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체코에서 폴란드로 넘어가, 크라카우 (Krakow, 크라코프) 근교의 '아우슈비츠' 와 '소금 광산'
을 가는 일정입니다.
아침 6시 모닝콜, 7시 식사, 8시 출발입니다.
어제 저녁, 인가라고는 전혀 없는 외진 숲속을 탈출하여, 밤 늦게 호텔로 돌아와 오랫만에 아침녁까지
푹 잤습니다.
일찌감치 준비하고 나와보니 숲 속 공기가 상큼하네요. 호텔 밖은 모든 문명과 인적이 단절된 외딴
섬의 숲속인양 고요합니다. 일상사 모두 잊고 지내기에 딱 좋은 장소입니다.
Myslivna 호텔 조식 뷔페는 만찬 수준이네요. 식당이 실내와 발코니와 또 야외에 까지 설치되어 있고,
음식의 종류나 질 또한 훌륭합니다 . 지금까지 머물렀던 중에서는 가장 맘에 듭니다.
체코, 부르노에서 폴랜드 국경까지 약 2시간 30분,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유명한 '쉰들러 리스트' 를
보며 갑니다.
'쉰들러 리스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점령지인 폴란드의 크라카우를 배경으로 사업가인 '오스카
쉰들러'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으로,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아우슈비츠 (폴란드어로 '오슈비엥침')
에서 일어난 일들을 그린 영화입니다.
유태인 학살의 슬픈 이야기로, 무슨 연휴때만 되면 번번히 방송되곤하여 지금껏 몇번 보았지만, 지금 다시
보아도 여전히 인간의 잔혹성에 치가 떨립니다.
이제 그 현장으로 실체를 보러 가는 것입니다.
11시에 폴랜드 국경에 도착하여, 1시간 30분을 더 달려 아우슈비츠에 도착하니 12시 30분, 닭국물에
국수넣은 닭곰탕 비슷한 수프와 양배추 절임, 돈가스와 커피로 점심을 먹습니다.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는 현재 박물관으로 남아 있으며, 수용소로 쓰였던 28동의 건물중 몇 개 동은
전시관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전시관에는 나치의 잔학행위에 관한 증거물들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감옥들과 가스실, 시체
소각장, 유골 분쇄기 등을 둘러 보며, 다시한번 인간의 이해되지 않는 잔혹성과 도저히 용서할수 없는
잘못된 지도자의 행각이 치를 떨게 합니다.
사실, 여행오기 전에 이 곳 아우슈비츠는 오고 싶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그저 끔찍했던 수용소에 지나지 않는 곳을 보며 일정을 보내는 것이 싫었으나, 이 곳이 일정에 들어있지
않은 동유럽 상품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독일의 만행을 온 세계에 알리고, 그 아픔을 기억하려는 폴란드의 생각을 보게 되고, 단조로운
수용소 건물에 지나지 않는 곳에서 자행된 역사적인 참담함을 보며,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복잡다단한
느낌과 더불어 콧등이 시큰해지며 흐르는 눈물을 참을길이 없습니다.
더욱이 생생한 유태인 수용자들 하나하나의 얼굴 사진을 보며 숙연함과 애틋함이 말할수 없습니다.
주책맞게 혼자 훌쩍거리며 울수없어, 슬적 슬적 눈물을 찍어내며 혼자 맨 뒤로 떨어져 걷습니다.
누가 말이라도 걸라치면 눈물이 솟구쳐 민망할까봐...............
아우슈비츠를 뒤로하고 얼마 멀지 않은 폴란드 왕립 소금광산으로 향합니다.
소금광산은 폴란드 말로 '비엘리츠카' 라고 불립니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 유산을 지정하기로 결정하고 1978년 제일 첫번으로 지정한 곳이 바로 이곳
폴란드 크라카우 구 시가지와 소금광산, 그리고 독일의 아엠 대성당이라고 합니다.
서구의 멋진 곳이 너무 많은데, 왜 이곳 소금 광산을 첫번째로 꼽았는지 이해되지는 않지만, 그만큼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소금광산은 말 그대로 소금을 캐내는 산입니다.
