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육상교통체계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도로는 대략 국도와 지방도로 분류할 수 있으며, 지방도에는 시, 군도로 나눌 수 있다. 법적 차원에서 도로체계를 상세히 설명하자면 너무 긴데다가 딱히 그렇게까지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도로망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를 대략 알고서 길을 더듬기 시작하면 우리 나라 땅의 구조가 서서히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하며 주변 지역과 어떻게 연계되고 있는지도 쉽게 파악이 된다. 이것을 바탕으로 여행의 경험과 폭이 매우 넓어지며, 더욱 자유로와질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
국도(國道 : National Highway)
국도는 대통령령으로 지정해 국가가 관리하는 도로로, 크게 고속국도(고속도로)와 일반국도로 나뉜다.
1. 고속국도 (Expressway)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2.egloos.com%2Fpds%2F200810%2F19%2F48%2Fa0012148_48fadc7cac326.png)
고속도로 노선번호 문양. (고속국도 1호선은 경부고속도로이다.)
붉은색 크라운이 장식된 파란색 바탕의 휘장에 흰색 숫자로 노선번호를 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속도로라고 불리는 고속국도는 자동차 전용으로 시속 100~110km 의 고속주행용 도로로 설계되어 있고, 수십톤의 대형 트럭도 충분히 다닐 수 있도록 견고하게 건설되어 전국의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는 으뜸 기간도로망이다.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으며 통행요금을 받는다.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민자고속도로도 몇 군데 있는데 정부가 일정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알지만 통행요금은 생각보다 많이 비싸다. 천안-논산, 그리고 대구-부산간 고속도로가 대표적으로, 전체적으로는 총 26개 노선이 총연장 약 3,000km로 전국을 그물처럼 연결하고 있다.
사실 고속도로 여행은 풍경이 단조로와 좀 지루한 면도 많고, 콘크리트 포장 구간에서는 소음도 좀 심하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고속도로는 안전하게 속력을 내기 위해 가능한 직선화시키는 것이 맞지만, 그것 때문에인지 새로 건설되는 많은 고속도로들이 수십 미터 이상의 거대한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는 하늘길 형태의 고가도로 구조물로 만들어져 주변의 경관을 매우 망치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도로는 달리면서 주변 지역의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는데다 추운 겨울에는 쉽게 얼어붙기 일쑤이고 강풍의 영향도 많이 받는 나쁜 점이 있어서 가능하면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과 어우러진 형태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또한 서울 부근의 고속도로들은 최근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인구 증가로 차들이 많이 몰려드는 시간대가 점점 늘어나며 점점 고속도로다운 역할을 못하게 되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문제들도 있고 통행요금의 부담도 덜기 위해 국도를 더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는 우리 나라의 모든 도로시설 중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자동차로 장거리를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이동하는 목적에는 가장 알맞는 도로시설임에는 분명하다.
고속도로의 주요 시설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IC, JC, 그리고 TG 등 좀 애매모호하지만 교통방송등에서 자주 접하는 용어들을 아래에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 나들목(분기점) (IC : Interchange) 고속도로와 다른 종류의 도로(국도, 지방도 등)가 만나는 지점, 고속도로의 출입구이다.
- 교차로 (JC : Junction) - 고속도로와 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 이곳에서 다른 고속도로 노선으로 바꿔 탈 수 있다.
- 휴게소 (SA : Service Area) - 말 그대로 휴게소. 식당, 주유소, 정비소 등이 있다.
