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마리 새 이야기
새들의 합창
구 용 동시집
(머리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이 세상에 만약 새가 없다면
꽃이 없는 세상과 같을 겁니다.
어디를 가던새들을 볼 수 있고
새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새는 꽃처럼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고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합니다.
나는 작고하신 지동환 님의
‘종달새의 노래’ 동화를 읽고
아이들이 새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갖게 하기 위해
새에 대한 동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텃새, 여름새, 겨울새를 중심으로 썼습니다.
저질의 만화나 비디오에 몰두하지 않고
숲과 새가 있는 자연 속에서
아름다운 동시와 함께
자라는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어쩌면 새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가
아이들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항상 아이들에게
꿈을 잃지 않게 용기를 주며
가족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사랑’이 담긴 동시를 쓰려고 합니다.
새처럼 아이들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말입니다.
2012. 5 구용
(시작하는 동시)
새
나는 날고 싶어요
파아란 하늘 끝까지
나는 노래하고 싶어요
이 땅 여기저기에서
나는 사랑하고 싶어요
세상 모든 것을
차 례
*머리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시작하는 동시(새)
*작품 해설- 정답고 아름다운 새들의 화음
1.꿩 2.종다리 3.참새
4.까치 5.까마귀 6.박새
7.크낙새 8.오목눈이 9.곤줄박이
10.집비둘기 11.재갈매기 12.직박구리
13.오색딱따구리 14.원앙 15.멧비둘기
16.쇠딱따구리 17.노랑턱멧새 18.굴뚝새
19.동고비 20.흑비둘기 21.매
22.황조롱이 23.물까마귀 24.어치
25.검은머리물떼새 26.괭이갈매기 27.올빼미
28.꾀꼬리 29.물총새 30.개개비
31.휘파람새 32.쏙독새 33.뻐꾸기
34.파랑새 35.제비 36.후투티
37.호반새 38.꼬마물떼새 39.호랑지빠귀
40.삼광조 41.소쩍새 42.팔색조
43.큰고니 44.청동오리 45.두루미
46.오리 47.펭귄 48.가마우지
49.박쥐 50.키위 51.타조
52.개똥지빠귀
꿩
꿩! 꿩!
잔솔나무 숲 속
숨어숨어 다니는
미련둥이 꿩
가만가만
먹이만 찾지
무엇 땜에
제 이름만
자꾸자꾸 외고 있지?
아마, 누가 네 이름 묻거든
엄마가 새끼꿩에게
꿩! 꿩!
큰 소리로
대답하라 시키나 봐요.
잔솔나무 숲 속
숨어숨어 다니는
겁쟁이 꿩
커다란 덩치
곱고 멋진 깃털 자랑하려
푸드득!
날갯짓하다가도
바스락하는
가랑잎 소리
꺽그덕! 꺽그덕!
놀라 소리 치며
날아 도망가지요.
*덩치에 비해 겁이 많다. 울 때는 '꿩, 꿩' 이음절로만
낸다. 놀랐을 때는 '꺽그덕, 꺽그덕' 하고 울면 날아
간다. 암컷은 까투리라 하고 수컷은 장기라 하고 꿩
새끼는 꺼병이라 부른다.
종다리
찌이지크 찌이지크 류우류우류
찌이지크 류우류우류
화창한 봄날
푸른 보리밭 들판
신나게 노래하는 종다리
붉은 갈색
거무스름한 가로무늬 옷
겨울철 바람에 떠오르는
방패연처럼
높이높이 하늘 솟구치다
보리밭 둔덕
내려앉지요.
비이쫄 비이쫄
찌이지프 찌이지프 찌이지프
화창한 봄날
멀리 버드나무가 보이는 들판
신나게 노래하는 종다리
뒷머리 긴 깃털
사방 한번 둘러보고
종종걸음 요리조리
먹이 찾기 바쁘답니다.
*타고난 노랫꾼. 날개와 가슴에는 세로로 검은 반점이 있고,
주로 농경지에서 서식한다. 종다리가 높이 날아 오르면 맑
은 날씨가 계속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보통 100m씀 날아
오르고 머무는 시간은 7, 8쯤 된다.
참새
깡총 깡총 깡-총
참새야, 참새야.
너는 어째서
언제나 불안해
요리조리 살피고
걸을 때도
두 다리 모아
토끼뜀 뛰는 거니?
깡총 깡총 깡-총
그래, 우린
봄여름 해로운 곤충 잡아
착한 일 해도
가으내 먹을 게 없어
곡식 훔쳐먹은 죄
언제나 불안해
걸을 때도 토끼뜀 뛰며
벌을 선단다.
*새는 걷는 방법에 따라 다리를 모아 통통 뛰어가는
호핑형과 다리를 엇갈리며 걸어가는 워킹형이 있다.
중국에서 사해(四害)운동의 한 가지로 참새를 뿌리
뽑으려고 했다가 논밭에 해충이 극성을 부려 흉작의
원인이 되어 불명예에서 벗어난 일이 있다. 사실 참
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해로운 새가 아니다.
까치
흰 저고리
검은 치마
긴 댕기꼬리 촐싹이는
까치는
산골색시
사랑의 배달부
어제는
십여 년 소식 없던
상주 탑이네
이모 오신다
감나무 앉아
종일
까악 까악 까악 까악
오늘은
돈벌이 간
동호네 아버지
3년만에 오신다
배나무 앉아
아침부터
까악 까악 까악 까악
내일은
뉘 집에
반가운 소식 전하려나
한복 곱게 입은
까치는 산골색시
사랑의 배달부
*일반적으로 새는 수컷이 암컷에 비해 훨씬 아름답지만
까치는 겉으로는 암수 구별이 불가능하다. 특히 호핑과
워킹을 다 할 수 있으며 사람과 가까이 지낸다. 우리나
나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몽고에서도 까치가 울면 반가
운 손님이 온다고 믿고 있다.
까마귀
억울하다 억울해
까욱 까욱 까욱
얼굴이 검다
썩은 고기 먹는다
불길한 새라
침 뱉고
까욱 까욱 까욱
억울하다 억울해
이래봬도
호두 같은 먹이 감
바위에 떨어뜨려
깰 줄 알고
사람 목소리도
흉내낼 줄 알고
까욱 까욱 까욱
우리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목욕하는
멋쟁이랍니다.
