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형차(mid-size) 시장에서 닛산은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의 쟁쟁한 경쟁 모델에 밀려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포드와 마쓰다, 현대 등이 경쟁력 높은 새 모델들을 줄지어 내놓으면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번 뉴욕 오토쇼를 통해 닛산이 공개한 신형 알티마는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닛산이 어떤 방향으로 전략을 잡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새 서스펜션으로 핸들링 반응 민첩해 5년여 만에 풀 모델체인지 된 새 알티마는 이전 모델부터 추구하기 시작한 스포티한 스타일과 성능을 한층 강조해, 무난한 스타일과 성능의 경쟁차들과 다른 노선을 추구했다. 이전 세대 모델이 날렵한 스타일과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삼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것이 새 모델 개발의 방향을 잡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새 모델에서는 T자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포물선을 그리는 지붕, 날카로운 느낌의 앞뒤 램프 등 새로운 닛산 패밀리 디자인을 더 강렬하게 다듬어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실내는 부드러운 소재를 많이 쓰면서 마무리를 개선했고, 방음처리를 강화해 소음을 줄였다. 대시보드는 계기판과 센터 페시아가 ㄱ자 형태로 이어져 운전자 중심의 분위기를 낸다. 4도어 세단이지만 도어 트림의 페트(PET)병 수납공간을 포함해 최대 9개의 컵 홀더를 마련한 것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최근의 유행을 따라 버튼식 시동장치와 스마트 키를 달았고, 9스피커 보스 오디오와 블루투스 핸즈프리 등 편의장비도 보강했다.
신형 알티마는 르노닛산 연합의 새로운 D 플랫폼을 쓴 첫 모델이기도 하다. D 플랫폼은 알티마를 시작으로 르노 라구나와 닛산 프리메라의 후속 모델에도 쓰일 예정이다. 휠베이스가 짧아졌지만 실내공간은 거의 변화가 없고, 차체강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특히 초고강도 스틸(UHSS)과 알루미늄 등 가벼운 소재를 많이 써 무게증가를 최소화했다. 또한 서스펜션을 새롭게 설계하고 스포티하게 튜닝해 핸들링을 민첩하게 다듬었다. 엔진은 닛산의 대표적인 엔진인 QR 시리즈 2.5ℓ 165마력과 VQ 시리즈 V6 3.5ℓ 265마력 두 종류를 마련했다. 두 엔진 모두 모듈 방식의 설계와 연속가변 밸브타이밍(CVVT) 기술, 전자제어 드로틀 등 닛산의 첨단 기술이 두루 쓰였다. 변속기는 6단 수동을 기본으로, 이전의 자동변속기를 대신해 닛산 고유의 엑스트로이드 무단변속기(CVT)를 선택장비로 마련했다. 엑스트로이드 CVT에는 새롭게 변속특성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스포츠 모드 컨트롤러가 더해졌다. 브레이크는 네바퀴 모두 디스크 방식으로, V6 엔진 모델에는 전자제어 제동력배분(EBD) 기능이 있는 4채널 ABS와 긴급제동 보조장치(BA)가 기본으로 달린다. 미국에서 팔리는 동급 모델들 중 처음으로 타이어 공기압 감지 시스템과 카메라를 이용해 후진 때 차체 뒤쪽을 보여주는 리어뷰 모니터를 마련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오는 가을부터 판매되는 새 알티마는 닛산의 미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되고, 닛산 중형차 중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해질 예정이다.
[20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