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덕중학교 제5차 동문연합산행(국사봉) 후기

[박흥래(25회)]

차창 밖으로 보이는 짙푸른 녹음의 8월풍경을 하나씩 담으며 달리는 길.

아침나절인데도 후텁지근한 열기는 흐린 날씨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기세는 오늘도 여전하다.

무더위가 아직도 한창인 그런 오늘 한여름소풍길에 나섰다.

"오늘도 바쁘신가요?  아래층(친정)과 잠깐 다녀 오시면..." 아내의 말이다.

"내일도 쉬는 날이니 낼 가면 안될까?" 나의 말에 아내는 단번에 그러자고 한다.

오늘 행해지는 '동문소풍'에 대해 얘기 해주지 않았던터라  남편 나서는 길을 준비 못한 아내의 미안해함을 뒤로 한 채 집을 나서니

지난밤(25회대전모임)을 같이 했던 창규 승구친구가 고향으로 가는 8월소풍길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창규야~~! 오늘은 비 안오겠지?"

      ........    "아```  떨어진다  또 비님이......"

제5차보덕동문 연합산행

    행한 날 : 2011년 8월 14일 일요일

    오른 산 : 충북 보은 탄부 국사봉(國仕峰,362.5m)

    다닌 길 : 벽지마을-찬샘-솔내음쉼터-국사봉-헬기장-벽지마을(약2시간)

    오른 이 : 허창억총동문회장님외 70여명(재경00명,재청5명,재전4명,재향0명)

    날    씨 : 대체로 흐림(산행 전후로만 비내림)

대전을 떠나 옥천 장계를 지날 즈음 재경 종태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서울,청주동문들은 벌써 도착했단다.

먼저 도착해 먼길 오시는 선배님들을 깍듯이 도열마중을 해도 모자랄 판에 어린 후배(25회) 3명은 선배님들께 기다림의 불손을 드리니 이 어찌 황망하지 않을손가.

10시05분.탄부초교앞 도로에서 기다리시던 선후배님,동기들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벽지리 소나무숲을 지나 마을 안으로 들어가 하차를 하니 허창억총동창회장님께서 일일이 손을 잡으시며 우리 일행을 반기어 주심에 감읍하옵꼬...

여느 때나 같이 오늘도 빠지지 않는 식전의식?(회장님의 감사의 말씀,대장님의 당부 말씀과 지역별 소개등)을 치르고 10시 25분경에 국사봉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떼니 오늘 '소풍길'은 더없이 좋으렸다.

오늘로써 두번째로 나서는 연합산행길.

재작년(3차) 영동 민주지산 산행에 처음으로 동참하면서 재경,재청동문선후배님들과의 산바람은 시작되었다.

그때 그 이후로는 가급적 참석하려 노력했으나 작년 천태산 산행에는 동참할 수 없었기에 아쉬움이 많았는데 오늘 2년만에 동문선후배님,동기들을 다시 보니 기쁜 마음 어찌 감추랴. 

나는 오늘 이뤄지는 '보덕동문연합산행'을 그냥 편하게 '소풍' 또는 '소풍길'이라 하고 싶다.

그래야 더 가까이 다가 설 수 있고 쉽게 다가옴도 있지 않을까 해서다.

또한 오르는 산도 고향마을 뒷산이 아닌가?

우리가 어렸을 때 땔감 구하러 고즈박 캐러도 다니고 갈잎(낙엽) 긁으러도 다녔던 곳.

소 풀뜯기러 오르내리던 그런 산 아니 그 산이 아니던가.

때론 엄니한테 죽지않을 만큼 혼나거나 맞아 산으로 숨었던 정겨운 우리네 뒷산이 여긴데,, 

오늘 하루만 이렇게 빌려서 써먹어 보자.

