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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스크랩 <산행과 건강 - 20가지>
유승 박노동 추천 0 조회 73 12.12.23 21:3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산행과 건강 - 20가지>

 

  우리 삶에서 최고의 가치는 건강이다. 건강해야만 뭔가를 이룰 수 있고, 사랑할 수도 있으며, 즐길 수도 있다. 건강하지 못한 삶은 한숨뿐이고, 기다리는 건 고통과 죽음뿐이다.

  그래서 최근 걷기운동이 한창 보급되고 있다. 걷기운동이 건강증진에 탁월하다는 것이 입증됨으로써 걷기운동이 세계적인 권장사항이 돼 있다. 그런데 산행이란 근본적으로 걷기운동이고, 보다 강도 높은 효율적인 걷기운동이라는 데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걷기운동이 건강에 좋다면 산행은 더욱 효과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산행은 건강증진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면서 비용마저 저렴하여 현대 의학자들은 「산행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운동 중에서 최고의 것이고, 최선의 건강관리요법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산행은 육체적 운동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이므로 아예 「산은 종합병원이다」라고도 한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다. 즉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만이 아니라 신체적 ? 정신적 및 사회적 안녕의 완전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개인의 건강은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 지표로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가정의 대 사회적인 기능의 수행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즉 건강이란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만족된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데 산행은 세계보건기구의 정의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까지도 증진시켜주므로 그래서 좋은 것이다.

  그렇다면 산행이 구체적으로 왜, 어떻게, 건강에 이로움을 준다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아래의 내용들은 필자의 독창적인 내용이 아니라 이미 전문의나 전문산악인들이 발표한 내용을 취합하고, 거기에 필자의 경험과 의견을 일부 첨부하여 작성한 것임을 밝혀둔다.


1. 산속엔 산소가 풍부하다.

  오늘날 많은 병원과 의사들이 숲의 건강 기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임상에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숲에는 산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암의 원인도 산소의 결핍에서 오는 것이라고 했을 때 풍부한 산소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겠는가. 생명이 위독한 응급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마스크는 필수적이다. 

 

  이처럼 산소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원천적인 필요 요소이다. 그런데 숲은 거대한 산소공장이다. 연구에 의하면 1ha의 숲에서 1년간 16t의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고, 12t의 산소(O2)를 방출한다고 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산소의 양은 0.75㎏ 정도이므로, 1ha의 숲이 생산하는 산소는 45명이 1년간 숨 쉴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또한 산소는 웰빙(well-being)과 내추럴빙(natural-being)의 중심에 있는 물질이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깊은 숲속의 무공해 산소를 캔에 담아 판매하기도 하고, 신선한 산소를 제공해 주는 산소방의 인기도 대단하다.

  숲에 가면 온몸이 시원하고 쾌적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물론 온도도 낮지만 질 좋고 풍부한 산소가 우리 몸을 상쾌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이란 곧 숲을 의미한다. 숲으로 뒤덮인 곳이 산이기 때문이다. 헌데 숲에는 신선한 산소가 많아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산행은 보다 역동적으로 숲을 대하는 행위이므로 막연히 숲이 건강에 좋다는 의미 이상으로 숲의 효능을 배가 시키는 행위이다.

  즉 산행이야말로 온몸을 산소로 휘감고 있으면서 보다 많이 신선한 산소를 마시는 행위이므로 산소에 관한한 산행보다 더 좋은 운동이 있을 수 없다. 

  사람의 근본적인 건강법은 신체를 많이 움직여서 체내에 산소를 풍부하게 하는 것에 있으므로 산행을 통하여 체내에 신선한 산소를 많이 공급하고, 거기에다가 정신적 안정과 삼림욕의 효과까지 얻어 건강을 지켜야 할 것이다.

 

   2. 숲 속의 풍부한 ‘피톤치드(phytoncide)’는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1930년 구 소련(지금의 러시아) 레닌그라드(Leningrad) 대학의 식물학 교수인 토킹(ToKin) 박사는 수목에서 방출되는 피톤치드란 물질이 인간에게 해로운 균의 살균작용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스스로 내는 항균성 물질의 총칭으로서 어느 한 물질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피톤치드의 주요 구성요소인 테르펜(terpene)을 비롯한 페놀(phenol) 화합물, 알칼로이드(alkaloid) 성분, 배당체(glycoside)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그리고 피톤치드는 이러한 항균력 외에도 우리 인간에게 면역력 강화, 긴장 완화, 이뇨, 거담, 강장, 혈압강하 등 다양한 효과와 기능을 제공한다고 하며, 자폐증세가 있는 어린이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노인들에게 자신감과 적극성을 갖게 해 주고, 여성들의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나무가 있는 울창한 숲속에 들어가면 시원한 삼림향이 풍기는데, 이것은 나무 주위의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디프테리아 따위의 미생물을 죽이는 휘발성 물질인 피톤치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톤치드는 상쾌감으로 자율신경의 안정에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엔돌핀(endorphin)이 나와서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간 기능을 개선하며, 쾌적한 수면을 가져오게 한다.

