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스템을 운영하기 전에 사전 논의된 이슈와 방향성 중 하나가 "설교하기에 편한 한 편의 자료"를 제공하는 문제였습니다.
"설교하기에 편한 한 편의 자료"란 설교자가 이 자료를 그저 별로 손대지 아니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 자료가 내용이 복잡하고 많기 때문에 섣불리 손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염려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처음 이 시스템을 요청하였던 분들과 여러 논의 끝에 그러한 자료는 시중에 제공되는 설교 자료와 별반 수준의 차이가 없어지거나 그렇게 여겨질 것이 거의 분명하다는 점 때문에,
그리고 이 자료 제공 시스템이 그런 취지보다는 설교의 본문의 정확성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고민하는 설교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본질적인 목적 때문에, 설교자가 스스로 자기 설교를 만드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깊이 있는 자료를 보고 거기서 설교자가 취사 선택하는 것이 바른 방식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기로 한 것입니다.
사족이지만, 제공되는 자료는 제가 목회현장에서 설교해오거나 성경공부를 인도하던 자료를 다시 주석화하는 손질을 거쳐서 나오는 것인데, 제가 완전 원고로 설교를 한 자료들임에도 불구하고 원래 처음 설교 원고를 만들 때보다 여기 제공되는 자료로 만드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미 그동안 공부하여 알고 있던 지식을 바탕으로 설교 원고를 작성할 때에는 별로 시간이 들지 않았는데, 거기 들어간 내용들의 출처와 근거와 학문적인 검토와 본문 비평까지 원 출처를 다시 설명하느라 찾아보는 시간과, 그 이후에 저도 나름대로 연구한 시간이 쌓여 조금이라도 발전한 학문적인 깊이 때문에 또 가필하는 작업에 훨씬 더 시간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냥 쉽게, 설교 원고를 쓰는 것과 논문을 작성하는 것의 차이 정도라고 생각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그런 점 때문에, 본디 저는 은퇴 후에 이 일을 시작하려 하였는데, 이 시스템을 요청하신 분들의 성화(?)로 생각보다 일찍 시작하여 저는 시간이 조금 쫓기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근하거나 얻을 수 없는 자료를 설교할 하나의 본문을 중심으로 모아서 제공하는 것만도 설교자들에게는 방법 상으로나 시간상으로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하는 점에서 기쁨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자료들은 스스로의 생각과 공부 없이는 사용하기가 매우 불편한 자료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료는 그 설교의 깊이를 채우기는 어렵다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깊이를 채우기 위하여 설교자가 조금 더 수고하는 것이 그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더욱 클 것입니다. 그렇게 "손쉬운 자료"라면 제가 굳이 이런 작업을 해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런 취지로 만든 시스템도 아닌 것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자료가 복잡해 보이고, 또 정작 자신에게나, 자신의 교회에 불필요한 내용들이 있어 보여도, 그런 것은 과감히 취사선택하시면 되는 문제이니, 복잡하여 쓰기 어렵겠다는 겉보기 시야를 넘어서서 필요한 내용 한 가지씩 만이라도, 인사이트 중심으로 선택적으로 사용해 주시길 바라서입니다.
그렇게 좀 더 자료를 애용(?)해 주셔서, 목회 현장에서 본문 중심의 말씀이 일으키는 변화의 열매들을 잘 거두실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기도하는 마음도 간절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