소금광산인 이 지역이 옛날에는 바다였는데, 지구의 융기현상으로 내륙지방이 된 것이라 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흐르며 바닷물이 증발한 후에 소금층이 남겨진 것이라는군요.
아무튼 신기합니다.
게다가 지금도 소금을 캐고있다네요.
영옥이의 말대로 광산 입구의 상점에서 소금을 이것 저것 생각없이 샀더니.......소금의 무게가 이게
예상 밖으로 무지 무겁습니다.
소금 광산을 나와 현지 가이드는 쇼핑센터를 가기 위해 크라카우의 중심가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숙소가 이곳에서 멀지 않으면 오늘 저녁에도 시내 탐방을 나오려 가이드에게 이것 저것을 물어보니,
바로 이 쇼핑센터에서 5분 거리에 구시가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 별로 쇼핑에는 관심이 없는터라.....(솔직히 말하면, 쇼핑할 돈이 없는 거지요. 또 쇼핑보다는 거리
구경이 더 좋구요) 상점안에 비치되어 있는 간이 지도한장 달랑 들고, 그이에게만 귀뜸하고는 구도시
구경하러 나섭니다.
마음이 무척 바쁘지요. 그이 보는 앞에서는 태연한 척 천천히 걸어가지만, 모퉁이를 돌자 지도를 보며
뛰기 시작합니다.
정말, 구 시가지는 코앞에 있습니다.
큰 길을 건너고 공원 앞의 골목길로 들어서자 넓은 광장이 눈앞에 전개됩니다.
와 ~~~ 이런 곳을 이렇게 가까이에 두고 지나가게 하는 가이드가 너무 얄밉고도 얄밉습니다.
절대 배낭으로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다져지는 순간입니다.
부지런히 돌며 25분만에 모두 보고 돌아오니 그이가 굳은 얼굴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일행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우리의 가이드 너무하단 생각을 떨칠수 없습니다.
또한 묵묵히 기다리며 초초해 했을 그이에게 정말 미안하구요.
정말 앞으로는 이러지 말아야 겠는데..........................욕심이 지나친 거지요
아우슈비치 (오슈비엥침)은 크라카우에서 약 60km 정도 떨어져 있는 한적한 도시입니다.
아우슈비치 수용소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기 위해 내린 곳입니다.
여기가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입니다.
강제 수용소 입구입니다.
입구에는 독일어로 "ARBEIT MACHT FREI" 라고 써있는 철문이 있습니다. 당시 수용자들은 매일 아침 이
문을 나서며 강제 노동하러 나갔을 것입니다. "일하면 자유로워진다" 는 거짓선전을 보며...............
이 철문에 새겨붙인 철자 중 세번째 알파벳 B 자는 통상의 글자와 모양새가 약간 틀립니다. 이것을 만든
노동자의 무언의 반항 수단이었다는군요.
이 곳에는 "안네의 일기" 로 유명한 안네와 그의 언니 마르코트도 수용되었다가 베르겐 수용소로 이동되어
죽었으며, 어머니인 에디트는 이곳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수용소 주위에는 220v 의 전류가 흐르는 이중의 가시 철망이 쳐져 있었는데, 수용자 중에는 절망한 나머지
스스로 철조망에 감전되어 목숨을 끊는 사람도 다수였다고 합니다.
강제 수용소는 28동의 빨간 벽돌 건물이 포풀러 가로수에 둘러싸여 3줄로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평온한
풍경이지만, 공개된 전시품과 사진등의 자료는 너무나 참담한 생지독이었음을 말해줍니다.
450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 공장의 가스실입니다.
소금광산, 비엘리치카 는 크라카우에서 13km 떨어져 있는 도시입니다.
광산의 규모는 상당히 크고 넓어, 지하 327m 깊이까지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는 지하 135 m 에 위치한 2단계
갱도까지 이런 좁은 계단으로 끝없이 내려갑니다.