*'까마귀 목욕'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까마귀가 수욕(水浴)
을 순식간에 꿑내는 데서 유래한 말로 물에 몸만 담그었
다 나오는 사람을 비유한 말이다. 까마귀 새끼가 다 자란
뒤에 어미를 봉양한다는 반포지효(反晡之孝)란 말도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또 정신이 없는 사람을 '까마귀 고기
를 먹었다'고 하지만 사실 까마귀는 새중에 아주 영리한
새다.
박새
검은 머리 박새야
뺨이 하얀 박새야
높은 산
집 근처
쉽게 볼 수 있는 박새야
나무 구멍
밥그릇 같은 둥지
나무 위 살며
해충 잡아먹는 박새야
새집 달아 주고
먹이만 주면
공원에서도
쯔쯔삐~ 쯔쯔삐~
고운 네 노랫소리
들을 수 있구나.
*암수 생김새가 거의 같으나 수컷은 배에 검은
띠가 다리까지 이어져 있다. 인공 새집을 잘
이용하며 주로 곤충류를 잡아먹는다.
크낙새
붉은 모자
검은 옷
귀한 우리 나라 텃새
고목이 우거진
경기도 광릉
썩은 나무 구멍 파
알 낳고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뾰쪽한 부리
나무 두들겨
먹이 찾는 소리
숲 속을 뒤흔들고
클락콜락 클락콜락
울음소리 따라
크낙새라 부른답니다.
*일제 때 일본인이 자기 나라에 없는 새가 '클락
콜락' 하고 우는 소리를 '크라구 코라구'라 소개해
불려진 새. 지금은 광릉수목원 고목에서 어렵게
솔 수 있는 우리나라 텃새.
오목눈이
눈이 오목
오목눈이
산에 사는
작은 새
긴 꼬리
하얀 머리
꿈이 많은
오목눈이
혹 같은 집
나뭇가지 짓고
나무에서
먹이 찾아
쭈리 쭈리 쭈리 쭈리
바쁘게 바쁘게
움직이는 오목눈이
*산이나 관목 숲에서 서식하며 나뭇가지를 바쁘게
오가며 서식하는 몸에 비해 꼬리가 신 새. 무리지
어 숲속을 옮겨 다닌다.
곤줄박이
한 겨울 저장한
단풍나무 씨 먹는
새장에 갇힌
곤줄박이
부지런 부지런
사람들에게
점괘만
물어 나르지요
공원 한 모퉁이에서
검은 머리
배는 다갈색
사람의 점은 쳐도
자신의 운명 모르는
곤줄박이
*옛날 명절이나 공유일에 공원가면 새장에 새를
가두어 놓고 점괘를 물어 날랐다. 크기가 참새
만하고 곤충류와 각종 열매를 먹는다.
집비둘기
순하디 순해
사람들과 가까우며
예로부터
평화를 상징하는 새
먹이 먹을 때
구구구구
뽀뽀할 때
구구구구
언제나 구구구구
‘구’자 밖에 모르는 새
우리 엄마
닭 모이 주는
흉내만 내지요.
*사람들과 가까우며 멀리 날려 보내도 자기가 자란
곳으로 돌아오는 귀소성을 이용하여 통신으로 많
이 이용했다. 지금은 공원에서 집단으로 기르기도
하는데 배설물 때문에 논란이 있다.
재갈매기
은빛 날개 바다새
갓 태어난 새끼
솜털 같이 젖은 날개
품에 안아 주고
배고파 보채면
먹은 걸 토해 주지요.
바다새
은빛 날개 재갈매기
사람이 접근하면
부리로 공격
꿋꿋하게 자라
처녀 비행하면
엄마는 새끼 등 쪼아
더 잘 나는 법
가르치지요.
*겨울 철새로 10월에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다음해
3월에 북녘 땅으로 간다. 겨울철에 주로 동해한 항
구, 낙동강 하구의 갯벌이나 모래밭에서 볼 수 있다..
직박구리
남쪽 바닷가
온몸이 회갈색
긴 꼬리
검은 부리 직박구리
나무 위 살며
새끼는 누룩뱀에게
잡혀 먹히기도 하지요.
파도 모양
높이 날고
삐요 삐이요 삐삐 히이요
한 마리 울면
삐요 삐이요 삐삐 히이요
차례로 여러 마리
모여들지요.
겨울에 동백나무 숲
동백꽃 꽃가루 먹고
가을에 감나무
잘 익은 감
제일 먼저 맛보고
여름에
나는 곤충 뒤쫓아
낚아채듯 잡아먹지요.
*중부 이남에서 서식하며 나무에서 주로 지낸다.
우리 조상들은 새의 울음소리를 따서 훌우룩 빗
죽새'라고 불러왔다. 봄에는 동백꽃 꽃가루를 먹고,
가을에는 잘 익은 감을 쪼아 먹는 보습을 자주 본다.
오색딱다구리
딱다구리 딱다구리
오색딱다구리
다섯 가지 색깔로 치장
나무 두들겨
어렵게 먹이 찾는
오색딱다구리
까만 꼬리
등 뒤 하얀 반점
머리 꼭대기와 아랫배는
진홍색
딱다구리 딱다구리
오색딱다구리
나무줄기 구멍 파
둥지 짓고
나무 두들겨
어렵게 먹이 찾는
오색딱다구리
*다섯 가지 색깔로 치장한 새로 등 뒤에 V자
모양의 하얀 반접이 있다. 고목 나무 줄기를
두들겨 구멍을 내고 긴 혀로 곤충의 유충을
잡아먹는다.
원앙
금술 좋은 부부
원앙이라지만
해마다
짝을 바꾸는 새
산골짜기 시냇물에 살고
수컷의
머리깃털 관우상
날개는 은행 깃
빨간 부리
아름다운 무늬
물가 썩은 나무 구멍
둥지 틀고
부화된 새끼
날지 못해도
둥지 입구로 기어올라
땅으로 뛰어내리면
엄마가 물가로 데려가
신나게 헤엄치지요.
*원앙의 암수는 생김새가 전연 달라 다른 종
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부화된 새끼들이 10여
m되는 나무 구멍에서 땅으로 뛰어내리는데
금방 일어나 어미를 따라간다.
멧비둘기
쿠― 쿠~루 쿠쿠
쿠― 쿠~루 쿠쿠
구슬피 운다
양지쪽에 쪼그리고 앉아
할멈 잃고
아들 잃은
할아버지 울음처럼
언제나 두 개 알만 낳고
집비둘기보다
작은 몸집
사철 어느 산에서나
볼 수 있는 텃새
쿠― 쿠~루 쿠쿠
쿠― 쿠~루 쿠쿠
*서부 경남 지방에서는 멧비둘기 울음소리를 '계집
죽고 자석 죽고 서답 빨래 누가 할꼬'라고 표현했다.