'소풍길'로~~~~

룰루 랄라~~  야````호~~~

수염 난 형들과 젖가슴 나와 수줍어하는 누나들이랑  코흘리개 어린동생들과

저~ 산

저 뒷산

탄부의 중심에서 탄부를 아우르는 '국사봉'으로 소풍 한번 가자구나.

룰루 랄라~~  야````호~~~

하나 뚤! 하나 뚤!

마을길을 벗어나 농로를 따라 오르는 초행길.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등짝엔 땀이 흐른다.

습을 뜸뿍 담은 공기가 비를 머금은 난색천 하늘과 노닐다 보니 땀줄기가  계곡을 만드는구나.

8월소풍이니 오죽했겠으랴.

가던 길 멈추라 한다.

너른 바위 가운데에 옹달샘이 소풍가는 아이들에게 물한모금 축이고 가라 한다.

'찬샘'이다.

종기 부스럼등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는 '찬샘물'

옛날 경상도 어떤 이가 못된 피부병에 걸려 온갖 약을 다 썼으나 효험을 얻지 못했는데 이 물을 먹고 마시고 목욕을 하니 7일만에  병이 다 나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옹달샘이다.삼복더위에는 더 영험해 찾는 이들이 줄을 선다고...

샘물을 뜨러 오신 아주머니가 지나는 우리에게 먼저 한바가지씩 선사해 주신다.

형님두...누이두... 후배님두... 한바가지 벌컥 벌컥,,

나두 가득 담아 마셔본다.

션한게 목마름이 싸~악 가시는 기분. 캬~~ 좋다.

"발고락 무좀이 없어질랑가...? 효험이 좋다니까 ...." 혼자 중얼중얼...

울선후배님들도 찬샘물 마셨으니 올한해도 건강만땅 하시고 행복두 충만하실거라  믿어 보며.....

길이 없다고 해야 하나.

인적이 드물어 우거진 수풀에 길이 가려져 안보인다고 해야 하나.

농로를 지나 국사봉으로 향하는 초입길은 잡목 잡초가 무성해 새로 개척하는 숲속의 새길이나 다름없다.

비가 온뒤라 물을 한껏 먹은 숲속길엔 저벅거리는 발자욱 소리소리와 흔적을 남기는 발걸음이 짝을 찾는 수컷매미의 울음소리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솔향기가 진동을 한다.

정상이 가까가워질수록 더 울창한 소나무수림.

소나무가 내뿜는 향기, 그 독특한 내음이 우리를 건강하게 키운 토종밑거름이 아닌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어도  오늘 소풍에서의 무형의 백미는 솔향이어라.

"많이 힘드니?"

"사람들은 왜 산에 오르는지 모르겠어요.힘들어 죽겠어요"

"그만 내려가요 아빠?"

5년전 딸내미(당시중1)와 아들넘(초5)을 데리고 대전 계족산을 오르면서 나누던 짧은 대화다.

정상까지는 갔다 내려 왔지만 딸아이는 그후로는 절대 따라 다니질 않는다.

나에게 왜 산에 가느냐고 묻는다면...

아니 오늘 왜 소풍길에 나섰느냐고 물어 온다면

나는 감히 "'낯섬과 설렘'을 느껴보고 '만남과 사랑'을 공유하고 싶어서"라고 말하겠다.

동문이라는 큰울타리속 낯설은 분(선배후배님들)들과의 만남은  마음을 동하게 하고 그분들과의 짧은 만남은 그 어떤 조직속 만남보다도 애틋한 정과 사랑이 배어 있다.

첫만남에는 낯설음으로 서먹서먹해도 말문이 트이면 친구의 형이고 누나고 동생이다.그리고 후덕한 이웃이어라.

오늘은?

이번 산행에는 누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 설레는 맘으로 달려와 와락 안길 수있는 동문선후배님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크나 큰 선물이 아닐까.

그리길지 않은 인생에 있어 조력자요 조언자로서 최고의 자리매김이 아닐런지.

