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n Golf Mania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즐겨요"
오버추어코리아 골프동호회의 스크린 필드 라운드 후기''겨울로 접어든 12월 어느 목요일 저녁 8시. 서울 대치동의 골프존 직영점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섰다. 이들은 예약시간을 확인한 후 곧 한쪽 부스에 자리를 잡고 몸을 푸느라 분주했다. 곧이어 한 사람씩 샷을 시작했고 어느 순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누군가의 볼이 스크린 속에서 페어웨이 한 가운데에 적중한 직후였다.
이들은 인터넷 검색 마케팅 전문 업체인 오버추어코리아의 사내 골프동호회 멤버들로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근처의 골프방을 찾은 것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스크린골프를 해온지 2년 정도 됐습니다. 실제 라운드를 나가는 것도 좋지만 골프방에서는 날씨에 상관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동호회 회장인 박창민(31) 씨는 3년 전 골프에 입문해 1년 후부터 골프방을 꾸준히 찾아온 스크린골프 마니아다. 25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하는 이 골프동호회는 실제 골프장을 찾아 단체경기를 할 때도 있지만 가까운 거리의 골프방을 찾아 틈나는 대로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긴다.
"실제 필드를 나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저같은 초보자들에게는 스크린골프만한 게 없죠 필드에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플레이 시간에 쫓기다보면 제대로 즐기지 못할 때가 많잖아요." 구력 1년의 이지원(34) 씨의 말이다.
일원 중 가장 구력이 오래된 이소희(34) 씨는 3년 전부터 스크린 골프를 해오며 연습에 활용한다. "연습장에서는 대부분 한 가지 샷만 연습할 수 있지만 스크린골프로는 게임을 즐기면서 여러 가지 샷을 연습할 수 있어서 좋아요. 실제로 샷의 정확도가 많이 높아졌어요."
물론 내기 게임도 한다. 필드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스크린 골프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가능한 내기도 한다. 박창민 씨는 OB가 나거나 3퍼트를 할 때, 더블 파인 '양파'로도 홀아웃을 못할 경우에 벌금을 물린다고 설명했다.
스크린골프가 센서를 통해 실제 플레이를 추정하는 것이다 보니 실제만큼 재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박창민 씨는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스크린골프만의 묘미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볼이 터무니없이 맞았는데 센서가 미처 잡아내지 못해 실제보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부스는 한바탕 웃음바다가 된다. 회장인 박창민 씨는 거래처 직원들과의 만남에도 스크린골프를 활용한다.
그는 다른 골프방에도 회원으로 가입돼 있어 저녁 약속이나 플레이 후 즐길 장소를 고려해서 두 곳 중 부킹이 가능한 곳을 이용한다.
"IT업계 쪽에서도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졌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분들과는 스크린 골프도 스스럼 없이 즐기죠." 이들은 2시간 동안 스크린 속의 가상 코스를 누볐다. 그리고 결과는 77타를 기록한 박 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80~90타대. 최다타수를 기록한 사람이 게임비를 결제했고, 이긴 사람이 우승 기념으로 맥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