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45B6F41576A8FED13)
[누가 중국
야구 약하다고 했는가…]
지역전문가의 장점 중 하나는 (특히나
유부남의 경우) 한국에서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어느샌가 사라졌었던 취미활동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이미 생각해왔던 것이 중국에 가면 축구, 야구 동호회 활동을
통해 결혼 이후
쳐진 뱃살, 늘어난 몸무게를 총각시절로 변화시키고 이것으로 말미암아 고국에서 고생하는
아내에게 작은 선물하나
주고자 마음 먹었었다.
잔머리를 굴리다.
한국에서 야구동호회 활동할 때 도는 이야기 중 하나가 야구는 ‘개인스포츠다’ 이다. 타자라고
해봐야 9타석마다
한번씩 돌아오고, 수비라고 해봐야 한명이
맡는 구역이 제한적이어서 모든 선수가 하나가 되어 움직이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으니 이것이 팀 운동이지 어찌 개인운동이라 할 수 있는가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선발은 9명, 지명타자
포함해봐야 10명, 참석자는 그 이상. 결국
팀 내 선발이 보장된 에이스 아니고서는 남은 서너 자리를 두고 선발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치열함이 가히 전쟁과 같고 그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타율, 수비실책, 주루플레이
등을 통해 감독의 눈에
들어야 하는데 이는 바로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다. 경기에서 졌더라도 본인이 그날 타구질이
좋았고 수비가
안정적이었고 하면 겉으론 아쉬워하지만 속으론 웃음짓고 하는 것이 아마추어 팀원들의 불편한
진실이다. 경기에
졌는데 돌아가는 발걸음이 다소 경쾌하다 싶으면 이것은 백프로.
한국에서 이미 선발전쟁을 많이 겪어 본 터라 중국에서만큼은 편안한
야구 생활을 하자는 차원에서 오기 전부터 진작에
적절한 팀을 찾아 왔었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중국에선
야구인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중국인으로 구성된 팀을
찾기는 어려웠고 여러 동호회 소개 글 중 아래 모집 글이 특히 눈에 띄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C2540576A905C28)
[사진출처-다음카페 ‘피버나인’]
눈에 띄였던 이유는 “창단한지 1개월뿐이 되지 않은 신생팀이며…’
이는 팀의 실력이 떨어진다고 추정할 수 있고, 이는 더 이상 선발전쟁에 참여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이는
각 경기마다의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이는 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이는 다시 안정적인 선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이렇게
잔머리를 굴려 가입을 하였지만 내 선택은 명백히 틀렸음을
알 수가 있었다.
이후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 팀은 기존 리그활동을 하던 선수들 몇
명이 힘을 합쳐 만든 겉만 신생팀으로 이미 해당리그
에서 몇 년간 활동하던 실력자들이 즐비하며 아래 팀 순위가 이를 대변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4BF48576A911F31)
[사진출처:다음카페 ‘피버나인’]
![](https://t1.daumcdn.net/cfile/cafe/2662954B576A915533)
[사진출처:MK스포츠]
‘김현수.. 내가 그대 마음 잘 안다오…’
시범경기 부진으로 시즌 초 감독 눈밖에 나 간간히 대타로만 경기장에
들어서던 상황에서 그 작은 기회마저 차곡차곡
안타를 쌓아나가다가 결국 ‘5할도 못 치는 무능력자(?)’라는 애교 섞인 별명까지 생기게 된 김현수. 지금은 제법 꾸준
하게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그처럼 필자의 출장 기회도 점점 늘어나 감독의 기회에 부흥할 것 기대해 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7A3B48576A91A92E)
원정에서 펼쳐진 한중전
베이징 아마추어(BKBL) 리그는 10개팀이 각각 연 2회 경기를 펼쳐 순위를 매긴 뒤 상위 4개팀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중국에는 야구
열기가 높지 않아 10개 팀 중 2개팀만 중국인으로 구성되어있고
그마저도
작년 2개팀은 경기매너가 좋지 않아 퇴출되었다고 한다.
이번 주 경기는 리그 처음으로 맞는 국가대항전임과 동시에 1,2위팀의 맞대결이라 관심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응원 온
관객도
필리핀인, 중국인, 한국인..
가히 세계적이라 하겠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94E45576A91F315)
[(좌측부터)한국인, 필리핀인, 중국인, 한국인.
가장 좌측 분이 같은 메모리사업부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는데 두 시간
내내 바라보아도 지겹지 않을 정도의 매력적인
외모를 보유하고 있었다.]
경기는 3회까지 에러없이
팽팽하게 3:2로 진행되었다. 야구 매니아로 잘 알려진 박정식 과장의 인터뷰 결과를 주목해
보자
박정식(메모리 마케팅(현재 베이징에서 MBA中) : “교회지인을 통해서 구경을 오게됐는데 프로수준의 경기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박홍식 선수가 벤치를 지켜줘서 외롭지 않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아. 이건 편집하는게 낫겠죠?”
