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원에서 꾼 한 여름 밤의 꿈
2011. 08. 11
402차 야산 (옥동 대공원산)
희재 물망초 소풍 나무 여의주 구공탄 파르티잔 도신 산길(여) 자목 주미 들꽃 들꽃부군 니마 뺑기통 산길 (16명)
야산 400회 이후 임원진 순대로 야산을 주관하기로한 두번째 모임. 옥동 대공원산을 오르기 위해 7시가 넘자 회원님들이 한분 두분 오셔서 그동안의 안부로 수인사를 나눈다.
먹거리 가득한 주간산행에 비해 가벼운 차림의 야산 모습은 마음마저 한결 부드럽고 상쾌함이 묻어난다.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소풍회장님이시다. 적도를 통과해서 멀리 나이지리아까지 다녀오신 회장님은 50일간의 선상생활로 아직 울렁증에다 시차를 느끼시며 컨디션 회복중이시라는데. 이를 위로 하시는 주미님의 다감한 미소는 한여름 밤의 함박꽃보다 더없이 포근하고.
오랜만에 야산 깃발을 앞세우고 나란히 잡습니다. 자~~ 하나, 하나 둘! 모두들 달덩이 같은 환한 미소를 머금고 별빛을 밟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선두대장은 뜻밖의 나무님 낮과 밤이 저렇게 다를수가? 하기사 저런 요술도 없으면 치마입을 자격이 없겠지만 지난번 대남바위산 산행에서 파르티잔님께 후미 자리를 양보한 저력(?)이 그냥은 아닌듯.
첫번째 전망대에서 통실해져오는 달빛을 배경으로 올드걸(?)들 께서 한자리에 모딥니다. 백리의 맏언니들이죠.
여기에 '젊은피 수혈'하는 순간 갑자기 회장님께서 머리를 드리미십니다. 겨우 50일간의 선상생활에서 술과 땅이 제일 그리웠다는 말씀은 뻥이었구요 땅은 밟고 싶은 흙이 아니라 밭이었음을 만 천하에 공표하고 말았습니다.
표정으로 봐서는 묵은디기 회장님이라도 드리밀때의 모습이 훨씬 더 밝네요. 나이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ㅎㅎ.
면면을 보니 회장님 말고는 종자로 간택될 인물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씨앗들이 우째 부실해 보여서 ㅋㅋ
한바탕 한 여름밤의 꿈으로 웃고 떠들다 또 진행을 합니다. 요즘 높은 기름값 땜시 각 지자체에서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등산로의 보안등을 모두 꺼버린 탓에 늑대의 잠복이 아주 용이해 졌습니다. 해서 어둠속에 숨어있던 구공탄 늑대를 먼저 만나고 내려 오는 길에 다시 여의주 늑대를 만나 7:6의 비율로 역전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 전망대의 체조공원에서 무거동을 출발해 역주행해 오던 자목 여우를 만나 마침내 늑대와 여우의 비율이 7:7 균형을 이룹니다.
언니 여우는 이렇게 외로운 몸만들기에 열중이고
젊은 여우들은 그래도 회장 늑대 주변에서 웃음꽃을 피우네요.
잠시 세속을 떠났건만 그것도 한 여름밤의 꿈이고 다시 속세로 내려와 인간의 탈을 섰습니다. 근엄하신 회장님의 귀국인사 말씀에 이은 '위하여'가 춤을 추고
연이은 무릎과 발목의 부상으로 산행을 못하지만 늘상 챙겨주시고 오늘 반코스로 재활 산행을 하신 들꽃님의 화합주가 장단을 맞춥니다. 하산주 장소에는 뺑기통님과 들꽃님의 부군께서 미리오셔서 시원하게 자리를 식혀놓았음은 물론이구요.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회장님의 표정이 일순 일글어지시더만 옆에 계시던 여의주님과 밀담을 나누신다. " 바라, 여의주! 내 갑짜기 술이 체할라카네 " " 와예, 회장님 "
" 오늘 야산에 댓글이 이따마이 달리고 회원이 마이 나온거는 순전히 나 때메 온거 아이가 " " 마찌예, 나도 그런데예 " " 건데 산길이가 내때메 손안데고 코푼줄 모리고 지가 인기 있는줄 알고 설치먼 우야노 그기 걱정이다."
"저 산길 부회장이 그 칸다 그말잉교? " "그래 "
"우리 회원들이 나이지리아에서 갖고온 내 코끼리 상아를 노리고 왔는지 어짠지 몰라도 우옛끼나 횟불을 함 들었다아이가" " 글치요, 마심더 " " 아직또 사람의 힘은 파워는 말이다 떼거리에서 나오거든"
"에이~ 회장님! 내 이번에 킬레만자로에 갔다오민서 배운거 딱 하나 있심더 " " 그기 머꼬 " " 아프리카 새깜디는요, 세수 하나마나데요. 이테리타올로 밀어도 안되겠십디더. 그라이 걱정하지 마이소 " " 글켔제 "
그제서야 회장님의 미소는 보름달을 향하고 막걸리잔이 포석정 물길처럼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우,늑대가 탈인지 인간이 탈인지 모르지만 세간이 꿈인지 산위가 꿈인지 모를 한 여름밤은 깊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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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빠부대 못지않게 두거물이신 회장님,부회장님간 인기싸움에 여의주님의 중재 역할덕분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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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안대소로 연출되는 한여름의 밤 꿈속에서의 막걸리 잔은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도 멈출줄 몰랐습니다
상위에 차려진 여러 종류의 차(茶)로 봐서 한여름밤의 꿈이 어찌 깊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일일천하에 하룻밤 단꿈을 꾸시고도 거하게 올려주신 후기...
ㅎㅎㅎ 만족도 높은 야산에 완성도 높은 후기로 또 마구 흔들어 주십니다.
산길님 재밌네요 이참에 야산대장으로 콱 못박으시지요
마 딱입니다.
찬성![~](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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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님 ! 대~~낄
부고소식도 있어 숙연한 마음이었는데 후기보고 혼자 하하하 웃었습니다. 부회장님의 재치가 제 배꼽을 잡습니다ㅎ ㅎ 울다웃으면 ...사진과 대화내용이 꼭 무비를 보는듯하네요
오랜만에 만나서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