두 개 알만 낳는 멧비둘기 알을 먹으면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다고 옛날 시골 엄마들이 멧비둘기 알을 줄
겨 찾았다고 한다.
쇠딱다구리
딱다구리 딱다구리
쇠딱다구리
딱다구리과 새 중
제일 작은 쇠딱다구리
딱다구리 딱다구리
쇠딱다구리
곤충과 식물의 열매 먹고
겨울에
박새와 친구
딱다구리 딱다구리
쇠딱다구리
깊은 산사 아침
스님 예불 목탁 소리보다
더 빨리
목탁 두드리는 쇠딱다구리
*참새만한 텃새. 이른 새벽에 썩은 나무줄기에 붙어
먹이를 찾아 부리로 쪼아댄다. 새벽에 스님 예불드리
는 목탁 소리를 낸다 탁목(啄木)이라고도 부른다.
노랑턱멧새
노란 턱의
노랑턱멧새
치칫 치칫
낮고 아름다운 소리
산과 들
작은 나무 가지 앉아
치칫 치칫
머리에 관 모양 장식 깃
품위 있는 모자
노란 안경테
검은 목도리
치칫 치칫
낮고 아름다운 소리
노랑턱멧새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텃새. 풀밭이나
관목이 있는 땅 위에 마른 잎과 줄기로 밥그릇
같은 모양의 둥지를 짓는다. 여름에 곤충을 잡
아 먹고 겨울에는 식물의 씨를 먹는다.
굴뚝새
예쁜 신부 거느릴 수 있어요.
노래 잘 부르고
둥지 잘 만들어야.
여러 채의 빈 집은
위급할 때 은신처
사이사이 작은 나뭇가지
재빠르게 날고
둥근 몸집
꼬리 치켜세우며
찌찌 찌찌쪼로 찌이 쪼로로로로
찌찌 찌찌쪼로 찌이 쪼로로로로
한 겨울 굴뚝
자주 드나드는 것처럼
검다
굴뚝새라 부른답니다.
*동시노트-몸이 둘글고 목, 다리가 짧다. 짧은 꼬리를 위로
치켜세우는 특징이 있고 온몸으로 지저귄다. 일부 다
처이며 알을 품는 일이나 새끼에게 먹이를 가져다 주는
것은 오직 암컷의 몫이다.
동고비
고비고비 동고비
통통한 동고비
딱다구리가 파 놓은
썩은 나무 구멍
진흙으로 입구 좁히고
식물의 열매 껍질 벗겨
알맹이만 먹는
고비고비 동고비
통통한 동고비
나무 줄기와 가지
교묘히
기어 오르내리며
먹이 찾고
고비고비 동고비
통통한 동고비
검은 눈썹
길게 그리고
하얀 바지
푸른 회색 저고리
*혼자 혹은 암수가 함께 나무 위에서 생활하며 땅으로
잘 내려오지 않는다. 곤충이나 거미를 잡아 먹고 식물
의 씨앗이나 열매를 껍질을 벗기고 알맹이만 먹는다.
흑비둘기
울릉도 바닷가
후박나무 숲
몸통이 까만 흑비둘기
한 개 알만 낳고
후박나무 열매 찾아
나뭇가지 앉아
모오우 모오우
둥지로 돌아와
새끼 흑비둘기
찾을 때
모오우 모오우
울릉도 바닷가
후박나무 숲
몸뚱이 까만 흑비둘기
모오우 모오우
입만 뻐끔뻐끔
뻐끔새라 부른답니다.
*비둘기과에서 가장 큰 종으로 텃새이다. 울릉도
에서 흑구 또는 뻐끔새라 부른다. 흑구는 깃털의
색에서, 뻐끔새는 울음소리에서 유래 되었다. 먹
이로는 식물의 씨앗이나 열매를 즐겨 먹는다.
매
아슬아슬한 집
바닷가 암벽
암수 함께 사는 텃새
암컷이
알 품는 동안
수컷이 먹이 물어 나르고
때론 공중에서
잡은 먹이 전달하는
묘기도 부리지요.
굶어서도
곡식 먹지 않는 새
새끼 먹이
잘게 찢어 주고
하늘을 나르며
예리한 눈은
망원경
번개같은 속력
숲 속 작은 동물
다아 찾아내지요.
*매는 '굶어서도 곡식 먹지 않는다'고 한다. 정의
로운 사람은 결코 부정한 일로 자신의 의지를 굽
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쓴다. 매사냥에서 낙상(落傷)
매를 으뜸으로 치며 둥지를 떠나 반 년 이상 지난
매를 잡아 길들이는데 이를 수지니라고 한다.
황조롱이
도시의 아파트
구석진 곳에도 알 낳고
매과 중
꼬리가 제일 긴
밤색에 까만 반점
황조롱이
킷 킷 킷
날카로운 울음 소리
낫 같은 발톱
날개를 펄럭이며
직선으로 날고
하늘에서 먹이 찾아
정지비행 하지요.
*동시노트-하늘에서 끈임 없이 날개 짓을 해도 머리는
땅 위를 주시한다. 정지비행이 특징이며 공중전망
대에서 들쥐가 이동하면서 소변으로 낸 흔적을 정
확하게 감지하여 쏜살같이 잡는 능력이 있다.
물까마귀
흐르는 냇물 속
날쌔게 헤엄쳐
물 속 곤충 낚아채지요.
까마귀 닮은 물까마귀
깃이 물에 젖어도
아랑곳 않고
아무도아무도 모르게
폭포수 벼랑 밑
둥지 틀고
물방울이 튀어도
이끼로 덮어 언제나
둥지 안은 말라있어요.
*동시노트-크기가 참새 두 배 정도. 물갈퀴가 없고 고기
처럼 물속에서 숨을 쉬지 못한다. 꼬리에서 내는 기름
을 온몸에 바르고 날개는 물속에서 지느러미 역할을
한다. 수서곤충과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최대 30초
정도 잠수하며 날도래유충 같은 큰 먹이는 물위에서
부리에 몰고 바위에 패대기를 쳐서 잡아먹는다.
어치
숲 속의 수다쟁이
산까치
다른 새소리
흉내 잘 내고
기억력 좋지요.
낮고 높은 숲
날아다니며
숲 속 은밀한 일
시끄럽게 떠드는
수다쟁이
가을되면
겨울준비 바쁜 어치
도토리 가득 물고
땅에 하나씩 묻어
낙엽으로 덮고
겨울이면 찾아 먹어요.
