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기초 千字文(천자문)>
漢字(한자)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한자공부를 제대로 시작해볼까 하면 우선 생각이 나는 게 千字文(천자문)일겁니다. ‘천자문부터 시작을 해야지’, ‘천자문의 일천 자를 모두 익힌다면 한자의 기초가 완성되겠지’라고 생각을 하게 되겠죠. 그래서 한자 공부를 다시 始作(시작) 한다고 하면 큰(?) 마음을 먹고 千字文(천자문) 책부터 먼저 구입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서점 등에는 천자문 쓰기 교본이나 기초 천자문 익히기 등의 책들은 유난히 눈에 많이 띕니다.
그러나 천자문은 지금의 시대에서는 한자의 基本書(기본서)가 아닙니다.
옛날에는 한자를 공부하는 교재가 부족했기 때문에 천자문을 주로 이용했었고, 그 당시에는 천자문에 쓰인 글자들이 대부분 사용이 되었으니까 배우는 학생들이 우선 1천자를 익히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했던 교재입니다.
書堂(서당)에서 흘러 나오는 글방 풍경에서 하늘 천(天), 따지(地), 검을 현(玄), 누루 황(黃)…… 하는 거 많이들 보셨죠.
그런데 요즘에는 천자문을 배우려면 위에서 나온 4글자(天地玄黃)만 알면 됩니다. 더 이상은 몰라도 됩니다.
天地玄黃(천지현황) :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
천자문은 중국 양나라 때의 주흥사가 쓴 책으로 4글자씩 모두 일천 자로 詩(시)를 써놓은 것입니다.
천자문의 중간에 나오는 글자들은 획이 복잡한 것도 많고, 현재는 쓰이지 않는 글자들도 너무 많아서 요즘 시대와는 맞지를 않습니다. 내용을 보더라도 天地(천지)이치, 중국의 역사, 인물 등으로 구성되어 우리의 현실과는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배울수록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지니 作心三日(작심삼일) 하기에 딱 좋은 책이라는 겁니다.
결국 천자문은 한자를 공부하기 위한 기본서로서 좋은 교재라기보다는 전통 문화를 이해하는 고전이며, 문화 유산 쪽에 가깝습니다. 已往(이왕) 사 놓은 천자문은 가까이 두고 기초적인 한자를 배우면서 병용하는 교재로 삼으면 한문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지금 한자의 基礎(기초)로서 익혀야 할 기본글자들은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까요?
우리는 우리의 언어 속에 녹아있는 정서를 살리면서 한자를 배워야 하므로,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와 관계 있는 글자들부터 접근을 해가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현재 각각의 한자급수시험을 실시하는 여러 단체에서 8급부터 1급까지 단계별로 급수한자를 나누어 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쓰는 빈도에 따라 구분을 해 놓은 것입니다.
또한 교육부에서 지정해 놓은 실용한자, 상용한자 1,800자, 중등용 필수한자 900자 등으로 보더라도 지금 한자공부를 시작 한다면 무엇을 먼저 선택해야 할 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천자문에 나오는 앞의 네 글자 <天(천), 地(지), 玄(현), 黃(황)>이 쓰인 예를 조선시대 전쟁 때 사용하던 武器(무기)들을 보면서 살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외적의 침략이 너무나 많아 예로부터 전쟁에 의한 역사가 유난히 많고, 무기들도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天字銃筒(천자총통)1), 地字銃筒(지자총통), 玄字銃筒(현자총통), 黃字銃筒(황자총통).
앞에 글자들만 보면 天地玄黃의 순서대로 되어 있죠. 포탄을 쏘기 위한 화기(火器)로, 크기 별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예를 들면 天字銃筒(천자총통)은 자체 무게가 약 300kg정도이며, 무기로는 길이 180cm, 무게 30kg 의 大將軍箭(대장군전)2)을 쏘는 가장 큰 중화기이고, 발사 사거리도 2km가 넘었다고 하는군요. 마지막 네 번째의 黃字銃筒(황자총통)은 들고 다니는 소형 화기로 길이가 약 50cm 정도. 鐵丸(철환)3)을 쏘았다고 하는데, 사거리가 1km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네 가지의 크기를 비례적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드라마 징비록의 대사에서도 나오는군요.
이순신의 출현에 수군들의 훈련 장면에서…
“왜놈들의 배를 지자총통과 현자총통으로 격파하면 되겠습니다.”
# 銃(총 총), 筒(주로 대나무로 만든 통 통), 箭(화살 전), 丸(알 환)
[출처] 16. 한자의 기초 千字文(천자문)?|작성자 엉터리 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