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스 오브 마인드(Peace of Mind) 전원카페 차린 까닭은 ....................
강원도 홍천의 첩첩산중 아로마 허브동산에 지난해 개천절에 카페 ‘피스 오브 마인드’가 문을 열었다.
이 카페는 요즘 교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페와는 다르다. 카페 안에는 수천 권의 책과 음반이 비치돼 있고, 빵 굽는 향기가 넘친다. 주인의 이력 또한 독특하다. 주인 겸 종업원은 ‘비비안’으로 알려진 여성 란제리 제조회사 남영 L&F의 사장을 지낸 김종헌씨(57)와 부인 이형숙씨(52)다.
김씨는 회사를 위해 젊음을 바친 우리 사회 초로(初老) 세대의 초상화 같은 인생을 살았다. 동양철학과 서예를 하고 싶다는 꿈을 접은 채 회사에 들어가 새벽과 밤에 어학 학원을 다니고, 연이은 야근과 회식 접대에 숨 가쁜 나날을 보냈다. 졸도와 호흡장애 심장장애까지 터져 나왔지만 회사와 가족에게는 이를 숨겼다. 그에게 위안이 있었다면 언젠가 시작할 ‘전원에서의 은퇴생활’을 꿈꾸고 준비하는 것이었다.
“혼수가 고작 트렁크 하나 정도였지만, 클래식 기타 사는 일을 빠뜨리지 않았다”는 김씨 부부는 사실 1980년대 초 독일 근무 시절부터 은퇴생활을 동경하며 준비해왔다.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중세 귀족의 장서 가득한 성(城)을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부인 이씨는 이때부터 독일 제빵 장인(匠人)으로부터 구박 받아가며 빵 굽는 기술을 배웠고, 애서가인 남편은 귀국한 뒤부터 수원의 폐지수집상이든 마산의 골동품 가게든 귀한 고서가 있을 만한 곳이면 시간을 쪼개 달려갔다.
그러다 김씨는 2001년 마침내 사장직을 내놓았다. 하지만 28년간 몸에 밴 회사 생활을 막 바로 전원생활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친구의 특허사무소와 한 완구회사의 홍콩 본사 생활을 1년9개월가량 더 하면서 카페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은 끝에야 실행할 수 있었다.
부부는 한 달가량 인터넷으로 강원도와 경기도의 산수 좋은 곳을 물색하고 현장 답사를 했다. 그러던 중에 별 기대 없이 홍천의 텅 빈 아로마 허브동산을 찾았다가 첩첩산중의 노을 지는 모습에 반해 “바로 이곳”이라며 새 보금자리를 정해버렸다. 오래 인연을 맺은 사람들 중에 제빵기기 만드는 사람,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다 부부의 ‘구상’이 워낙 오래된 터라 실제 카페 꾸미는 작업은 즐겁기만 했다.
지금 부부의 생활은 대략 이렇다.
“아침에 카페 앞 계단을 빗질하고, 시장에서 채소를 사옵니다. 통밀에 포도주를 섞어 빵을 만들고, 백일홍과 분꽃 맨드라미의 꽃씨를 뿌리죠. 이웃 주민들이 카페에 와서 일을 도와주면서 친교가 생겼습니다. 저희 카페가 신기해 찾아온 손님들을 정성껏 맞이하고, 위스키 몇 방울 떨어뜨린 허브티를 마시면서 하루 일을 마감합니다.”
그러나 아직 이 부부의 전원생활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지금 홍천 읍내의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카페 옆에 꽤 근사한 집을 지어 완벽하게 자연에 묻히려는 꿈이 남아 있다.
유리 상자 속의 개미집처럼 숨김없이 펼쳐지는 소박한 자전(自傳)이 마치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동화처럼 읽는 이를 즐겁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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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아내와 CEO남편의 전원카페 김종헌·이형숙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을 단 한마디로 말하면 ‘부럽다’는 것이다.
최소한 5가지가 부러웠다.
책은 김종헌(58)·이형숙(53) 부부가 서울을 떠나 강원 홍천 공작산 아래에 전원카페(피스 오브 마인드)를 열고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소개한 것이다.
①젊었을 때의 꿈을 이뤘다
=이들 부부는 1980년대 초 독일에서 살 때 나이 들면 전원카페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당시 비비안·남영그룹의 유럽지사장이던 김씨는 사업상 사람들을 만나 중세시대의 성이나 방앗간을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 등에서 밥 먹을 기회가 왕왕 있었다.
