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로드 자동차경주에서 본선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 경주차들이 트랙을 한 바퀴 예비로 도는 것을 포메이션랩이라고 한다. 경기 전 서킷의 노면조건을 최종 확인하고 경주차 상태도 파악해 보는 시간이다. 이때 대부분의 경주차들은 마치 술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며 갈지자로 서행한다.
이처럼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타이어의 온도를 높여 첫 바퀴부터 순위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함이다. 똑바로 가기보다 지그재그로 비틀어 달리면 결과적으로 정해진 코스 안에서 더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게 된다. 또 핸들을 감았다 푸는 과정을 반복하게 돼 타이어에 전달되는 마찰력도 커진다.
국내 카레이스 코리아GT 종목에서 실제로 계측된 기록에 따르면 포메이션랩을 제대로 달렸을 경우 출발 전보다 타이어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레이스를 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 초여름에는 경기 전 25도 안팎을 유지하던 타이어 온도가 포메이션랩 이후 50∼60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레이서들은 타이어 온도에 아주 민감하다. 레이싱 타이어는 정상 온도보다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달궈졌을 때 제성능을 내기 때문. 경쟁자들이 스타트 이후 5바퀴 가량 지나서야 최고의 컨디션에 도달한다면 그보다 빠른 시간 안에 접지력을 높이는 게 기선잡기에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F1그랑프리의 경우 타이어 온도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 전기담요와 비슷한 방열장치인 ‘타이어워머’를 동원하기도 한다. 이 장비는 최근 국내에도 들어왔으나 아직 실전에서 쓰이지는 않고 있다. 일부 카레이스에서는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포메이션랩에 들어서기 전 2∼3바퀴 정도 위밍업 주행 시간을 갖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