 선생님* 104
철마다 갈아입는 옷
변변찮아도
불평 한마디 없는 나무!
장맛비와
태풍에 휘청거려도
파릇한 잎새 염려하는
뿌리의 마음으로
가뭄에 목줄 타 들어도
뿌리만 온전 하길 바라는
잎새의 마음으로
천생 여자로
천생 어머니로 살아오신
한 그루 나무처럼
넉넉한 품성의 선생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4부. 천연(天然)의 사랑>
*보우(輔友)* 106
제 몸 살라
촛불 누리 밝히니
소소(小小) 바람
다소곳이 일어나
세상은
어느새 훈풍 가득합니다
뚝뚝
아무렇게 흐른듯 해도
기어이
촛농의 멋 알게하시는
지척에
그런 당신이 있어
이 또한
홍복(洪福)인 줄 나는 압니다!.
*문인화 동인 輔友님께 드립니다.
*비망록(備忘錄)* 108
그 화려한
꽃잎 떠나보내고
푸르던 잎새
나날이 야위는 계절
소슬바람
휘적휘적 어깨 스치면
언제라도 달려 가고픈
남포동
자갈치 시장
신창동 까페 떼아뜨르
북적거리는
젊음의 열기에 취해
뚜벅뚜벅 목적 없이 마냥 걷다가
귀에 익은 멜로디 들리어오면
추억에 젖어 중얼거리며
빛바랜 사진 한 장 꺼내 들겠다
아득한 기억 들추어 내면
잔잔한 미소 스쳐 가겠다
나
언제든 그곳에가면.
*기도(祈禱)* 110
초 하(初夏)의 문턱을 넘는
매미의 합창
맹렬한 기세
힘찬 함성을 싣고
신록의 숲길 돌아
네가 오는 날
폭염 앞장세우고
하얀 미소 뿌리며
무르익은 갈증에 그늘 펼치는
바위처럼 듬직한
너! 있으매
행복한 내일 기약하며
또 하루를 닫는 나
내 삶에
네가 있어
기쁨 배(倍)가 되듯이
너 또한
행복 가득한 삶 되기를
끊임 없이
기구(祈求)하며 살련다.
_아들에게1_
*눈동자* 112
별을 담아두었나
반짝이는 눈동자
새벽 별
질 무렵
별들의 잔해
고스란히 담은 듯
쏟아내는 눈웃음
별천지를 만드네.
_아들에게2_
*귀천(歸天)* 113
먼 훗날
육신의 뼈마디 무너지고
온몸의 열정 다 토해내
세상 떠날 찰나 비로소
아'
참으로 열심히 살았음에
홀로 겨워하리라
한(恨) 정녕 남기지 않으리
다만 비밀 한점
미소 한 가닥 남겨 놓으리
삶의 텅 빈 곳간에서
비워내지 못한 그리움
간간이 넋두리로 풀어놓으며
나 그렇게 살다 가리라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리
아무것도 남길 것 없으리.
*소하(素荷)*114
복숭아 빛
감성(感性)
발그레 담아내며
예(藝)
향기로운 길
걸으시는 님!
대범한
여걸의 풍모로
시원한 입담으로
무지개 동산
웃음비로 적시다
화선지 펼치면
어느새 세심한
요조(窈窕) 되시는 선생님
언제나 당당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하룻길 열어주시니
함께여서
행복한 날들입니다
선생님!
강건(剛健)하세요 사랑합니다!.
_素荷 선생님께_
*천연(天然)의 사랑* 116
차오른 그리움
감빛 물 들이며
천연(天然)의 미소
지으시는 이!
오묘한
쪽빛 기다림
가눌길 없는 설렘
달뜬 하룻길!
눈빛에
정 뚝뚝 묻어나고
손 맞잡으면
전해오는 자연의 향기!
사람 내음 흥건히 채운
은은한 내면(內面)
꾸밈없이
참
아름다운 당신입니다!.
_趙水英님께 드립니다_
*시현(是絢)* 118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끊일 듯 이어지는
절묘한 우리 인연(因緣)
세심한 배려
긍정적 시각의
당신께 얻은 깨달음으로
짓궂은 세상 탓 않으며
평범한 일상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
함께 떼는 걸음마다
꽃비 내려와 축복하는
우리 만남
소중히 간직하여
오늘
또 내일
늘 푸른 마음으로 살도록 해요!.
_圖緣會 是絢님께_
*덕계(德溪)* 120
가지런한 미소
머금은 채
붓방아 없이
그대
묵향(墨香) 날리니
하늘엔
온갖 새들이 날고
물가엔
고기떼 무리 지어 노니네
야무진 손끝으로
'열정의 꽃'
조곤조곤 피워올리니
그대가 있는 그곳
바야흐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아니겠는가!.
_문인화 동인 德溪에게_
*지당(志堂)* 122
청아한
풍경소리
그대 염원(念願)을 싣고
고요한 산사에
울려 퍼지네
타오르는 향 내음
오롯한 불심(佛心)
삼백 예순다섯 날
부처님
가호(加護)아래
다소곳한
그대 유순한 일상
이는
축복 가운데
당연 으뜸이 아니겠는가!.
_문인화 동인 志堂에게_
*마음*124
아따!