*까치 보다 작고 잘 지껄이고 도토리를 좋아한다.
옛이름이 '가짜 비둘기' 혹은 '언치새'로 이것이
'어치'의 어원이라고 한다. 지방에 따라서는 '산
까치'라고도 부른다.
검은머리물떼새
빠알간 부리
빠알간 눈
빠알간 다리
검은 등
배가 하아얀
갯벌의 멋쟁이
바위틈의 알
사람 손길 닿으면
품지 않는
바다까치
외로운 섬 갯벌
조개 까먹고
물갈퀴 없는 새끼
밀물에 휩쓸려 가기도 하는
갯벌의 멋쟁이
바다까치
*희귀한 텃새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 무인도에서 서식한다. '갯벌의 까치'라고도 하
며 일명 '물까지'라고도 한다.
괭이갈매기
냐아오, 냐아오
고양이 울음 소리 닮은
바다고양이 괭이갈매기
두꺼운 부리
검고 빨간 반점
꼬리 끝은 까만 띠
외로운 섬 해변
무리 지어 먹이 찾고
무리 지어 번식
다른 새들 침입
허락치 않는 괭이갈매기
어쩌다 그물에 걸린 먹이
도둑질하듯 낚아채고
세찬 바람 이겨내는
냐아오, 냐아오
고양이 울음 소리 닮은
바다고양이 괭이갈매기
*갈매기 중에 대표적인 텃새. 괭이갈매기를 일본에서는
바다의 고양이라 불렀고 우리나라에서는 백구라 했다.
갈매기는 이별의 상징이 되어왔다. 괭이갈매기 번식지
를 보호하기 위해 천연기념물로 여러 곳을 정했는데 난
도와 홍도가 널리 알려져 있다.
올빼미
어두워지면 사나워지는
밤의 사냥꾼
숲 속 왕눈이
낮엔 작은 새들 놀림감
360도 회전하는 머리
밝은 귀
멀리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다 들을 수 있고
어두워지면 사나워지는
밤의 사냥꾼
솜털 같은 날개
사나운 발톱
들쥐 같은 먹이
움켜잡지요.
*암수 모양이 같고 부리가 구부러져 있고 황색이다.
낮에는 나뭇가지 위에서 쉬고 밤에 활동하는 밤의
제왕이라 한다. 우리나라 평지의 활엽수나 침엽수
에서 활동하는 귀한 텃새로 천연 기념물이다.
꾀꼬리
잎이 푸른 날
눈부신 황금빛
온몸을 치장
붉은 입술
검은 눈썹
고운 모습 자랑
꾀꼬리 너는 너는
새 중에 미인
겁이 많아
나무 위 숨어 살고
목욕 즐기며
삣 삐요코 삐요
삣 삐요코 삐요
아름다운 목소리
꾀꼬리 너는 너는
새 중에 명가수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여름 철새. 그런데 꾀꼬리는
결코 '꾀꼴 꾀꼴'하고 울지 않는다. 둥지는 밥그릇 모앙으로
나뭇가지에 거미줄로 매단다. 특이한 것은 지난해 태어난 새
끼들이 어미를 도와 올해 태어난 새끼를 키우며 2년 뒤에 어
른 새로 번식을 한다. 일본에서는 특별히 우리나라 꾀꼬리를
고려 꾀꼬리라 부른다.
물총새
큰 머리
긴 부리
푸른 바탕
배 밑이 붉은
여름 철새
물가 흙 벼랑
터널 같은 구멍
둥지 짓고
새끼 털
솔잎 같지요.
물 위로
머무르듯 날고
물고기 보면
총알 같이
긴 부리로 내려꽂아
물총새라 하는
물고기 잡이 명수
썩은 나무
꼭대기
몸단장 즐기며
때론 그림처럼
앉아 있지요.
*동시노토-우리나라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여름
텃새. 흙벼랑에 터널 같은 구멍에 둥지를 튼다.
둥지 안은 새끼들의 비설물 등으로 냄새나고 더
럽다. 거기에 비해 물총새의 깃털은 푸른 빛을
띠고 아름답기 이를 데 없다.
개개비
휘파람 불지요
숨어서
키욧 키욧 키요 키요치치치치
물가 갈대밭
키욧 키욧 키요 키요치치치치
몸 위쪽 황갈색
아래쪽 크림색
하얀 눈썹 선
때론 하루 종일
갈대 끝에 앉아
목청껏 하늘 향해
키욧 키욧 키요 키요치치치치
*갈대숲의 한정된 곳에서 서식하는 여름 철새. 둥지는
대부분 갈대밭에 틀지만 우리나라에 날아올 무렵 갈
대가 자라기 전이면 뽕밭이나 관목에 튼다. 영어식 학
명은 '갈대밭에 서식하는 휘파람새 종류'이다.
휘파람새
오뉴월
휘이이이익 호르륵
휘이이이익 호르륵
고운 소리로
휘파람 불지요.
예쁜 신부 맞으려
푸른 골짜기
철쭉꽃 핀 날
휘이이이익 호르륵
휘이이이익 호르륵
종일 휘파람만 불지요.
*지역에 따라 울음소리가 다르고, 겨울에는 중국
남부와 필리핀 갔다가 태어난 지역을 다시 돌아온다.
나무 위에서 생활하지만 꼭대기에는 앉지 않고
먹이를 관목이나 키가 큰 풀 사이에서 찾는다.
워낙 노래를 잘 부르고 아픔다워 일찍이 일본에
서는 휘파람새의 사육이 성행했고 엄청난 돈으로
거래 되었다 한다.
쏙독새
숲 속 사는
여름 철새
쏙독새
깊은 밤
도마질 소리
쏙독 쏙독 쏙독
초대된 사람
없는데도
음식 장만하느라
쏙독 쏙독 쏙독
마늘 까고
무 써는
우리 엄마 칼질 소리
쏙독 쏙독 쏙독
도마 위엔
하얀 무채
소복이 쌓이는데
밤늦게까지
쏙독새네 집
빈 도마질 소리만
쏙독 쏙독 쏙독
*쏙국새라 부르는데 쏙독새가 맞는 이름이다. 여름
철새이며 숲 속에서 해가 지면 모기, 나방 같은 곤
충을 잡아먹고 산다. 둥지를 짓지 않고 땅 위에 회
갈색이나 보랏빛이 섞인 두 개 알을 낳는다. 알을
물어 옮기기도 하고 새끼도 다리 사이 끼워 옮긴단다.