보덕동문이라는 그 이름 하나만 갖고 만나도 마냥 행복하고 기쁘고 즐겁지 아니한가.

나는 몇분의 선배님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오늘 오신 모든 선후배님들을 일일이 이름과 모습을 기억은 못해도 최소한 얼굴은 알지 않는가.

한걸음 한걸음 더 늘다 보면 동문선후배님,그간 못만났던 동창친구들도 만날 수 있을테고 이 어찌 아니 기쁜가.

딸아이가 모르는 산행의 묘미가 있기에 대학에 진학을 하면 아비와 손잡고 다시 한번 산에 가자고 얘기해 보자.

하산을 하고 마을로 내려오니 친구가 막걸리 한잔하고 가란다.

정원이 잘 가꾸어진 양숙연동창(25회)의 집에 들렀다.시골에서 보기 드물게 아름답고 예쁘게 조성된 별장같은 집이다.

산행의 마무리에는 늘 뒤풀이가 있다.

12시30분경 하산을 마친 우리보덕동문들은 관기리에 위치한 동일회관으로 이동하여 고향맛 올갱이국으로 맛난 점심을 먹고

관기다리 밑으로 이동 오늘소풍길 최고의 장을 펼친다.

재향동문회가 준비한 화합의 장에는 비록 가무는 없었지만 선후배동문간의 담소와 사랑이 펼쳐지고 끈끈한 정이 오가는 한바탕 긴시간으로 이어진다.

이미 앞서 큰길 놓으신 선배님들이 계시고

보덕의 기둥이자 자랑인 청출어람 후배님들이 있고

지금껏 함께 해온 우리의 걸쭉한 친구들이 있기에

8월소풍길이 무더운 날씨속에서도 아름답게 빛나지 않았을까. 

불그스레한 얼굴로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엄청난 양의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소풍이 끝날 때까지 참아 준 하늘에 감사하고 즐겁고 행복하고 뜻있는 소풍을 보내주신 동문선후배님께 큰절을 올리며

오롯한 2011년 보덕동문소풍길을 여기서 마칠까 한다.

                                                               2011년   08월   14일

                                                                   보덕중학교25회 대전동창회  박 흥래 올림

※ 좋은 자리 만들어 주시어 함께 한 오늘 하룻길 정말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이 진희선배님의 강력한 압력(?)에 굴복하여 미력한 졸필이 국사봉산행후기로 대신함을 양해바랍니다.

    많이 지루하셨을텐데 여기까지 읽어 주신  모든 동문님께 감사드리며 늘 사랑하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보덕동문 선후배님!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박흥래(25회)]

고맙습니다 선배님.다음에 뵈면 인사 제대로 드릴께요.

[김숙희(21기)소여]

사진을 곁들인 산행기가 더욱 맛깔스럽군요. 흥래 후배님 잘 보고 갑니다. 수고했어요.

[박흥래(25회)]

주신 막걸리 시원하게 잘 마셨습니다.후더운 날 그래도 즐거우셨죠 숙희누님?

[김재영(20)]

참석을 못했지만 산행기를 보니 아주 즐겁고 시원한 산행을 한거 같네요.....수고했어요..

[박흥래(25회)]

감사합니다 선배님.사진으로는 자주 뵈었습니다.

[송명호(8회)]

수고했어요.산행기 잘 읽었지라우,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사진 박아준 기억만 나니 자주 참석해서 얼굴모습이 확실히 입력되도록 자주 보세 후배님!!!!

[박흥래(25회)]

각골이 고향이라 하셨지요? 대선배님 첨 뵈어 기뻤구요~~.서울시청 강00님 얘기 나누던 후배입니다.
늘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바랍니다.

