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촌 형제들은
여덟 분이셨다.
그 중에 아버지는
둘째에 해당하셨고
제일 큰 할아버지의 아들인
아버지의 사촌 형님이
아버지 보다 한살 위셨고
나머지 분들은 한참 나이 차이가 났었다.
아버지의 사촌 형제들은
한결같이 술을 좋아 하셔서
우리의 대소사 때에는 우정
커다란 독에다 술을 담그셨다.
옥수로 담그는 술에서
제일 먼저 떠 내는 약주술은
빛깔도 곱지만
기름이 동동 떠 오르고
입맛에 붙는다고 하셨다.
가끔 큰 일이 있을때 모이시는
아버지의 사촌 형제들은
밤 새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셨다.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셨지만
사촌은 역시 사촌이었기에...
그 사촌 형제들 중
젊은 나이에 타계 하신 분이 계신가 하면
아버지 보다 먼저 떠나가신 분들도 많았다.
그 사촌 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날 때마다
아버지는 펑펑 눈물을 쏟으셨다.
우리 집안에 기둥이 무너졌다.
우리 집안에 쓸만한 사람이 먼저 갔다.
아버지는 그런 말씀을 하시고는
슬퍼 하셨었다.
아버지의 사촌형제들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신 것은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
단순한 술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전혀 술을 못하셔서
오래 사셨던 것으로 생각돼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우리 집에 계시는 동안에도
독에 든 술이 바닥이 날 때까지
쉬임없이 약주를 드셨던 아버지의 사촌 형제들..
아버지의 연세만큼만 사셨더라면
지금도 몇 분은 살아계셨어야 할 나이인데
아버지 보다도 먼저 떠나신
아버지의 사촌 형제들 때문에
아버지의 슬픔이 더 하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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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현 가족사
아버지의 사촌들..
b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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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2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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