소금을 캐고 난 후의 빈 공간은 나무로 버팀목을 만들어 지탱할수 있도록 해 놓았으며, 흘러나오는 물은
증류시키는 방법으로 소금을 얻는다고합니다.
소금을 채취하는 과정을 모형과 실제 도르레 등을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킹카 공주에게 그의 신하가 공주의 약혼반지를 찾아 건네주고 있는 장면을 소금으로 조각한 작품입니다.
소금 광산을 발견하게 된 전설은, 헝거리 왕 벨라 4세의 딸인 킹카 공주와 연관이 되어, 이 곳 광부들의
수호천사가 되었으며, 도처에 킹카 공주의 조각품이 있습니다.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의 방>에 있는 소금으로 만든 조각품입니다.
1493년 크라카우에서 공부했던 코페르니쿠스가 소금광산을 방문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75년 코페르니쿠스 탄생 500주년에 지구를 손에든 코페르니쿠스를 조각한 것입니다.
성 킹카 성당 벽에 조각된 작품으로 조각가미며 광부인 '안토니오 비로덱' 이 만든 작품입니다.
'레오날도 다 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소금으로 조각한 것입니다.
지하 101m 의 넓은 공간에 위치한 장엄한 '킹카 성당'입니다. 바닥에서 천정, 벽까지 모두 소금으로 되어있는 성당
내부에는 조각된 벽화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킹카 공주를 모신 중앙제단과 기둥이나 샹들리에가 모두 소금이라니 그저 놀랍고 신기할 밖에요.
이렇게 정교한 모습의 샹들리에가 가운데의 전구만 빼고는 모두 소금 덩어리로 만들었다니 놀랍습니다.
제법 크리스탈처럼 투명하고 반짝입니다.
킹카 성당 내부의 작품입니다.
소금 광산의 출구입니다. 계단으로 끝없이 걸어 내려갔다가 올라올때는 공사장의 리프트 처럼 생긴 엘리베이트를
타고 올라옵니다.
크라카우 (Krakow, 크라코프) 구 시가지의 중앙광장 입니다.
지금의 '바르샤바' 대신에 크라코프는 오랫동안 폴란드의 수도였습니다. 폴란드에서 기적적으로 전쟁의
피해를 벗어난 도시여서 구 시가지가 그대로 남아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크라코프 구시가지의 중앙 광장입니다. 넓은 파라솔을 친 카페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 탑은 구 시청사 건물이며, 내부에는 작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1820년 탑에 딸린 구시청사는 파괴되고, 이 탑만 남았다고 합니다. 지름이 3 m 나 되는
큰 시계가 달려있습니다.
중앙 광장 한 가운데에 남아있는 중앙시장 Arcade 입니다. 내부에는 토산품 상점들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데,
시장이라기 보다는 깔끔한 상점가 입니다. 몇 백년 동안이나 이어온 직물회관(Sukiennice)이라고 합니다.
길이가 100m 나 되는 이 건물은 14세기 건축당시에는 의복이나 천의 교역장소 였다고 합니다.
중앙 광장에 관광마차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야외 카페가 마치 꽃집처럼 꽃으로 치장되어 있습니다.
중앙 광장에 있는 고딕 양식의 성 마리아 교회입니다. 이 교회의 성단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훌륭하다는데..........못보았군요.
교회의 탑위에서 1시간마다 울리는 나팔소리는 폴란드 전국의 표준 시보라는군요.
교회의 크기가 상당히 커서 광장의 끝부분에서 겨우 찍은 사진입니다.
비스와 강 언덕에 자리잡은 바벨성입니다. 강변과 성 주변이 잔디와 녹지로 되어있어 산책코스로 멋진 곳이군요.
바벨 성은 16세기 초, 지그문트 왕이 이탈리아의 건축가에게 세우게 한 고딕 르네상스 양식으로 폴란드 역대
왕들이 살던 성입니다. 지금은 국립 박물관이구요.
바벨 성의 종탑입니다.
관광객을 태우고 마차가 지나가네요. 우리는 이곳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우리 일행중 한분이 길 건너편에 서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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