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又〕 [문인(門人) 김중청(金中淸)]
계상의 선생 떠나자 월천이 보존하니 溪上人亡川上存
하늘이 월천에게 사문을 맡겼네 天敎後死與斯文
밤낮으로 힘쓰고 걱정하여 공부를 쉬지 않고 日乾夕惕功無間
마음에 얻고 몸소 행하여 늙을수록 돈독했네 心得躬行老益敦
학문이 이미 넉넉하여 힘입은 이가 많았고 學旣有餘資者衆
오는 이를 거절하지 않아 늘 부지런히 가르쳤네 來而不拒誨常勤
이제부터 소자는 누구를 우러러 보리오 從今小子將安仰
통곡 소리가 부용산의 구름까지 퍼지네 哭徹芙蓉山頂雲
[주1] 김중청(金中淸) : 1566~1629.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이화(而和), 호는 구전(苟全)ㆍ만퇴헌(晩退軒)ㆍ반천(槃泉)ㆍ초려자(草廬子)이다. 소고(嘯皐) 박승임(朴承任), 월천(月川) 조목(趙穆), 한강(寒岡) 정구(鄭逑)에게 수학하면서 퇴계(退溪) 이황(李滉)을 사숙(私淑)하였다. 경학(經學)의 정수는 조목에게, 문장(文章)의 심오함은 박승임에게, 예학(禮學)의 순수함은 정구에게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서로 《구전집(苟全集)》이 있다. 이 시는 《구전집》 권1에 제목으로 〈월천선생만(月川先生輓)〉으로 되어 있고, 2수 중에서 제2수이다.
[주2] 계상(溪上)의 …… 맡겼네 : 퇴계 이황의 학통이 월천 조목에게 이어졌다는 뜻이다. 원문의 ‘계상(溪上)’은 퇴계 이황을, ‘후사자(後死者)’는 조목을 가리킨다. 공자가 광(匡) 땅에서 위협을 받을 때 도통을 자임하여 “하늘이 장차 사문을 없애려 하신다면 후사자가 사문에 참여할 수 없겠지만 하늘이 사문을 없애지 않으시니 광 사람이 나를 어찌하겠는가?[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라고 하였다. 《論語 子罕》 여기서 후사자(後死者)는 문왕(文王)보다 늦게 죽는 사람, 곧 공자 자신을 가리킨다.
[주3] 밤낮으로 힘쓰고 걱정하여 : 《주역》 〈건괘(乾卦)〉에 “구삼에 ‘군자가 종일토록 힘을 쓰고 힘을 써서 저녁까지도 두려워하면, 위태롭지만 허물은 없을 것이다.’라고 한 것은 무슨 말인가? 공자는 ‘군자는 덕성을 발전시키며 공업을 닦나니, 충신은 덕성을 발전시키는 것이며, 말을 닦아 그 진실함을 세우는 것은 공업을 보존하여 누리기 위해서이다.’라고 하였다.[九三曰:君子終日乾乾, 夕惕若, 厲无咎, 何謂也? 子曰:君子進德修業, 忠信所以進德也; 修辭立其誠, 所以居業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