뻐꾸기
뻐꾹 뻐꾹 뻐꾹아
너는 왜 그리 슬피 우니
우리 엄마도
네가 울면
눈물짓는단다
대구에서
공장 다니는
누나 잘 있는지
탄광에서 일 하는
형 무사한지
다 에미 애비
잘못 만나
생고생 시킨다
엄마도 눈물짓는단다
일렁이는
청보리밭 바라보며
뻐꾹 뻐꾹 뻐꾹아
멧새 둥지에 낳은
알이 걱정되니
개개비 둥지에 자라는
새끼가 걱정되니
뻐꾹 뻐꾹 뻐꾹아
제발 그만 울어라
네가 울면
엄마 따라
나도 울고 싶어진단다
*동시노트- 비둘기는 직접 둥지를 만들지 않고 개개비 둥지에
몰래 알 하나를 낳고 도망간다. 개개비는 그것도 모르고
알을 품어 부화되면 먹이를 물어 나른다. 비둘기 새끼는
개개비 새끼들을 모두 둥지에서 밀어내어 땅에 떨어뜨리
고 개개비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자란다.
파랑새
파랑새야, 파랑새야
너 어디 있니?
여름날 푸른 숲에서
파랑새가 대답합니다.
네가 길떠난 자리
빈 까치둥지 사는데
너는 어찌하여
아득히 먼 곳 산너머
나를 찾아 헤매 다니니?
그러자 소년이 말했습니다.
눈부신 꽃 나라
어쩌면, 파랑새야
네가 거기에만 있을 것 같아
너를 찾아 헤매다
날 저물었단다.
*동시노트-큰유리새는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작은 곤충
들을 날아다니면서 떨어뜨리지 않고 낚아챈다. 파랑
새는 큰유리새보다 더 큰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는다.
파랑새가 제일 좋아하는 먹이는 잠자리이다.
제비
꽃과 함께 왔다
낙엽처럼 떠나는 새
벌레 잘 잡고
윤이 나는 검은 등
배가 하얀
연미복 입은 신사
진흙과 짚
시골집 처마 밑
둥지 짓고
멋진 비행 뽐내며
나뭇가지 앉지 않고
번식이 끝나면
아쉬워합니다
저물어 가는 여름날을
무리 지어 전깃줄에서
삐찌 삐찌 지지지지 쥬이
삐찌 삐찌 지지지지 쥬이
삐찌 삐찌 지지지지 쥬이
*동시노트-제비 우는 소리를 빗대어 제비도 논어를 읽는다 한다.
즉 '지지위지(知之謂知) 불지위불지(不知謂不知) 시여야(是如也)'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여라 그것이
곧 아는 것이다.) 제비에게 배워야 할 덕목이다.
후투티
삐리 삐링 삐리 삐링
날아다니며 지저귀고
행운을 가져다 준다
수가 많으면
전쟁이 일어난다
앞날을 예고하는 새
삐리 삐링 삐리 삐링
머리 뿔 모양 깃털
인디언 추장 모자 같아
추장새
삐리 삐링 삐리 삐링
하얀 날개 까만 줄무늬
땅에서
길고 굽은 부리
벌레 찾아 먹고
놀라면 머리 깃
높게 세우지요
*동시노트-귀한 여름철새. 번식기에는 먹이의 80%가
땅강아지이다. 땅강아지는 낮에 땅 속에서 나오
지 않는데 후투티는 땅강아지가 지나간 흔적을
긴 부리로 땅을 쿡쿡 찍어대면서 용케도 숨어있
는 지점을 찾아내어서 땅을 파 잡아먹는다.
호반새
보석 같은 검은 눈
고운 이름 가진 새
온몸이 붉은 색
다리도 붉은 색
허리 비취색 깃털
물총새처럼 긴 부리
어머니께 저지른 불효
신의 저주받아
빨간 새 되어
비가 와야 목 추기는
수연조라 부르는 새
호숫가
우거진 숲 속
나무 구멍에서 번식
기어가는 왕거미
얼른 물고 날아가지요
*호숫가 흙벽이나 나무 기둥에 구멍을 파고 둥지
짓고 산다. 겨울에 동남아에서 지내다 우리 나라
5월에 날아오는 철새이다.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
지 않고, 물총새와 달리 수면에 떠오르는 물고기
나 땅바닥에 내려가 곤충, 가재, 달팽이 등을 잡
아먹는다.
꼬마물떼새
물가에 사는 물떼새
꼬마물떼새
검은 머리 앞쪽 흰 줄
눈 주위가 노오란
여름 철새
자갈밭에 둥지 틀고
동그란 자갈 같은
알 낳고
삐요 삐이~ 요 삐이~ 요
모래밭 뛰어다니며
먹이 찾지요
물가에 사는 물떼새
꼬마물떼새
사람이 둥지 접근하면
다리 절룩거려
삐요 삐이~ 요 삐이~ 요
삐요 삐이~ 요 삐이~ 요
관심 어미에게 돌려
새끼 보호하지요
*강가 자갈빝이나 해얀 모래밭에서 오목한 곳에다
접시 모양의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른다.
특이한 것은 침입자가 나타나면 의사 행위로 유인하
여 새끼를 보호한다.
호랑지빠귀
황갈색 흑색 반점
호랑 무늬 닮았다
호랑지빠귀
이른 새벽 구슬픈 소리
사람의 혼을 부른다
혼새
휘이~ 호오 휘이~ 호오
하고 울면
마을에 사람이 죽고
씨이~ 호오 씨이~ 호오
하고 울면
큰 불이 난다
예로부터
불길한 새로
지옥새
유령새라 부른답니다
*이른 봄철 새벽이나 한밤에 호랑지빠귀의 특이한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슬프거나 가늘면서도 사람의 혼을 부르는 듯한
소리. 옛날 사람들은 호랑지빠귀가 우는 마을은 흉사(凶事)가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이 새를 싫어했다. 호랑지빠귀란
이름은 호랑이 무늬를 닮았다 붙여졌다.
삼광조
길고 까만 꼬리
부리와 눈 주위가 코발트색
배가 하얀
귀한 여름 철새
작은 나뭇가지 사이
깔때기 같은 집 짓고
숲 속
긴 꼬리 번쩍 날아다니며
땅에 내려오길 싫어하지요
쯔키 히호시 뽀이 뽀이 뽀이
쯔키 히호시 뽀이 뽀이 뽀이
긴 꼬리 검은 새 삼광조
쯔키 히호시 뽀이 뽀이 뽀이
쯔키 히호시 뽀이 뽀이 뽀이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여름철새로 수컷의 꼬리가 길다.
