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노래
김재호 시, 이수인 곡. 테너 박인수
경남일보
‘고향의 노래’ 작곡가 이수인 선생 의령서 노래비 제막
박수상 기자
승인 2021.11.15 16:43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곡 ‘고향의 노래’ 비 제막식이 지난 13일 의령읍 서동생활공원에서
열렸다. 가곡 ‘고향의 노래’는 김재호 선생의 시에 작곡가 이수인 선생이 곡을 붙여 만든
노래로 성악가들로부터 널리 애창되고 있는 명곡이다.
이수인 선생은 지난 1939년 1월 당시 교사인 아버지가 근무하던 의령군 유곡면 등대마을
유곡초등학교 사택에서 태어났으며, 지난 8월 22일 타계해 의령 선영에 영면했다.
이수인 선생은 ‘고향의 노래’를 비롯해 ‘내맘의 강물’과 ‘별’ 등 서정적인 가곡 150여곡을
작곡했으며, 널리 알려진 ‘앞으로’, ‘둥글게 둥글게’ 등 500여곡의 창작 동요를 작곡했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 앞서 의령군종합사회복지관 참살이마당에서 의령예술단(단장 진형운)
주최로 작곡가 이수인 선생을 추모하는 음악회도 열렸다
지난 13일 의령읍 서동생활공원에서 작곡가 이수인 선생 노래비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아시아타임즈>
[임규관 칼럼] ‘고향의 노래’ 부르기
입력 2022-01-26 10:51
수정 2022-01-26 10:51
임규관 벨라비타 문화예술원 원장, 공학박사
제목만으로 일반인들에게 생소 할 수 있지만 가곡 공연에 꼭 들어가는 여성 소프라노의
대표 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 고향의 겨울이 아련히 떠오른다. 눈 쌓인
초가집 지붕, 대문 열면 바로 볼 수 있는 눈사람, 휑한 감나무 가지위에 앉은 까치, 바람
소리가 들리는 대나무 숲, 개울에서 썰매 타다 언손을 녹이는 장작불 그리고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벙어리장갑과 모자가 그립다. 노래는 그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추억이다.
후반부에 고음을 잘 처리해야 되지만 서정적인 멜로디에 아름다운 가사는 듣는 이들을
고향으로 데려다준다.
작년 여름 우리 곁을 떠난 작곡가 이수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에게
배웠을 뿐 아니라 국어교사였던 유치환, 김춘수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문학에도 심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그래서인지 곡들이 서정적이고 아름다움이 느껴지는데 한국 문인
협회에서 ‘가장 문학적인 작곡가’로 선정된 바 있다. ‘고향의 노래’, ‘내맘의 강물’, ‘별’,
‘석굴암’ 등이 대표곡이다. 작곡가 이수인은 늘 고향을 그리워하다 친구인 시인 김재호의
고향 소식과 한 편의 시가 담긴 편지를 받고 이 노래를 작곡했다고 한다. 발표되자마자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음악적인 완성도가 높아 합창단에서도 많이 불리는 노래이다.
내림 라장조, 4분의 4박자, 보통 빠르기로 곱게 불러야 하는 이 노래는 첫 소절이 매우 중요
하다. 전체를 레가토로 부르면서 고음을 매끄럽게 이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전주부터 고향
을 생각하게 하는데 한 옥타브 올리는 피아노의 현란한 음에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한다.
첫 소절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에서 ’린‘ 과 ’겨‘를 잘 이어야 하는데 ’린‘의 포지션에
가볍게 ’겨‘를 올려놓는다.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는 겨울 풍경을 그려 주듯 편안
하게 부른다.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에서는 크레센도로 기러기떼를 줌인하며
주시하는 듯 하고 ’날아간다‘에서 여리게 셋잇단음을 부르는데 기러기떼가 날아가서 멀어지는
아쉬움을 표현한다. ‘아아아 이제는 한적한 빈들에 서보라’는 기러기떼가 날아가서 공허한
들판들에 서 있는듯한 생각을 점점 강하게 했다 점점 여리게로 아련히 표현한다.
