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보여주세요
시인 이 영 하
나를 스쳐가는 모든 주위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어 세상 살맛을 더하게 해주는
그런 사람을 그대가 보여주세요.
천만불 짜리 미소천사가 되어
정감넘치는 말과 사랑으로
하늘의 조각구름과 낭만의 높새바람과
맑은 시냇물까지 짝사랑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을 그대가 보여주세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통찰력으로
언어의 마술사가 되어
내가 시어를 못찾아 헤매고 있을 때
단숨에 최적의 해답을 제시하는
그런 사람을 그대가 보여주세요.
인생 주춧돌인 희망을 잃어버리고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상처투성이인 삶이라 해도
그것으로부터 용기와 의지를 북돋아 내어
인생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는
그런 멋진 사람을 그대가 보여주세요.
바람은 길동무
시인 이 영 하
열린 창문으로 슬며시 찾아들어와
무더기로 쏟아지는 세상사들을 들어 보면서
나도 바람의 길동무가 되어 볼까나?
새벽을 깨우는
까치들의 희망찬 수다가
싱그러운 아침을 열고 있을 때,
그대의 머릿결을 살포시 스치었던 그 바람이
나의 길동무가 되어
지금 나의 가슴에 아름다운 향기를
적셔주고 있구나.
햇살이 몹시 좋은 날,
행인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있을 때,
나는 바람의 길동무가 되어서
눈을 감아도 방향을 잃지 않으며
좁은 골목길을 돌고 돌아
어느 빨래줄에 조용히 머물면서
노스탈지어에 젖어 있는 대도시 어머니의
아들사랑을 진하게 느껴보고 싶구나.
세상을 살랑살랑 어루만지다가도
어느 새 몹시 화가 난 듯이
주변의 모든 것을 미친 듯 흔들어 대는구나.
때로는 도심의 가로수에 매달려 거친 소리도 내고
광고판에 매달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며
시골 신작로에서는 흙먼지를 휘몰아 쳐서
시야를 흐리게 하기도 하고
종잇조각을 어지럽게 흩날리게 하며
시골 장터의 할머니 좌판을 뒤집어 엎는
행패를 부리더라도
나는 변덕쟁이 바람의 길동무가 되어
선한 친구가 되길 설득해 가면서
집시같은 삶을 살아보고 싶구나.
좋은 친구 한사람 만나기도 어려운 세상에
생각이 다르고 소통이 잘 안되어도
모든 것을 다 경청해주고 이해해주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는 선량아,
나의 열정으로 흘린 땀을 식혀주려고
나의 참지 못하는 졸음을 깨워주려고
바쁘게 달려오는 바람아!!! 내 친구야!!!
오늘도 너는 나의 길동무가 분명하구나.
비가 옵니다.
시인 이 영 하
비가 옵니다.
풀잎처럼 싹 트는 그리움을 보듬은 채
비는 내 마음의 뜨락에서 속삭입니다.
방앗간에 몰려들어 지저귀는 참새들같이.
창문을 두드리는 세찬 빗물이
보고픈 그대 얼굴을 그려낼 때면
내 눈에도 빗물같은 눈물이 주룩 주룩
이 깜깜한 밤을 어루만지며
하염없이 비가 옵니다.
반갑게 비가 옵니다.
초등학교 친구같은 추억의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정답게 맞이하려 하여도
사랑이 내리는 비를 외면한 채
쌀쌀맞고 냉정하게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봄바람이 쉬어가는 정자나무 쉼터에
구름이 흘러가는 산허리에도
고향마을 당산나무 밑둥에도 출렁이는 그리움을 가득 싣고서
나의 불같은 가슴에 뜨거운 사랑을 전하는
봄 비가 옵니다.
산마루에 서서
시인 이 영 하
산마루에 서서
산 아래 세상을 내려다 봅니다.
세상이 다 내것인양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전투기를 조종하며
지난 30년간 높은 고도에서
세상을 내려다 볼 때와
다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산마루에 서서 보니
시야가 유난히 확 트입니다.
마치 전 방향을 다 주시할 수 있는
투명한 캐노피 같습니다.
이쪽은 힘들게 지나왔던 오르막길이 보이고
저쪽은 앞으로 내려갈 내리막길이 보입니다.
들숨과 날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오른
저 아래 비탈길을 돌이켜 보며,
숨가쁘게 달려왔던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산마루에 올라서서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그려봅니다.
인간의 부질없는 교만과 욕망은
온 세상을 멍들게 하였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세먼지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햇살도 미세먼지벽을 뚫느라 빛을 잃었고
산등성이를 넘어 오느라 힘겨웠나 봅니다.
오늘 더 이상 오를곳이 없는
산마루에 서서
마음시름도 다 덜어냈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인간에게는 비움이 미덕이다”라는 말을 되네이며
3년전 일상이 자유로왔던 꿈결같은 추억들을
그려보고 있습니다.
이영하 프로필
o 전) 공군 참모차장 o 전) 주 레바논 특명전권대사
o 전) 호남대학교 초빙교수, 건양대학교 초빙교수
o 전)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자문위원 o 전) 한국 군사학회 부회장
o 전)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공군 부회장
ㅇ 전) 공군발전협회 항공우주력연구원 원장
o 현) 사회공헌 다사랑월드 이사장
ㅇ 2010년 문예춘추에서 등단, 문예춘추 이사
한국통일문인협회 부이사장, 국제 PEN 한국본부 회원
o 수상: 대통령 표창, 보국훈장 삼일장,천수장,국선장
한국문인협회 및 문예춘추 주최 “제1회 통일염원문학상 ” 수상
국제문화예술협회와 열린문학주관 “황희 정승 문학상, 예술상” 수상
o 셋동인 시집 1~3집 발간(2019~2021년)
o 한국강사협회 최고명강사 위촉패 수상 (2013-24호)
** 대한민국 공군에서 전투조종사로 영공방위 임무 수행 (총비행시간 :2300여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