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z II Men이 3년이라는 긴 공백기간 뒤에 발표한 4번째 앨범 [Nathan Michael
Shawn Wanya]. 이 앨범이 어떻다고 한마디로 평가내리기엔 갈등이 만만치 않다.
듣기에 따라서, 매우 훌륭한 앨범이 될 수 도 있을것이고, 아니면,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줄 앨범이 될 수 도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일단, 그들의 보컬만을 놓고 봤을때는, 더 이상 할말이 없다. 완벽한
하모니는 당연한
사실이고, 네명(물론 Bass역할만을 묵묵히 해내는 Michael은 빼 놓고라도)각자가
보컬에 있어서 우위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선수들인걸 어떻하겠나.
그들의 각기 다른 보컬은 듣는이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켜주기 충분하다.
Boyz II Men 에서 절대 기반이 될 Michael 의 묵직함, 가성과 육성을 자유자제로
넘나드는 Shawn의 감미로움, 그 감미로움을 치고 올라오는 Wanya의 파워풀함,
이 둘사이의 갭을 깔끔 하게 메꿔주는 Nathan. 메인 보컬 한 사람의 카리스마가 그
그룹 자체가 되고 마는 여느 그룹들과는 달리, 이들은 말 그대로, 'One For All,
All For One' 이기에, 데뷔한 이래 아직까지도 '최고의 보컬 그룹 자리'를 고수 할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 본인의 생각.
그렇다면, 이들의 훌륭한 보컬에 대한 얘기는 잠시 한켠으로 제쳐놓고,
이번 앨범의
음악만을 놓고 얘기 해 보자.
그들은 이번 앨범에서 세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모양이다. 고정팬들에게 이전과
다름없는 그들 특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와 동시에, 새롭고 감각적이지 않으면
고개를 돌리지 않는 Contemporary Listener 들에게도 어필 하길 원했던 것 같다.
마치 자신들은 모든 대중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의식 이라도 느끼고
있는 듯이 말이다.
"Yesterday"나 "In The Still Of The Night"
의 기분을 그대로 이어받은, 아름다운
아카펠라 "I Do" ( 이 곡은 Take6의 초기 멤버 Mervin Warren이 프로듀스했고,
Take6답게 역시나 훌륭한 보컬 편곡이었다.)를 비롯해서 "I Finally Know", "Dreams",
"Thank You In Advance", "Never Go Away" 등 일련의 Adult 취향의 고급스럽고
완성도 높은 발라드들이 그들의 고정팬들을 위한 음악이라면, 이제는 Rodney Jerkins
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고의 줏가를 달리고 있는 Kevin Briggs와 Kandi Burruss
컴비가 작곡에 참여한 "Beautiful Women", "Good Guy" 등의 곡들과, Janet의 "Throb"을
살짝 연상시키는 클럽용 테크노넘버 "Bounce, Shake, Move, Swing"은 확실히 요즘
음악 팬들을 의식한 서비스 였다.
이런 점은 이전 앨범에서도 그들이 결코 간과하지 않았던 요소들이지만,
이번 앨범에서
다른 점은, 이 두가지와 더불어 '우리끼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그들의 앨범에 항상 참여해왔던 "Babyface"와 "Jimmy
Jam & Terry Lewis"
의 이름을 이번 앨범에선 찾을 수 없을 뿐만아니라, 앨범의 대부분의 곡을 네명이 공동
작곡하고 프로듀싱 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 3집에 실린 어느 곡 보다 훌륭했던, Shawn
작곡의 "Doin' Just Fine"을 통해 비로소 그들의 작곡 실력에 믿음을 갖게 되었었는데,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감히 느낀 것은 ' 이제 이들도 어느 정도 하는 구나.'
이들의 첫번째 타이틀 곡 "Pass You By"(Shawn이 작곡한)와 "Know What You Want"
과 같은 곡들은 Babyface만큼이나 귀에 친숙하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Step On Up"은
Jimmy Jam & Terry Lewis만큼이나 상큼한 걸 보면, 힛트메이커들 만큼은 아니어도,
그들이 가진 실력이 어느 정도 쯤 되는지는 가늠 할 수 있을 듯.
이 글 처음에 '실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그것은 고정팬의 입장
에서 봤을때 이 앨범의 상업적인 측면, 즉, Kevin Briggs의 전형적인 댄스 넘버들,
어리둥절함을 감출 수 없는 테크노 음악의 등장(귀여운 시도로 봐줘야 하나? ^^ ) 아니면,
Babyface나 FlyteTyme이 Boyz II Men과 만나야만 나올 법한 " End Of The Road"나
"On Bended Knee"만큼 큰 힛트가 예감되는 곡의 부재탓 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Boyz II Men= End Of The Road'라고 우기는 우리의 편견에 사로잡힌 귀가
문제 인지도...
여기서 몇가지 첨가하고픈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다. 그들이 진정으로 자신들만의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면, Kevin Briggs는 실수다. 게다가 여기 실린 건, Boyz II Men이
불러야 할 곡 치곤 Kevin의 수작들에 비해 너무 평범하지 않나 싶다. 또한, 앨범에
'테크노'를 집어 넣을 만큼의 실험정신(!) 이라면, 차라리 사운드나, 연주의 질을 높일
만한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하는 편이 나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앨범의 제목처럼 자신들의 힘으로 앨범을 만들고 싶어한
그들의
아티스트적인 정신과 노력은 실망하기에 앞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요소가 아닌가
싶다. 띵띵 거리는 요즘 비트가 싫다면 그냥 skip하면 되는 것. 아름답게 작곡되고
불러진 몇개의 수작들을 놓칠 순 없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Boyz II Men을 바라본다면, 우리들이 원하는 감동은 이미 그곳에 자리할 것이다.
Poin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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