그렇다. 오늘 경기도
벤치에서 시작하였다. 스포츠계에 만행하고 있는 혈연주의(그들은
피를 나눈 사이는 아니지만
수년간을 같이 운동해오며 형제이상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다)에 의한 기득권
타파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경기는
사진처럼 벤치클리어링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연출 되었고 필자는 이쯤에서
이대호가 보여준 벤치 워머의 반란, 대타
기용 한방의 이를 갈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2C341576A925A0B)
[중국팀 주장의
항의에 당황하고 있는 한국인 심판]
기회는 찾아왔다. 결과가
기울어지는 즈음 감독은 내 어깨를 두드리며 해결사를 갈망하는 눈빛을 보내왔다. 히팅 기계의
본 모습을
보여 줄 때가 왔다. 그간 근력운동을 통해 뱃 스피드를 향상시킨 노력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특별히 삼성인 박과장님이 지켜보고 계신다. 이 한방으로 감독과
박과장에게 내 입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싶었다.
싶었다….
나랑은 야구가 잘 안 맞는 것 같다. 고국에 계신 어머님이 보고 싶었다…
경기는 비록 패하였지만 마지막회
3루수비수로서 만들어낸 세 개의 아웃은
다음 경기 선발 보장이라는 감독의 언약을 받아내었고(술이 깬 뒤 그는 다시 까먹었을지도 모르지만) 다음 경기 더 알찬
내용을 기대하게 하였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중국의 야구 시장에 대해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81040576A92AE2A)
중국의 프로야구리그는 세미프로형식으로 1부/2부 갑/을리그로
나뉘며 장쑤 호프스타스를 비롯한 7개팀 중 2부리그
1팀을 제외한 6개팀이 팀 당 30경기를
치룬 뒤 1,2위끼리 한국시리즈에 해당하는 챔피언 결정전을 치뤄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을 취한다.
중국 정부의 스포츠 지원 방식이 기존 엘리트 선수 육성위주에서 스포츠산업
성장을 통한 경제 성장 방향으로 변경
되면서 야구 시장을 키우려는 노력이 엿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는 2025년까지 스포츠산업에 5조위안(약902조)을
투자할 계획이고 이 중 야구에 약 5%, 한국돈으로 45조원 가량의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2025년 까지 20개
구단으로 이루어진 정식 프로리그 활성화를 목표로 야구 코치 등의 지도자 6000여명, 심판 등 야구 관련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CAF35576A92FE2A)
[사진출처 : KBO]
2013년에 아마추어
팀이 800개에서 2015년 3000개로 늘어난 것으로 보아 빠른 시기는 아니더라도 조만간 우리나라
만큼의 야구 붐이 일어나지 않을까 점쳐본다. 아울러 2014년부터 부동산 재벌 헝다 그룹의 지원으로 성장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리그만의 특별한 점은 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불시에 체력측정을
실시하여 체력기준에 불합격된 선수는 경기 출전
자격이 주어지지 않게 되며, 불합격된 선수를 보유한 구단은 1만위안(약180만원)의 벌금을 내게 한다고 하는데 아직
완전한 프로리그로 정착되기 전이라 있을 수 있는 재밌는 규정으로 보인다.
이상으로 칼럼을 마치며 한중 대항전에서 패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물으시는 분께서는 댓글을 남겨주시면 개인적으로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24836576A934F04)
[중국의 스포츠
환경을 연구하고자 다방면에서 직접 몸으로 체험 중이신 박선수의 모습]
참조.
http://sports.mk.co.kr/view.php?no=168809&year=2016
http://m.sport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032&aid=0002704252
첫댓글 잼있게 잘 봤어요^^
앞으로도 즐겁고 기억에 남는 추억 많이 쌓기를~~
네 베이징와서 가장 즐거운 추억쌓아가고있어요~~
자네 나랑 벤치에서 해설 해볼생각없나? 넌 캐스터,난 욕해설
ㅋㅋ저는 발음이 웅얼거리는 타입이라 다음생애부터하겠습니다
홍식이...놀면서 일하네~ 부럽다
형 쉿 비밀이에요ㅋㅋ
박학다식하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후반부는 다 인터넷으로 뒤진 내용이라 제머리속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홍식아 글 재밌게 잘 봤다 ㅋㅋ
깨알 같은 자랑을 포함해서 이곳 저곳 유머러스하게 글 잘쓰네~
다음에 우리팀 후기도 비슷하게 한번 더 올려줘 ㅋㅋ
형 이것도 일이니까하지 아니었음 못써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