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구 골프여행(3)
1월31일(화) : 골드케년
오전 6시.. 오늘도 역시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어젯밤 호텔 룸에서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랑 가게에서 사온 맥주를 섞어서 제법 많이 마시고 잤는데도 별로 숙취는 없는 것 같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난 뒤 친구들 룸으로 가보니 역시 일찍 일어나 있었다. 오늘 호텔에서 출발시간은 오전 9시.. “다들 씻고 아침이나 먹으러 가자” “오케이”
7시 10분경 호텔1층 식당으로 내려오니 제법 많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대부분 웨스턴.. 그리고 일본사람들.. 한국 손님들은 별로 보이지 않고.. 개인보다 단체손님들인 것 같다. 볶음밥에 죽, 야채.. 뭐 아주 종류가 많지는 않아도 그런대로 있을건 다 있고.. 빵 종류가 몇가지 되지는 않아도 금방 구운 빵인지 아주 맛있어서 밥을 많이 먹고도 또 먹었다. “많이 먹어놔라.. 알고 보면 체력전이다 아이가”
모든 준비를 끝내고 호텔로비를 나오니 렌트카가 벌써 대기하고 있었다.
“오늘 어디로 가세요” “골드케년 골프클럽이요” 기사어르신은 골드케년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는지 지리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오케이! 플라자인으로 먼저 가시지요”
플라자인에 도착하니 회장님은 안 보이시고.. 만남의 광장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골드케년에 근무하는 매니저 전화번호를 확인.. 직접 통화해 보시라고 기사어르신께 주니 한참을 통화 하시더니 그래도 고개를 갸우뚱 하시네.. 햐∼ 오늘 일찍 출발하길 잘했네..
한참을 기다리니 회장님께서 오셨다. 회장님께서 열심히 설명해 주셔도 잘 모르시는 눈치..
어디 방면으로 가다 폴리스스테이션 나오면 거기서 좌회전, 계속가다 어디에서 우회전.. 찾기 어렵지 않다는 설명.. 그리고 오늘은 같이 라운딩할 조인 손님이 없어서 세사람만 다녀오란다.
“시간 여유 있으니 출발해 보죠”
가르켜 주신대로 한참을 가다보니 폴리스스테이션 2km가 적힌 이정표 확인.. 2분 정도 달리니 왼편에 폴리스스테이션 건물.. 좌회전하여 조그만 시골 포장도로를 달리고.. 회장님께서 딱 가르켜 준대로 길이 나오고 기사어르신은 이제 자신있게 찾아가실 눈치다. 얼마후 왼편으로 나무도 별로 없어 보이는 골프장이 보이기 시작하고, 한참을 돌고 돌아서 골프장으로 진입하여 드디어 50여분 걸려서 10시10분 도착.. 손님들로 별로 붐비지 않아 보여선지는 몰라도 캐디들이 반갑게 우리들을 맞이한다.
“어제 그린밸리에서 낮에 걸었더니 조금 힘들더라 오늘은 카트타자” “그라자”
캐디피, 카트비 1인당 850밧인데 후불..
아직 티업시간(11:30분)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스타트에 내려오니 캐디들은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벌써 대기를 하고 있었다. “지금 바로 티업해도 되나요?” “노 프라브럼 가시죠”
“그럼 시작해 볼까요” 오늘도 역시 홀매치 히 히∼..
1번홀 377야드 오르막 파4.. 두친구는 가운데로 잘 날아갔고 나는 오른쪽으로 많이 밀려 언덕위 러프.. 말이 러프지 밭에 풀 조금 나 있는 정도였다. 130m 세컨 샷.. 그린 앞쪽 에지 조금위에 투온.. 그런데 1m앞에 그린이 움푹 파여 맨 땅.. 무슨 이런 그린이... 심하다! 퍼트를 시도하니 볼이 구덩이 턱에 맞아 20cm 정도 위로 솟았다가 떨어져 굴러간다. 쓰리 퍼트에 보기..
2번홀 파3.. 홀 3m 가까이 붙였지만 헛수고만.. 몸은 일찍 풀렸는데 맘대로 안된다.