날아다니면서 날벌레를 잡아먹는다. 관목 숲 두 가닥 혹은
세 가닥의 작은 나뭇가지 사이에 둥지를 튼다.
소쩍새
여름방학 시골 외갓집
마당에 멍석 깔고
옥수수 먹으며
도란도란
할아버지와 이야기
밤 깊은 줄 모르는데
맞은편 숲
소쩍새가 운다
솟쩍 솟쩍 솟쩍
솥 적어도 된다
솥 적어도 된다
흉년이 들고
솟쩍다 솟쩍다 솟쩍다
솥 적어 안 된다
솥 적어 안 된다
풍년이 든단다
소쩍새 우는 소리 따라
흉년들고
풍년든다 길래
가만히 숨죽여
엿들었더니
솟쩍다 솟쩍다 솟쩍다
올해도 풍년이라네
*올빼미과에 속하는 텃새. 낮에는 나뭇가지에 앉아 쉬고
초저녁부터 활동한다. 옛날 굶어 죽은 며느리가 새가 되
어 시어머니를 원망하여 우는 소리라고 전해지고 있다.
팔색조
따뜻한 남쪽
푸른 바다
거제도 동백 숲
팔색조
무지개보다 고운 깃털
녹색 날개
검은 꼬리
두 다리 모아
껑-충 껑-충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외로운 귀족 같은 새
너는 패망한
어느 왕국
슬픈 이야기 지닌
전설 같은 왕녀인가
따뜻한 남쪽
푸른 바다
거제도 동백 숲
슬픈 이야기 지닌
왕녀 같은 팔색조
*동시노트-제주도와 거제도 등 도서 지역에서 번식도 하는
휘귀한 여름새이다. 무지개와 같은 7색의 깃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날 때는 날개의 흰색 반점이 보인
다.
큰고니
눈부신 하얀 몸집
검고 노란 부리
귀한 겨울 손님
긴 목과 다리
일자로 뻗어
너울너울 큰 날개
하늘서 온 신선
얕은 저수지
무리 지어
묘기 하듯
부리 깃털에 묻고
외다리로 서서 자며
물에서 나를 땐
비행기 이륙하듯
발로 물을 박차
물보라 일으키지요
*동시노트-주로 강원도 경포대, 부산 을숙도, 경남
주남 저주지 등의 숩지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
몸 전체가 하얗고 눈 앞이 황색 살갗, 부리도
황색이며 부리 끝과 콧구멍 가까운 곳과 ,아랫
부리는 검은 색, 다리도 검은 색이다. '하늘의
거위'란 뜻으로 천아(天鵝)라 한다.
청동오리
하하하 우습다
부리와 목
물속에 박고
궁둥이 치켜들고
먹이 먹는 모습
머리엔 초록 모자
목에 흰 넥타이
넓적한 부리
흔한 겨울 철새
물위를 무리 지어
미끄러지듯 헤엄쳐도
궁둥이 치켜들고
먹이 먹는 모습
하하하 우습다
*동시노트-흔한 겨울철새이며 일부는 텃새이다.
습지에서 서식하며 낮에는 하천, 호수나 늪,
밤에는 논이나 연못에서 먹이를 찾는다.
두루미
포성이 멎은 지
반세기
가을걷이 끝난
쓸쓸한 철원 들녘
찬 서리 내릴 무렵
어김없이 찾아오는
겨울 나그네 두루미
가늘고 긴 다리
우아한 자태
잰걸음으로
밭에 떨어진 낱알
쪼아먹기 부산합니다.
“여보, 여보 도랑에 싱싱한
미꾸라지가 있어요.”
“아니, 여기도 있잖아요.”
“이게 어찌 된 거예요?”
“사람들 발자취 뜸한 곳이라 먹이도 많군요.
내가 먼저 먹어 보고 별 탈없으면
얘들 남매에게 먹이도록 해요.”
포성이 멎은 지 반세기
가을걷이 끝난
쓸쓸한 철원 들녘
두루미들 울음 소리
온 마을 가득합니다.
뚜루룩 뚜루룩
뚜루룩 뚜루룩
늙은 이들만 남아 있는 농촌
하루 종일 두루미 울음 소리
온 마을 가득
메아리칩니다.
*동시노트-귀한 겨울철새이며 국제 보호조이다.. 머리는
빨갛고 목은 까만 띠가 있다. 부리는 노랗고 다리는
까맣다. 그 밖의 부분은 하얀 색을 띠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는 텃새이다. 두루미는 일부일처로 생활
한다. 옛부터 신선 같은 새로 십장생(十長生) 가운데
하나로 믿어 왔다.
오리
하늘을 날고
땅에서 걷고
물위로
동 동 동 동
물 속에선
은행잎 같은
물갈퀴
물고기처럼 헤엄쳐
삼계(三界)를 오간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
솟대에 얹혔던 새
*동시노트-솟대는 마을 수호신의 상징으로 장대 끝에
나무로 깎은 새를 붙여 놓은 것이다. 새 중에 하
늘을 날고 땅에서 걸어다니고 물속에 헤엄을 칠
수 있는 새가 오리이다.
펭귄
꼬리 달린 연미복
뒤뚱 걸음
남극의 신사체면
다 구겨도
귀엽기만 하지요, 펭귄은
날지 못하는 새
물 속에서
날개는 지느러미
물고기처럼 헤엄치고
알 낳기 위해
얼음 덮인 언덕에서
작은 돌 모아
집 짓고 춤추며
예쁜 신부 맞이하지요
*동시노트-키가 1m가 넘는 황제펭귄, 가장 작은 꼬마펭귄,
모두 흰 웃옷에 양복을 입을 신사 같다. 새끼 넣울
때만 땅에 올라오고 거의 바다에서 산다. 평생 짝을
바꾸지 않고 대부분 집을 짓지 않고 한개 알만 낳는다.
아빠가 발등에 얹어놓고 아랫배로 덮어 두 달이나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알을 품는다. 부화가 되면 엄마와 교대
하고 아빠는 반쯤 소화된 먹이를 물어 나른다.
가마우지
매를 길들여
꿩을 잡듯
잠수하여
고기 잡는 가마우지
윤이 나는 검은 몸뚱이
부리와 눈 주위가 노란
가마우지
낚시를 드리우듯
끈으로 목이 묶여
사람들은 잡은 고기 다아
빼앗아 가지요
*동시노트-물고기처럼 물속에서 자연스럽다. 몸 뒤쪽에 달린
발엔 물갈퀴가 3개(오리는 2개)로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방
향 전환 할 수 있다. 날개를 몸통에 딱 붙이고 최대 45m
까지 잠수를 할 수 있어 강바닥의 미꾸라지도 잡아먹는다.
