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행복감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평안함도 한 예가 아닌가 싶다. 만족은 아니더라도 웃을 수 있는 기쁨, 때로는 엄청 큰 분노를 갖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두통약 선전에 나오는 고통스러운 표정에서 환한 웃음이 나오는 경험을 몇 번 했었다. 그중에 잊지 못할 경험이 있다. 내가 사는 Moran Creek 집 근처에 동전 넣고 세차하는 곳이 있다. 10여년전 이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 2010년대 초반 어느 겨울이었다.당시 한국에 사업체도 있고 무역 일을 해서 한국을 포함 미국. 일본, 유럽 등을 자주 출장을 다닐 때였다. 차를 세차하러 갔다. 동전 넣고 진공 청소기를 돌리는 기계인데 3분정도에 2불 또는 거기서 파는 동전 토큰을 넣고 돌리는 거였다. 자주 이용해왔는데 그날 따라 이 기계가 토큰 2개를넣었는데 안 돌아가는 거였다. 동전을 돌려받을 수 없었다. 동전을 다시 넣고 세차는 완료했다. 그런데 이미 넣은 동전을 돌려 받으려 기계 옆에 써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그런데 안 받는 거였다 message를 남기면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며칠이 지나도 전화가 안 와 또 했다. 또 안 받았다. 마치 70년데 80년데 아날로그 시절 종로 서적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가 30분을 기다려도 안 나타나 받는 스트레스 이상이었다.
일주일 후 정도 후에 전화가 왔다. Phil이라고 소개를 한 이 친구가 미안하다고 하면서 토큰을 반드시 돌려줄 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거기 사무실로 쓰는 건물 들릴 때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또 일주일이 지나도 전화가 없었다. 이번엔 더 열 받아 이 토큰을 꼭 받아야겠다는 미련한 오기가 생겼다. 전화를 해서 내가 한국에 2주정도 출장을 다녀와야 하는데 다녀온 후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message를 남겼다.
한국 다녀오자 마자 전화를 했다. 수차례 연결 후 통화가 되었다. 전화를 주겠다고 했고 이번엔 진짜냐고 하니 미안하다며 몇 일 몇 시 경에 거기 사무실 들릴 때 전화 주겠다고 했다. 기대를 안하고 끈었는 데 전화가 왔다. 엄청 열 받아 당시 추울때여서 가죽 장갑을 끼고 갔는데 너무 열 받아서 영화 맹룡과강에서 이소룡이 쳐크 노리스와 대결하는 기분으로 창고처럼 생긴 토큰 교환 기계랑 연결된 창고 같은 사무실을 노크 없이 확 소리 내어 열고 들어갔다. 들어갔더니 이 친구가 동료랑 같이 토큰을 교환기에 넣고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Hi Harry하는거였다. 난 무뚝뚝하게 화난 표정으로 Hi Phil하며 걸어들어갔다.where is my token이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그 말 할 시간도 없이. 키가 큰 백인 이었는데 그 솥뚜껑 만한 손으로 토큰이 있는 상자에서 안 웅큼 토큰을 집어 주는 거였다. 몇개 인지 세보지는 않았지만 최소 2년은 차 물 세차와 진공소제 세차에 쓸 수 있는 많은 토큰이었다. 순간 내 얼굴은 이성적으로는 계속 굳은 표정을 지으려고 했으나 그야말로 강물 같은 평화가 발끝부터 머리까지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주면서 sorry for your inconvenience and being late to return them. 순간 나의 분노는 웃음으로 너무 빨리 바뀌어 당황스러웠다. 난 2개 배상해줄 주 알았는데 몇 십배이상을 보상해 준거였다. 고맙다고 하고 그 창고를 나온 나는 그야말로 입이 벌어졌고 집에 걸어 오면서 미소를 멈출 수 없었다. 마치 유년 시절 집앞 골목에서 아이들과만 구술치기하다 동네 큰 아이들도 많이 모이는 넓은 곳에 가서 구술 따먹기를 해 본전보다 훨씬 많이 따 갖고 왔을때의 뿌듣함을 느꼈다.
지금도 이 세차장을 이용한다. 그때 느낀 이 강물 같은 평화는 결국 물질적 보상이 기대보다 훨씬 크다 보니 온 것이다. 작은 행복이었고 그 일은 나를 웃게 만든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