4번홀 501야드 파5.. 드라이는 잘 맞았고 세컨 샷은 홀이 안보여 안전하게 미들 아이언으로 쳐서 페어웨이 안착.. 써어드 샷이 좀 어렵다. 그린은 오른쪽이 헤저드로 둘러 쌓여있고 왼쪽은 큰 벙커다. 가능하면 벙커쪽으로 샷∼.. 아니나 다를까 왼쪽 벙커에 빠지고.. 벙커턱 높이가 한 1m 정도.. 근데 턱 바로 앞에 공이.. 조금만 길면 그린을 넘어 헤저드로.. 많이 긴장된다. 연습 스윙 두번하고 셋업.. 스윙을 하려는데 캐디 2명이 그린위로 걸어서 들어오고 있다.
자세를 풀고 캐디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엄포를 살짝 놓고 4번째 샷∼.. 이런∼ 조금 엷게 맞아서 그린 너머 에지에 떨어져 굴러서 그대로 헤저드로.. 이번이 배판인데 우짜노.. 겨우 정신 차리고 탈출∼ 결과는 트리플 보기.. 친구들은 파 하나, 보기 하나. 한방에 1,000밧을 상납하고 애궂은 캐디들을 원망하며 다음홀로..
골프는 멘탈운동 이라고 했던가..? 여전히 앞 홀에서의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골프는 역시 맘 먹은데로 되지를 않았다. 그것도 그렇고 나인홀을 돌면서 티에서 그린이 한번도 보이지 않은 도그랙 홀이 많아서 인지 골프장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뭐 이런날도 있지 하고 애써 자위하며 전반홀을 그럭저럭 마쳤다. 전반나인홀 결과는 핸디준 건 고사하고 생돈 약간 나갔네∼ㅎ..
잠시 레스토랑에서 간단하게 먹고 출발하자고 캐디에게 물어보니 싫어하는 눈치로 짜증을 보이고.. 하지만 우리 배가 많이 고프다, 빨리 먹고 오마 하고 레스토랑으로 올라 갔다. 런치부페는 먹을 시간이 되지 않아 다시 내려와 스타트 그늘집에서 뭐 먹을 만한게 없냐 하니 별로 없단다. 우리는 간단하게 먹고싶은데 레스토랑에는 뷔페밖에 없더라 하니 쌀국수만 따로 시켜 먹을수 있단다. 다시 올라가서 쌀국수 세그릇 시키고 시원한 맥주 한잔씩.. 쌀국수가 도착하고 먹어보니 뭐가 약간 부족한 듯한데.. 잠시후 양념 같은걸 갖다줘서 이것 저것 넣어 먹으니 국물맛이 정말 시원하고 맛있다. 진짜 강추다∼! 그리고 나인홀이 빨리 끝나서 예상외로 전체 라운딩이 빨리 끝날 것같아 도중에 카운터에 기사어르신께 빨리 픽업 오시라고 전화를 부탁드렸더니 예쁜 푸잉이 두말 않고 친절하게 자기 폰으로 전화를 해준다. 아이고 예쁘라∼.. 고마워서 팁으로 20밧 건네주니 옆에 있는 남자직원도 몇마디 거들었다고 손을 내밀어서 20밧 드렸더니 씩 하고 웃는다. 왠지 기분은 좋다.
다시 후반 나인홀로..
후반홀은 전반홀 보다 다소 어려워 보였다. 산으로 조금씩 올라가면서 이어져 있는 홀인데 계곡도 있고.. 90도 정도 꺽인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도그랙 홀도 지나가고.. 여전히 전반홀 처럼 그린이 전혀 보이지도 않아서 가능한 안전하게 샷을 하기도 하면서.. 저 위에 새로 9홀을 증설하는지 포크레인이 야산을 고르는 작업을 하는것을 보면서 그렇게 후반홀을 끝냈다. 친구들은 후반홀이 다소 어려웠는지 조금 무너지고.. 그래서 전반홀 만회하고 조금 승.. 오늘도 그늘집, 캐디팁은 나의 몫이다.
* 골드케년 골프클럽
페어웨이는 그냥저냥 보통, 여전히 러프와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고..
골드케년도 카트가 페어웨이에 맘대로 다녔음.
그린은 관리가 안됐는지 파인곳도 가끔 보이고..
페어웨이 중간에도 물론이고 경사지에서 조차도 배수가 되지않아 골프화가 젖은 상태로 계속운동했음.. 비가 오지도 않았는데..
이해되지 않는 홀 구성과 많은 도그랙 홀.. 자주 가서 섭렵하면 타수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음.