[이남규(24회)]

우멩 우리동네 국사봉이네요 ~~ 찬샘 물 한모금 드신분은 평생 건강하실 겁니다 후배 숙연얼굴 얼마 만인가 반갑구~~ 저는 아랫마을 제 한글 아호가 찬샘 ㅎ 언제나 행복해 보이시는 선후배님들 늘 건강하세요 ^*

[박흥래(25회)]

사이트에서는 자주 뵙는 선배님이신데 담에 기회 닿으면 인사드릴께요 이쁜 선배님.

[유정옥(25회)]

찬샘물, 고주배기, 갈잎 모두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정겨운 단어들이네요. 국사봉도 꼭 가보고 싶었는데...... 흥래친구의 산행기가 아쉬움을 달래주네요. 친구 수고 많았어!!!

[박흥래(25회)]

정옥친구는 함께하리라 했는데... 군에 간 아들 휴가로 인해 참석 못했다는 얘기는 들었네.이쁘게 봐줘서 고마워,,,

[이창규(25회)]

역시 친구야...이러면 추천한 사람이 칭찬받을낀데, 좋은글 잘 읽게해줘서 고맙네...

[박흥래(25회)]

글쎄?... 산행 갔다오니 일들이 많이 터져 뒤늦게 부랴부랴 올려 정제되지 않은 글이라 자네헌티 미안하구만...

[박흥래(25회)]

오늘 하루도 행복합니다.
그 행복 우리 동문님들 가슴가슴에 살포시 넣어드리고 가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요.
받으신셈 치고 오늘 하룻길 행복하고 아름다우시길 바랍니다.

[안광택(19회)]

후배의 산행후기 읽으면서 또한번 국사봉을 다녀온 느낌입니다. 만나서 반가웠고, 다시한번 기억되는 후배로 남을것입니다.

[박흥래(25회)]

친구의 형님이라고는 전혀 생각치도 못했는데 만나뵈어 기뻤습니다 형님.언제나 건강하시고 하시는 사업 나날이 번창하길 바랄께요.

[이진희(16회)]

"입찰" 이라는 단어가 무엇인지! 한주를 정신없이 보내고 까페에 들어와보니 이런 멋진 "소풍"에 대한 글솜씨가 ..... 이렇게 훌륭한 후배님이 있다는 것이 보덕의 자랑이 아닐런지,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수고 많이 했어요~

[박흥래(25회)]

민망스럽게 과찬의 말씀을... 산악대장 선배님을 뵈어 몇마다 나눈 것만으로도 행운입니다.그날 소풍가길 참 잘 한 것 같아요.진희 선배님 큰 힘에 좋은 하루 엮었습니다.고맙습니다.

[이재숙]

부드러운 이미지와 정겨운 산행후기와 모든것들이 후배를 연상캐하네~~
저~기억나세요?후배가 반문했을때 냉큼 기억못해서 쏘~~리
멋진산행기 잘읽고 갑니다

[박흥래(25회)]

봐두 봐두 활달한 모습에 넘 아름다우신 재숙이누나^&^* 친구의 누나라고 하니까 금방 머리속에 박히더군요.
담에는 먼저 보는 사람이 인사하기로 하고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최형원(25회)]

산행후기글까지 정말고맙다 친구야~ 담에도 꼭 부탁혀...

[박흥래(25회)]

고맙네.자네등 울동기들이랑 함께 하여 더 좋았네.늘 건강하고... 자주 보내주는 문자 감사감사.

[백태영(11회)]

그 날의 멋진 추억이 산행기를 보면서 더욱 행복함을 느끼게하네요 후배님의 산행기 잘보고감니다 ,수고했어요,

[박흥래(25회)]

고맙습니다.멋지고 건강하신 모습 언제나 뵙기를 바라구요~^*^.선배님의 따스한 후배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종태]

대전에서함께 참석한 친구들에게 정말고맙다 산행후기 너무잘읽고간다 친구들건강하고 행복해라 담에자리가또마련대면 좋은추억만들자 흥래야 수고했다

[박흥래(25회)]

고마워 종태친구.자주자주 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