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덕유산으로!!
2월 13일(일) 아침 7시 30분 덕유산 산행을 위해
우리절의 리무진, 플러스 관광차에 많은 도반님들께서 꽉꽉 참석! 만차를 이루었습니다.
오늘도 꽉 채운 열기만큼이나 잔뜩 버려야 할 하심(下心)을 위해서
높은 곳을 오르려 떠납니다.
출발 초입이면 으례히 있는 산악회 회장님의 소개가 있었으니......
“주지스님의 간단한 한말씀 있으시겠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엉거주춤 마이크 건네받은 주지스님.
되받아치는? 멋진 법문 한 말씀은 또 이랬으니.....
“나는 할 말이 많은데 말 많이 못하게 산악회장님이 미리 선수를 치네요. 간단하게 하라고?! (그래도 할말은 다 해야지). "
.......인자요산(仁者樂山).늘 얘기하지만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인(仁) 통달일체법. 마음에 능소심(能所心)없는 폭넓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산행은 신행생활의 연장입니다......곡주 먹고 돼지고기 먹고 그러면 안 됩니다. 돼지고기 먹고 절에 가는 것도 모순 아니겠습니까......오늘 한 차 가득 오셔서 참 보기 좋고 반 정도는 처음 오신 걸로 아는데, 아무쪼록 절의 일에 많이 동참, 적극적으로 절에 인연 맺도록 하십시오. 가서 산에 눈이 없더라도 불평하지 마십시오. 산은 산일뿐! 이렇게 갈 수 있음을 감사하고, 범사에 늘 감사하십시오....
“할 말은 많지만 간단하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스님의 마지막 멘트?와 함께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짞짝짝!!
곧 이어 Tape 로 듣는 박완일 교수의 입담구수한 명강의.
......기한 발도심(飢寒 發道心)이란 말이 있습니다. 배 고프고 추워야 신심이 생긴다는 말이지요. 시장이 반찬이란 말도 있듯이 내 법문이 신통찮으면 여러분의 법문 배가 불러서 그런거니까 책임을 반반씩 나누기로 합시다(대중들 폭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라는 말과 성철스님 얘기 아시지요? 쉽게 얘기하면 공부도 안 한 놈인가? 라고 생각합니까? 매운덴 고춧가루가 최고요,간장엔 소금이 최고, 애 낳는데는 여자가 최고 아닙니까?! 유치원 아이들 보고 색즉시공 공즉시색 아제아제 바라아제~해봤자 돌아오는 답이 ‘큰 아제요? 작은 아제요?’ 밖에 더 있겠어요?
불교처럼 쉬운것도 없습니다. 그 나름대로 각각 제일인 그것이 바로 평등입니다.
기도하고 염불이라면 스님이 최고이듯이 산은 산대로 좋고 물은 물대로 좋더라~~.....
▶덕유산에서...
도착한 무주리조트엔 2월의 막바지 연휴를 즐기고자 찾은 인파들로 북적였고, 높은 설산, 넓은 설원을 누비는 스키어들의 날렵한 스피드가 경쾌해 보였습니다.
8명 정원의 곤돌라를 타고 1500여미터 길이의 고산을 쉬엄쉬엄 올라가며 뒤돌아보는 설경과, 점점이 개미같은 인파들...휴일의 그림속 한 장면이더군요.
태백산에서의 미진했던 설경을 덕유산에서 만회, 유감없이 맘껏 겨울눈을 즐겼습니다.
수십센티미터 되는 적설 사이로 난 등산로를 오르며 발에 밟히는 눈소리...뽀드득 뽀드득..
아기 맨살 문지르는 소리마냥 상큼한 소리입니다.
뺨에 부딪치는 바람소리와 설향(雪香)이 넘치는 향적봉(香積峯).
바위에 수북히 얹힌 눈은 살짝 녹은 아이스크림이며 생크림같고, 햇빛에 반짝이는 눈은 백설탕 같고, 밀가루 같고, 또 한주소금 같고(자인화 보살님 표현).....
팥을 살짝 뿌리면 즉석 팥빙설감인데~쩝쩝.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六根)을 총동원해서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유감없이 느껴 보는데, 오늘따라 육경(六境)중에서도 미경(味境)이 두드러집니다?
