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작은 뼈에게
정끝별
귓속 고막에서 달팽이관 사이
귓속뼈를 이루는 망치뼈, 모루뼈, 등자뼈라는 가장 작고 가벼운 뼈들이
가장 나중까지 듣는다기에
들을 때 속귀의 귓속뼈들이 움직인다기에
임종을 선고한 의사가 나가자
아직 따뜻한 엄마 겨드랑이에 손을 묻고
엄마 귀에 대고 말했다
엄마의 가장 작은 뼈들을 내 작은 목소리로 어루만지며
엄마,
엄마가 돌아간 시간을 잘 기억할게
엄마도 잘 기억해서 그 시간에 꼭 찾아와야 해
_정끝별 시인
1988년 『문학사상』에 시가,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당선.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 『흰 책』, 『삼천갑자 복사빛』, 『와락』, 『은는이가』,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모래는 뭐래』, 시학서 『패러디 시학』, 교과서 시 다시 읽기 책『시심전심』, 평론집『천 개의 혀를 가진 시의 언어』, 『오룩의 노래』, 『파이의 시학』, 『시론』, 시 해설집 『밥』,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1』, 『돈 詩』 등.
유심작품상, 소월시문학상, 청마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등을 수상
첫댓글 시는 성찰이다. 감동이다. 그리고 공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