  또 사람의 몸에 있는 곰팡이, 집 진드기 등의 아직 알지도 못하는 병원균까지도 부작용 없이 깨끗이 처리한다.

  실제로 피톤치드가 풍부한 숲은 폐결핵과 같은 전염성 병을 위한 좋은 요양지이기도 하여, 20세기 초까지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폐결핵의 경우, 당시 유일한 치료법이 숲에서 요양하는 것이었고, 또 많은 환자들이 효과를 봤다.

  이러한 숲의 효과는 수목의 향기와 수액에 포함된 피톤치드 속의 테르펜 계 물질의 약효가 가져온다고 하며, 이는 피부자극제, 소독제, 소염 완화제로도 쓰인다고 하는데, 이런 테르펜이 떠도는 상태의 대기에 인간이 접하는 것을 산림욕이라 부르고 있다.

  어떤 식물이든 피톤치드를 함유하고 있으며,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항균성 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집안에도 나무와 화초를 많이 기르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피톤치드의 발산은 기온과 다소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즉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에 피톤치드의 발산 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런데 산행이란 대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절정을 이루므로 피톤치드를 최대한 접하는 행위가 바로 산행이다. 


3. 산속에는 풍부한 음이온이 있다.

  자연 속에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존재하며, 양이온은 인체에 해롭다고 한다. 양이온은 오염이 심한 곳이나 먼지 등이 있는 혼탁한 공기, 혼탁한 실내, 대중교통 차내, 지하철 공간,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제품, 폭풍우 직전 등에 많이 생성된다고 하며, 우리들 인체에는 정신적 긴장이나 육체적 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많이 생성된다고 하는데, 이것을 우리 인체에서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면 신경통이 되기도 하고,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며, 신경장애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양이온이 음이온을 만나면 쉽게 중화돼 없어진다. 즉 공기가 오염돼 양이온이 많은 곳에 있다가도 음이온이 풍부한 숲이나 맑은 계곡을 찾아가면 우리 몸에 있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교환됨으로써 자율신경이 안정된다.

  산속의 숲은 광합성작용을 해서 이산화탄소를 호흡하고 산소를 만들어내며, 이 과정에 음이온이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산은 음이온의 창고인 셈이다. 즉 산은 천연식물성 의약품을 무상으로 생산 공급하는 자동화 공장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산행을 통하여 음이온과 많이 접촉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4. 산은 우리에게 좋은 氣를 공급해 준다.    

 골산(骨山)에 올라서는 정기(精氣)를 얻고, 육산(肉山)에 올라서는 영기(靈氣)를 얻는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자연의 기를 많이 받아야 생기가 돌아서 몸의 움직임이 활발해 진다. 즉 인체의 기와 자연의 기가 교감작용을 하여 일치함으로써 정서적으로는 안정을 얻고, 육체적으로 건강을 얻게 된다.

 산은 이처럼 인체에 풍부한 기 공급원이므로 산행을 부지런히 하는 것은 바로 기를 얻는 행위이기도 하다.

 

 

   일본의 환경위생업체 SANIX사의 무네마시 신이찌(宗政伸一) 사장은 1995년 이후 매년 20차례 이상, 10년 동안에 230여 차례 도쿄에서 서울까지 날아와서 북한산을 올랐다고 하니, 지금쯤은 아마 300회 이상 북한산을 올랐을 것이다.

  그의 지론에 의하면, 북한산에 올라 좋은 기를 많이 받음으로써 건강도 챙기고, 사업도 나날이 번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의 회사 신입사원 필수연수코스에 북한산 오르기가 포함돼 있다. 이처럼 산에 올라 좋은 기를 많이 받으면 육체적으로도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활발해져서 하는 일조차 마음먹은 대로 잘 진행된다.

 

5. 산과 숲은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을 준다.

  우리가 숲에 들어가면 마음이 평안해진다. 따라서 심신이 피로할 때 쉬려고 찾아가는 곳이 대개 자연휴양림이나 산간 계곡의 펜션과 같이 숲이 있는 곳이다. 이처럼 사람은 숲에 있을 때 마음이 안정되고 평안해진다.