- 요금소 (TG : Tollgate) - 통행요금을 받는다. 작년부터 하이패스(Hi-Pass)가 전국으로 확대 설치되어 단말기만 달면 무정차로 요금을 내고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 IC와 JC의 차이점을 눈여겨 보시라.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는. 왜 한 곳에 IC와 JC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지 단방에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이 규칙은 일반도로의 자동차 전용구간/비전용구간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고속도로 통행요금은 현금, 선불식 고속도로 카드, 그리고 최근 생산되는 승용차에는 빌트인(Built-in)으로 장착되어 나오는 하이패스 카드 단말기로 낼 수 있다. 하이패스가 가장 편리하고 시간도 절약되지만, 어딘가모르게 고속도로 여행의 필수적 요소를 없애버린 듯한 허전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몇 만원만 쓰면 되기는 하지만 대시보드의 번잡함을 싫어해 차에 내비게이션도 달지 않는 내가 하이패스 단말기까지 달 리는 만무하다. 하이패스나 선불카드는 요금을 조금 할인해 주는데 최근 고속도로 통행요금이 많이 오르면서 그랬는지, 아니면 하이패스를 더 많이 권장하기 위해 그런 건지, 선불카드 중 낮은 금액 카드가 없어져 버렸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장비에 적응하는 것이 귀찮아 5만원짜리 선불식 고속도로 카드를 늘 준비해놓고 쓰고 있다.
한국의 고속국도 노선 현황 (2008)
오랜 역사 동안 여기저기에 다양한 순서로 건설된 고속도로들의 도로번호가 일정치 않아 복잡해진 문제가 있었는데, 2001년 도로번호를 모두 개편하여 국토의 남북 종단 방향으로는 홀수 번호를, 동서 횡단 방향으로는 짝수 번호를 붙이도록 하였다. 순환선이나 기존 고속도로의 지선 형태로 된 고속도로는 세 자리 숫자 번호를 사용하는데, 순환하는 지역의 우편번호 백의 자릿수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마지막 일의 자리수는 고속도로의 규모에 비례하여 순서를 붙이도록 하였다.
홀수번호(종단방향) 고속도로 번호는 서해안에서 동해안 방향으로 숫자가 커지며, 짝수번호(횡단방향) 고속도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숫자가 커진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고속도로의 노선이 세부적으로 변경, 통합되었으며, 도로번호를 새롭게 정해 둠으로써 전국의 고속도로망을 그리드(Grid) 방식으로 정리, 도로번호를 보고 현재 자신의 대략적 위치와 앞으로 갈 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최초로 국토를 관통하여 건설된 고속도로인 경부고속도로만은 그 역사적, 상징적 의미를 살려 도로번호를 바꾸지 않고 계속 고속국도 1번선으로 정해 두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0.egloos.com%2Fpds%2F200810%2F19%2F48%2Fa0012148_48faefe589d15.jpg)
도로번호는 같지만 이름이 다른 도로는 노선정리과정에서 분리되었거나 기본적으로 같은 계통의 노선인 경우이다.
(남북방향, 관련 지선) 서->동
15번 -
서해안고속도로 (전라남도 무안군 - 서울특별시 금천구)
1번 -
경부고속도로 (부산광역시 금정구 - 서울특별시 서초구)
25번 -
호남고속도로 (전라남도 순천시 - 충청남도 논산시)
25번 -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충청남도 논산시 - 충청남도 천안시)
(민자) - 251번 - 호남고속도로지선 (충청남도 논산시 - 대전광역시 대덕구, 회덕JC-논산JC)
- 253번 -
고창담양간 고속도로 (전라북도 고창군, 전라북도 담양군)
35번 -
통영대전간 고속도로 (경상남도 통영시 - 대전광역시 대덕구)
35번 -
중부고속도로 (충청북도 청원군 - 경기도 하남시)
- 37번 - 제 2 중부고속도로 (경기도 이천시, 경기도 하남시)
45번 -
중부내륙고속도로 (경상남도 마산시 - 경기도 여주군)
- 451번 -중부내륙고속도로지선 (대구광역시 달성군 - 대구광역시 북구)
55번 -
중앙고속도로 (부산광역시 사상구 - 경상남도 김해시, 대구광역시 동구 - 강원도 춘천시)