김씨는 “그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옛 성주의 서재를 리모델링한 카페”라며
“풍광 좋은 산 위, 고서로 둘러싸인 멋진 식탁 위에서 차 마시면 책 읽는 재미도,
차의 풍미도 깊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3년동안 뒤셀도르프의 빵집 ‘헤라클레스’에서 도제수업을 받게 되면서 자연히
내 구상은 ‘책이 있는 빵집’으로 커져갔다”고 밝혔다.
부부는 25년간 꿈을 키웠고, 지난해 여름 꿈은 현실이 됐다.
②용기를 가졌다
=김씨는 비비안에서 사장으로 일하며 억대 연봉을 받았다.
게다가 그는 서울 종로가 고향으로 서울고, 서울대를 나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부인 이씨 또한 서울 진명여고와 이화여대에서 공부한 서울 사람이다.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 예순을 앞둔 나이에 평생을 보낸 연고지를 떠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부부는 용기있게 이를 감행했다.
③사람이 있다
=부부는 지난 27일이 금혼식(결혼 30주년)이었다.
30년전 약혼식에 참석했던 친구들을 홍천 산골 카페로 불렀다.
그는 책에서 그때 그 친구들의 이름을 정겹게 적고 있다.
그리고 그들과 30년 넘게 인연이 끊기지 않음을 감사해한다.
부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아내는 부엌에서 빵을 굽고 남편은 오랜 친구들을 위해 음식을 내어왔다.
손자들이 할아버지를 도왔다.
공작산은 일몰에 취하고, 사람들은 머루술과 정에 취하는 사이
무당벌레가 카페 안으로 날아와 책 상자 안에 숨는 그런 금혼식이었다.
④더욱 화목해진 가족
=김씨는 스스로를 일에 묻혀 산 ‘회사인간’이었다고 평가한다.
김씨는 “나이 들면서 결국 남는 것은 부부뿐”이라며
“카페를 연 것도 두 사람만의 오붓한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또 홍천에 오니 아들·딸이 주말마다 내려와 손님접대를 도와
서울 살때보다 가족유대가 강화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⑤책 부자, 마음 부자
=김씨는 “집사람이 동의하자마자 하루라도 빨리 이사하려고
보름동안 트럭 14대분의 짐을 직접 쌌다”고 말했다.
책 1만권, 음반 5,000장이 부부와 함께 홍천으로 왔다.
평생 책을 가까이 해온 천성이 낳은 소중한 결실이다.
카페에는 찾는 사람들이 적잖다. 개업 1년도 안돼 틀이 잡힌 것이다.
카페를 찾아온 손님들과도 즐겁게 세상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또 부부는 떡과 빵에 대한 공개강좌를 재료비 수준에서 매주 연다.
김씨는 “우리가 가진 작은 것을 무시하지 않고 배우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그저 고마울 뿐”
이라고 말했다.
< peace of mind >
강원도 홍천의 첩첩산중 아로마 허브동산에 지난해 개천절에 카페 ‘피스 오브 마인드’가 문을 열었다.
이 카페는 요즘 교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페와는 다르다.
카페 안에는 수천 권의 책과 음반이 비치돼 있고, 빵 굽는 향기가 넘친다.
주인의 이력 또한 독특하다.
주인 겸 종업원은 ‘비비안’으로 알려진 여성 란제리 제조회사 남영 L&F의 사장을 지낸
김종헌씨(57)와 부인 이형숙씨(52)다.
김씨는 회사를 위해 젊음을 바친 우리 사회 초로(初老) 세대의 초상화 같은 인생을 살았다.
동양철학과 서예를 하고 싶다는 꿈을 접은 채 회사에 들어가 새벽과 밤에 어학 학원을 다니고,
연이은 야근과 회식 접대에 숨 가쁜 나날을 보냈다.
졸도와 호흡장애 심장장애까지 터져 나왔지만 회사와 가족에게는 이를 숨겼다.
그에게 위안이 있었다면 언젠가 시작할 ‘전원에서의 은퇴생활’을 꿈꾸고 준비하는 것이었다.