  하버드대학의 윌슨(Wilson) 교수는 인간의 이러한 자연의존성을 ‘바이오필리아(biophilia) 가설’이라고 명명하고, 우리 인간의 유전자 속에는 이런 자연의존적인 인자가 뿌리박혀 있다고 주장한다. 원시시대부터 인간은 숲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행은 단순히 정상을 정복한다는 도전의식보다는 산에 들어가서 산과의 만남을 통하여 나 자신이 산에 귀의한 상태에서 자연과 대화하며, 자연에 귀 기울이고, 자연에 동화함으로써 정신적 안정감을 얻는 데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때문에 일단 산에 들어가면 얼른 내려오려 하지 말고 오래 산에 머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곧 생리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켜 긴장과 불안한 스트레스 상태에서 나타나는 코티졸(cortisol)과 같은 호르몬의 분비를 낮추고, 안정되고 행복한 상태에서 분비되는 엔돌핀과 같은 쾌적 호르몬을 많이 분비시킨다. 이런 호르몬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체의 반응도 달라진다. 예를 들면 안정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뇌파인 알파파가 증가되고, 혈압과 맥박이 감소한다고 한다.


6. 산행은 최고의 걷기운동이다.

  오늘날 문명의 이기가 발달하여 예전에 비해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사람들의 하체가 허약해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하체 허약의 기준이 임상적으로 확정돼 있는 것은 아직 없지마는 건강검진에서는 전체 체중에서 하체 근육의 양이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하일 때를 허약으로 판정한다고 한다.

  즉 체중이 60㎏인 성인의 경우, 하체의 근육양이 12㎏ 이하이면 허약으로 분류하는데, 연령의 고하나 남녀 구분 없이 그런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는 데에 좋은 운동이 걷기이다. 다리가 무너지면 건강이 무너지고, 건강을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듯이 걷지 않으면 모든 걸 잃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배달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 있고, 동의보감에서는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행보(行補)가 낫다>라고 했다.

  즉 앉아 있으면 약해지고 병들게 되고, 걸으면 건강해지고 즐거워진다. 그런데 산행은 단순한 걷기운동을 능가하는 탁월한 걷기 운동이다. 평지의 달리기나 걷기는 평지에서 쓰는 근육만 발달하지만 산행은 오르고 내려야 하고, 팔과 허리를 쓸 때가 많은 전신운동이다.

  그리고 산행은 평지를 빠르게 걷는 속보, 가볍게 뛰는 조깅과는 다르게 자연적인 높낮이에 맞춰 장시간 걷는 유산소운동이므로 심폐기능 향상, 근력(筋力)강화, 정신적 만족감 등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두루 챙기는 아주 효율적인 걷기운동이다.

 

7. 산행을 하면 근력과 근지구력이 강화된다.  

  산행을 하면서 오르막을 오르내리는 것이 근육 강화에 매우 좋다. 그리고 산행은 운동능력을 최대한(70~80%) 끌어올려 장시간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근력과 근지구력 향상에 효과가 크다.

  따라서 직장인이 만성 피로감을 줄이는 데에 산행이 가장 좋으며, 산행을 통하여 운동부족을 극복함으로써 건강한 육체를 만들고, 건강한 정신을 얻을 수 있다.

  더구나 산행은 전신운동이다. 산길을 걸을 때 다리와 허리는 물론이고, 복근이나 등골, 상체나 완력 등 전신의 근육을 균형 있게 사용하므로 산행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운동 중 최고이다.

  기분 좋게 산행을 하면서 입으로는 물을 마시고, 코로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허기진 배에 음식을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배설을 한다면 몸속의 세포 하나하나가 무척 즐거워할 것이다. 그것이 곧 건강이고, 최상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8. 산행은 체지방 감량(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운동이다.

  중년이나 노년층의 경우, 하체 허약이 당장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체가 부실하다는 것은 운동부족이란 뜻이고, 그에 따라 과도한 체지방으로 배가 나올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비만,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데 산행은 지방의 연소비율이 높은 운동인데다가 최소한 2~3시간 이상 장시간 운동을 하기 때문에 체지방이 오래 연소된다. 뿐만 아니라 등산은 다른 운동에 비해 소모되는 열량도 많다. 즉 등산의 시간당 소모 열량은 600~1080㎉로 산책(120~300㎉), 빨리 걷기(360~420㎉), 수영(360~500㎉), 달리기(870㎉) 등에 앞선다.

  한 예로 70㎏인 사람이 1시간 동안 산에 오른다면 약 735㎉를 사용, 1시간에 8~11㎞를 달리는 것과 맞먹는 운동효과를 낸다. 이는 통상적인 걷기를 약 3시간 한 것과 비슷하다. 때문에 꾸준한 산행은 체지방 감량에 최적이다.

