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30일, 수요일, Belgrade, White Apartment (오늘의 경비 US $78: 숙박료 $39, 커피 1 KM, 버스 47 KM, 택시 4.50 KM, 식품 250, 250, 220 dinar, 환율 US $1 = 1.75 KM Convertible Mark, 107 Serbian dinar) 오늘 아침 6시 버스로 보스니아 수도 Sarajevo를 떠나서 오후 1시에 세르비아 수도 Belgrade에 도착했다. 약 7시간을 달렸는데 제법 높은 산맥을 넘었다. Sarajevo는 산속 도시 같았는데 Belgrade는 평야 도시 같다. 시내 한 가운데로 Danube 강이 흐른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숙소 직원이 불러준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5시 10분이었다. 너무 일찍 나왔으나 늦게 나오는 것보다 낫다. 혹시 택시요금 바가지를 쓸까 해서 숙소 직원에게 요금이 얼마나 나올 것 같으냐고 물어보니 (약 3km 거리) 잘 모르는 것 같아 하더니 10 KM 정도 나올 것 같단다. 그러나 택시기사는 미터로 계산했는지 4.5 KM이란다. 정직한 기사다. 한국에는 아직도 외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택시기사가 있다는 신문기사가 가끔 보이는데 이젠 안 그럴 때도 되었는데 좀 안타깝다. 오늘 날씨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하루 종일 흐리거나 때때로 부슬비가 내리는 10도 이하의 쌀쌀한 날씨였다. 버스 터미널에서 30대로 보이는 인도네시아 여행객 부부를 만났는데 남자는 5년 전 한국에 사업차로 왔었다며 자기 부인은 한국 TV 드라마 팬이라며 한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다. 그가 이해하는 한류는 문화적인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것도 포함하는 더 넓은 것이었다. 문화적인 것만으로 얘기하는 나를 포함한 한국 사람들의 이해보다 차원이 더 높은 것 같았다. 오늘 버스 여행은 좀 길었지만 편안했다. 버스 안에서 낮잠도 좀 잤다. 국경에서 보스니아 출국수속과 세르비아 입국수속에 30분 정도 소비했는데 그만하면 빠른 편이다. 가는 동안의 경치는 처음 반은 아름다운 산 경치였고 나머지 반은 별로인 평원 경치였다. 처음에는 이슬람교 사원이 많이 보였으나 세르비아가 가까워지면서 이슬람교 사원과 기독교 교회가 함께 보이더니 나중에는 기독교 교회만 보였다. 한국 역사에 돌궐로 (突厥) 나오는 투르쿠 (혹은 튀르크) 족이 세운 오스만 제국이 발칸 반도를 수백 년 동안 지배하면서 남긴 영향은, 이슬람 종교를 비롯해서, 대단하다. 유럽은 15세기경부터 주로 해로로 아시아 대륙에 진출하기 시작해서 20세기중반까지 500여 년 동안 아시아 나라들을 식민지로 만들고 지배했다. 그러나 아시아도 4세기경에 서로마제국의 항복을 받아냈던 흉노족의 후예라는 주장이 있는 Hun 족부터 시작해서, Hun 족과 연관이 있다는 헝가리를 세운 Magyar 족, 부여의 후예라는 주장이 있는 불가리아를 세운 Bulgar 족, 독일 국경까지 진격했다가 분명치 않은 이유로 돌아간, 그러나 맘만 먹었더라면 속수무책 상태에 있던 유럽을 모두 정복할 수 있었던, 몽골군, 그리고 수백 년 동안 발칸 반도를 포함한 동 유럽, 크리미아 반도를 포함한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남 러시아를 지배했던 오스만 제국, 그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Avars, Khazars 같은 민족들이 있었다. 그 때문에 유럽인들에게는 옛날부터 아시아 민족에 대한 두려움과 피해의식이 항상 있어왔고 지금도 남아있다. “Yellow Peril - 황인종의 위험"이란 표현이 지금도 가끔 사용되는 것이 그 증거이다. 세르비아 국경이 가까워지면서 거리에 Cyrillic 문자가 많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세르비아에 들어서서 한참 가서 수도 Belgrade가 가까워지면서는 Latin 문자가 더 많이 보였다. 세르비아는 불가리아와 마케도니아와 함께 공식적으로 Cyrillic 문자를 쓰는 나라지만 점점 Latin 문자를 쓰는 나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아마 한 세대 전에는 100% Cyrillic 문자를 쓰는 나라들이었을 텐데 한 세대 후에는 공식적으로 Latin 문자를 쓰는 나라들이 될지도 모른다. 