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향교 단산과 송악산

[지호선사]

10월 31일 마지막 날, 오름 해설사 11기 8차 현장 탐방지로 대정향교와 단산에 갔다.

윤경숙씨 차로 제일 먼저 도착하여 대정향교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향교는 건물 등이 전학 후묘(前學後廟)로 배치되는데 팽나무 5그루 소나무 3그루가 심어져있다고 한다. 소나무는 삼강, 팽나무는 오륜을 뜻한다.의전당(儀典堂) 옆에 심어진 소나무를 보니 추사의 세한도에 나오는 소나무처럼 뉘어져 굽어져 있다.추사 김정희(1786- 1856)는 경주김씨로 영조 사위였던 김한신의 증손이고 병조판서 김노경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순조 19년(1819년) 문과에 급제하여 성균관대사성 이조참판등을 벼슬을 지냈다. 그리고 헌종 6년(1840년 6월) 55세때 동지부사로 중국행을 앞두고 안동김씨 세력에 밀려나 1848년 12월까지 8년 6개월간 유배되었다.

대정은 추사가 유배와 지낸 곳으로 벼루 10개가 구멍 나고 붓이 1,000자루 몽당붓이 되도록 글씨를 쓰며 후학에도 열심이었다고 한다. 제자 중에는 영주 10경을 지은 제주선인 매계 이한우(1823-1881)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진본품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데 당시 토착민들은 글씨를 몰라보고 벽지나 창호지로 사용하였다니 너털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대정향교가 유명한 이유는 추사가 직접 쓴 현판 '동문당'이 아이들을 가르치던 기숙사에 달려있다. 추사는 요샛말로 금수저였으나 정쟁의 희생양이었지 죄인이라고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성격이 까다롭고 풍토병으로 힘들어하였지만 역경 속에서 추사체란 명필을 낳은 것이다. 어쩌면 그런 혹독한 시련을 견디고 승화시킨 훌륭한 업적이라고 본다.

향교 뒤 단산 너머 대정읍성에는 사또가 주재하고 성안에 유배지가 있었는데 추사 역시 그곳에 위리안치하였다고 한다. 사또가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게끔 엄중하였다는데 추사가 방면되는 날까지 엄벌에 처하여야 한다는 상소가 있었다니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 것 같다(?).조선은 명나라 법제를 따라 삼천리밖에 유배시키다 보니 한양에서 제일 먼 곳인 대정으로 오게 되었고 거리가 미치지 못하니까 충청도 경상도를 구불구불 돌아서 해남을 거쳐 화북포구로 들어와 걸어서 모슬포까지 왔다고 한다. 모슬포에는 윗동네 상모와 아랫동네 하모가 있고, 모살은 제주어로 모래를 뜻하는데 유배지로서 바람이 세어 살기 힘들어 못 살겠다고 하여 못쓸포란 우스갯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향교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세미물이 있는데 들어가 보니 3단계로 나눠져 있다. 제주 우물은 보통 3~4단계로 나눠져 있는데 맨위 첫 번째는 음용수 두 번째는 쌀이나 채소를 씻고 제일 아래 세 번째는 빨래 등을 하는 곳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요즈음으로 말하면 재사용에 철저한 지혜로운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추사가 올랐음직한 단산으로 올라가 보자고 하여 가파른 바윗길을 밧줄에 의지하여 올라갔다. 단산은 이곳 사람들은 바구미 오름이라고 하는데 이는 북쪽에서 들어오면서 보게 되면 마치 박쥐가 날개를 쫘악 편 모양이라서 그렇단다. 바구미는 우랄알타이어로 박쥐를 말하는데 인터넷에서 와전되어 바굼지 오름으로 불리는데 바굼지는 바구니를 말하므로 본 뜻과는 거리가 멀다고 한다. 한편 매는 제주어로 소래기라 하는데 절벽에 집을 짓고 산다고 한다. 옛날에는 매를 훈련시켜 정보를 주고받았는데 매 발목에 메던 게 시치미(편지)라고 한다.

이 지역은 귀양온 선비가 많아 산방산 송악산 단산 금산 군산 등 산이라고 하고, 제주 토박이들이 목축하는 지역에서는 오름이라고 불렀는데 특히 구좌읍 송당은 전부 오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애월지역은 바리메 노꼬메 왕이메등 메라고도 불리어 지역 성향에 따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정의현에 있는 안산인 영주산도 있어 결국 산 오름 메 등으로 구별하기란 어려운 것 같다.

단산은 화산송이로 이루어진 분석구, 일반 오름과 달리 화산 폭발이 일어날 때 물과 합해져 몇 킬로까지 상공으로 솟아 올라가 가루가 되어 재로 떨어진 응회암(응회구)라 한다. 단산도 80만 년 전 만들어진 산방산 용머리 등 바닷가 근처라 물을 만나 생긴 응회구라고 한다. 제주에는 22개의 응회구가 있는데 육지에도 백두산이 해당된다고 한다. 백두산도 1천 년 전 폭발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일본 북해도까지 그 영향이 미쳤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고 한다. 결국 폭발할 당시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그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봤다. 응회구는 화산 폭발 시 지하수 호수 물들을 만나야 생기는데 지하수로 만나 생긴 것으로 서귀포시 하논분화구가 그 예라고 하였다.

송악산을 바라보자니 바로 앞에 자그마한 산이 있는데 금산이라고 한다. 비록 낮지만 산으로 무덤을 쓰면 안 된다는 의미에서 금산이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산방산 군산 역시 무덤이 없다고 한다. 가파른 바윗길 밧줄을 잡고 정상에 오르니 반짝이는 바다와 코발트 색갈이 환상적으로 나타난다. 형제섬은 물론 가파도 마라도까지 한눈에 들어오고 육지에는 바로 코앞에 산방산과 용머리가 태평양을 향해 뻗어나가고 멀리 한라산이 또렷이 다가온다. 청명한 날씨 덕분에 눈 호강이 최고인 하루였다. 한때 가장 버림받았던 곳이 귀한 땅으로 바뀌었으니 세상 참 알 수 없다. 하기야 전에도 1강정(물) 2번래(화순, 안덕계곡 물) 3신도(도원)라는 말이 있었다고 하지만.... 정상 바위에서 간식을 먹고 추사가 온갖 시름을 달래었음직한 바위를 찾아본다. 그리고 나 자신도 그 심정을 느껴보고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반대편 길로 한 바퀴 돌아내려와 송악산 유람선 매표소 근방, 건호네 식당으로 갔다. 전복 새우등 해물탕으로 푸짐한 점심을 땅콩 막걸리에 곁들여 맛있게 먹었다.점심을 먹고 스타벅스에서 차담을 통해 15주째 마지막인 12월 12일은 1박2일로 차귀도에 가기로 하였다. 차담을 가진 뒤, 내친김에 송악산 둘레길을 역순으로 한 바퀴 돌았다. 그야말로 송악산 둘레길에는 인파로 넘쳐났다.

오늘도 11기생 14명은 교수님과 더불어 참여한 덕분에 가을날 나들이를 톡톡히 즐기고 돌아왔다.

[데이비드]

멋집니다ㅡ
오늘 단산이 보여주는 모습 입니다.^^

[지기 김천석]

언제 가봐도
멋지고 기분좋은 바구미오름~
수고하셨습니다^^

[윤여사]

행복한 탐방이였습니다
선생님에 후기는 참 멋지십니다
11기 선생님들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주에 뵈요

[blessljm]

깊어가는 가을날 단산 정상에 다시 서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