  그러나 한 달에 한번, 혹은 1주일에 한번, 이런 식이면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주중에도 두세 번 야산 정도는 다녀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9, 산행을 하면 심폐기능이 향상된다.  

  걷기운동은 폐의 호흡효율과 최대 산소흡수율을 증가시켜 심장의 용적과 근육의 산소 함유량을 많게 함으로써 폐활량이 증가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혈관에 유연성이 생겨 혈관이 젊어지고, 근육세포의 대사활동을 촉진시켜 근육의 모세혈관이 증가하므로 산소와 탄산가스의 교환이 용이하게 돼 근육의 양이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산행은 효과적인 걷기운동인데다가 아름다운 경관이 감각기관을 자극 하여 즐거움까지 가져다준다. 그 뿐만 아니라 산의 자연스런 굴곡으로 형성된 흙의 감촉은 보행 충격을 흡수하여 발바닥의 지압 효과와 더불어 심폐기능을 증진시킨다. 따라서 단순히 걷기보다 적절한 산행은 심폐기능 향상을 위한 최적의 운동이다.

 

10. 산행은 눈 건강에도 좋다. 

  숲은 도시생활에서 무디어진 우리의 오감을 민감하게 회복시켜 준다. 숲에 있는 모든 것 하나하나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고 다시 살려주는 매개체들이기 때문이다.

  시각을 예로 들면, 원시시대부터 인간은 몇 십만 년을 산자락의 숲에서 살아오면서 숲의 녹색과 어울리는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숲과 녹색에 길 들여져 있으므로 숲속에 들어가면 편안해지고, 산과 숲의 초록색은 눈을 편안하게 해주며, 눈의 피로감과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현대인들의 눈에는 녹색과 같은 자연색이 아니라 온갖 화려하고 원색의 인공색이 시각을 어지럽히고 있으며, 일상생활에서도 컴퓨터, 책, TV 등 가까운 곳을 오래도록 보느라 눈의 수정체가 늘 긴장된 상태로 있다.

 

  그래서 <눈이 피로해지거든 잠시라도 눈을 들어 창밖의 숲을 바라보라> 이것이 아직도 가장 평범하지만 효과적인 눈 보호법이다.

  따라서 산행을 할 때 숲을 바라보고, 정상에 올라 먼 곳을 응시하면 긴장된 수정체의 피로를 풀어주어 시력이 향상되며 녹내장이 조절된다. 즉 시선의 범위가 좁은 제한된 공간에 있다가 드넓은 지평선과 원근을 자유로이 넘나들면서 바라보니 시력이 좋아진다.

  눈에 가장 자극이 적은 색깔이 녹색이고, 우리가 많이 쓰는 파란색은 녹색을 보는 데 비해 10배나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의 도판이 녹색으로 바뀐 이유도 학생들의 눈 보호 때문이다. 


11. 산행을 하면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   

  사람은 잠을 통해서 새로운 힘을 얻는다. 밤에 잠을 자면서 얻는 휴식은 낮 동안에 손상된 유전자를 회복시키므로 잠을 잘 자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기억력이 증가하며, 스트레스가 말끔히 가신다. 그래서 투병에도 휴식과 숙면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에 비해 잠을 잘 못자면 전신의 근육과 혈관이 늘어져서 뇌에 손상을 일으키고, 피로가 풀리지 않아 정신이 혼미하며, 몸의 면역기능이 감퇴한다.

  그러므로 잠을 잘 자면 일의 능률도 오르지만, 잠을 설치면 모든 리듬이 깨지고 일의 능률도 저하한다.

  그런데 유쾌한 산행을 하면 다른 건강상의 소득 외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을 덤으로 얻는다. 산행 후 샤워를 하고 안온한 피로감을 느끼며 잠자리에 들면 달콤한 잠이 저절로 쏟아진다. 수면을 주관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은 낮에 햇볕을 많이 받으면 활동이 왕성해지므로 낮에 햇볕을 많이 받는 산행을 하고 나면 단 잠을 자게 된다.

 그리고 멜라토닌은 숙면뿐만 아니라 암세포를 억제하는 역할까지도 하므로 산행은 숙면효과와 항암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이다. 

 

12. 산행은 여러 가지 성인병을 예방한다.

  운동량이 부족한 현대인의 주위를 여러 질병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런데 산행이 이런 여러 질병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준다.


