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욕을 미루고 돌아오는 길.
판다팜에 들러 스마트키의 밧데리를 갈아 끼웠다.
세 차례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았던 작업인데,
오늘은 드디어 혼자서 교체하는 데 성공하였다.
좀더 차분하게, 기억할 건 기억하면서 지내야겠다.
●밤에 마당을 내려다 보니 플라스틱과 비닐의
분리수거봉지가 가득 차 흘러내릴 듯 해 보였다.
지난 휴일에 마당정리를 못하고 세탁도 안 했더니
그 게으름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내 일을 누가 대신해주랴?
준비를 마치고 내려가면서 할매에게 일러두었지.
"분리배출하러 나가니까 엉뚱한 문자 보내지 마~!
지난 21일 밤 분리수거하고 올라와 보니 폰에
할매로 부터 이런 문자가 와 있기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걸랑.
"주님께 부끄럽지 않게 삽시다 이 야밤에 어딜가셨나요
참 한심합니다"
늙은 남편을 여전히 발정난 개 취급하다니~!
의부증이야말로 견디기 어려운 병이다.
귀가시에는 비가 내려 자동차 가림막을 못하였지만,
마침 비가 멈췄기에 내일 아침을 대비하여 K3 윈도우에
성애방지용 가림막을 쓰웠다.
비닐과 플라스틱과 폐지류까지 몽땅 배출하고 나니
이래저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 해 두어 다행이지만,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현실이 암담하다.
몽땅 수용하면서 살아가는 게 마땅하긴 하지만...
4년 가까이 지속되는 증상에 은근히 할매의 정신상태가
염려스럽기도 한 상황인데 호전될 방법은 없을까?
참으로 한심한...운명이다.
제발 치매에만은 걸리지 말아다구.
파킨슨이나 정신분열(조현병)이나 알츠하이머도 두렵지만
치매에 걸린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면 참으로 끔찍한 일일 터이다.
온 가족의 재앙이 되고 말 터이니 방법이 있다면 미리 대비하고 싶다.
정성을 다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