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훈육

[니째]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혼낼 때도 교육적이어서 꾸중 끝에는 언제나 거기에 비슷한 옛날이야기로 마무리를 하셨다.
그 이야기 중 하나...
옛날 황제가 된 형이 시를 잘 짓는 동생을 골탕 먹이고자 “일곱 발작을 걷는 동안에 시를 한 수 지어봐라, 시제는 콩과 콩깍지로 하라” 하면서 천천히 일곱 걸음을 걸었다.
동생은 낭패가 염려되어 재빨리 콩깍지를 불살라 콩을 삶는 과정을 떠 올리며,
“콩과 콩깍지는 원래 한 몸인데 어찌하여 이렇게 삶아 대느냐”라는 내용의 시를 지어 읊었다.
형은 동생의 재능에 깜짝 놀라고,
또 같은 형제에게 몹시 하는 형을 원망하는 내용인지라
동생을 더 이상 나무라지 않고 보내주었다는 이야기였는데
성인이 되어 알고 보니
칠보지재(七步之才)라는 고사성어로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의 아들(조비와 조식)들 사이에 벌어졌던 고사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
가마솥 속 콩이 우는구나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
어찌하여 이다지도 급히 삶아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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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

아버지 얘기중엔 삼국지 얘기가 제일 재미있었지요 그중에서도 관우가 하북의 명장 안량과 문추를 쉽게 베어버리고는 조조가 깜짝 놀라자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 아우 장익덕이는 백만장수 목베기를 주머니 속의 물건 꺼내듯 한다고 말해 훗날 장판교에서 장비를 만난 조조가 너무 두려워 말머리를 돌렸다고 하셨지요 얘기를 마치시면 꼭 형제는 서로 도와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곤 하셨고요 💕😁

12월 27일 오후 7:08표정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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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혁

맞아
그때 주머니를 사투리로 주먼지라고 하셨던것으로 기억나는군.

12월 27일 오후 7:31표정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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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임용혁

이 대목은 셋째 형님한테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버지 말씀이 이어져 내려왔네요 아버지께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독학으로 배우시고 삼국지를 읽으셨으니 대단한 분이세요😀

12월 28일 오전 6:19표정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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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

아버지는 그 어렵던 시절에 그 방대한 분량의 책을 구하기는 힘드셨을 것 같고 직접 읽어 보지 못하셨을지도 모르지 워낙 천재라 구전으로 들은 얘기들을 빠짐없이 기억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12월 29일 오전 6:02표정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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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혁

요즘 독학하려하면
주위 모든 사람들이
글을 알고 유식자들도
많지만 1920년대는
마을 전체를 보아도
유식자는 커녕 글을 아는 사람도 극소수
글씨쓴 종이를 구경하기도 힘든때
아버지의 독학은 얼마나 어려웠을까?
글씨쓴 종이를 발견하면 서당을 찾아가서
훈장님께 무슨자 인가
또 뜻은 무언가 묻고
깨우치는 동냥글로
한글은 물론 한자까지
배워 마침내 우체부가 되시기까지 피나는 노력 우리가 짐작이나 할수 있으랴?
에디슨인가 하는 사람이 한 말
"천재는 1의 염감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그런분의 후예임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하네

12월 29일 오전 11:15표정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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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돈혁

아버님이
그립습니다
기억에 없어 더욱그립습니다

[도내기]

밴드 내용을 이렇게 정리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기록을 남겨서 나중에 책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