덕유산도 태백산처럼 주목(朱木)이 많더군요.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간다는 주목에서 제가 앓고 있는 유방암 항암제(탁솔)를 추출한다니 다시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말없이 고산(孤山)에서 비바람 맞으며 인고의 세월 견뎌낸 노목(老木)들 앞에서 숙연한 마음으로 잠시 경건해지기까지 합니다.
내 죽어 한줌 재가 되면 주목나무 아래 퇴비가 되고 싶어라.
오랜 시간이 약으로 변하는 세월이 못 되어서일까요.
얼마전 백혈병으로 황망히 우리 곁을 떠나버린 법연지(4기)도반이 떠오릅니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애별리고(愛別離苦). 이 언덕에서 저 언덕(피안) 가면 다시 볼 수 있겠지요. 한 점 티끌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서......
순백의 설산에서 재삼 법연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남아 있는 자의 몫인 ‘살아내야 할’ 생을 위하여 분주히 일상으로 되돌아 나옵니다. 긴 꿈을 꾼 것 같이.. 관세음보살.
▶물위(?)의 발자국...무주 구천동계곡에서
백련사에서 주지 스님의 주련 설명을 들은 후 굽이굽이 구구절절 구천동 계곡을 휘돌아 나오는 길은 얼음과 눈으로 덮여 몸을 숨긴 계곡이 있고, 그 계곡물 위엔 하얀 발자국들이 어지러이 찍혀 있더군요. 왔다갔다 방향을 알 수 없는 발자국을 보며 내 발자국을 내려다 보려니 주지스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눈 위에서 내가 낸 발자국은 뒷사람의 길이 됩니다. 똑바로 잘 걸어야(살아야) 합니다”
이 넓은 눈밭을 뛰어놀 산토끼 한 마리도 안 보이니, 나무꾼에게 숨겨 달라고 쫒겨온 사슴일랑은 언필칭 상상도 말아야겠지요. 그 동화속 사슴은 이제 고전이 되었지만 그래도 저는 이 설산에서 선녀를 만나게 될 나무꾼이 되고 싶다는 동심으로 빠져 듭니다.
▶하산길
주지 스님 ‘사랑의 잔소리(?)’ 만큼 반비례하여 줄어드는 주량(酒量).
막걸리 딱 3병에 모두 천장 매달린 조기 바라보며 군입 다시듯 반찬대신 돼지고기 대신 푸짐한 정구지 찌짐만 속절없이? 씹어댑니다~~.
“선착순 시음!!”
주지 스님 눈치 보며 용케 한잔 받아마신 그 술은 이미 술이 아니라, 달콤하기 짝이 없는 감로수였어요.
‘ 감로수 단 이슬물로 모든 갈증 식혀 주시는~’ 고마운 부처님께 이 한방울 물(술)을 감사드리옵니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엔터테인먼트걸인 지명심(2기)보살님의 즉석 노래교실로 분위기 엎(up).
석지연 스님의 「차나 한잔 하고 가게」.
♬산다는게 별거드냐~잘난 사람 못난 사람 팔자대로 사는거지 남의 탓은 왜 하느냐
고달픈 살림살이 인생살이 그런거지 잠시잠깐 놓아놓고 크게 한번 웃어보자
여보시오 벗님네들 차나 한잔 하고 가게♬~~
지명심,지혜심 보살님! 다음번엔 바라밀 부부회의 사랑 담뿍절인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좀 갖다 주시면 안 될까요? 기존 도반들은 이제 습(習)이 되었지만 신입도반님들은 예불등 의식이 많아 혹여 적응하기 어렵지 않을까 노파심이 드는군요.
그리고 다음 산행엔 총무스님도 꼭 같이 오시길 부탁드립니다. 하루종일 절간만 지키시느라 얼마나 갑갑하실까요, 이 좋은 산바람도 못 쐬시고-.집? 비워 놓고 오시면 됩니다요~.
오늘도 여전히 멋진 산행. 바람도 불지 않고 크게 춥지도 않고-
‘수미산악회 떳다 하면 날씨는 알아서 긴다!’ 는게 법안(7기) 총무님의 신조입니다.
이 먼길 추운데도 불구하고 미리 사전현지답사 하셔서 우리를 하루종일 눈구경 안전하게 잘 시켜주신 선광(2기)등반대장님께도 감사 말씀 드립니다.