  01.심장병을 예방한다.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면 혈압을 내리는 작용을 하는 도파민(dopamine) 호르몬이 증가하고, 혈압을 올리는 카테콜라민(catecolamine)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심장의 기능을 개선시켜 심장마비를 37%나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걷기만 해도 심장병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면 산행은 더욱 말할 나위가 없이 좋을 것이다.

  다만 산행은 걷기보다 격렬한 운동이므로 무리한 산행은 오히려 심장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심장이 약한 사람은 산행 중에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자기 체력에 맞게 산행을 해야 이로움을 얻을 수 있다. 

 

 

  02.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산행을 하면 체중부하로 인해 골격계에 자극을 주어 골밀도를 향상시킨다. 그런데 운동을 안 하고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리 칼슘을 많이 섭취해도 칼슘이 다 빠져나가서 뼈가 약해지고, 심할 경우 골다공증이 생긴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이 생기기 쉬우므로 걷기 운동이나 적절한 산행을 꾸준히 해야 한다.


  03. 당뇨병을 예방한다.  

 과식이나 운동 부족이 당뇨병의 원인이 되지만 운동을 통해 적당한 정도의 혈당을 소비하면 고혈당의 상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몸 상태는 생각하지 않고 무리를 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자기 체력에 맞는 걷기운동이나 산행을 해야 한다.  

 

  04. 혈압을 떨어뜨린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는 턱걸이, 팔굽혀펴기 등 한순간에 힘을 쓰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격렬한 운동은 말초혈관을 압축시키므로 오히려 혈압이 올라가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고혈압을 개선하는 데에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적당히 반복되는 느긋한 걷기운동과 산행이 좋다.


  05. 우울증, 불안감이 줄어들고, 치매를 예방한다.    

   산행을 통해 숲속의 신선한 산소를 많이 마시면 정신적 정화(淨化) 효과가 일어난다. 그래서 산행한 다음날 혈액 내의 베타 엔돌핀 양을 측정하면 그 전보다 10~20%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산행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뇌에 영양을 공급하고, 뇌에 적당한 자극을 주어서 자율신경의 작용을 원활하게 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므로 우울증 등 각종 정신질환은 물론 치매 예방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06. 전립선암, 대장암, 유방암의 발생위험이 줄어든다.  

   미국 듀크 대학 메디컬센터 비뇨기과전문의 조디 안토넬리(Jodi Antonelli) 박사는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 전립선 조직검사를 받은 190명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일주일에 최소한 여러 시간씩 산행을 하거나 걷기운동을 한 사람의 전립선암 발생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한 사람은 전립선암으로 진단됐으도 종양이 공격적인 성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밝혔다.


  07. 뇌졸중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  

  산행을 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감소하여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위험이 감소함으로써 뇌졸중의 발생위험도 감소한다. 뿐만 아니라 체지방이 감소하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므로 자연적으로 뇌졸중 위험을 덜어준다.

  허지만 자기 체력을 넘는 무리한 산행은 건강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특히 단체산행일 경우 개인사정은 고려치 않고 일방적으로 산행시간을 정하여 속도전을 하므로 초보자일수록 남의 눈치 보느라 자칫 무리한 산행을 하기 쉬운데, 그럴 경우 오히려 뇌졸증이나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지므로 그런 무리한 산행은 삼가야 한다.  

 

  08. 변비에 도움이 된다.

   인간이 움직이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섭취한 음식 찌꺼기가 원활한 장운동을 통하여 배출되는 것도 음식 섭취 못지않게 중요한 생리 현상이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게 하는 변비의 주요원인에는 섬유질 음식을 적게 먹고, 지방질 음식을 과다 섭취하는 식습관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원인은 운동이나 활동이 부족하여 소화기능과 대사기능이 떨어져서 변비를 유발한다.

  그리고 정신상태가 불안정하여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즉 두려움이나 분노, 우울, 긴장, 걱정, 강박관념 이러한 스트레스 상태가 소화기관의 기능에 장애를 주고, 배설기관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산행을 통하여 운동량을 늘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이래저래 변비에 도움이 된다.

 

  09 산행은 체온 상승으로 면역을 키운다.

  모든 암세포는 40도가량의 열에 취약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현대 의학은 이런 특성을 이용해 간암에 고주파(열)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놀랍게도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6배 높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비용부담 없이 신체에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손쉽게 체온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등산이다. 따라서 꾸준히 산행을 하면 암세포가 생길 수 없고, 초기 암은 등산열(?)로 괴사시켜 치료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저체온인 사람은 암에 걸리기 쉽다. 평균체온이 낮다는 것은 면역력이 약한 상태임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체온을 극복하려면 가급적 차가운 식품을 먹지 말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할 것이며, 걷기나 등산과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하고 있다. 