“혼수가 고작 트렁크 하나 정도였지만, 클래식 기타 사는 일을 빠뜨리지 않았다”는 김씨 부부는
사실 1980년대 초 독일 근무 시절부터 은퇴생활을 동경하며 준비해왔다.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중세 귀족의 장서 가득한 성(城)을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부인 이씨는 이때부터 독일 제빵 장인(匠人)으로부터 구박 받아가며 빵 굽는 기술을 배웠고,
애서가인 남편은 귀국한 뒤부터 수원의 폐지수집상이든 마산의 골동품 가게든 귀한 고서가 있을 만한
곳이면 시간을 쪼개 달려갔다.
그러다 김씨는 2001년 마침내 사장직을 내놓았다.
하지만 28년간 몸에 밴 회사 생활을 막 바로 전원생활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친구의 특허사무소와 한 완구회사의 홍콩 본사 생활을 1년9개월가량 더 하면서 카페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은 끝에야 실행할 수 있었다.
부부는 한 달가량 인터넷으로 강원도와 경기도의 산수 좋은 곳을 물색하고 현장 답사를 했다.
그러던 중에 별 기대 없이 홍천의 텅 빈 아로마 허브동산을 찾았다가 첩첩산중의 노을 지는 모습에
반해 “바로 이곳”이라며 새 보금자리를 정해버렸다.
오래 인연을 맺은 사람들 중에 제빵기기 만드는 사람,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다
부부의 ‘구상’이 워낙 오래된 터라 실제 카페 꾸미는 작업은 즐겁기만 했다.
지금 부부의 생활은 대략 이렇다.
“아침에 카페 앞 계단을 빗질하고, 시장에서 채소를 사옵니다.
통밀에 포도주를 섞어 빵을 만들고, 백일홍과 분꽃 맨드라미의 꽃씨를 뿌리죠.
이웃 주민들이 카페에 와서 일을 도와주면서 친교가 생겼습니다.
저희 카페가 신기해 찾아온 손님들을 정성껏 맞이하고,
위스키 몇 방울 떨어뜨린 허브티를 마시면서 하루 일을 마감합니다.”
그러나 아직 이 부부의 전원생활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지금 홍천 읍내의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카페 옆에 꽤 근사한 집을 지어 완벽하게 자연에 묻히려는 꿈이 남아 있다.
유리 상자 속의 개미집처럼 숨김없이 펼쳐지는 소박한 자전(自傳)이 마치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동화처럼 읽는 이를 즐겁게 만드는 책이다.
http://www.pensiononnuri.com/(온누리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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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춘천 석사동 피스 오브 마인드 |
( 문화면 2007-1-19 기사 ) | |
-책·음반 등 총 2만여점 갓 구운 빵냄새와 조화
“이곳에서 오면 마치 할머니 댁에 온 것처럼 편안한 기분이 들어요” 친구들을 만날 때면 주로 찾는다는 최향란(58·춘천시)씨는 “빵냄새도 너무 좋고, 음식 하나 하나에도 정성이 듬뿍 담겨 있다”고 했다.
춘천시 석사동에 위치한 `피스 오브 마인드'(Peace of mind)는 (주)비비안의 CEO였던 김종헌(60)씨가 2003년 여름 홍천군 화촌면 허브농장에 마련한 북&베이커리 카페.
지난해 9월 홍천 생활을 접고 춘천으로 옮기면서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단순히 차만 마시는 곳이 아니라 문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씨는 타지방에서 온 손님 중에는 김유정문학촌에 들렀다가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갓 구운 빵냄새 만큼이나 세월의 향기를 품은 책들이 `피스 오브 마인드' 만의 매력을 더한다. 이곳에 진열된 책은 만 2,000여권. 그중에는 `두시언해 중간본', 1937년에 발행된 린위탕의 `생활의 발견' 등 귀한 책들이 많다. 또 음반과 서화까지 합해 총 2만여점이 카페를 가득 채우고 있다.
카페를 안내하며 김씨는 “모으는 것보다 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카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아버지의 라디오와 어머니의 재봉틀, 김씨가 대기업에 근무하던 시절 달던 명찰도 볼 수 있다.
정신의 양식인 책과 더불어 일용의 양식인 빵도 피스 오브 마인드의 자랑거리. 직접 빻아 만든 `통밀쿠키'부터 솔잎, 잣, 호두가 들어간 솔향기빵, 숯가루가 들어간 숯가루빵까지, 제과제빵 전문가인 김씨의 아내 이형숙(55)씨가 직접 만들고 있다. 또 파스타와 피자 등 빵을 곁들인 경양식도 맛볼 수 있다. 김씨는 “서울 특급호텔의 식사를 춘천의 값으로 제공한다”고 자신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