현재 이 나라들은 시골은 Cyrillic 문자를 많이 쓰고 도시는 Latin 문자를 많이 쓰는 경향인 것 같다. 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는지 모르겠으나 거리에 보이는 도로 표지판은 Cyrillic과 Latin 문자로 동시에 쓰고 상업 간판은 거의 Latin 문자를 쓴다. 그리고 관광에 관계된 간판은 (호텔, 음식점 등) 아예 영어를 쓴다 (hotel, motel 등). 동유럽은 소련이 지배할 때는 Cyrillic 문자를 쓰는 것이 대세였고 유럽이 European Union으로 통합되어가고 있는 현재는 Latin 문자가 대세인 것 같다. 유럽이 미국 같이 합중국 수준으로 변할 때는 Latin 문자로 통일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Belgrade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ATM에서 세르비아 돈을 찾아서 모래 가는 크로아티아 수도 Zagreb 버스표를 사놓았다. 보스니아에서는 버스표를 사는데 유로나 보스니아 돈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세르비아에서는 세르비아 돈 밖에 못쓴다. 동유럽 나라들에서의 유로 사용은 나라마다 다르다. 버스 터미널 앞에 조그만 공원이 있는데 그곳에 텐트촌이 있어서 가보니 시리아 피난민들 같았다. 독일로 가다가 못간 피난민들이다. 그들은 비자도 없이 시리아에서부터 무작정 독일로 항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 합해서 최대 20만 정도라는데 터키, 레바논, 이라크, 요르단 등에는 수백만 명의 시리아 피난민들이 있다고 한다.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향했던 피난민 물결 같은 것이다. 2008년에 여행했을 때 시리아는 아주 평화롭게 보였는데 지금은 전쟁터인 것이다. 쓰다 남은 보스니아 돈이 약 20불정도 있었는데 못 바꾸고 있다가 Belgrade 버스 터미널에 있는 환전소에서 세르비아 돈으로 바꾸었다. 버릴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다행이다. 버스 터미널에서 1km 정도 떨어진 숙소에 찾아갔는데 호텔이 아니고 아파트였다. 아파트 주인과 미리 전화 연락이 안 되어서 도착했을 때 주인이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영어를 하는 어느 아파트 주민의 도움으로 아파트 주인에게 연락이 되어서 10여 분 후에 주인이 나타나서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나에게 몇 시에 도착하느냐고 이메일을 보냈는데 내가 답장을 안했단다. 나는 이메일을 받은 기억이 없는데 어쨌든 내 실수 같다. 주인과 전화 연락이 왜 안 되었는지 모르겠다. 다음 가는 도시 Zagreb 숙소도 아파트 같은데 미리 준비를 잘 해놓아야겠다. 아파트는 싸고 좋은데 주인과 미리 연락을 해서 아파트 앞에서 만나서 체크인을 해야 하는 것이 문제꺼리다. 호텔은 항상 직원이 있어서 좋다. 호스텔도 대부분 그렇다. 아파트는 참 좋았다. 위치도 좋고 침실이 따로 있다. 아파트 주인도 영어를 잘하고 아주 친절하다. 세르비아는 아직도 소련식인지 주인이 내 여권을 가지고 경찰서에 가서 등록을 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내 여권 없이 등록을 하는 모양이었는데 세르비아는 내 여권을 가지고 가야 등록이 되는 모양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세르비아는 첫 인상이 별로 안 좋다. 어쩌면 동유럽 나라들 중에 제일 인상이 안 좋은 나라 같다. 세르비아는 6개국으로 구성된 구 유고슬라비아의 중심 국가였다. 내일은 비가 그치고 해가 나올 것 같은데 Belgrade 시내 관광을 할 생각이다. 모래 크로아티아 수도 Zagreb로 가는 버스는 11시 반 버스라 아침에 서둘지 않고 천천히 나가도 된다. 여행지도 Belgrade 가는 길 경치는 날씨가 나빠서 별로였다 주로 물 경치였다 세르비아 국경 타고 간 버스는 편했다 Belgrade 버스 터미널 옆 공원에 있는 시리아 난민 텐트촌 숙소 아파트 건물은 허름해 보였으나 아파트 내부는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