55번 -
대구부산간고속도로 (경상남도 김해시 - 대구광역시 동구)
(민자)- 551번 - 중앙고속도로지선 (경상남도 김해시 - 경상남도 양산시)
65번 -
동해고속도로 (강원도 삼척시 - 강원도 양양군)
65번 -
부산울산고속도로 (울산광역시 - 부산광역시)
(동서방향, 관련 지선) 남->북
10번 -
남해고속도로 (전라남도 순천시 - 부산광역시 북구)
- 102번 - 마산외곽고속도로 (경상남도 함안군 - 경상남도 창원시)
- 104번 - 남해 제 2고속도로 지선 (경상남도 김해시 - 부산광역시 사상구)
12번 -
무안광주간 고속도로 (전라남도 무안군 - 광주광역시 광산구)
12번 -
88올림픽고속도로 (전라남도 담양군 - 대구광역시 달성군)
16번 -
울산고속도로 (울산광역시 울주군 - 울산광역시 남구)
20번 -
익산장수간 고속도로 (전라북도 익산시 - 전라북도 장수군)
20번 -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대구광역시 - 경상북도 포항시)
30번 -
당진상주간 고속도로 (충청북도 당진군 -(미개통)- 충청북도 청원군 - 경상북도 상주시)
40번 -
평택음성간 고속도로 (경기도 평택시 - 경기도 안성시 -(미개통)- 충청북도 제천시)
50번 -
영동고속도로 (인천광역시 남동구 - 강원도 강릉시)
(순환선)100번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경기도 성남시 - 경기도 성남시)
(북부 사패산-고양 구간 민자)300번 -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대전광역시 유성구 - 대전광역시 동구)
(기타 광역연결노선) 남->북
110번 - 제 2 경인고속도로 (인천광역시 중구 - 경기도 안양시)
120번 - 경인고속도로 (인천광역시 남구, 서울특별시 양천구)
130번 -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인천광역시 중구 - 경기도 고양시) (민자)
(중복구간)
(대전광역시부근)
35번 중부고속도로 비룡JC-남이JC 구간 -> 1번 경부고속도로와 중복
300번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산내JC-비룡JC -> 35번 중부고속도로와 중복
(대구광역시부근)
55번 중앙고속도로 동대구JC-금호JC 구간 -> 1번 경부고속도로와 중복
대륙을 연결하는 국제 고속도로, 아시안 하이웨이 (Asian Highway : AH)
2005년 7월, 아시아 32개국을 총연장 약 14만km, 총 55개 노선으로 연결하는 아시안 하이웨이(Asian Highway) 협정이 발효되었으며, 협정에 참여한 아시아 32개 나라간의 원활한 인적-물적 교류를 확대하는 데에 큰 목적을 두었다. 우리 나라에는 2개 노선이 통과하며 제1 노선인 AH 1번선(도쿄-후쿠오카-부산-서울-평양-신의주-중국-베트남-태국-인도-이란-터키)이 경부고속도로를, AH 6번선(부산-강릉-원산-하산-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은 동해안의 7번 일반국도를 통과한다. 이를 표시하기 위해 고속도로에 100km 마다 아시안하이웨이(AH) 안내 표지판을 붙이고 아시안하이웨이 노선 번호와 주요 통과국인 일본-한국-중국-인도-터키라는 문구를 써 놓았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 표지판을 보았을 것이다.)
우리 나라는 참가국들 중 도로 상태가 매우 좋은 편이라 특별히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거나 하지 않아도 표지판 부착만으로 간단히 해결되었다고 한다. 북한도 도로 통과에는 동의했다고 하는데, 아직 정치적인 문제로 실제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아시안 하이웨이는 정치적, 물리적으로 완전히 완성되면 부산에서 수만 킬로미터를 달려 저 멀리 유럽의 관문인 터키 이스탄불까지 내 차로 달려갈 수 있게 되는 범세계적이고도 감동적인 프로젝트이다. 참가한 나라들이 서로 더욱 친해지며, 수많은 다른 민족들이 서로를 위한 우애를 다지며 살아가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정치적 문제를 가외로 한 규격 문제 만으로도 아시아의 철도망이 쉽게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비해 훨씬 간단히 연결될 수 있는 거대한 국제 도로망이 빨리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