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신경 장애 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 CMT)이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운동에 관여하는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발병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는 독일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이탈리아, 터키, 벨기에, 일본의 과학자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영국의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 온라인 속보판, 4일자(doi:10.1038/ng1341)에 소개됐다.
연구진은 2A형 CMT 환자가 있는 7개 가계(family)를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을 시도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운동에 관여하는 마이토푸신 2(mitofusin 2)라는 유전자 이상으로 CMT가 발병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에 유전자 요법(gene therapy)을 통해 문제의 유전자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만 있다면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CMT를 치료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CMT 같은 말초신경계(peripheral nervous system) 질환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도 이번 연구 성과가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CMT는 인종에 관계없이 발병하는 유전 질환이다. 동반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발과 손의 약화가 있다. 병이 진행하면 이 같은 근육 약화 현상이 다리와 팔로 진행된다. 심하면 정상적인 팔, 다리 운동이 불가능해지고 목발이나 휠체어에 의지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물리치료 요법을 통해 근육의 힘을 유지하는 것이 증상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근본적인 치료법은 마련되어 있지 못한 형편이다.
CMT와 관련해서는 이미 여러 가지 유전자가 동정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동정된 마이토푸신 2가 관여하는 기작은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대사 과정에서 진행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소기관(organelle) 가운데 하나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 구실을 담당한다. 운동 신경단위세포(neuron)가 신호를 전달해 근육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도 바로 미토콘드리아가 만들어낸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정상적인 운동도 불가능하게 된다.
CMT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가 동정한 마이토푸신 2의 결함은 이 가운데 2형 CMT 발병을 야기한다. 2형 CMT 신경의 축색돌기(axon)가 붕괴되면서 진행한다. 사람의 1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마이토푸신 2는 지금까지 연구가 어려운 유전자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다양한 인종의 CMT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자를 수집해 공통분모를 하나하나 찾아가는 방식으로 기존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