그 마음이란 놈
가만가만
잘도 숨어다니더구먼
어떤 날
별빛으로 빛나다
달빛으로 흘러들고
햇살 아래
반짝이더니
이내 바람으로 흩어지고
비 오는 날
외로움에 흐느끼다
어느 틈엔가
백설되어
펄펄 날리는 마음이란 그놈
알고보니
아무도 몰래
내 안에서 피었다 지는
한 송이
아리따운 꽃이더구먼!
*진주 예찬 1*126
남가람 둔치
대숲 바람 일어나
천년 세월
부둥켜안고
촉석루 기둥 맴돌아 드니
의암 휘돌아
서성거리는
숭고한 논개의 넋
풀벌레 합창
끊임없이
새벽 깨우며 달려오는 곳
선비의 지조
풍류와 멋 깃들어있는
여기!
진주라 천 리 길.
*진주 예찬 2* 127
수십 척 뒤벼리
어루만지며
선학산 봉황교
너울적 넘어
새벽안개 단숨에
비봉산을 오른다.
*진주 예찬 3* 128
잘 가꾸어진
정원(庭園)같은 도시 진주!
동양화 한 폭
옮겨 놓은 듯
고즈넉한 촉석루와
시내 한복판
유유히 흐르는
남강 거슬러 오르면
서부 경남의 젖줄 진양호가
양마산과 어우러져
절경(絕景) 펼친다
호반을 낀
운치 있는 둘레길과
오랜 세월의 향기 머금은
뒤벼리 강변길
건너편
멋들어진 예술 회관이
정감을 더하는 곳
해 질 녘 굴뚝 연기
모락 모락 피어오르면
금방이라도
엄마 목소리 들려올 듯
가슴 찡해지는 곳
가뭄도 피해 가고
태풍도 비껴가는
이곳은 바로 축복의 땅 진주!.
*진주 예찬 4*130
지리산 넓은 품을
서북으로 두르고
삼천포 남해 고성
더불어 통영 거제
남녘의 바다와 명산
지근에 둔 진주는
경호강 덕천강을
진양호로 품으니
촉석루 어린 달빛
물결 위에 노닐고
강남 달* 애절한 가락
바람으로 안긴다
남강을 노래하다
시국時局 타령 하노니
강기슭 스미어든
낭만 가객 불러내
고매한 대밭의 풍류
읊고싶은 시절아 !.
강남 달*
진주 촉석루에서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가요
*그대는(美英)* 132
애초
만물의 어미였던 듯
따스한 등 내밀어
쉬어가라 토닥이는 그대
포근함 넉넉함
미쁨 담아둔 그릇 일지라!
닦을수록
은은한 빛 발하는
놋 그릇으로
구수한 예스런 멋
간직한 그대!
아름답고 튼실한 뿌리
춤추듯 뻗어
세세토록
이름 밝히는 빛 발하라!.
*미쁨=믿음직하게 여기는 마음
*그대라는 이름의 꽃* 134
내 삶의 정원에
정서의 잔디 깔아
햇살과 바람
고운 감성의 물로 흠뻑 적시니
달빛 별빛을 품어
어느새
그대라는 이름의
꽃 한 송이 피워 올린다
아'
세상 어떤
아름다운 꽃 있어
그대라는 꽃의
향기를
자태를
따를 수 있을까
매일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그대라는 이름의 꽃 한 송이.
*채안(彩安)* 136
유불리(有不利)
세세한 집착을 벗고
소박한 꾸러미
나누며 미소 짓는
그대
가식 없는
반듯한 성정!
사느니
차안(此岸)
피안(彼岸) 따로 있으랴
내어딛는
발끝이 낙원인 것을!
그대
고운 걸음걸음
신(神)의 축복 함께하여
날마다
여유로운 삶
영위하길 바라나이다!.
_圖緣會 彩安에게_
*효산(曉山)* 138
밤샘 근무 중
머릿속 채우며
뱅그르르 맴돌던 꽃
몽롱한 아침나절
붓끝으로
단박에 꽃송이 피워올리며
포만(飽滿)의 미소
슬며시 짓는 당신은
감출길 없는
성실한 일상
처처에 묻어나는
느긋함의 미학 펼치며
세상사
되는 일 안되는 일
따로 없다는 듯
묵묵히
만월보살(滿月菩薩) 행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_문인화 동인 曉山님께_
*경아를 위한 기도*140
내 조카 경아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앞에 설지라도
강건한 정신력으로
평정심 유지할 수
있는 사람 되게 하옵소서!
깊은 슬픔으로 현실 회피 않으며
오직 미래의 소망 `지호`를 위해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힘과 용기와 지혜를 주옵시고!
살면서 조언과 위로 필요할 때
못난 고모가 티끌만큼이라도
지혜와 위로 줄 수 있다면
참으로 감사하겠나이다!
조카 경아는
회자정리 거자필반 생자필멸
순적히 받아들이는
마음 밭의 소유자이기를
그리하여 앞날에
진정한 마음의 행복 함께 하기를
두 손 모아 기구(祈求) 하나이다!.
*너 또한!* 142
봄을 시샘하는 三月!
잔뜩 흐리다
비 바람치던 하늘
밤이 지나니
어김없이
눈부신 해 떠오르고
세상은
세월이라는 배에
생명을 싣고 흘러가나니
태풍 지나간 자리
상흔(傷痕) 교훈이 되듯
돌아보는 훗날
코로나!
너 또한 그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