이번에는 설마? 했던 7기에서 저번 달처럼 역시나 18명이나 오신 7기!
단연 압권입니다!! 계속 파이팅!!!
경산 도반님들. 특히 8.9기 도반님들 왕창 오셔서 7기 기록 화끈하게 한번 깨어 주소서~ 「기록은 깨어지기 위해 존재한다」잖아요~~
서투른 졸필로 산행후기 ‘간단히 전합니다’ (너무 길었지예~ㅎㅎㅎ)
수미산악회의 장족의 발전을 위하여! 아자아자!!
첫댓글 조금만 더 길었으면~~ 아쉽당구리..^^* 정말 터가 그런걸까요? 경산분들의 글솜씨는 모조리 프로작가급이라요. 대단합니다. 그 재밌는 법문 테잎 좀 빌려주이소.^^*
관세음보살~~~^^*()글속에 주인공이 솔이 같게만 느껴 집니다~자랑~할만 합니다~~ㅎㅎㅎ곱게~그리고 크~게~두손 모아 합장 드립니다~아름답고 이뿌~운 부처님께 말이지요~~^^*관세음보살~~~^^*()
보현화님...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덕유산 다녀온 느낌입니다...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서 좋은 글 남겨 주시고...수미산악회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아.. 보현화 기자님.. 수고 많으셨고요..산행도 즐거우셨겠고요.. 수미산악회의 영~~원한 발전을 기대합니다..^^* 글고...살아계셨네요? ㅋㅋㅋ
글따라 수미 산악회 따라서 덕유산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눈위에서 내가 낸 발자욱은 뒷사람의 길이 된다는 주지 스님의 법문 가슴깊이 새깁니다...()
보현화님^ 글 솜씨 일품이군요. 수미산악회 발전을 기원 합니다. ^()^
보현화님..덕택에 집에 앉아서 덕유산 잘 다녀왔습니다.우짜면 그러코롬 글을 잘 쓰시는지요.. 자목련님도 글쿠요..칠곡 터도 만만찮은데...관세음보살...(동변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중생이~)
보현화님 ~!! 어쩜 그렇게 가려운데를 콕콕 찍어내시는지 모두 공감 ^^* 맞아요, 총무스님과 주지스님께서 번갈아 동참해주시면 감사드리겠구요.산악회 임원진회의끝에 조금은 다양한 즐거움으로 산행의 피로와 도반들의 친목을 위하여 맛깔스런 프로그램을 엮어보기로 했답니다. 산행후기 넘감사 맛있는것 사주고싶어요!
보현화보살님 쫀득쫀득 따끈따끈한 산행기 너무 실감납니다. 옆에서 밥 먹다가 뭐하냐고 성화네요. 넘 재미있어서 못 들은체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버티고 있습니다.
설산에 우뚝선 주목 처럼 언제나 당당해 보여서 좋습니다..수미산 산악회 화이팅!!!
흐~미 꼬리글이가.. ㅎㅎㅎ대구근처로 이사오니 좋긴 좋군여... 사진보면서 보현화님의 글이 , 뽀드득, 뽀드득, 눈덮힌덕유산을 더 아름답게 하네요.
수미산악회 --보현화님이 있어 더욱더 빛나는거 아시죠 솜사탕 같은 이름새겨둔 눈밭을 멀리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니 아쉬움 쩝쩝 행복함이 가득하네요
수미산악회 도반님들 아자..아자..화...이..팅..덕분에 앉아서 덕유산 산행 정말로 잘 했습니다. 제 몸만 성하면 도반님들 따라 지금이라도 당장 가고싶지만........&
많은 분들께서 다녀가셨군요.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산행에서 제가 모든 것을 볼수 는 없으니까 딴 법우님들께서도 보고 느끼신거 올리시면 볼거리가 많을 것 같습니다? 3월 산행때 많이 많이들 참석하입시더~~ *^^*
이곳에 오니 또 만나네요 매끄럽고 재치있음에 감탄합니다 한수 가르쳐주세요 태백산에 갈땐 정말 참석하고팠는데 다음산행지는 어디인가요??동행도 괜찮나요??
타임머신 타고 수미산악회 따라 가는거 같네요 ^^
부처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