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크로미움 제품에서 서드파티 쿠키를 단계적으로 제거하려는 계획을 또 연기했다. 이번에도 규제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최근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OS에서 서드파티 신원 추적 소프트웨어인 쿠키를 없애는 계획을 다시 한번 연기해 2025년까지 미룬다고 밝혔다. 업체는 이에 대해 "업계와 규제 기관, 개발업체의 여러 피드백을 조정하는 것과 관련된 지속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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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2019년까지만 해도 서드파티 쿠키 사용을 제한하고 2022년까지 크롬과 기타 크로미움 오픈소스 브라우저에서 단계적으로 쿠키를 제거하기로 했다. 그러나 2020년에 개인정보 보호 샌드박스 이니셔티브를 통해 쿠키 제거 계획을 연기한 데 이어 2022년에 2023년으로, 2023년에는 2024년 하반기로 계획을 미뤘다.
올 1월에는 사용자를 식별하고 사용자의 습관을 파악하기 '쿠키의 대안'을 찾겠다고 다시 밝혔지만, 결국 쿠키를 없애는 계획을 또 미루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기업 블로그를 통해 "업계, 규제 기관과 개발자의 다양한 피드백을 조정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 우리는 전체 생태계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광고 플랫폼 검검(GumGum)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켄 와이너는 구글의 잇따른 쿠키 폐기 연기가 마케터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모바일과 사파리 같은 다른 브라우저를 포함한 대부분 업계는 이미 쿠키를 사용하지 않거나 애초에 쿠키를 사용하지 않았다. 구글의 쿠키 폐기 일정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바로 새로운 기술로 전환해야 한다. 쿠키와 상관없이 사용자의 선호도와 규제에 따라 웹의 미래는 ID가 필요 없게 될 것이다. 결국 문맥 타겟팅(Contextual targeting)이 제일 나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구글은 쿠키 대신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사용하는 방안을 영국 경쟁시장청(CMA) 및 정보위원회(ICO)와 논의해 왔다. 그러나 영국 규제 당국 등은 구글의 계획이 구글 자체 광고 상품에 특혜를 줘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높여 "불공정하게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우리는 CMA, ICO와 긴밀히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올해 안에 그 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합의에 도달한다면 내년 초부터 서드파티 쿠키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쿠키는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 컴퓨터에 다운로드되는 작은 파일이다. 환경설정을 기억하고, 장바구니에 추가된 항목을 기록하고, 웹사이트를 보는 사람의 수를 계산하는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사용자의 신원을 활용해 서드파티가 사용자에게 이메일과 타겟팅된 온라인 광고를 보내는 데도 쓰인다. 반면 쿠키는 로그인 자격 증명, 개인 식별 정보, 검색 기록과 같은 민감한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쿠키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이버 보안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 광고 업계는 규제 당국이 쿠키 사용을 제한하고 브라우저 제공 업체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용자의 항의에 대응해 쿠키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큰 변화를 겪어왔다. HEC 파리 비즈니스 스쿨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는 자주 감시당하고 있다고 느끼며, 심지어 웹사이트가 다른 곳에서 자신의 행동과 관련된 광고를 표시하는 것을 '소름 끼친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프로젝트를 통해 웹사이트가 서드파티 쿠키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자 정보의 일부를 공유함으로써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고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업체는 "퍼블리셔에게 기존 기술에 대한 더 안전한 대안을 제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비공개로 유지하면서 디지털 비즈니스를 계속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기기에는 앱 간 식별자 없이 작동하는 새로운 솔루션이 도입된다. 구글 플레이 서비스의 광고 ID가 대표적이다. 서드파티와의 데이터 공유를 제한하고 사용자 재설정이 가능하며 사용자가 삭제할 수 있는 광고용 ID다.
현재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약 66%가 구글 크롬으로, 다른 어떤 브라우저보다 더 많은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구글이 사용자 추적 방식을 변경하면 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IDC의 광고 기술 및 SMB 마케팅 애플리케이션 연구 책임자인 로저 비해리 롤은 "단기적으로는 광고주가 효과적인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약간의 혼란이 있을 것이다. 이런 '쿠키 프리'는 사용자에게는 좋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를 찾으려는 관련 없는 광고가 미디어에 넘쳐날 가능성이 높다. 어떤 면에서는 양날의 검과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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