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9일 ~ 7월30일
백두대간 남진
일반적으로 남진 6구간 진고개 ~ 대관령까지 거리는 대략 25km, 소요 시간은 10시간 내외이지만, 이번 남진 6구간을 마무리하고 트랭글을
살펴보니 운동거리 50.68km 소요시간 17:12:19로 기록되어 있다. 물론 지난 주 동대산에서 하산하였기에, 다시 진부에서 버스를 타고
동피골에서 하차 후 동피골에서 동대산까지 오른 후 동대산에서 진고개까지 1.7km추가된 거리가, 일반적인 남진 6코스의 거리보다 길었지만,
그럼에도 상식 밖으로 늘어난 거리에는 그만큼 산행알바를 혹독하게 하였기때문이다.
야간산행을 의도하진 않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진부에 도착하여 버스에 승차한 시간은 정오인 12시, 동피골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
시간은 12시42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노인봉무인대피소에서 시작하는 비법정탐방로 출발시간은 오후 5시20분이었고 소황병산 6시30분
그리고 매봉은 후레쉬를 켠 상태에서 대략 저녁 8시50분 도착한 듯하였다. 비법정탐방구간은 표시가 없어 선답자들이 지나간 등산로를 잘 보아야하는
어려움에서 심리적으로 긴장되었고 아마 마지막 출입금지구간을 빠져나온 시점, (산행한 분들의 블로그에서, 펼쳐진 임도를 한참 따라걷는 장면과
이후 비법정탐방로가 끝났기에 위치표시가 잘되어있을 것으로 기대한 상황에서) 좌측으로 들어가 펼쳐진 임도를 걸어야했으나, 밤이라 시야가
좁아진 상황에서 앞에 펼쳐진 임도를 보고 그대로 직진하였다. 아마 저녁 9시즈음. 그때부터 임도를 계속 따라 삼양연수원까지 갔었고 다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우연히 삼양목장 직원분의 차를 탑승하여 다시 비법정탐방로 구간이 끝난 그 자리로 돌아와, 직원분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들어서니 기대했던 그런 풍경들, 풍력발전기가 윙윙거리며 돌고, 임도가 계속 이어지는 밤에도 느껴지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낮에 이 장면을
보았더라면...아마 그때가 자정을 넘긴 시간이었고, 다시한번 삼양목장 직원분에게 감사인사드린다.
그렇게 걸어 동해전망대를 지나 셔틀버스 승하차 지점을 지나쳐 한참 걷다가 이어지는 길의 방향이 이상하여, 트랭글을 살펴보니, 선자령과
한참 벗어나 있었다. 다시 턴하여 동해전망대 방향으로 걸으며 삼양목장 직원분이 설명하였던 내용을 되새기며 다른 길로 접어드니, 트랭글에서
곤신봉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곳에는 선자령까지 이어지는 표지판도 보인다.
하지만 그때부터 트랭글이 보여주는 위치와 그 길과의 괴리로, 길따라 가지못한 채 계속 빙빙거리는 상황이 되었고(아마 낮이었다면 간단히 파악될
상황에서 캄캄한 어둠이라 트랭글이 보여주는 위치표시가 유일하였다)...선자령에서 야영하겠다는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는 체력적 한계가 느껴져,
잔디처럼 보이는 목초지에 에어메트리스를 깔고 비상용 침낭에 들어가 누운 시간은 대략 03시20분 경. 바람은 온후한 듯 시원하였고 밤하늘에
보이는 별들은 어린시절이 생각날 만큼 선명하고 아름다웠으며, 주변의 풍력발전기는 합창하 듯 윙윙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뜨니,
일출이 시작된 듯 해가 떠오르고 있었고 새벽 5시30분이었다. 서둘러 에어매트리스와 비상용 침낭을 정리하고 사과를 먹으며 다시 길따라 곤신봉위치에 와 표지판을 보니 비로소 모든 것이 선명하였다. 그곳에서 선자령까지는 2.75km, 이 길따라 쭉 가면 될 일이었다.
선자령 도착시간은 아침 6시20분 그리고 대관령휴게소에는 7시40분 도착하였다.
잠들기 전이었던 오늘 새벽에는, 체력적 한계로 이 구간을 마무리하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아침 선자령 인증 후, 선자령에서
야영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쾌하게 아침을 시작하는 것을 보며 산책하 듯 잘정비된 등산로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녹음 속에 대관령휴게소까지
내려오는 과정은 그 모든 힘겨움을 보상하는, 삶이 주는 선물같은 시간이었다.
# 남진 6구간
위 치 : 강원도 진부,평창
산행거리 : 50.68KM (차량이동거리 포함)
산행시간 : 17:12:19
산행코스 : 동대산 - 진고개 - 노인봉 - 소황병산 - 매봉 - 곤신봉 - 선자령 - 새봉 - 대관령
# 산행을 마무리 한 시점에서, 뒤돌아 본 그날의 경험은 마치 야곱의 씨름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