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 한파에 옷깃을 여미다 보면 매콤하고 따끈한 짬뽕 한그릇이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알싸하고 매콤한 국물을 한입 가득 넣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큰했던 코끝도 금새 풀어지기 마련이죠. 시원한 해물과 쫄깃한 면발, 그리고 얼큰한 국물까지. 추운 날씨에 어김없이 생각나는 매력이 있기에 짬뽕은 ‘국민요리’라 할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면발과 매콤한 국물, 그리고 해물만 있으면 될 것 같은 단순한 요리가 짬뽕이지만 그 맛에도 다양한 차원과 수준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그래서 오늘은 전국에서 찾아오는 전라북도 최고의 짬뽕 ‘두 그릇’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전국 5대 맛집 ‘복성루’ vs 60년전통 ‘빈해원’
오늘 맛 vs 맛의 주인공은 바로 군산의 이름난 중화요리집 ‘복성루’와 ‘빈해원’입니다. 평일이건 주말이건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이 두 곳 식당앞에는 사람들이 수십미터씩 줄을 지어 늘어서곤 합니다. 이곳의 이름난 짬뽕을 맛보기 위해서죠. 가까이는 군산시민부터 멀게는 서울, 경기에 사는 사람들까지 이름난 두 식당의 짬뽕을 맛보기 위해 찾아오곤 한답니다.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짬뽕투어’라고 할만큼 필수적인 코스로 불리기도 한다네요.
두 식당은 모두 사람들 사이에서 굉장히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복성루’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국 5대 짬뽕’으로 꼽히는 집입니다. 누리꾼들에 따르면 ‘전국 5대 짬뽕’은 ‘경기도 평택시의 영빈루, 대전의 동해원, 대구의 진흥반점, 강릉의 교동반점, 군산의 복성루’를 일컫는 다고 하는데요. 전북도 아니고 전국에서 다섯손가락에 꼽힐 정도니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빈해원’은 나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집입니다. 항구도시인 군산의 특징을 반영하듯, 군산에는 화교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요. 이곳 ‘빈해원’은 중국 화교가 처음 시작해 벌써 3대째, 햇수로는 60년째 이어지고 있는 전통의 맛집입니다. 최근에는 MBC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복성루, 고기고명과 풍부한 해산물, 닭육수맛 느껴지는 풍부함
맛집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맛’입니다. 이제부터 짬뽕맛 비교를 시작해 볼까요? 먼저 ‘복성루’입니다. 복성루의 짬뽕은 시각적으로 사람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닷가에 인접한 군산답게 풍부한 해산물이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고, 의외로(?) 돼지고기 고명을 올려 씹히는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합니다. 육수에서는 약하게나마 닭고기 맛이 느껴지는데요. 돼지고기 고명과 풍부한 해산물, 그리고 닭육수까지 ‘육해공’의 맛이 다 담겨있는 듯합니다.
일단 한 입 베어뭅니다. 면발이 쫄깃쫄깃합니다. 면발의 탄력이 씹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풍부한 해산물도 좋네요. 홍합과 고기고명, 오징어 등이 많이 담겨 있어 면발과 국물 외에 또하나의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이곳 ‘복성루’의 짬뽕은 군산요리답게 각 시기별로 짬뽕에 담기는 해산물이 다르다고 합니다. 어떤 때는 홍합이, 또 어떤때는 오징어나 꼬막이 풍부할 때도 있다고 하는군요.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게 하려는 주인들의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국물은 얼큰담백 합니다. 해산물이 많아 국물이 개운하고 담백합니다. 칼칼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조금 취향이 다를지 모르겠습니다만 개운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할만 합니다.
빈해원, 신선한 야채와 깔끔한 국물이 일품
‘빈해원’ 짬뽕은 ‘복성루’ 짬뽕이 갖는 화려함은 없습니다. 고기고명이 있지도 않고, 깜짝 놀랄만큼 많은 해산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군산이 해양도시이다 보니 타지역 짬뽕보다 해산물이 더 풍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복성루’의 그것에 비하면 큰 경쟁력은 아닌 듯 싶습니다. 그러나 이곳 짬뽕은 그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입 베어문 면발은 역시 쫄깃합니다. 오래된 반죽이 아닌, 그때 그때 만든 신선한 반죽으로 면을 뽑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너무 질기지도, 너무 흐물하지도 않아 좋았습니다. 이곳 짬뽕의 가장 큰 특징은 야채에 있습니다. 뜨거운 국물속에서 야채를 익히다보면 그 특유의 아삭거리는 식감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만 ‘빈해원’ 짬뽕은 야채가 신선합니다. 음식 주문 후 요리한 것을 티라도 내려는 듯 야채에서 방금 갓 볶아낸 듯한 ‘불맛’이 느껴집니다. 입 속에서 씹히는 야채도 아삭아삭해 신선한 야채의 식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게 추천해드릴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
국물은 한 모금 마셔보면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느껴집니다. 칼칼하지 않고 시원하다는 점에서는 ‘복성루’의 그것과 비슷할지 모르지만, 신선한 야채덕분인지 해산물 위주의 짬뽕국물에서 느껴지는 시원함보다 좀 더 깔끔하고 개운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존의 칼칼한 짬뽕맛과 다른 탓에 화교인 주인장을 생각하며 ‘원래 중국에서 먹는 짬뽕은 이런 맛일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화려하고 먹음직스런 vs 담백하고 아삭한
‘복성루’와 ‘빈해원’ 두 식당의 짬뽕맛은 쉽게 말해 ‘화려하고 먹음직스런’ 복성루와 ‘담백하고 아삭한’ 빈해원의 대결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맛이라고나 할까요? 다양한 해산물과 씹는 맛을 느끼고 싶다면 ‘복성루’를, 담백하고 개운한 맛으로 색다른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빈해원’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 그리고 추운 날씨에 자주 생각나는 짬뽕! 전북을 대표하는 짬뽕 한 그릇 맛보시면서 추위도, 움츠려든 기분도 함께 이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첫댓글 복성루는 먹어 봤는데 그저 그래요.
복성루 우리 집앞인데....한번도 안가봤어요...ㅋㅋ
복성루 유명한데 아직 못가봤어요. 비주얼은 환상이네요.
한번 가야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