  0.01 산행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준다.

   오늘날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즉 두려움이나 분노, 우울, 긴장, 걱정, 불안, 초조, 강박관념, 신경질 등 이러한 스트레스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는 주범이다. 따라서 내 몸의 면역기능을 높이려면 반드시 스트레스 해결책이 있어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에 대해 현재 건국대병원장이고, 전에 원자력병원장이었던 백남선 박사는 첫째 사고의 전환을 요구한다. 스트레스는 남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생활태도와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하라고 당부한다. 그런데 산행이야말로 적극적인 생황태도의 전형이고, 긍정적인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둘째 운동을 권한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줄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헬스클럽에 가서 무거운 역기를 수없이 들고 헉헉거리며 숨 가쁘게 하는 운동이나 런닝머신 등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하는 운동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운동을 하되 자기 몸에 맞게, 야외에서, 그리고 즐겁게 할 때 운동효과가 높다고 하면서 걷기나 등산을 권한다. 하니 결과적으로 산행은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역할 뿐만 아니라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역할까지 해 준다.


13. 산행은 노화를 늦추어 준다.

    사람에겐 정신 연령이라는 것이 있듯이 나이와 상관없는 건강지수라는 게 있다. 그리고 요즘은 호적의 나이와 별도로 생체연령이니 신체연령이라는 것도 있다.

  이런 게 다 아무리 젊어도 건강하지 못하면 늙은이만 못하고, 나이를 많이 먹었어도 신체적으로 건강하면 젊은이 못지않은 활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나이는 단순한 수치일 뿐이다>라는 말까지 생겨나는 것이 아니가. 

 

  노쇠현상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가 신체적인 균형감각의 저하와 정신적인 열정의 위축이다. 그런데 산행은 신체적인 균형감각을 향상시켜 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는 열정을 북돋우어 적극적인 삶을 추구하게 하여 노화를 늦추어 준다. 

  그리고 산행은 늘 새로운 산을 찾아가는 행위이므로 산행은 곧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의미하는 열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정열이 곧 건강하게, 젊게 살아가게 하는 최고의 비결이다.   

  따라서 산행이야말로 노화를 방지하고, 젊음을 유지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장담한다. 산행을 하면 오장육부가 싱싱해지고, 그런 건강미가 얼굴에도 나타나므로 젊게 보이게 되며, 또 오장육부라는 내장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근력도 좋아지고, 짙은 숲속에서 피톤치드를 많이 받아들여서 엔돌핀이 극대화되므로 정신건강마저 최상으로 이끌어주니 어찌 늙을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산을 오르다가 보면 절절매는 젊은이가 있는가 하면, 건강하게 산행하는 노련한 산꾼들도 만난다. 이런 차이만 보아도 산행이 건강과 젊음의 유지에 얼마나 좋은가 하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무리한 산행은 오히려 노화를 촉진시키는 극약이라는 점을 명심할 일이다.  

 

14. 산행을 하면 성기능이 좋아진다.

  노화를 늦추고 건강이 증진되므로 성기능이 증진되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의 산악소설가 이노우에 야스시(井上靖)의 유명한 소설 빙벽(氷壁)에 나오는 구절이다.

  주인공 오우즈의 산행 후의 모습을 담은 글에 “산에서 돌아와 노곤한 피로 속에 몸을 맡기고 있는 이 특별한 시간에 그의 머릿속을 맴도는 상념의 하나는… 젊은 오우즈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여체에 대한 상념이었다. 산에서 돌아온 다음날 아침엔 언제나 강렬한 성적 욕망이 그를 괴롭혔다. 피로에 자극된 욕망이 빨간 혀를 날름거리면서, 아무리 쫓아버려도 숨 막히는 집념으로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라는 구절이 있다. 물론 젊은이이고, 독신이라서 그렇겠지만 건강한 산악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일이기도 하다.

  산행을 통하여 다져진 건강한 육체는 건강한 정신, 건강한 기능을 모두 원활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15. 산에서는 좋은 교유가 이루어진다.

  자연 생태계의 원형인 산과 숲은 원초적 순수성을 지니고 있다. 문명의 발달로 지구의 구석구석이 훼손되고 있지만 그래도 훼손이 덜 된 나름의 순수성을 지니고 있는 곳이 산과 숲이다.

  그리고 숲이 가진 녹색만큼 평온하고 평화로운 색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의 상징으로 녹색을 많이 쓴다. 또 신의 창조물 중에 가장 순수한 형태로 지속된 산과 숲은 희망의 세계이며, 세상에 살면서 찌든 때를 벗겨내고 우리를 새롭게 만드는 힘이 그 속에 있다.