사냥이 끝나면 바위 위에서 날개를 말린다.
박쥐
너는 날아 다녀도
새가 아니고
새끼 낳아 길러도
동물이 아니고
눈이 있어도
낮엔 보지 못해 숨어살고
밤이면 초음파로 장애물 피해
재빠르게 먹이 찾고
박쥐야, 박쥐야
너는 대체 무슨 죄 지었기에
언제나 검은 옷
숨어서 세상
거꾸로 보며 사는 거니?
*동시노트-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 비행기를,
땅에서 빨리 달리는 곤충을 보고 자동차를, 물에
서 헤엄을 치는 물고기를 보고 배를 만들었다 .박
쥐는 보지 못해도 초음파로 날아다니는 원리를 이
용해서 다양한 무기를 만들었다.
키위
날지 못하는 새
닭만 하고
길고 유연한 깃털
짧고 튼튼한 다리
잘도 걷지요
커다란 알 한 개만 낳고
수컷이 알 품으며
밤이면 곤충과 나무열매
찾아다니고
제일 좋아하는 먹이는
지렁이
긴 부리 끝에 콧구멍
냄새 맡고
발 굴러 비오는 소리 내
땅속의 지렁이 꾀어내어
잡아먹지요
*동시노트-아프리카 타조와 호주에 사는 에뮤와 키위는
날지 못하는 새다. 이들은 깃털이 대칭으로 되어있
어 날지 못한다. 나는 새는 깃털이 비대칭으로 되
어 있다. 에뮤와 키위는 보호종이다.
타조
새 중 가장 큰 새
날지 못하는 새
빨리도 달리지요
튼튼한 긴 다리로
커다란 덩치만큼
커다란 알
우리 집 하루 반찬
걱정 없겠네
새 중 가장 큰 새
날지 못하는 새
너도 푸른 하늘 훨훨
날고 싶지 않니?
나는 날고 싶구나
네 등 타고
긴 목 안고
꿈속을 가듯 훨훨
푸른 하늘로...
*동시노트-원래 아프리카 사막에서 사는 타조는 날지 못
하지만 대신 튼튼한 다리와 발바닥이 두툼해서 자동
차와 맞먹게 달리기를 잘 한다. 무서운 발톱으로 적을
밟아 버리거나 차서 격퇴한다. 알의 크기는 달걀의 30배
쯤 되고. 평소 작은 돌멩이을 잘 쪼아 먹고 쇠도 소화
시킬 수 있는 위를 가졌다.
개똥지빠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
산에서 음식 먹을 때
고수래 하고
가을에 과일나무 열매
날짐승 위해
까치밥으로
남겨두는 데
초겨울 뎅그마니 남은 감
쪼아 먹는 새
바로 너였구나
개똥지빠귀
*동시노트-우리나라 전역에서 겨울을 나는 겨울철새.
우리 조상들은 새들이 겨울나기를 잘 하라고 사
과나 감나무에 까치밥을 남겨 놓았다. 봄에 눈이
녹으면 돋아나는 꿩이 잘 먹는다고 꿩밥이라눈 산
나물도 다 캐지 않고 꿩이 먹을 걸 남겼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옛날 배고픈 독수리가 꿩을 뒤쫓
았다. 이를 본 나무꾼이 꿩을 품에 안고 독수리에
게 살생을 하지 말라 타이른다. 독수리는 꿩을 잡
아먹지 않으면 자기는 죽게 되는데 이것도 살생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나무꾼은 낫으로 자기 허벅지
의 살을 베어 독수리를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작품해설
정답고 아름다운 새들의 화음
이몽희(시인, 문학박사)
1.
동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이 책에서 특별한 시들을 만나게 됩니다. 아름다운 새들의 나라가 그 속에 펼쳐지는 시들입니다. 새들의 고운 빛깔이 있고, 특이하고 아름다운 노래가 있고,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있고,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 시들 속에 있습니다.
구용 선생님은 참 따뜻하고 구수하고 정이 많은 시인입니다. 만나보면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수더분하고 소박한 분이지요. 이 시인의 꾸밈없고 과장 없는 성품과 인격이 시 속에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본래 어린이가 그렇지 않습니까. 거짓과 가식이 없고 기교를 부리지 않고 솔직히 감동하고 제가 아는 말을 쉽게 써서 자기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 어린이입니다. 어린이는 사물을 참마음으로 만납니다.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기에 그런 어린이의 마음으로 노래하는 동시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것은 기교가 아닌 감동 그것인 것입니다.
저는 어른들이 쓴 동시에서 감동이 없는 현란한 말의 기교만을 만날 때 슬픔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마음속으로 ‘이게 아닌데, 이러는 게 아닌데’ 이렇게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다가 진정 어린이의 마음이 되어 소박한 낱말들로 감동을 주는 동시들을 만나면 정말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구용 동시인의 ‘붕어빵 장수’도 그런 동시집 가운데 하나였지요.
이번에 낸 ‘새들의 합창’은 그와는 또 다른 각도에서 우리에게 기쁨과 감동을 줍니다. 여기에 실린 시 속에는 보태지도 꾸미지도 않은 언어들이 모여 우리가 잘 아는 새 또는 좀 낯선 새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꿩이나 까치 같은 주변의 새에서부터 타조나 펭귄 같은 먼 나라의 새에 이르기까지 일흔 두 마리의 새들이 제각각의 다른 모습과 색깔을 하고 다른 모습으로 노래하며 각각 다른 세상에서 그들의 방식대로 살고 있습니다.