전반홀은 나무가 별로 없어 조금 산만해 보였는데 후반홀은 조금 나았음.
캐디는 시골 동네 아낙들만...(캐디를 너무 따지는것 같아 죄송.. 재밌게 표현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음)
실제로 치앙마이와 근교의 젊은 아가씨들은 무슨 일들을 우선적으로 하고 살아가는지 정말 궁금하다.
리셉션, 레스토랑, 그늘집 모두 친절했고 레스토랑 쌀국수 정말 환상이었음.
라커룸에서 골프화가 물에 젖고 더러워서 카운터 남자직원에게 부탁했더니 서스럼없이 해주겠다 한다. 팁 20밧..
사실 인터넷에서는 정말 좋은 골프장이라 소개해서 모르고 그냥 간 곳인데 많이 실망했음.
다음은 인터넷에서 골드케년을 소개한 글이다.
골드케년C.C는 공항에서부터 40분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있으며 치앙마이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골프장으로 전장 7,350야드/파72홀/18홀과 특급리조트(객실96개)로 이루어진 치앙마이 최고의 컨트리 클럽입니다.
보기플레이어 정도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코스이지만 코스마다 각각의 특성이 있어 골퍼들의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며 모험과 도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챔피언 쉽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규모의 골프장입니다. 골드코스는 탁 트인 시야와 편안한 페어웨이가 특징이며, 케년코스는 업 다운이 있는 코스로 정확한 삿이 요구되는 첼린지코스입니다.
더불어 아름다운 자연미를 그대로 살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멋진 실루엣과 자연에 동화되는 진정한 라운딩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톱클래스의 골프장입니다.
장사속인 것같아 좀 웃기지 않는가.....?
그린피(1400밧 : 바우처발행), 캐디피(250밧), 카트비(1인1카트-600밧),
캐디팁(세사람 : 700밧 계산), 레스토랑쌀국수(1인60밧), 런치부페(250밧)
씻고 밖으로 나오니 아까 예쁜 아가씨가 전화를 잘해줘서 그런지 렌트카는 이미 입구에 대기하고 있었다. 돌아오는길에 만남의광장에 들려서 시원하게 맥주 한잔하고 호텔로 돌아와 젖은옷도 씻어서 화장실에 널어놓고...
지금시간 오후 5:30분.. 일찍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오늘 저녁은 차이니스 레스토랑..
“차이니스 레스토랑 맛있는데 아세요?”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중국식당이 있다해서 그리로 갔다. 이름은... 글쎄 보름 가까이 지나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소자 요리하나에 약150밧 정도, 볶음밥 중자도 150밧, 볶음밥에 요리 한 4가지 시키고, 도수높은 중국 빼갈이 먹고 싶어 남자매니저에게 주문하니 못알아 듣는다. 뭐라 설명해야 되지..? 알콜∼, 위스키∼ 해도 못알아 듣는다. 눈칫밥으로도 알아 듣겠거만.. 한참후에 직원으로 보이는 젊은 아가씨의 도움으로 여러 가지 술을 가져왔는데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술병을 들어 설명이 적혀있는 작은 글씨를 읽어본다. “그냥 도수만 확인하고 아무거나 마시자∼!”
“한 50도 정도 되는거 골라라” 그래서 고른 술이 50도 짜리 가시오가피 술.. 마셔보니 독해도 아주 잘 넘어간다. 50도면 너무 독하다고 빼던 두친구도 같이 맛있게 마셔주고.. W친구는 “술 좋다” 하며 연신 술잔을 들이키고, K친구는 오늘도 역시 기름에 요리한 음식이라 입에 맞지 않는 표정이다. 요리와 술(700밧)이 합쳐서 1300밧. 술 빼면 정말 싼 음식값이다.
호텔로 다시 돌아와 기사어르신을 돌려보내고, 시간이 일러 오늘은 가라오께 구경이나 한번 가볼까 하고 길을 나섰다.
잠시후 치앙마이에서 제법 그럴싸한 가라오께.. 뭐 아가씨들도 별로 많지 않아보이고.. 양주 한병(2,000밧) 시켜서 마셨는데 이상하게 별로 재미가 없다. 나는 노래도 한곡 부르지 않았고..... 그렇게 우리는 호텔로 되돌아왔다.
호텔에서 조금 남은 소주와 맥주를 마시고, 내일 방문할 골프장을 기대하면서 꿈나라로..... z z z z