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하면 딱 하고 떠오르는 꺼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웃하고 있는 진천에는 너른 호수나 농다리와 보탑사 같은 문화재가 괴산,보은 등은
속리산 자락의 수려한 산과 계곡, 괴강의 호젓한 자연으로 각광받고 있다.
증평은 충북의 중간쯤에 위치한 조용하고 전원적인 전형적인 농촌고을이다.
목가적이고 여유로운것. 한마디로 조금은 심심한 시골농촌마을인셈.
하지만 증평에 가면 편안함을 주는 넓은 들녁과 어머니의 젓가슴같은 포근함을 주는 산들에
둘러싸여 웅장함보다는 섬세함을 도회풍보다는 구수함을 느끼게 해준다.
주변의 산들에 둘러싸인 분지형태로 알맞은 기후와 적절한 토양조건으로 예로부터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해 온 곳이다. 이곳 증평에 2010년 농촌문화체험과 농촌을 알리기 위한 박물관이
만들어졌다. 이름하여 민속체험박물관. 박물관이라하면 다양한 전시물을 갖춘 위풍당당한 건물을
떠올리지만 이곳은 소박하고 단촐하다. 그러나 그 박물관이 담고 있는 다양한 유형, 무형의 문화는
보는이들에게 농촌을 배울 수 있는 진정한 체험의 장을 제공한다. 증평에서 괴산 청안쪽으로 발을 돌려
5분여쯤 가면 남하리 둔덕마을에 포근히 놓여 있는 표주박같은 형세에 박물관의 메인건물인 두레관이 보인다.
그에 앞서 너른 잔디밭과 몇백년은 족히 됐을것으로 보이는 시원한 그늘이 있어 쉬기 좋은 노목 몇그루가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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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체험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푸른 잎새를 길게 뻗어 방문객이 흘린 땀을 닦아주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있는 어른 몇사람이 빙 둘러야 잡을 수 있는 커다란 나무가 우두커니 서 있다.
불어오는 바람에 벤치에 앉아 잠시 사색에 잠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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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체험박물관 안뜰은 파릇하게 돋아난 잔디밭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좋을듯하다.
정면에는 직접 농사를 짓는 증평군민들이 짬을 내어 전래되어 오는
인생의 애환이 서린 농악을 들려주는 두레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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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현실을 대변하듯 이곳 두레관의 농악단원들도 희끗희끗한 머리를 가진 노인분들이다.
비록 나이는 좀 드셨지만 그들의 열정과 노랫가락 솜씨는 젊은이들이 못따라갈 정도이다.
상쇠분이 관람객들에게 농악과 증평군에 대한 소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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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전통악기와 느릿느릿한 율동으로 모내기요, 추수요, 씨뿌리기요 등
전래되어 오는 향촌 농악 한마당을 보여준다.
랩과 댄스, 째즈가 장악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이런 삶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전통요를 감상하고 있자니
어느새 어깨가 들썩들썩거린다. 하회마을이나 제주에서 봤던 무대처럼 화려하지도 꾸미지도 않는
춤사위와 노랫가락에는 그들이 흘린 땀방울만큼의 인생내력이 옷깃에 여미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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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데, 한적하고 외진곳이어서인지 방문객들은 아직 많지 않다.
이곳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것이다. 이제 1년을 갓 넘기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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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관 뒷편으로는 공예체험장과 대장간전시관, 민속박물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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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안뜰에는 이런 이쁜 색깔을 가진 꽃들이 만발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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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전시관에는 증평의 대장장이 장인께서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만든 낫, 호미, 삽, 보습, 칼 등을 전시해놓았다.
칼과 낫도 용도와 지역마다 각기 모양도 다르고 특색이 있어 이런 칼도 있었구나 하며 구경한다.
강원도 지역의 칼들은 아랍풍의 활처럼 휘어진 것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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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증자가 그동안 국내와 해외를 돌아다니며
모은 목각, 뿔각, 석각과 도자기 인형들을 아기자기하게 전시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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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을 재현해 놓은 모형도 있다. 철을 뜨거운 불에 녹여 주물에 넣고
담금질을 하여 하나의 도구와 작품으로 제품을 만들어낸다.
힘들고 많이 더웠을 작업과정, 지금도 이런것은 아니지만 현대식 철제품들을 소규모의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선조들의 장인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현대적인 기계와 컴퓨터의 도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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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와 낫, 칼등이 벽에 걸려 있는데 날카로운 칼이 특히나 보기에도 섬뜩하다.
육류, 어류, 과일, 떡 등을 썰때 쓰는 칼들이 모양이나 날이 다르고 손잡이 잡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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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박물관으로 올라가는 길 옆에는 충북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남하리 석조미륵보살입상이 우뚝 서있다.
고려시대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원래 이자리에 있었던 것인지 조차 알수가 없단다.