세상에 새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하고 또 기쁜 일일까요. 까치가 울지 않는 시골 마을이나 휘파람새가 노래하지 않는 오월의 봄을 생각해 보십시오. 또 청동오리나 고니가 날아오지 않는 겨울의 강과 갈매기가 없는 바다를 상상해 보십시오. 사람은 새들을 위하여 별로 베푼 것이 없었지만 새들은 사람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옛 노래에는 소쩍새, 꾀꼬리, 백로, 비둘기, 까마귀, 까치, 꿩, 참새, 물수리, 매 등 많은 새들이 등장하여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가장 오래된 우리 옛 시조인 ‘황조가’에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즐거운데
외로운 이내 몸은
누구와 함께 돌아갈꼬
옛 사람의 삶 가까이 새가 있었고, 또 그런 만큼 시인들도 새를 즐거이 시 속에 살게 했었다는 증거이겠지요. 그러나 요즈음의 시 속에는 새를 찾아보기 어렵고 새와 가까워지기 위한 동시에서도 새는 멀리 날아가고 없어 좀처럼 새의 고운 맵시나 아름다움 노랫소리를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문명화되어도 결국은 자연 속의 한 부분이고 어린이는 더욱 자연과 가까운 존재이니 만큼 어린이의 삶을 그 소재로 하는 동시가 자연과 절연될 수 없음은 필연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시에서 멀리 날아가고 없는 새를 다시 불러오는 작업은 의미가 클 것이고, 구용 동시인의 이번 동시집은 그런 관점에서 의미 있게 평가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아마도 앞으로 많은 시인과 독자가 시 가운데서 새를 찾게 될 것이고 또 새와 친근하게 되는 계기도 될 것입니다.
2.
구용 시인은 이 동시집의 시들에서 결코 새를 과장해서 수식하거나 시인 자신의 주관적인 정서로써 새를 변모시키지 않았습니다. 새를 찾아가서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소리를 있는 그대로 듣고 그 사는 모습을 실제 그대로 나타내려고 애쓴 모습이 역력합니다. 말을 현란하게 꾸미지도 않고 어려운 비유나 상징을 써서 크게 변형시키지도 않았습니다. 아마도 시인은 이렇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새를 그림으로 그리는 대신, 그 소리를 녹음하는 대신, 말로써 시 속에 옮겨보자.’ 그러기에 여기 실린 시들 속의 많은 새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소리로 울지 않습니다. 종다리는 ‘찌이지크 찌이지크 류우류우류’ 이렇게 노래합니다. 또 ‘비이쫄 비이쫄 찌이지프 찌이지프’ 이렇게 노래하기도 합니다. 박새는 ‘쯔쯔삐~ 쯔쯔삐~ ’ 이렇게 노래하고, 크낙새는 ‘클락콜락 클락콜락’, 직박구리는 ‘삐요 삐이요 삐삐 히이요’ 이렇게 노래합니다. 제비도 ‘지지배배’가 아닌 ‘삐찌 삐찌 지지지 쥬이’ 라고 노래하고, 꾀꼬리도 ‘꾀꼴 꾀꼴’ 이 아닌 ‘삣 삐요코 삐요’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초여름 숲에 가서 ‘꾀꼴 꾀꼴’ 우는 새를 찾는다면 그는 절대로 꾀꼬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건 꾀꼬리 소리가 아니니까요.
구용 시인은 새를 제대로 사랑하는 분 같습니다. 우리가 사물을 바로 보려면 그 사물에 대한 편견 없는 사랑을 가져야 합니다. 자식을 그릇 사랑하는 부모는 그 자식을 바로 보지 못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물을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는 시인은 그 사물을 시 속에서 반듯하게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지나친 선입관이나 주관으로 말미암아 편견이나 오류에 빠지게 되지요.
새를 사랑한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새를 예찬하거나 과장해서 미화시킨다면 결국 새는 간 데가 없어지고 시인이 만들어낸 괴물이 날개를 달고 시 속에서 날고 있게 되겠지요. 그런 시는 어린이를 오도하고 어린이의 지식을 오류로 이끌게 되며 어린이의 정서를 뒤흔들어 혼란스럽게 채색하게 될 것입니다.
구용 시인은 차분하고 객관적인 위치에서 새소리를 듣고 가능한 한 그 새의 소리에 가깝게 옮기고 있습니다. 또 새의 맵시도 보이는 그대로 옮겨 놓으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거기다가 소박하고 정겨운 비유를 곁들여서 새에 대한 우리 겨레의 전통적인 인식이나 정서로써 알맞게 시를 채색하고 있습니다. 몇 군데 예를 들어볼까요.
흰 저고리
검은 치마
긴 댕기꼬리 촐싹이는
까치는
산골 색시
사랑의 배달부
(‘까치’중간부분 줄임)
오늘은
돈벌이 간
동호네 아버지
3년만에 오신다
배나무 앉아
아침부터
까악 까악 까악
(‘까치’뒷부분 줄임)
냐아오, 냐아오
고양이 울음소리 닮은
바다고양이 괭이갈매기
두꺼운 부리
검고 빨간 반점
꼬리 끝은 까만 띠
(‘괭이갈매기’뒷부분 줄임)
이렇게 새들에 관한 정확하고 재미있는 정보들이 쉽고 간결한 언어들로 잘 결구되어 있는 시들로 이 동시집은 이루어져 있습니다.
3.
그러면 일흔 두 편의 시 가운데 한두 편을 골라 구용 시인이 찾아낸 새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를 조금만 살펴보기로 할까요.
찌이지크 찌이지크 류우류우류
찌이지크 류우류우류
화창한 봄날
푸른 보리밭 들판
신나게 노래하는 종다리
붉은 갈색
거무스름한 가로무늬 옷
겨울철 바람에 떠오르는
방패연처럼
높이높이 하늘 솟구치다
보리밭 둔덕
내려앉지요.
(중간부분 줄임)
뒷머리 긴 깃털
사방 한번 둘러보고
종종걸음 요리조리
먹이 찾기 바쁘답니다.
(‘종다리’)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보기 드문 종다리, 종달새. 그러나 이 시를 읽어보면 초봄 푸른 보리밭이 펼쳐지고 그 위의 파란 하늘,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거기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종다리가 날고 있는 그 높이로 솟구쳐 오르고 어느새 잃어버린 옛 시절의 그리운 봄날을 되찾게 됩니다.
숲 속 사는
여름철새
쏙독새
깊은 밤
도마질 소리
쏙독 쏙독 쏙독
초대된 사람
없는데도
음식 장만하느라
쏙독 쏙독 쏙독
('쏙독새' 일부)
이 시에는 쏙독새의 소리와 함께 숨겨진 생태가 슬쩍 묵시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거기다가 이 새에 관한 오래된 우리의 전설 같은 정서가 재미있게 운율화 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 시를 읽어보면 산골의 어두운 밤이 있고 깊은 숲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슨 잔치준비를 하는지 밤늦도록 음식 장만하느라 도마질하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옵니다. 결코 사라지지 않은 새 소리의 메아리와 함께 말입니다.
구용 시인이 연출한 일흔 두 마리 새들의 합창은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면서 독자들의 가슴에 정답고 아름답게 퍼져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