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읍 진산鎭山인 물무산은 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자연놀이터’다. 유아숲체험원, 계곡 물놀이장, 편백명상원, 하늘공원, 가족명상원, 소나무숲 예술원 등 유아, 청장년, 가족, 연인 등 계층별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 있다.
특히 4월에서 10월까지 운영하는 ‘질퍽질퍽 맨발 황톳길’은 2km 정도 되는 걸죽한 황톳길을 맨발로 밟으며 걸을 수 있어 인기가 매우 좋다. 물무산은 힐링체험 공간을 갖춘 ‘종합산림복지숲’으로 평가받는다. 2018년 3월에 둘레길을 개통하며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0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물무산을 한 바퀴 도는 이 둘레길은 ‘행복 숲’으로 불린다. ‘행복 숲’의 면적은 211ha인데, 군유림 52ha를 제외한 사유림 41필지 159ha 소유자 25명이 ‘토지 무상사용 승낙’을 해주면서 조성된 ‘시민의 숲’이다.
산허리 6~7부 능선에 조성된 약 10km 거리의 둘레길은 경사가 거의 없는 수평의 길이다. 어른 셋이서 나란히 걷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은 길은 부드러운 마사토로 덮여 있다. 그렇다고 물무산이 말랑말랑한 산인 것만은 아니다. 맘만 먹으면 남북으로 길게 뻗은 물퇴봉~노인봉~문장산~교촌리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이을 수 있는데, 오르기와 내리기가 만만치 않아 제법 땀이 난다. 둘레길과 능선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적절하게 배합하면 트레킹과 등산을 함께한 다음에 원점회귀할 수 있다.
물무산은 영광향교와 비룡요양원, 흥곡저수지를 들머리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광향교는 고려 후기 공민왕 때 창건되었다. 700년 된 은행나무와 비자나무의 위세가 물무산을 병풍삼아 우람하다. 영광군 최초로 3.1운동을 시작한 발원지이기도 하다. 어느 곳에서 오르더라도 ‘행복 숲’과 바로 연결된다.
김정호가 쓴 한국 지리서 <대동지지大東地志>나 1871년에 간행된 <영광속수여지승람靈光續修輿地勝覽> 등의 문헌에 물무산이 예전에는 수퇴산水退山이라고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름에 따르면 ‘물이 귀한’ 산이지만 약수터도 있다. 영광향교 위쪽 계곡에는 빗물을 모아 암반수와 함께 활용한 ‘유아숲 물놀이장’도 여름 7~8월에 운영한다.
‘질퍽질퍽 맨발 황톳길’은 ‘행복 숲’을 걷다가 곧올재를 지나면서 만난다. 황토 한 스푼에는 약 2억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어 인체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독소 제거 및 분해, 정화작용 등의 역할을 한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는 표현처럼 우리 발에는 전신의 중요한 혈자리가 모여 있다. 그래서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면 심신이 자연치유되는 느낌이 든다. 황톳길 시작점과 중간 지점, 끝 지점에 발을 씻을 수 있는 개수대가 마련돼 있다. 흥곡저수지에서 출발하면 황톳길 2km 전 구간을 걸을 수 있다.
출처 : 월간산(http://s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