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맛집] 구례여행 중 토종닭백숙 먹고 약죽으로 몸보신~ ＜놓아기른촌닭＞

[해연]

겨울잠을 잤던 동물들도 깨어나서 서서히 활동을 시작하는 봄.

겨울잠을 잔 그들은 겨우내 비축해두었던 에너지를

이 봄 마음껏 발산할텐데,

겨울에도 다람쥐처럼 전국방방곡곡을 뛰어다닌 나는

봄이 오니 여간 기력이 딸리는 게 아니다.

바야흐로 몸보신이 간절해지는 계절~

몸이 "에너지보충 좀 해주세요~" 하고 아우성을 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 있으니,

구례맛집에서 먹었던 토종닭백숙,

게다가 닭백숙을 먹고 난 뒤에 나오는 약죽!!

닭백숙을 끓인 진국과 더불어 먹는 각종 영양재가 듬뿍 들어간 그야 말로 보신죽!

그래서 구례산수유축제도 볼겸, 광양매화축제도 즐길 겸 해서 찾아간 날,

어김없이 구례맛집 <놓아기른촌닭>으로 찾아갔다.

사장님이 직접 모든 음식을 다 만드시는 맛집,

마당 장독엔 각종 장들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이곳 구례맛집은 닭백숙 뿐만 아니라 숯불생닭구이도 맛있다.

물론 메뉴판에 있는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본 건 아니지만,

한번 먹어보고 홀딱 반한 '능이버섯백숙'을 주로 주문하는 편이다.

특히 놓아기른 촌닭을 포획하고 손질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가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데,

여러번 온 단골손님답게 능숙하게 일찌감치 '능이버섯백숙'을 미리 예약해놓은 터였다.

그랬더니 이렇게 한상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었는데...

한방 약초의 냄새가 '건강식'임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가운데에 놓인 더덕이 오늘 능이버섯백숙의 비주얼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

능이버섯백숙의 주인공은 뭐니뭐니해도 능이버섯.

가운데 부분에 모여 있는 검은색의 재료가 능이버섯인데,

능이버섯은 버섯중에 일등으로 꼽는 버섯이다.

맛과 향 뿐만 아니라 영양이나 효능도 탁월한데,

무엇보다 암예방, 콜레스테롤 감소, 기관지천식에 좋다고.

식당에 가면 메인 요리에 앞서 기본반찬을 보고 그 집을 먼저 평가하게 되는데,

반찬들이 다 살아있는 듯 싱싱하다.

특히 고소한 들기름 냄새가 나는 나물들은 식욕을 제대로 돋우는데...

맛있게 익은 이 김치들만으로도 밥한공기는 맛있게 뚝딱 비울듯.

놓아기른 촌닭이라 그런지 백숙에 들어간 닭의 크기가 꽤 큼직하다.

이 큼직한 닭을 어떻게 분해해서 먹나 대략 난감~

그 부분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느 것이

백숙이 어느 정도 끓으면 장갑을 이중으로 무장하신 사장님이 나타나

백숙 해체작업을 해주신다.

걸걸한 목소리에 호탕한 웃음을 장착하신 사장님,

이 사장님의 조금은 투박한 정이 이 집의 큰 매력이기도 하다.

마침내 먹기 좋게 분해된 능이버섯백숙.

약재가 듬뿍 들어간 진한 빛깔의 국물은 그 자체로 보약 같다.

분해된 닭백숙이 다시 조금 끓기를 기다렸다가

본격적인 시식에 들어갔는데...

"이제 먹읍시다~" 하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한번에 날아든 젓가락들.

ㅋㅋㅋ

쫄깃한 닭다리도 좋고,

부드러운 살코기도 유혹하고,

닭똥집과 닭간도 별미지만,

능이버섯백숙을 영접함에 있어

가장 먼저 만나보아야 할 것은 바로

"능이버섯"

식감이 쫄깃하면서도 특유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과연 버섯 중에 으뜸이라 할 만 하다.

어느 순간부터는 말이 없어지고,

"맛있다" 는 말 대신 쓸 수 있는 감탄사만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백숙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나오는 죽.

내가 그토록 먹고 싶어했던 약죽!

이 집의 죽은 독특하게도 백숙과 함께 끓이지 않고

이렇게 주머니에 담아 함께 끓인 후,

별도로 내어놓는다.

그 죽을 백숙이 담긴 전골냄비에 넣는 게 아니라 따로 담아 내는 것이 또 이집만의 비법인데,

찰진 죽에 백숙 국물을 담아 국물이 자작하게 해서 먹도록 해준다.

진한 한약재 국물에 대추, 은행, 녹두와 각종 야채가 듬뿍 들어간 죽.

이 죽 한그릇만으로도 충분히 보양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배가 어느 정도 부름에도 이 약죽을 실은 숟가락을 절대 놓을 수 없는 이유.

이 숟가락 위에 담긴 것은 음식이 아니라 건강이기에...

죽을 먹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김치.

몇번이나 "김치 좀 더 주세요~" 하며 리필해먹었는지 모른다.

예전에 어느 연예인이 어느 먹방 프로그램에 나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그 말을 어찌나 격하게 공감했던지...

이 날 이 맛있는 닭백숙을 먹으면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칼로리가 좀 높더라도 진정 내 몸에 건강하게 흡수될 수 있는 영양식을 먹어줘야 한다" 는...

닭백숙을 정말 좋아하는 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맛있는 닭백숙 집을 꼽는 구례 맛집!

그래서 구례여향 간 김에 들러볼까가 아닌,

닭백숙 먹으러 구례여행 떠나볼까가 생각하게 된다.

보양식도 충분히 먹었으니 이제 본격적인 봄나들이를 떠나봐야겠다.

[남현]

늘 여행기를 읽으며 궁금했던 것인데, 여기는 누구랑 갔을까?...ㅎㅎ. 숨겨놓은 남정네?^^

[해연]

대놓고 남정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