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요결 합동 연수 1일 차]
실습 첫날입니다! 실천 현장에 나가기 앞서 동료들과 일주일간 복지 요결을 중심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복지 요결. 이 책 이상합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개론서나, 실천론에서는 볼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름부터가 처음 듣는 말입니다. 요결. 가장 중요한 방법이나 긴요한 뜻이랍니다.
복지 요결은 복지를 만들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 복지에 긴요한 뜻, 즉 복지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뜻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머리말에는 우리가 사회사업하는 데 있어 어떻게 해야 바르게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음... 사실 사회사업이라는 단어도 처음 듣습니다. 사회복지가 아니라 사업이라고요?
우리가 하는 일이 사업이라는 걸까요? 우리는 그저 사람들이 안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 정도가 아닌가요?
사회사업은 사람답게, 사람 사는 사회 같게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줌으로 열심히 수업을 듣습니다. 무언가 깨달은 듯 열심히 듣습니다.
사람다움은, 사람이라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사회다움은, 사람 사는 사회는 약자도 살 만해야 하고 약자와 더불어 살아야 하며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거 뭔가 당연한 말들인 것 같습니다.
이 글과 같이 살면 좋지요. 제가 듣기에는 무엇인가 지식을 습득하는 차원과는 너무도 다른 문제 같습니다.
아직은 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이렇게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어서 공부를 하는 것과 사회사업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쉬는 시간에 이창현 학생이 질문했습니다. 왜 이런 방식의 사회사업을 해야 하는지 말입니다.
복지관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왜 지양해야 하는 방법인지 말입니다.
매우 동감했습니다. 오히려 어르신을 복지관에서 케어할 수 있고(고독사 측면에서), 복지관까지 걸어오실 때 운동도 되시고, 복지관에서 다른 어르신도 만나고, 이래저래 좋은 일이 아닌지요?
"어르신들께 식사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면 몇 개월 내로 그 집에 밥솥이 없어진대요"
심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아... 내가 어르신을 대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거지?'
늙은 어르신은 당연히 아무것도 못하시니 차려 드실 수 있도록 돕기보다는 우리가 정성껏 차려드려야지?
청소년, 청년이라면 밥 짓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게 맞지만 어르신이니까?
정말 어리석었습니다.
인간의 자존, 존경의 욕구를 무시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사람과, 물고기를 스스로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사람.
전자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한심했습니다.
이 복지 요결. 조금 더 배워보고 싶습니다. 다가가고 싶습니다.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 만들기, 배우고 싶습니다.
2. 철암 사회사업 사례 발표
철암 도서관 사례를 몇 가지 들었습니다.
사례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정말 따뜻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솔직히 지금 2022년도에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팍팍해진 이웃 간의 마음은 돌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철암은 달랐습니다. 동짓날에 팥죽을 만들어 먹고, 반찬을 나누어 먹으며, 심지어는 도서관을 짓습니다.
도서관을 지으면서 미숫가루를 가득 타 주시는 따뜻한 모습들, 감사 인사 나누는 모습들. 믿기지 않습니다.
도서관을 짓는데 가장 중요한 주인공이 아이들이라는 것에 백번 놀랍습니다.
제 또래의 학생들이 도서관을 우리 힘으로 짓고자 하면, 그 첫 발이라도 뗄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이걸 어떻게 해..' 하면서 먼저 물러섰을 것입니다. 그리고 방송사의 제의를 덜컥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린아이들은 거절했습니다. 사람으로서 자존심과 체면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지역사회 안에서 해냅니다. 그걸 두 번이나 해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제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체면, 자존심, 양심, 염치.. 복지 안에서 제가 잊고 있었습니다.
그저 도우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뿐이었던 제가 심히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만나게 될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금 고민스러워졌습니다.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무의식중에 행여 아이들을 수혜자로 볼까 봐 무섭습니다. 더 많이 고민하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12.23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