‘고향길 눈 속에선 꽃 등불이 타겠네’ 부분은 고음인 ‘선’을 내는데 집중해야 하는데 준비하고
계단을 올라가서 마지막에 쭉 지른다는 전략으로 한음한음 내야하며 그리고 조심히 천천히
내려오듯 나머지 부분을 정리 해준다. 고음 ‘선’ 은 두성으로 내줘야하며 호흡을 아래로 내려
안정된 소리를 내야한다. 고향 생각을 한 번 더 집중해서 표현하기 위한 ‘고향길 눈 속에선’
부분은 고음을 내는 전략을 한 번 더 사용하고 마지막 ‘타겠네’ 부분은 고향의 그리움을 총정리
하듯이 천천히 표현해 준다. 2절은 고향의 겨울 2막을 보는 것 같다.
‘달 가고 해가면 별은 멀어도 산골짝 깊은 골 초가 마을에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 잔치 흥겨
우리. 아아아 이제는 손 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길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둥글게 둥글게''앞으로' 동요·가곡 작곡가 이수인 [1939~2021.8.22.]
입력 2021.08.22 19:51
업데이트 2021.12.10 21:37
나원정 기자
가곡과 동요를 작곡한 이수인 씨가 22일 향년 8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진 한국동요문화협회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온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
이런 가사의 '앞으로'를 비롯해 여러 동요와 가곡으로 이름난 작곡가 이수인씨가 8월 22일
별세했다. 82세.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며/
랄라 랄라즐거웁게 춤추자”라는 가사와 함께 어린이들이 손을 맞잡게 했던 ‘둥글게 둥글게’,
“엄마 손잡고 나들이 할 때 먹어본 솜사탕/후 후 불면은 구멍이 뚫리는 커다란 솜사탕”이란
가사의 ‘솜사탕’ 등도 고인이 작곡한 동요다.
고인은 ‘내맘의 강물’ ‘고향의 노래’ ‘별’ ‘방울꽃’ ‘구름’ 등 가곡과 동요 각각 150여곡, 500여
곡을 남겼다. 서정적 선율로 ‘동양의 슈베르트’라 불리기도 했다.
‘앞으로’는 1969년 미국 유인우주선 ‘아폴로’가 달에 착륙한 것을 기념한 윤석중 작사에 고인
이 곡을 붙여 이듬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합창단 이끌고 동요회 창립
고인은 1939년 경남 의령에서 5남4녀 중 넷째아들로 태어났다. 음악으로 인도한 첫 스승은
가야금을 좋아했던 초등학교 교사 아버지였다. 아버지를 따라 마산에 정착한 뒤 2년이 채 안
된 중학교 2학년 무렵 아버지를 여의었다. 교회 성가대 활동과 더불어 고물 바이올린이나 휘
파람을 즐기며 작곡에 관심을 뒀다. 마산동중‧마산고를 거치며 시인 김춘수‧김상옥, 음악가
윤이상‧조두남 등을 스승으로 만났다.
1959년 서라벌예술대학 작곡과를 졸업하고 이듬해부터 마산에서 중·고교 음악 교사를 지냈다.
1965년 마산 어린이방송국 어린이합창단과 한국 최초 어머니합창단을 창단했다. 어머니합창단
은 1967년 청와대에 초청돼 육영수 여사 앞에서 공연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고 한다.
시인 친구 엽서에 곡 붙인 '고향의 노래'
1968년 KBS 어린이합창단 지휘를 맡으면서 서울로 상경했다. '고향의 노래'는 당시 친구이자
시인인 김재호 교사가 엽서에 적어 보낸 아쉬움의 글에 곡을 붙여 발표한 가곡이다.
“국화꽃 저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란 가사다.
앞서 "바람이 서늘도 하여/뜰 앞에 나섰더니/서산 마루 하늘은/구름을 벗어나고"하는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 '별'과 함께 대표곡으로 꼽힌다.
1981년 KBS 어린이합창단 단장을 맡고 1990년 동요 작곡가 단체 ‘파랑새창작동요회’를
창립해 이끌면서 한국 동요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한국아동음악상(1978), 대한민국 동요
작곡 대상(1988), 대한민국 5.5문화상 아동음악 부문(1996), 반달 동요대상(2000) 등을 수상
했다. 1996년 한국문인협회가 제정한 ‘가장 문학적인 작곡가상’을 받기도 했다.
2006년 한국동요작사작곡가회 회장을 지냈다. 2010년 가곡 ‘만월’을 작곡하는 등 만년까지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했다. 저서로는『이수인 가곡집』,『한국서정가곡선』, 동요선곡집 『어린이
나라』, 『고음을 위한 이수인 서정가곡선』, 작곡집 『고향의 노래』, 2012년 펴낸 자서전 『내
맘의 강물』등이 있다.
유족은 수필가인 부인 김복임씨, 아들 문규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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