 

 

이런 순수한 자연에 심취해 있는 산객들은 그런 순수성을 닮아가는 것인가, 그들은 대개 심성이 순수하다. 산에서 산객들은 모두가 무등(無等)이다. 그래서 쉽게 마음을 연다. 그런 사람들끼리 산속에서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산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과 쉽게 어울려 쉬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가 하면, 지나가는 산객을 불러 함께 점심을 먹기도 한다. 그러니 산행을 통하여 이런 사람들과 교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유쾌한 일이다.  


16. 산행은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하는 행위이다.

   세파에 시달리며 아등바등 살다가 보면 지쳐서 때론 세상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여행을 떠나는 것이 기분 전환을 위해 좋다.

  마찬가지로 산은 일상과 완전히 다른 환경이어서 일상의 단조로운 삶에서 탈출감과 해방감을 준다. 일상의 환경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산은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준다. 즉 직장, 학교, 심지어 가장 편안하고 안식을 취해야 할 집에서조차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산은 탈출구 역할을 해주어서 산에서는 모든 시름을 잊고 재충전할 기회가 주어진다.

  산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지 않는 한 남의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산에 들어가면 오로지 자연과 벗하며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 하면 된다. 아래의 시처럼.


<산에 오르면>


산은 높을수록 좋다

오르느라 힘들고

숨이 턱에 닿지만


높다란 봉우리에 올라서면

나이를 잊고

직업도 잊고


계층도 계급도 없이

지식 나부랭이

거추장스런 이념들

모두 허망하게 흩어지고

몸뚱이만 남아서 헉헉댈 뿐이다


그리하여 산에 으르면 누구나 알몸이다

그래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함께 웃는다


산에 와서 잘난 척해봐야

비탈길 오를 땐 숨만 더 차고

있는 척해봐야

낭떠러지 위에 서면 오금이 절일뿐이다


산에 오르면

찬란했던 과거도

설움에 찌들었던 기억도

다 어디로 갔는지


짙푸른 저 숲속에

푸르른 저 하늘 저 빈 공간에


어제도 오늘도

내일마저도 떠내려간다.


17. 산행을 통해 성취감을 얻는다.

  산행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숨 가쁘게 산을 오르며 흠뻑 땀을 흘리지만 내 스스로, 내 힘으로, 내 발로 정상에 올라섰기에 사방을 조망하면 통쾌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의미 있는 성취감은 내 생활에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고, 내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 준다. 비록 나이 들었지만 이만하면 아직 쓸 만하지 않는가, 아직은 뭔가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삶에 능동성을 준다.

  젊은이들인 경우에도 뭔가 이루었다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산행 실력을 보고, 자신의 게을렀던 건강관리를 반성을 하며, 앞으로 더 열심히 산에 올라야 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한다든지, 나아가서 건강할 때 더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할 수도 있다.

  그뿐인가, 젊은이나 늙은이나 남자나 여자나 산정에 서면 다 하나가 되어 같은 마음, 같은 기쁨을 공유할 수 있다. 이런 순수한 감정을 어디에서 느낄 수 있을까, 산행에서만 얻을 수 있는 소득이요, 성취감이다.

 

18. 산행은 일종의 명상이고, 자성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불교계에서는 산행도 일종의 선이고, 수도생활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다. 무상무념의 세계 그것이 선이라면 혼자서 조용히 산길을 걷는 것이야말로 무상무념의 상황이고, 선의 경지가 아니겠는가. 따라서 산행에서만은 ‘빨리 빨리’ 문화를 지양하고, 천천히 걸어가며 ‘Slow thinking’을 실현해 보는 좋은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사람은 걸을 때 정서적으로 가장 건강한 균형감각을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낙엽이 수북이 쌓여 발바닥도 편한 그런 싱그러운 산길을 혼자 걸어가면 호젓하다 못해 인적이 드물어 적적하기조차 하다.

  그런 산길을 혼자 걸어가며 그동안 얼마나 내가 잘못 살아왔으며, 남은 여생을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 나란 존재는 도대체 뭐며, 왜 살고, 어디로 갈 것인지, 생태계의 교란과 인류의 미래는 어떨는지, 이런 작고 큰일들을 생각하면서 자성의 기회를 가진다면 저절로 산행의 의미가 더해질 것이다. 따라서 산행은 이처럼 자기 내면에 깊이 침잠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처럼 산행은 자기 내면에 깊이 침잠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리고 착잡한 심정이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혹은 여러 가지 갈등에 시달릴 때, 산속의 짙은 숲속을 걸어가면서 생각을 풀어 가면 의외로 좁은 방안이라는 공간에서 생각할 때보다 더 열린 마음으로 문제를 풀 수도 있다. 순수한 자연이 주는 분위기에 젖어 있으면 극히 이기적인 좁은 소견을 떨쳐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은 훌륭한 인성학습장이기도 하며, 산행이 육체의 건강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 그래서이다. 하므로 산행은 단체산행보다 혼자 가거나 몇 사람만 어울리는 단출한 산행이 바람직하다. 단체로 무리지어 다니다가 보면 조용한 명상의 시간을 얻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19. 산행은 그 자체가 즐거운 행위이다.  

