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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품 양초의 교훈
퍄오찬 추천 0 조회 3,679 18.02.21 21:42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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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8.02.21 21:59

    첫댓글 나중에 그의 집안에서 그를 찾는다는 소문이 들리자 성과 이름을 ‘하반영’으로 바꿔버렸다.
    이는 그림을 반대하는 집에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제 원래 이름은 김구풍이에요. ‘하반영’은 ‘냇가 논 반마지기에 어룽거리는 그림자’라는 뜻입니다.
    제 부모는 만석꾼 부자였으나 집을 나온 나는 가난한 화가의 길을 걷고 있으니 이 이름이 잘 어울린다 싶어 제가 그렇게 지었죠.”

  • 작성자 18.02.21 21:59

    “요즘 소품 한 점에 천문학적 액수로 팔리는 화가를 ‘국민화가’ 운운하는 세태에요. 좀 우스워요.
    예술품은 서민들에게도 부담 없는 가격이면 좋아요.”

    ‘도를 같이 하는 자는 서로 사랑하고 예술을 같이 하는 자는 서로 질투한다’는 말마따나
    그의 이런 행동은 그림값을 올리려고 안달하는 작가들과 화랑가의 심기를 건드려
    그에 대한 온갖 비방과 험담이 난무하지만 오히려
    태연작약하기만 한 그의 모습이 마치 큰 숲 같기만 하다.

    “숲엔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운 나무는 물론 포악한 짐승, 독을 품은 해충도 함께 있지요. 이 모든 것을 함께 품을 줄 알아야 그게 진짜 숲이에요.”

  • 작성자 18.02.21 21:55

    화가라는 직업이 다른 일반 직업에 비해 보다 지성적이고 우월한 위치에 있으며, 인격을 갖춘 이의 표현행위라고 볼 때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더러는 인맥, 지연, 학연 등 얽히고설킨 상황에서 스타덤에 올라서는 작가도 있다. 그러나 배경을 업고 성장한 작가일수록 그 기반이 쉽게 허물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이런 말을 했어요. ‘예술가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예술 그 자체이지 명성이나 그밖에 어떤 것도 아니다. 명성이나 돈을 탐하는 예술가는 이미 예술가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소중한 예술적 본능, 즉 예술에 대한 사랑을 잃어버린 까닭이다.’ 저는 이 말을 늘 가슴에 두고 살고 있지요.”

  • 작성자 18.02.21 21:55

    그는 참으로 인생의 맛과 멋을 음미하며 살아왔다. 수많은 영화와 연극에 출연할 만큼 뛰어난 그의 연기력은 술자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술잔을 비울 때마다 노래 한 곡씩을 부른다. 한 모금 비우고 나서 손가락 피아노를 치면서 프랑스 샹송을 부르는가하면, 온몸으로 ‘끼’를 발산하면서 옛 일본 가요를 멋지게 불러 좌중을 즐겁게 해준다. 어쩌다가 전시회 같은 데서 여러 사람과 함께 있다가 카메라에 잡힌 그의 모습은 언제나 천진난만하고 유쾌한 표정이다.

  • 작성자 18.02.21 21:56

    “인생에서 겪는 고생은 하나의 즐거운 교육이자 가르침이고 낙입니다. 고생이 있어야 인생의 즐거움도 맛볼 수 있죠. 특히 그림 그리는 사람은 더러운 빛깔을 칠할 줄 알아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을 칠할 수 있어요. 예술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남보다 더 잘 그리려고 욕심내거나 무리하면 빗나갈 수 있어요. 다른 작가들보다 그림을 못 그리더라도 차분히 자신의 혼과 사상, 철학을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자신의 것을 담으며 꾸준히 그리는 사람이 바로 훌륭한 화가입니다.”

  • 작성자 18.02.21 22:02

    “종교는 없지만 그림을 그려서 밥을 먹게 해준 조물주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뿐이다.”고 말하는 그는 90세 고령임에도 강한 정신력과 필력으로 우리나라 산천의 사계에 드러난 조물주의 온갖 놀라운 업적을 화폭에 담고 있다.

  • 작성자 18.02.21 22:03

    그의 작업실 원탁에 커다란 초가 놓여 있어 이유를 물으니 뜻밖에도 성모님께 기도하기 위해서란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불을 켜고 “오늘도 제게 그림을 그릴 힘을 주세요”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또 “오늘 열심히 그린다고 그렸는데... 내일은 좀 더 열심히 해 볼게요”하고 기도한단다.

    이렇게 혼신의 힘을 쏟아 완성한 귀중한 작품들을 순전히 남을 돕는 일에 몽땅 내놓는 하반영 화백. 그가 하느님과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진짜 ‘국민화가’가 아닐까.

  • 18.02.21 22:26

    하반영화백님에 대한 박찬선생님의 훌륭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18.02.21 23:12

    박찬 위원장님께서 수장하신 하반영 화백님의 대작을 언젠가 한수협에 공개하여 감동받았는데 하화백님의 질곡된 생애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해 주시니 대단히 감사합니다. 글 속에 나타난 화백님의 따뜻한 인간미는 박찬 위원장님에게서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감정을 갖게 합니다.

  • 18.02.22 19:59

    하반영 화백은 한국이 낳은 화가 중 거장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생전 스스로를 띠우려하지 않으셨기에 비교적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좋은 화가가 가격이라는 수치 아래 평가되는 요즘 세상에 가리워졌으나, 박찬선생님께서 귀한 글을 남겨주셔서 훗날 세상에 빛을 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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