꽤나 깊은 사연을 간직한 석상같은데, 조금 더 치밀하고 세심한 관리로 원형이 더 오래 보존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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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박물관에는 증평 향토자료전시관과 농경문화관의 두곳으로 나뉜다.
먼저 들어간 농경문학관에는 농촌의 사계절을 보여주는 모형이 있다.
모내기와 추수를 하면서 농요도 함께 부르고 빙둘러 논둑에 앉아
아낙네가 광주리에 이고 온 꿀맛같은 새참을 먹는 풍경이 정다워 보인다.
실은 고단한 농사일에 많이 힘들겠지만 묵묵히 자기 맡은 일을 하는
모습에서 한국인의 근면성을 볼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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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자료관에는 평소 농촌에서 사용하던 농기구와 의복이 전시돼있다.
비올때 쓰던 짚도롱이도 있고 양반과 평민이 입던 옷들도 보인다.
어릴적에 짚신은 신어보긴 했는데, 느낌은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차라리 고무신은 편했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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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장의 잡화점에는 여인네들의 필수품이었던 요강도 팔고 깜장고무신과 대광주리도 판다.
등잔밑이 어둡다는 저 등잔 하나로 글도 읽고 떡도 썰고 바느질도 하였을 우리네 선조들.
지금 생각해보면 어찌 생활했을지 상상도 못할 일인데, 그때야 그것이 보편적이었으니.
고등학교때 하얀색 조선나이키는 실내화로 쫌 신긴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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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읍내의 주막은 사랑방역할을 톡톡히 한다.
주모가 말아주는 국밥 한그릇과 무김치, 막걸리 한통이면 뒷마을 왕서방, 옆마을 김초시댁 둘째딸 이야기 등
낮말은 새가 듣는다. 한그릇 국밥과 걸죽한 막걸리 한잔이면 흘러가는 구름이 더 여유로워 졌으리라.
역시 낮술이 좋구나. 캬~~ 인심좋은 주모, 오늘도 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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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저자거리에는 유기, 포목, 어물, 곡식들을 파는 상인들이 손님들을 유혹한다.
그 당시의 장시나 지금의 재래시장이나 목청높여 손님들을 잡고 흥정과 웃음으로 분위기는 왁자지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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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자료전시관에는 증평에서 출토된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물들이 시대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비록 전시품의 수나 가치면에서는 국보나 보물등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증평의 유구한 역사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으니 이곳 지역민들에게는 소중한 조상의 역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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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시관 중앙에는 율리삼층석탑이 서있다.
비록 많이 깨지고 닳아서 훼손됐지만 그 형태와 제작연대 등을 가늠해볼 때
탑의 여러 원형중의 하나로 값진 유물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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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장뜰두레놀이라는 농촌테마축제도 증평 일원에서 하고 있으니
농촌도 구경하고 직접 농사체험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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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마치고 커다란 느티나무 옆으로 가니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꽉 들어찬 습지가 있다.
이곳에는 미꾸라지, 우렁이, 민물조개 등을 키우는데, 직접 잡아볼 수 있고
물에 들어가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위편에 있는 논에서는 모내기와 풀뜯기, 추수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즐길거리
체험코스는 세가지가 있는데,
A : 논체험 - 밭체험 - 공예체험, B : 논체험 - 밭체험 C : 논체험 - 공예체험이 있다.
여름철에는 체험코스가 별로 없다. 아직 과실과 벼가 익어갈 때가 아니기 때문에
9월이 되야 각종 농사체험이 가능하다.
두부만들기와 메주만들기는 언제나 신청하면 가능하고
옥수수나 고구마, 땅콩 등은 수확철이 되야만 체험이 가능하다.
문화체험관에서는 도자기, 목공예, 한지공예도 체험할 수 있다.
가는 길
증평군청에서 초청, 내수 방면으로 5분여쯤 가다보면 왼쪽에 민속체험박물관 이정표가 보인다.
네비게이션에 충북 증평군 증평읍 남하리 91번지를 찍으면 된다.
문 의
043 - 835 - 4161
첫댓글 해리슨포들님 글을 보면 전체를 다 체험하고 있다는 느낌이 정말 좋은거 같아요.
기타 즐길거리와 가는길 정보까지 확실하네요~~
감사합니다.. 오스틴님 글솜씨가 넘 좋으셔서... 오늘도 무지 더워지네요..시원한 커피한잔 드시면서 슬로우하고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어릴 때 보던 물건들이 많이 있네요~
젊은 친구들은 '뭐하는 물건인고?' 할만한~~ㅎㅎ
깔끔한 포스팅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시원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증평은 오직 군부대의 추억밖에 없다는..![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장장 27개월을 살았어도 울타리안에서만 갇혀 지내다 ..어쩌다 다니는 길목만 늘 다니다 보니..
2년전엔가 옛부대를 찾아갔는데 주변풍물이 전혀 예전 같지 않더군요
네,,,아마 이 박물관 근처에도 부대가 있는걸로 아는데요..그래도 증평은 아직까지 많이 변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원한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