  산은 아름다운 경관뿐만 아니라 숲의 부드러운 기상과 감미로운 푸르름, 그리고 숲의 정적 속에 고요히 흐르는 맑은 물소리와 그에 어울리는 산새소리 등 풍성한 소재로 산을 찾는 이들을 반겨준다. 그리하여 산,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이 산객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때문에 돈이 아무리 많고, 직위가 아무리 높다고 해도,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을 따라 펼쳐지는 천상의 화원을 거닐어 보지 못했다면 결코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겨울 추위를 이겨내며 1,000m 고지에서 라면을 끓여 소주 한잔을 곁들이는 그 맛의 극치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인생을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산자락의 포근한 분위기는 마치 어머니의 품속 같아서 깊은 오지를 찾아드는 산행은 마치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옛 추억을 더듬는 행위 같기도 하다.

  그러나 산행의 즐거움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자연의 오묘한 모습이 우리를 감동시키듯이 부지런한 산객들은 새벽 해돋이의 감격을 맛볼 수 있는가 하면, 석양의 해넘이 또한 무한한 감동과 깊은 사색을 가져오게 한다.

  그리고 명산엔 대찰이 있다고 했던가, 산행을 마치고 오후의 고즈넉한 산사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산사의 적요를 음미함은 또 하나 즐거움 이상의 아름다운 여유가 아니겠는가. 

  이처럼 산행은 몸과 마음을 즐기는 여유로운 행위이므로 무리한 산행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산행의 의미를 잃게 된다. 산행이 결코 극기훈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나친 운동은 심신을 힘들게 하여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20. 산은 갈 때마다 새로운 감흥을 준다. 

사람이 많지만 똑 같은 사람이 없듯이 산 또한 각기 개성이 달라서 산마다 나름대로의 경관과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바위산은 바위산대로, 육산은 육산대로 제 각기 다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멋진 암릉과 그에 어울린 노송의 모습에선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되며,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계곡에선 스스로 신선인 듯 착각을 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산은 계절에 따라서도 그 모습을 달리하므로 같은 산이라도 계절 따라 새로운 모습이다. 이른 봄 연두 빛 수목의 아름다운 색감은 신선한 충격 그것이고, 여름철 짙은 녹음은 숲의 터널을 이루어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주면서 자연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가을엔 찬란한 단풍의 수를 놓고, 겨울철 온 산을 하얗게 뒤덮은 설경은 산객을 매료시킨다.

 

   그리하여 작가들은 계절별로 달리하는 야생화를 찾아가서 관찰을 하고 기록을 남긴다. 그런데 산객들은 산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야생화까지 즐길 수 있는 복 받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런 자연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즐거움이 있기에 웬만한 산객들은 아마추어 수준을 능가하는 사진 실력을 갖고 있다.

  거기에다가 계절을 달리하여 약초며, 산나물이 반기고, 가을엔 갖가지 열매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약효를 자랑하니 산행에서는 이런 먹거리조차 즐길 수 있고, 특히 가을철 온갖 종류의 버섯들이 신기한 자태를 보여줄 때 ‘노루궁둥이’라도 하나 발견하면 더 없는 행운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늘 꿈을 꾼다. 꿈이 없으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산은 사람들에게 꿈을 준다. 그래서 산행은 꿈을 찾아 헤매는 행위이기도 하기에 산행을 떠나는 전날은 항상 기대와 가슴 설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즐거움 또한 산꾼들만 맛볼 수 있는 행복일 것이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산은 우리들 전신을 싱싱하고 황홀하게 하는 지혜로운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시름을 벗어던지고 산을 찾아 삶을 재충전함으로써 보다 긍정적인 삶을 추구하도록 하자, 산행은 그런 충만한 활력을 주는 유일한 전신운동이다.  

 

글 엮은이 - 둘 산악회  아미산(이덕호) 

*스크? 해 가시는 분은 출처를 분명히 밝히며 이용해 주세요.

  아니면 저적권법에 저촉됩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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